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혼돈 : 내일과 어제를 잇는 다리
작가 : 러군
작품등록일 : 2017.11.6

미래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는 2052년의 내일에 대한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2026년의 어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둘 사이에 이어진 다리의 사연이 우리에게 중요한 경고를 주는데...

모든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경고.

 
잔인하다
작성일 : 18-02-23 18:06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813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날 상민은 태솔과 같이 있었다. 태솔은 연신 자기들 친구의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을 하고 있었다.

 

 "은진아, 오랜만이지. 뭐 하나 물어보자.

  나주, 나주 요즘 어떻게 지내는데

 ...

  아! 회사 경리로 잘 지낸다고."

 

 그렇게 말하고는 보란 듯이 상민을 보면 속삭였다.

 "거 봐. 아니라고 했지."

 

 다시 핸드폰으로 무슨 소리가 들렸나 보다.

 "아, 아니. 그냥 누구가 지난주 토요일 나비 문화제에서 나주를 봤다고 해서.

 ...

  아냐. 의심한 것이 아니라 그냥 물어본 거야. 내가 왜 의심을 해.

 ...

  그렇지! 나주 걔 자기 자랑은 해도 남 나쁘게는 하지 않지."

 

 다시 태솔이 핸드폰을 얼굴에서 떨어트려 놓고는 입을 실룩거렸다.

 

 "거 봐. 잘못 알았다니까. 우연히 거기 있었던 거야."

 

 그리고는 다시 핸드폰을 들고

 "응, 응. 그래! 우리 시간 되면 한 번 만나자. 그래! 끊어."

 

 전화를 하고 나서 태솔이 상민을 보며

 "거 봐. 은진이도 아니라고 하잖아. 은진이 공무원이야. 거짓말 못하는 애야."

 

 상민이 아무 말없이 듣고 있다가 마지막 말에 대답을 했다.

 "우릴 도둑질한 글로 대학 갈 수 있게 지켜준 사람들 중에 공무원이면서 자식들 도둑질한 글로 대학을 보낸 어른들도 있다.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은폐했는지 우린 알잖아.

 ...

  그중 누구는 자기 면사무소로 그 사람을 불러내서는 그 시각에 다시 도둑질을 했던 사람이다. 우리가 모르냐. 거기 살았는데. 생각 안 나.

 ...

  면사무소만 아니라 군청 있는 부모들도 도둑질한 글로 대학을 보냈던 사실."

 

 "그걸 왜 우리 은진이에게 대입을 해."

 

 "옛날 생각 안 나.

 ...

  은진이 하고 같이 붙어 다녔던 그 애들. 고2 땐가 저들 대학 갈 소설을 그 사람이 어느 소설 사이트에 올린다고 난리가 나서 험담이나 욕설 인터넷에 퍼트렸다가 난리가 난 일.

 ...

  그때 걔들 그 사람의 글이 마치 자기 글처럼 여겼어. 마치 저들이 쓴 글을 인터넷 소설 사이트에 올리고 있는 것처럼 난리를 쳤던 애들이야. 그 사람이 쓴 소설을 가지고.

 ...

  그냥 자기 PC나 노트북에 글을 쓰면 도둑질해서 대학 가는 자료가 된다고 가만히 있다가.

  그걸 인터넷에 올리니까 온갖 욕 만들어내 험담하던 애들이야."

 

 그 말에 태솔이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렇게 해서 욕 만들고 거짓말 만들고는 그다음 해에 그 사람 글로 대학을 갔던 애야.

 ...

  믿음이란 원래부터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서 나와야 믿음이 가는 거야.

 ...

  솔직하게 말해 은진이 말은 믿음이 안 가."

 

 태솔이 상민의 말에 흥이라 하고는 다시 핸드폰을 들었다. 그리고 그제는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했다.

 

 "야 이 기집 얘야. 이게 얼마 만이냐?"

 

 핸드폰의 음성에 태솔이 상민을 향해 작은 소리로

 "혜주. 혜주!"

 

 그리고는 바로 말을 했다.

 "그래! 혜주야. 오랜만이지. 그동안 잘 지냈어?"

 

 "응, 그런데 웬일이야?"

 

 "다른 게 아니라 나주에 대하여 좀 물어보려고."

 

 "나주? 난 나주하고 안 친한데. 너도 알잖아. 그년 늘 제 자랑해서 내가 싫어했던 거."

 

 "알지. 하지만 그게 언제 적 이야기냐. 벌써 육 년 전인데. 스물여섯 먹도록 앙금이 남은 거야."

 

 "그때 서로 말 안 했던 애들이 지금 와 만났다고 이야기하냐. 아마 지금 당장 내 앞에 있어도 모른 척하지 아는 척은 안 할 거다.

  그런데 뜬금없이 나주는 왜?"

 

 "그게 누구가 나비 문화제에서 나주를 봤다고 해서."

 

 "거기서 나주를 봤다고?

 ...

  너 혹시 상민이 오빠가 본거 아냐. 너 아직도 상민이 오빠 만나고 있지. 한 구 년 됐지. 둘이 사귄 지."

 

 "응, 응. 그 정도는 됐지. 상민이 오빠는 아냐. 그냥 아는 사람이 봤다고 해서."

 

 "그럼 너 혹시 뉴스에 잠시 나온 그 이야기하려는 거 군아."

 

 "뭐?"

 

 "에에에 거짓말도 못하는 년이 내숭은. 맞잖아. 우리 동네 예비군 중대장 하던 사람의 죽음."

 

 스피커를 통해 그 말이 나오자 호기심이 생긴 상민이 하던 일을 멈추고 다가왔다.

 

 "너도 아는구나. 그래서 왠지 의심스러워."

 

 "에이 아닐 거야. 너도 나주 알잖아. 걔가 자기 자랑은 많아도 남 해치거나 다치게 할 인간은 아닌데."

 

 "맞지. 나도.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거기서 봤다는 사람이 워낙에 의심을 해서."

 

 "다른 사람은 못 봤데?"

 

 "다른 사람? 그건 모르겠는데. 나주 이야기만 해서."

 

 "그렇구나아아아! 여하튼 나주는 아무 상관없을 거야. 아마 또 자기 자랑하고 싶어 거기 사진 찍으러 갔을 거야. 인터넷에 올리려고."

 

 "그렇지. 그런 애지."

 

 태솔이 그렇게 말하고는 거 보란 듯이 입을 쑥 내밀었다.

 

 "다 알잖아. 학교 다닐 때 그 사람 자기 따라다닌다고 자랑하다가 증거 보여주겠다고 했던 사건.

 친구들까지 불러 길에 세워놓고는 그 회사가 그 사람 어디 가는 거 엿듣고는 미리 길 알려준 사실로 기다렸는데 다른 길로 가는 바람에 욕먹은 일.

 그런 애가 걘데 거길 그냥 갔겠냐. 또 자랑하러 갔겠지."

 

 "맞다. 맞아! 나주 그런 애였지. 그렇게 된 거구나!"

 

 "더 물어볼 건 없어?"

 

 "응, 없어. 우리 다음에 얼굴 한 번 보자."

 

 "그래! 이제 모두 다섯 명뿐인데에에에...

  좀 보고 살자."

 

 "그래! 다음에 봐. 안녕."

 

 전화가 끝나고 나서 거보란 듯이 상민을 보며 입을 씰룩거리며 말했다.

 "거 봐. 나주는 그런 애 아니라니까. 아마 혜주 말처럼 인증 찍으려고 갔던 걸 거야."

 

 "혜주, 여전하네."

 

 "왜 말을 돌려. 맞잖아. 맞지. 우리가 오해하는 거야."

 

 "아직은 단정할 수 없어. 지금까지 이야기는 고등학교 때 나주 이야기고. 지금은 달라졌을 수도 있어."

 

 "또또. 베베 비틀고 있다. 왜 나주를 의심하려고 하는 거야?"

 

 "우리가 그걸 배우며 살았기 때문에."

 

 "그거 뭔 소리야?"

 

 "도둑질한 자료로 대학 간 사실 은폐하고 조작하는 일.

  그걸 너무 잘 배우며 살아남은 인간들이라 지금은 어떤 짓을 할지 장담할 수 없어, 그래서."

 

 "하지만 우리 애들은 아냐?"

 

 "정말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어?

 ...

  도둑질한 것으로 대학 간 사실, 그 사람의 소설이 인터넷에 올라 드러날까 봐 그제는 계속 감시하면서 어딜 가고 어떤 일을 하는지 떠들던 사람들 속에서 도둑질한 글로 대학을 갔던 우리야.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

  도둑질한 것으로 대학을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던 사람을 나쁜 놈 만들겠다고 그 사람 일상 전체를 감시하는 사람들 속에서 겁도 없이 도둑질한 저주받은 글로 대학을 갔던 세대야.

 ...

  그걸 배워 처먹은 인간들이 지금은 얼마나 변했을 것 같냐.

  지금이 되었다고 사죄하고 회개할 것 같냐?

 ...

  난 아니라고 본다.

  길들여진 본성은 변하지를 않아. 더 악해졌으면 몰라도."

 

 나머지 한 명은 남자였는데 그제는 태솔이 조용히 통화를 하며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냥 듣거나 '응'이란 대답 정도만 하고 자기 질문만 했지 상대의 대답에 상민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렇게 통화를 끝나고 나서야 상민이 물었다.

 

 "뭐라고 해?"

 

 "경호도 아니라는데."

 

 경호라는 말에 상민이 인상을 찡그렸다.

 "경호 녀석은 원래부터 나주하고는 안 친했잖아."

 

 "맞아!"

 

 "야, 정말 적게 남았다. 정말 다섯 명이네."

 

 태솔이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응."

 

 "내가 예전에 들은 말로는 경호가 학교 다닐 때 나주가 그 사람이 자기 좋아한다고 하니까 미친년이라고 했다가 싸움이 났다고 했던 것으로 아는데."

 

 "어! 기억하네. 맞아. 그래서 나주 부모님 학교 찾아오고 난리가 났지."

 

 "그 일 어떻게 됐어?"

 

 "나주를 좋아해서 따라다닌다는 사람이 그 사람인 걸 알고는 부모님 그냥 돌아갔어."

 

 "왜?"

 

 "사실은 그 집 부모도 그 일 거들었거든.

  나주에게 그 사람 어디 가는지 그 사람 감시하는 회사 통해 알아낸 사람이 그 부모님이잖아."

 

 상민이 헛웃음만 웃었다.

 

 "애들에게 욕먹은 그날 그 정보를 준 사람이 그분들이었어. 그분들이 그 회사 통해 그날 어디 가는지 알아내고는 나주에게 어디 가 있으라 했고. 나주는 그 말 듣고는 애들에게 자랑을 했던 거야."

 

 "거봐라. 그렇게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그런 짓이나 가르치고 있었으니 온전한 인간들이 됐겠냐. 이번 일 나주와 관련이 있으면 그건 다 그 부모가 그렇게 만든 때문이다."

 

 "또 또. 여하튼 우리 친구들 말에 따르면 나주는 아니다. 알았지. 나주는 아냐."

 

 "그래! 알았다. 나주는 일단 아닌 것으로 하자."

 

 "그럼 이젠 어떻게 할 거야?"

 

 "그 사람 딸 찾아야지."

 

 "딸? 경찰도 못 찾았다며."

 

 "경찰은 못 찾아도 도둑질한 것으로 저주받은 인간들은 찾아."

 

 "무슨 소리야?"

 

 "그렇게 대학 들어갔다는 사실 은폐하고 조작해야 할 인간들은 거짓을 지키기 위해서도 뭐든 다 해. 경찰보다 정보가 더 빨라."

 

 "자기 그 이야기 원준씨에게는 하면 절대 안 된다. 그랬다가는 저번 말처럼. 계속 귀에 속삭인다는 말처럼 듣게 된다."

 

 그 말에 상민이 미소를 지었다.

 

 "그럼 어느 정도 찾기는 찾았는 모양이네."

 

 "응! 죽은 사람이 마지막 남은 딸은 저주로부터 반드시 지키고 싶었던 모양이야. 아예 이름도 바꾸고 성도 바꾸었던데. 다 큰 딸을 입양시켰어."

 

 "정말이야!"

 

 "응, 우리가 찾다가 놀랐다니까.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고. 얼마나 절실했으면 그렇게까지 했나 싶기도 하고."

 

 

 금요일이다. 내일이면 다시 2차 나비 문화제가 열리는 전날이다. 원준과 상민은 끝내 죽은 예비군 중대장이 꼭꼭 숨겨놓은 딸이 살고 있는 곳을 알아냈다. 그리고 몇 번이고 연락한 끝에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왜 날 괴롭히시는 겁니까?"

 

 원준이

 "알아볼 것이 있어 왔습니다."

 

 "아버지는 자기 죽으면 장례식장에도 찾아오질 말라고 했던 분입니다. 그래서 지금 아버지는 무연고자 시신으로 어딘가에 있는 실정인데, 날 찾아와 어쩌려고요."

 

 "혹시 그날 거기 가기 전에 연락을 받지는 않았습니까?"

 

 딸이 바로 대답을 못했다.

 

 그제는 상민이

 "연락을 받았군요. 뭐라고 하셨습니까?"

 

 "그날 아빠는 굉장히 흥분해 있었고 즐거워 보였어요. 그곳에서 누구를 만나게 되었다며 잘 하면 그 동네 이야기를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다고 하셨어요."

 

 상민이 재차

 "누구를 만난다는 이야기는 없었습니까?"

 

 "기자를 만난다고 했어요. 아빠가 근무하던 마을에 대하여 잘 아는 기자라고 했어요. 그 기자를 찾으면 알 수 있을 거예요."

 

 원준이

 "제가 바로 그 기자입니다."

 

 딸이 많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를 봤다.

 "우리 아빠 어떻게 된 거예요? 왜 거기서 돌아가신 거예요? 왜?"

 

 하소연을 하듯이 딸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도 아버님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거기에 갔었는데. 그날은 아무런 연락을 하시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거기 도착하면 연락하겠다고 하셨는데."

 

 "아버지 연락 못 받으셨어요?"

 

 "예! 아침부터 가 있었는데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럼 혹시 다른 사람의 연락은 없었나요?"

 

 "다른 사람? 누가 더 오기로 했나요?"

 

 "사실은 한 사람이 더 있는데."

 

 그렇게 해서 시작된 딸의 이야기에 따르면 죽은 사람은 감옥을 나오기 전부터 A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려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곳에 탄원서 형식으로 그곳에서 있었던 일들과 자신이 한 일을 적어 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보내도 답장이 없었단다. 내용이 약한가 싶어 지금 일어나는 죽음까지 첨가하여 자료를 보냈다고 했다.

 

 그 또한 전혀 소식이 없었다고 한다. 그 뒤로 감옥에서 나온 뒤에도 계속 A 마을 일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반 년을 그 일로 시간을 보냈는데 모든 것이 허사였다고 했다. 그래서 죽은 사람이 마지막으로 생각한 것이 살인을 저지른 자기가 나서기 때문에 그런가 하여 다른 증인을 찾았다는 것이다.

 

 "백방으로 아버지와 같은 사람들을 찾았어요. 하지만 아무도 나서질 않았데요.

  그 동네 예비군 중대 읍내 본부 소속의 간부도 우리 가족 같은 저주를 당했는데, 그분은 그 회사 사람들을 죽이는 것으로 원한을 갚은 후에는 진실을 알리려고는 하지 않았데요.

  아빠 말씀으로는 그렇게 하면 민간인 사찰한 불법이 드러나 연금을 받을 수 없을까 봐 쉬쉬하는 것 같다고 했어요."

 

 원준이

 "그럼 아무도 찾지 못한 겁니까?"

 

 "아니요. 며칠 전에 연락을 하셨는데 찾았데요. 그날 너무 기뻐하시던 아빠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찾았다는 말에 원준과 상민이 서로의 얼굴을 봤다. 그들 딴에는 새로운 희망이 있다 생각했다.

 

 "누구라고 말씀은 하시던가요?"

 

 "예."

 

 그 대답에 상민이 자기도 모르게 외쳤다.

 "됐어. 됐다. 그 사람만 찾으면 된다."

 

 원준이 친구에게 침착하라는 신호를 주고는 물었다.

 "누구라고 하던가요?"

 

 "그 사람 집 앞에서 장사를 하던 사람이라는데. 국가 기관에서 도청을 허락한 사람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

 

 그 말에 듣고 있던 상민이 급격하게 밝은 표정에서 시무룩한 표정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말하는 사람을 그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준이

 "잠시만요. 우리가 아는 사람일 수 있을 것 같아. 이제는 우리가 질문을 좀 할게요."

 

 원준도 누구를 말하는지 아는 모양이었다.

 

 "예, 아는 만큼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버님이 그 사람의 집 앞이라고 정확하게 말씀하셨나요?"

 

 "예! 그건 분명하게 기억해요."

 

 "그럼 국가 기관에서 도청을 허락한 사람이라는 말도 하셨나요?"

 

 "예, 제가 그런 사람이 더 있어? 어떤 사람인데? 하고 물어보니 그렇게 대답하시던데요."

 

 "그럼 그 사람이 죽었다는 말씀은 안 하시던가요?"

 

 "그분 죽었어요? 아빠가 죽은 사람 이야기 한 거예요?"

 

 "아니 아니요. 흥분하지 마시고 잘 생각해보세요. 그런 이야기 없었는지."

 

 "사실은 그 비슷한 이야기를 하시기는 했는데."

 

 "어떤 이야기요?"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 있었어. 그래서 아무도 그 사람을 몰랐어. 죽은 사람이었어.

  이런 내용을 횡설수설하셨어요."

 

 그제야 상민이 나서서 물었다.

 "그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 하셨다고요."

 

 "예, 기자를 만나러 갈 때 그 사람과 같이 갈 거라고 했었어요. 당신에게 그 사람을 소개하려고 했어요. 그럼 진실이 세상에 나올 수 있다고 믿고 계셨던 분입니다."

 

 그 말에 원준이 상민을 보며

 "살아 있었던 모양이다."

 

 상민은 그 말에 대답 대신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실이 중요한 건 가요?"

 

 "예, 아버님이 세상에 알리려고 하는 내용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간절히 찾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상민이

 "그런데 그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 모두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그 전날 연락을 하시며 그렇게 기뻐하셨던 거구나.

 ...

  우리 아버지 죽인 사람 꼭 찾아 주세요.

 ...

  우리 아버지... 우리 가족... 그 동네 일하면서 참으로 많이 불행해졌어요.

  아버지가 하고 싶어 한 일이 아니잖아요. 나라에서 시킨 일이고, 그 동네 사람들이 그렇게 만들어 어쩔 수 없이 한 일이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가 불행해져야 해요.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왜 저주를 받아 우리가 불행해져야 하느냐고요.

  그 일 시킨 사람들이 당해야 하는 거잖아요."

 

 상민이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그 일 시킨 사람들도 다 불행해졌을 겁니다. 그들도 그 동네 사람들의 말에 속아 저주받은 사람이 되었으니까요."

 

 그들의 말에 원준은 아무 말도 하질 않고 듣고만 있었다.

 

 

 토요일.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위해 거리로 나서야 할 날이었다. 미래 세대의 삶을 위해 뭔가는 해야 할 사람들이 길로 나선 것이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수년 동안 이어진 저주를 풀 수 있는 단초를 찾아야 하는 날이었다. 원준과 상민은 죽었다는 사람을 찾으려고 나비 문화제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들은 사방팔방으로 그 사람의 집 앞에서 장사를 했던 사람을 찾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오후 시각에 갑자기 두 사람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가 쉼 없이 계속 울리기 시작했다. 대화 앱에서부터 문자 신호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으로 계속 알림음이 반복되고 있었다.

 

 원준이 놀라며

 "무슨 일 있나?"

 

 상민이

 "어? 우리 친구들이 왜 문자야?"

 

 원준이 핸드폰을 켜 내용을 보다가 외쳤다.

 "티브이 켜봐. 어서 티브이 켜."

 

 그렇게 말하고는 서둘러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상민이 TV를 켜자 화면에 속보가 나오고 있었다. 속보에 따르면 몇 분 전에 H 강 강변 나비 문화제 장소에 자동차가 난입하여 질주하는 바람에 수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는 뉴스였다. 현장의 모습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고 사고를 낸 차량인지 어떤 차가 교각 위에 아무렇게나 주차되어 있는 모습도 나왔다. 그리고 헬기 촬영으로 갑자기 H 강 수면을 보여주었다.

 

 원준이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이런 맙소사. 자동차가 나비 문화제에 가려던 사람들을 도로에서 사고를 내고는 교각으로 도망을 치다가 투신자살을 했데."

 

 그때 상민이 핸드폰의 문자를 검색하다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나나나 나주다. 그그그 그 나주야."

 

 원준이 핸드폰을 보다가 고개를 들어 상민을 보며

 "무슨 소리야? 나주라니."

 

 "저기 투신한 사람이 나주라고. 나주가 그랬다고."

 

 원준이 놀라며

 "그게 사실이야. 정말 그 나주가 저런 일을 했다는 거야?"

 

 상민이 고개만 끄덕였다.

 

 망연자실한 원준이 중얼거렸다.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일이야? 이게 무슨 일이야?"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65 잔인하다 2018 / 2 / 27 285 0 9957   
64 잔인하다 2018 / 2 / 24 280 0 9463   
63 잔인하다 2018 / 2 / 23 282 0 8136   
62 악마보다 2018 / 2 / 22 275 0 10592   
61 악마보다 2018 / 2 / 21 285 0 10187   
60 악마보다 2018 / 2 / 20 261 0 10963   
59 악마보다 2018 / 2 / 19 275 0 8421   
58 여우는 2018 / 2 / 18 273 0 9947   
57 여우는 2018 / 2 / 12 284 0 9656   
56 여우는 2018 / 2 / 10 282 0 9728   
55 여우는 2018 / 2 / 8 292 0 9407   
54 길들여진 2018 / 2 / 6 288 0 12067   
53 길들여진 2018 / 2 / 4 293 0 11955   
52 길들여진 2018 / 2 / 2 279 0 10573   
51 제4장, 길들여진 2018 / 1 / 31 290 0 11421   
50 재회 2018 / 1 / 29 301 0 9494   
49 재회 2018 / 1 / 27 271 0 10732   
48 재회 2018 / 1 / 25 279 0 10177   
47 재회 2018 / 1 / 23 298 0 11482   
46 악연적 2018 / 1 / 21 279 0 10719   
45 악연적 2018 / 1 / 19 281 0 11650   
44 악연적 2018 / 1 / 17 286 0 11062   
43 악연적 2018 / 1 / 15 271 0 11402   
42 재회 2018 / 1 / 13 284 0 9514   
41 재회 2018 / 1 / 11 260 0 9406   
40 재회 2018 / 1 / 9 281 0 9764   
39 필연적 2018 / 1 / 7 276 0 11938   
38 필연적 2018 / 1 / 5 277 0 11738   
37 필연적 2018 / 1 / 3 297 0 9641   
36 제3장, 필연적 2017 / 12 / 30 254 0 10731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