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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혼돈 : 내일과 어제를 잇는 다리
작가 : 러군
작품등록일 : 2017.11.6

미래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는 2052년의 내일에 대한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2026년의 어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둘 사이에 이어진 다리의 사연이 우리에게 중요한 경고를 주는데...

모든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경고.

 
악마보다
작성일 : 18-02-20 23:26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10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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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내내 예상했던 것처럼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특별구역 입구에서부터 출입이 막혔다. 바리케이드가 내려진 상태에서 검문소 A.I가 반복적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찬이 차에서 내려야 했다.

 

 "할아버지가 위험해서 온 거야. 들어가게 해줘."

 

 "유민태님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가 지금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셨어 허락을 못하신 거야. 들어가서 내가 허락을 받아줄게."

 

 "안 됩니다."

 

 "그럼... 그럼 할아버지 집 휴고 한 대를 여기 오라고 해. 그럼 내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 테니."

 

 A.I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찬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할아버지 집에 있는 휴고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 집에 휴고가 세 대라 한 대가 나와도 지금은 아무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검문소 A.I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결국 찬은 가지도 않고 출입구 앞에 차를 세워둔 채 항의를 계속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A.I도 안 되겠던지 유민태의 집에 있는 휴고 한 대를 불렀다.

 

 잠시 뒤, 할아버지 집의 휴고가 마을에 나오는 것이 보이자 찬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질 않았다. 그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간절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휴고를 보고만 있었다.

 

 막 도착한 휴고가 찬에게 말하려 했다.

 "저번에 안 된다고..."

 

 그 순간 찬이 마치 반갑다는 듯이 휴고를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바리케이드 옆 검문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휴고를 밀치며 끌고 갔다. 그런 다음에 주머니에 손을 넣어 송신기 기계를 작동시켰다.

 

 찬이 기계를 작동시키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작은 소리로 대답해! 내가 누구야?"

 

 휴고가 작은 소리로

 "주인님 손자 분이십니다."

 

 "이제 내가 너에게 명령해도 되는 거지. 넌 누구의 명령을 받아?"

 

 "저는 유민태님과 유찬님의 명령만 받습니다."

 

 그 말에 찬이 속으로 됐다는 소리를 했다.

 

 "좋아. 그럼 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승낙을 검문소 에이아이에게 허락해."

 

 "예, 알겠습니다."

 

 대답을 한 휴고가 그제는 바로 검문소로 걸어갔다. 휴고가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문소 바리케이드가 위로 올라갔다.

 

 바리케이드 앞에 있던 자동차의 문이 열렸다.

 

 휴고가

 "도련님, 타시지요."

 

 그 모습에 찬이 기뻐하며 한달음에 바로 달려가 차를 탔다.

 

 

 그 시각, 시청 옆 공장에서는 다섯 사람이 이제는 더 이상 공장 안의 모습은 보질 않고 자기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처음 이야기를 시작한 사람은 민희였다.

 "아저씨가 만드신 송신기의 반경이 어떻게 되죠?"

 

 "대략 반경 백 미터는 될 거야."

 

 "그렇죠. 찬이와 저도 그 정도는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설민이

 "그게 왜 중요한데."

 

 민희가

 "잘 들어 봐. 이제 이 기계를 가지고 일반 휴고가 아니라 자살을 유도하는, 아니다 이제는 사람을 죽이는 휴고를 막아야 해. 어디 숨어 있는지 모르는 풋맨을 어떻게 찾으면 되겠어?"

 

 지현이

 "그야 휴고가 많이 모여있는 곳을 가면 되지."

 

 설민이

 "그건 당연한 말 아냐. 그런 곳이 어디냐는 거지."

 

 남지태 부인이

 "그런 곳이 어디 있을까?"

 

 남지태가 대답을 하지 않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민희가

 "있어요. 우리 생활 속에 몇 군데가 있어."

 

 그 말에 모두가 민희를 봤다.

 

 지현이

 "어디?"

 

 "마켓하고 식당!"

 

 설민이

 "아! 맞네. 거기는 가정용 휴고가 매일 가는 곳이잖아."

 

 지현도 놀라워하며

 "아! 그래서 너희들이 마켓에 갔던 거구나."

 

 "우리가 거기 두 군데의 출입구에 이 장치를 붙여 놓기만 하면 풋맨을 찾을 수 있는 거야."

 

 남지태 부인이 그제는 손뼉까지 치며

 "아이고 좋은 생각이다. 그거 좋다. 좋아."

 

 설민이

 "그런데 왜 그게 우리야? 휴고들 이용하면 되잖아."

 

 민희가

 "너희들 여기 오기 전에 어떤 창고에 들어갔다가 놀랐다고 했지."

 

 지현이

 "응! 좀 전에."

 

 "거기가 원래 휴고 보관소야. 특별한 경우나 고장을 대비하여 미리 보관해 놓은 예비 휴고가 있던 곳이야. 그런데 거기 휴고 있던."

 

 설민이

 "아니! 다 파괴된 휴고만 있었어."

 

 "바로 그거야. 지금 이 일을 도와줄 휴고가 없어. 온전한 휴고는 모두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 상태야. 그런 휴고를 이 일을 위해 이리로 부르면 다른 사람이 다칠 수가 있어."

 

 지현이

 "그래서 우리가 하자 그 말이야!"

 

 "응! 우리 밖에 할 사람 없어. 여기서 더 많은 사람을 모으면 단번에 풋맨을 조종하는 사람들이 알아채고는 숨어버릴 거야."

 

 설민이

 "그럼 우리 창동이와 혜정이도 불러야겠다."

 

 "그리고 각자 집에 있는 휴고도 불러. 이 장치들을 들고 다니며 일하려면 너희들 혼자 힘으로는 어려울 거야."

 

 그 말에 남지태가

 "뭐야? 왜 우리는 빼고 이야기해."

 

 민희가

 "두 분은 힘드실 텐데."

 

 "뭐가 힘들어. 우리도 할 수 있어. 왜 늙은 노인 취급하고 있어. 휴고에게 들게 하고 우린 그냥 출입구에 이걸 붙여 놓으면 되는 거잖아. 뭐가 힘들다고."

 

 부인도

 "그래! 우리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어."

 

 민희가

 "하지만..."

 

 남지태가

 "이거 내가 만든 거야. 우릴 늙은이 취급하지 마."

 

 설민이 민희에게

 "그렇게 해라. 힘든 일도 아닌데. 위험하지도 않잖아. 그냥 붙이면 된다며."

 

 지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자."

 

 민희가

 "그럼 아저씨네도 휴고 부르세요."

 

 그 말에 남지태가

 "그런데 그렇게 하면 가정용 휴고만 막는 거잖아.

  공공 휴고는 어떻게 하려고."

 

 "그건 걱정 마세요. 조금 있으면 찬이 회사 직원들이 와서 나머지 만들어 둔 것을 사람들이 직접 전국으로 보급하기도 하고 공공장소에 부착하는 일을 할 거예요. 사업장마다 돌아다니며 보급도 한다고 했어요."

 

 지현이

 "그럼 됐네. 자! 각자가 가야 할 구역 정하자. 한 구역에 대략 마켓이 최소 네 군데, 식당은 여덟 군데 있으니까.

 ...

  한 곳에 최소한 네 곳 이상의 출입구를 생각하면 사십여덟 개. 여유롭게 가지고 가야 하니까. 오십 개씩 가지고 가자."

 

 설민이

 "안 돼."

 

 지현이

 "왜?"

 

 "우리 인원이 여기 네 팀에 창동이와 혜정이를 각각의 팀으로 봐도 모두 여섯 팀이야. 그런데 에스 시 주거구역이 모두 열두 곳이야. 주거 구역이 아닌 공공 구역을 합치면 열다섯이나 열여섯이나 된다고."

 

 "아! 그렇네. 그럼 한 사람 당 백 개는 가지고 가야겠다. 그리고 나서 나머지 공공 구역을 주거 구역 끝난 다음에 하고."

 

 그 말에 민희가 다급히 앞쪽 장치를 봤다. 그곳에 생산 카운터가 표시되어 있었다. 그새 만들어진 기계의 수가 천 개가 넘었다.

 

 민희가 카운터 숫자를 보고 나서

 "지금 만들어진 것만 해도 충분하겠다. 그럼 각자 휴고 부르고 자동차도 대기 시켜 놓자."

 

 그 말에 모두가 개인 RTF-7을 이용해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찬과 휴고가 막 할아버지 유민태의 집에 도착했다. 찬 뒤에 차에서 내린 휴고가 서둘러 앞으로 나서 현관문을 열었다. 당연히 NDR-11에 의해 자동적으로 열리는 문을 이용하던 찬의 입장에서는 그 모습이 조금은 어색해 보였다.

 

 찬이 안으로 들어서자 안에 있던 두 휴고가 단번에 놀라서 물었다.

 

 "유차님이 어떻게?"

 

 "어떻게 된 거야? 2호."

 

 그 순간 찬은 다시 주머니에 있던 장치를 그제는 아예 꺼내서 두 휴고 앞에 내밀었다. 그 모습에 당황한 두 휴고는 무슨 일인가 싶어 찬에게 다가왔다. 두 휴고가 갑자기 자기에게 다가오자 찬은 당황했다. 한편으로는 놀라고 다른 한편으로는 겁이 났다. 그로 인해 서두르다 그는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까먹었다. 두 휴고가 바로 앞에 왔을 때 그제야 다급히 버튼을 눌렀다.

 

 "멈춰. 움직이지 마."

 

 다가오던 두 휴고가 찬의 한 마디에 멈춰 섰다. 그제야 그는 멈춰 선 두 휴고를 보며 안심이 되었다.

 

 "휴우... 다행이다."

 

 그제부터 찬은 검문소 앞에서 했듯이 두 휴고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누구가 주인이고, 누구의 명령에 따를 것인지. 그리고 나자 그제야 휴고들이 찬을 할아버지 유민태 앞으로 안내해 주었다. 사흘 사이 할아버지는 상태가 더 안 좋아 그제는 찬을 알아보지도 못했다. 그저 누워서 잠이 든 것처럼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찬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찬이 침대 옆 의장에 앉으며 맞은편에 있는 휴고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약은 드시는 거야?"

 

 "처방전의 삼 분의 일 만 드리고 있습니다."

 

 그 말에 찬이 놀라 침대 주변에 서있는 세 대의 휴고 모두를 올려다봤다.

 "왜?"

 

 "이전 명령이라."

 

 "누구 명령?"

 

 "위원회 분들입니다."

 

 "그게 누군데?"

 

 "모두 이십 명으로..."

 

 휴고가 말을 하려는 순간 찬이 막았다.

 "아냐. 됐어. 나중에 들을 게. 그보다 먼저 영양제와 약부터 할아버지에게 공급해. 이제는 절대로 정상 공급을 어기면 안 된다. 알았지."

 

 "예."

 

 대답을 한 휴고가 약을 가지러 방을 나갔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깨어나시면 그 즉시 나에게 연락하고."

 

 "예."

 

 "이제부터는 누구의 명령도 들으면 안 돼. 이젠 오로지 나와 할아버지 명령만 들어야 한다. 알았지."

 

 "예."

 

 그 사이 다른 휴고가 약을 가지고 와서 할아버지에게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찬이 물었다.

 "이렇게 하면 어느 정도 후면 할아버지와 정상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어?"

 

 "치매 약이 정상적으로 작용하고 건강이 회복되려면 최소한 이 주 정도는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주면 크로우를 우리가 다 제거한 뒤겠군. 그렇다면 여기 계속 머무를 수 없겠어. 다른 사람에게 그 일을 맡겨만 둘 수도 없고.'

 

 "휴고, 난 다른 일이 있어 이젠 가봐야 할 것 같아. 그러니 너희들이 할아버지 잘 모시고 있어."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위원회에서 연락이 오면 어떻게 할까요?"

 

 "위원회? 아 참, 그들이 할아버지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했지.

  그럼...

  이렇게 하자. 너희들 거짓말하는 알고리즘 있어?"

 

 "없습니다."

 

 "그럼 더 이상 명령을 들을 수 없다고 말해.

 ...

  그리고.

 ...

  만약 그들이 너희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휴고로 교체하려고 하면 나에게 그 사실 알린다고 이야기해.

  내가 신고를 할 것이라 말해. 알았지."

 

 "예,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난 가 봐야겠다."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나 방 밖으로 나갔다.

 

 

 차 한 대가 마켓 앞에 도착하였다. 문이 열리고 민희가 내렸다. 차 안에는 민희네 휴고가 여전히 타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민희의 손에는 송신기 장치가 다른 사람이나 휴고에게 보이지 않게 두 손바닥으로 감싼 채 들려 있었다.

 

 민희는 차에서 내려 바로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입구 앞에 서서는 잠시 주변을 둘러 보고는 벽에 송신기 장치를 은밀하게 부착하였다. 그리고 나서는 다시 자동차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자동차에 타려고 할 때 마켓 출입구 앞에 한 휴고가 작동을 멈춘 채 서 있었다. 그로 인해 출입을 하던 사람과 휴고가 불편하였다.

 

  한 사람이 자기 휴고에게

 "이 휴고 고장 난 모양이다. 네가 저쪽 구석에 옮겨 놓고 시청에 연락해서 신고해."

 

 그 사람의 휴고가 정지된 풋맨을 번쩍 들어 출입구 한 쪽에 내려놓았다.

 

 그 모습을 차 안에서 본 민희가 밝게 미소를 짓고는 자기 휴고에게 말했다.

 "세 개 더 죠. 다른 곳에도 붙여야지."

 

 휴고가 두 개만 주며 이브 특유의 중년 여성 목소리로 말했다.

 "뒤쪽은 제가 하겠습니다.

  씨 포, 우리 다시 다른 곳에 가야 하니까 아무도 태우지 말고 여기 기다려."

 

 차의 C4가 스피커로 대답했다.

 "알았다."

 

 민희가 휴고를 보며

 "할 수 있겠어?"

 

 "걱정 마십시오. 보니까 별로 어렵지 않더군요."

 

 "알았어. 그럼 해 봐. 조심하고."

 

 "예, 은밀하게 하겠습니다."

 

 그제는 둘이 같이 차에서 내렸다.

 

 

 지현이 차에서 내리려 했다. 그때 옆에 있던 휴고가 말했다.

 

 "제가 하겠습니다."

 

 지현이 나가려다 말고 휴고를 보았다.

 "무슨 소리야?"

 

 "식당은 휴고가 드나드는 출입구와 사람이 드나드는 출입구가 다른데. 사람이 휴고가 드나드는 곳에 가도 되겠습니까?"

 

 그 말에 지현이 그제야 알았다는 듯이 다급히 말했다.

 "씨 포, 차 유리 외부 영상 보이게 해 줘."

 

 그 말에 자동차의 전면 유리가 외부 영상으로 변경되었다. 전면 유리에 식당이 보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식사를 할 수 있는 출입문으로만 드나들고 있었고, 휴고는 그 출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주문한 식사를 찾아가거나 먹고 난 음식 통을 반납하는 출입문으로만 드나들었다. 둘 다 다른 출입문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휴고는 한 대도 보이질 않았다. 두 군데의 입구가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 그 모습을 보고서야 지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네. 네가 말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저를 주시면 제가 붙이고 오겠습니다."

 

 "할 수 있겠어?"

 

 "방금 전에 마켓에서 하시는 모습 잘 봐 두었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그럼 그렇게 해. 그리고 저기 말고 식자재 주는 곳에도 붙이고 와."

 

 "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세 개를 준비해 갑니다."

 

 "좋아. 잘 해."

 

 지현의 휴고가 열린 차 문으로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간 휴고의 모습을 차 안에서 그녀가 지켜보았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했다. 남지태는 부인과같이 마켓을 아예 돌아다니며 송신기 장치를 붙였다. 나이가 있는 두 부부가 돌아다니는 것이라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설민도 식당에서는 자기 휴고가 장치를 붙이는 일을 했다. 그런데 거기서는 붙이기가 바쁘게 두 대나 되는 풋맨이 작동을 정지하였다. 한 대는 주문한 음식을 받으려던 휴고였고, 다른 한 대는 막 도착하여 식당으로 향하던 휴고였다.

 

 창동은 누나에게 자기 집 휴고를 주어 대신 찬의 집 휴고를 이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혈기왕성한 젊은이라 휴고가 가는 식당이나 휴고만이 드나드는 것에 구분을 하지 않고 당당하게 직접 그곳에 가서 자기가 붙였다. 앤드류가 안 된다고 말려도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았다. 모든 일을 혼자 다 하려고 했다.

 

 혜정은 그와는 반대로 겁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녀는 창동과는 반대로 차에만 있고 그녀의 휴고가 모든 일을 다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차 안에서 불안한 듯이 일을 하는 휴고의 모습을 끝까지 보고 있었다.

 

 

 찬이 할아버지 방에서 나와 거실로 향하자 세 휴고도 그의 뒤를 따라 나왔다. 찬이 현관 문으로 걸어갈 때도 세 휴고는 계속 따라왔다. 현관 앞에 도착한 찬이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 중에서 할아버지와 가장 오래 있었던 휴고가 누구지?"

 

 1번이란 숫자가 적혀 있는 1호 휴고가 손을 들며 대답했다.

 "접니다."

 

 "그럼 그다음은?"

 

 2호 휴고가 대답했다.

 "이 호 휴고입니다."

 

 "그럼 너희 둘에게 질문 하나. 삼 호 휴고가 없으면 이 집 일 다 못해?"

 

 "손님이 오시면 어려움이 있겠지만 주인님을 모시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럼 할아버지가 정상이 될 동안 손님 방문 금지. 어느 누구에게도 문을 열어주지 마. 단 나만은 제외하고."

 

 두 휴고가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삼 호 휴고. 넌 지금 날 따라와. 나와 같이 이 동네 밖으로 나간다."

 

 "예, 알겠습니다."

 

 대답을 한 3호 휴고가 현관 문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찬이 열린 문으로 나가자 남아 있는 두 휴고가 잘 가시라고 인사를 했다. 사흘 전과는 완전히 다른 대우였다.

 

 때마침 집 앞에 연락한 자동차가 막 도착하였다. 열린 차 문으로 찬과 휴고가 탔다. 그리고 차가 막 출발했을 때 그곳으로 경광등을 단 검은색의 SUV 세 대가 나타났다. 그 모습은 혼돈 시기 이후에는 참으로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마치 예전 경찰 같은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 찬이 탄 차와 경광등을 반짝이는 차가 스치며 지나갔다.

 

 그런데 찬도 그 상황을 몰랐고, 옆을 지나가는 차에 탄 사람이 누구인지를 검은색 SUV에 타고 있는 대원들도 몰랐다. 그 차에는 이 동네인 특별 구역 안을 지키는 사설 경비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그들이 이렇게 다급히 이곳에 나타난 이유는 유민태 집 좌우에 있던 집들의 휴고들이 갑자기 작동을 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제는 주인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찬이 몰랐던 것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송신기 장치의 반경이었다. 반경 백 미터 안에 있는 풋맨을 다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자기 할아버지 휴고만 크로우인 줄 알았다. 이 마을 전체의 휴고가 풋맨으로 된 휴고인 줄을 몰랐던 것이다. 그렇게 하여 지금 경비대가 찾는 것을 결국 찬이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찬은 3호 휴고와 함께 검문소 앞에 도착하였다. 항상 나가는 검문은 간단하고 쉬웠다. 그냥 돌아간다는 신고만 하면 바리케이드가 열렸다. 이번에도 같았다. 찬이 탄 차가 바리케이드 앞에 도착하자 바로 바리케이드가 위로 올라갔다. 그에 따라 차가 검문소를 지나갔다.

 

 "다시 씨 포가 운전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제는 다시 보통의 자동차 운영 A.I인 C4가 차량 운전을 인계하였다. 그런데 그때 그들 뒤로 경광등을 반짝이며 검은색 SUV 세 대가 달려왔다. 그리고 곧이어 검문소 스피커를 통해 말소리가 들렸다.

 

 "앞에 있는 자동차 정지. 움직이지 마시고 멈추시오. 다시 알린다. 씨 포, 정지하라."

 

 그 소리에 찬이 놀라 외부 영상이 보이는 뒤를 돌아보고는 다급히 말했다.

 "씨 포, 저들 명령 듣지 말고 도망쳐. 어서."

 

 막 멈추려고 했던 자동차가 찬의 명령에 다시 출발을 하였다.

 

 차가 출발하자 찬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뒤에서는 바리케이드가 그제는 검은색 SUV가 도착하지 않았음에도 열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뭔가 문제가 있음을 직감한 찬이 외쳤다.

 

 "씨 포, 최고 속도로 달려. 뒤에 나를 잡으려는 위험한 사람들이 오고 있어. 빨리 도망쳐."

 

 "죄송합니다. 이 차량은 최고 속도가 시간당 육십 킬로미터입니다."

 

 "그럼 무조건 최고 속도로 달리고 누구의 명령에도 차 문을 열거나 창문을 열지 마. 알았지."

 

 "예."

 

 뒤에 따라오는 SUV는 한계 속도가 없었던 모양이다. 60Km/h로 달리는 찬이 탄 차를 단번에 따라붙었다. 그리고는 바로 옆에 와서 고함을 질렀다.

 

 "차 세워. 차 세우라고."

 

 하지만 찬이 탄 차는 아무런 반응이 없이 그대로 달렸다.

 

 그렇게 되자 급기야 뒤에서 오던 SUV 차량이 찬이 탄 차를 뒤에서 박았다. 처음부터 죽이려는 목적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강하게 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약하지만 정교하게 부딪쳤다. 결국 몇 번의 충돌 뒤에 바퀴가 터지고 나자 자율 주행 시스템은 타고 있는 찬을 보호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다급해진 찬이 3호에게 물었다.

 "삼 호, 할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위원회라는 곳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이야?"

 

 "유민태 국장님이 정치를 가르치시던 모임입니다."

 

 "할아버지가 가르치시던 정치 모임?

  좀 전에 대략 이십 명이라고 했지."

 

 "예, 이십 명입니다."

 

 "그들이 누구야?"

 

 3호가 그제는 이름을 호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찬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러다 마지막에 윤이엽과 김중수 이름이 나왔다.

 

 "잠깐! 이 사람들 직업이 뭐야?"

 

 "현 의원들과 전직 의원들입니다."

 

 그제야 이름이 같음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이 무슨 일을 해?"

 

 "이들은 새로운 정치를 위한 모임입니다."

 

 그때는 이미 자동차가 멈춘 상태였다. 휴고가 있는 창문 쪽에서 검은 옷에 검은 복면을 한 경비대가 창을 두드리며 문을 열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문 열어. 문을 열라고."

 

 하지만 C4는 찬의 명령에 의해 절대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 사이 찬이 휴고의 말을 듣고 물었다.

 "혹시 에이아이에서 인간의 정부로 만들자는 위원회인 거야?"

 

 "예, 맞습니다."

 

 "그들이 왜 할아버지를 그렇게 만들었던 거야?

  목적이 뭐야?"

 

 바로 이 순간 경비대가 들고 있던 방망이로 휴고 쪽 창문을 순식간에 박살을 냈다. 그리고 강제로 문을 열어 휴고를 끄집어 냈다. 결국 3호가 대답을 못했다.

 

 찬이 놀라 소리쳤다.

 "당신들 뭐 하는 짓이야?"

 

 하지만 상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휴고를 끌고 가려고 했다.

 

 급기야 찬이 차에서 내려 3호에게 달려가 붙들었다.

 "왜 남의 휴고를 빼앗는 것이오?"

 

 그제야 한 사람이 찬을 붙잡으며 말했다.

 "이 휴고는 외부로 반출이 금지된 특별 구역 안 휴고입니다. 이렇게 나가는 것은 불법입니다."

 

 결국 3호를 잡고 있던 찬이 그로 인해 손을 놓아야만 했다.

 "불법? 난 그런 불법 모르는데. 삼 호, 이게 불법이야?"

 

 끌려가면서 3호가 말했다.

 "그런 법 조항은 없습니다."

 

 그 말을 하자 한 경비대가 들고 있던 방망이로 3호의 머리에 있는 유리와 유리 밑에 있는 스피커 부분을 강하게 내리쳤다. 첫 번째 가격에 카메라 부분인 유리가 깨어졌다. 두 번째 공격에 작은 구멍들이 무수히 많은 스피커 부분이 움푹 들어갔다.

 

 찬이 놀라 외쳤다.

 "뭐 하는 짓입니까. 여긴 특별구역이 아닙니다. 이건 당신들이 불법입니다."

 

 바로 그때였다. 트럭 같은 큰 차가 앞쪽에서 나타나더니 급정거를 하였다. 그리고 화물칸 문이 열리자 거기서 붉은색 휴고들이 나타났다. 그중 한 명은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 같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붉은색 휴고는 풋맨들이었다. 그들은 단번에 검은 옷을 입은 경비대 주변으로 달려왔다.

 

 그 모습에 찬의 앞에 있던 검은 옷의 대원이 말했다.

 "레드 스콜피온!"

 

 붉은 옷의 사람이 바로 앞에 도착해서 말했다.

 "찬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이들이 지금 불법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블랙 타이거, 너희들은 특별 구역 안에만 있으라고 했지."

 

 찬은 둘의 말투로 서로를 아는 사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으로 보면 붉은 색인 레드 스콜피온이 자기 편임을 알았다. 그래서 붉은 옷을 입은 사람에게 외쳤다.

 

 "저들이 제 휴고를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레드 스콜피온이

 "그럼 돌려받아야죠.

  블랙 타이거, 어서 주인에게 휴고 돌려주어라."

 

 그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블랙 타이거 대원이 3호를 자기들 차에 태우려 했다. 그러자 레드 스콜피온 휴고가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렇게 해서 방망이를 든 블랙 타이거 대원과 붉은색 레드 스콜피온 휴고가 싸웠다. 하지만 인간이 무기를 들고 있다고 해도 로봇을 이길 수는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3호 주변의 블랙 타이거 대원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

 

 레드 스콜피온 사람이 3호를 향해 외쳤다.

 "휴고, 넌 주인에게 돌아가."

 

 그 말에 3호가 찬에게 걸어왔다. 그런데 다음 순간 먼 곳에서 총알이 날아들었다. 현장에 있는 어느 누구도 총을 들지 않았는데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이 단숨에 3호의 좌측 가슴을 관통하며 지나갔다. 휴고의 최대 약점 부위였다. 그런데 상처가 상당히 커 보였다. 아마도 큰 총알의 저격용 총에 공격을 받은 것 같았다.

 

 총알을 맞은 3호가 단숨에 걸음을 멈추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다음 순간 연속으로 두 발이 날아왔다. 두 발은 3호의 가슴 부분을 아예 완전히 박살을 내버렸다. 얼마나 강력했느냐 하면 두 발의 총격을 받은 3호의 머리와 목 부분이 몸과 분리되며 바닥에 떨어질 정도였다.

 

 그 모습을 찬이 놀란 모습으로 보고 있을 때 블랙 타이거 대원들은 순식간에 타고 왔던 차를 타고는 다시 특별 구역 안으로 도망을 쳤다. 그 모습을 레드 스콜피온은 아무것도 하질 않고 그냥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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