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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엘프와 함께 노래를
작가 : 초심토끼
작품등록일 : 2018.2.20

엘프의 나라로 소환 된 가수지망생 원준. 기타 하나로 엘프 속에서 살아 남아야하는 원준의 생존기가 시작된다. 음악과, 엘프, 정령으로 이루어진 퓨전 판타지.

 
2화. 후작의 딸. 엘리온 리돌프라
작성일 : 18-02-20 22:48     조회 : 223     추천 : 1     분량 : 6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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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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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무대는 리돌프라 상회와 루미온 학교가 공동으로 대관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행사가 없는데, 누굽니까? 무단 사용은 엄격히 금지 되는 거 몰라요?"

 보안을 담당하는 듯한 남성 엘프가 원준을 막았다. 원준이 두 번째 곡을 막 시작하기 직전이었다.

 "그렇습니까? 죄송합니다. 당장 나가겠습니다."

 원준은 잔뜩 졸아 후드를 푹 눌렀다.

 "치안관, 이 분은. 음유시인이시네. 나무 밑에서 정령과 함께 계시기에 황송하게도 우리가 모셨다네."

 그러자 노엘프가 치안관 앞을 막아섰다. 아까 저 멀리 밴치에서 눈을 감고 점잖히 음악을 듣고 있던 엘프였다. 원준은 감동했다.

 “시인?”

 하지만 치안관은 아랑곳하지 않고 원준을 노려봤다.

 “시인 패 좀 보여주시지요.”

 그러고는 손을 내밀었다. 원준은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시인 패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아니, 시인 패가 없는데 시인이라고요?”

 치안관은 미간을 더욱 찌푸렸다.

 "치안관, 시인님의 의상을 보게나. 길고 두꺼운 로브에 얼굴을 덮은 모자까지. 북쪽 산골에서 오신 분이 틀림없네. 그런 분이 시인 패가 없을 수도 있지 않은가?"

 "어르신 시인 패가 없으면 시인이 아닙니다. 어쨌든 알겠습니다. 선생은 저랑 함께 가시죠. 관청에서 시인 패를 발급해 드리겠습니다."

 "귀하신 손님이야. 상급 정령을 무려 넷이나 불러내셨다네. 방금 가엔가의 아가씨도 마음에 드신 모양이야. 부디 편의를 봐주시게나.“

 노인장은 진지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노인장, 상급 정령이 네 마리라니 과장도 심하십니다.”

 “치안관 정말 일세 여기에 있는 모두가 보았지.”

 “네에, 네에. 노인장 애들에게 옛날이야기 해주시는 것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치안관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듯이 적당히 대답했다. 노인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지만 구태여 지적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귀하신 손님이야. 루미온을 위해서도 정중하게 모셔주시게.”

 “노인장. 제가 언제 루미온에 해를 끼치는 일을 했습니까?"

 "그래, 그래. 자네를 믿어. 귀한 손님이시니까 조금 더 신경써드리라는 부탁일세."

 "알겠습니다."

 치안관은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시인 님 다음에 뵙겠습니다. 꼭 루미온에 쉬었다 가시지요. 시인님께 정령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노엘프가 손을 모으더니 고개를 숙였다.

 "정령의 가호가 함께하시길."

 무슨 뜻이지 모르지만 원준도 노엘프와 같은 자세로 인사했다. 그것은 정답이었는지 노엘프는 환한 얼굴로 자리를 떴다.

 "선생은 따라오시죠."

 "예."

 "시인님 또 오십시오. 저희는 시인님을 환영합니다."

 치안관과 함께 자리를 뜰 때 원준은 엘프들의 소소한 격려를 받았다.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령의 가호가 함께하시길."

 "정령의 가호가 함께하시길."

 "또 오세요."

 그 중 가장 원준을 가장 감동시킨 건 그 소녀였다. 머리에 빨간색 리본을 묶은 소녀는 원준의 뒤를 쪼르르 쫒아오더니 원준에게 꽃 한 송이를 건넸다.

 "감……감사합니다."

 원준은 허둥지둥 두 손으로 꽃을 받아 들었다. 보랏빛 잎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있는 아름다운 꽃이었다.

 "아이리스……"

 "예?"

 "아니요. 인기 많으셔서 좋으시겠네요."

 "아, 예…… 감사합니다."

 원준은 말꼬리를 길게 늘였다. 이 치안관 뚝 까고 말해 불편했다. 계속 훑듯이 자신을 바라보고 내뱉는 말에는 모두 날이 서있었다.

 "저기, 시인 패란 무엇인가요?"

 그래도 원준은 어떻게든 말거리를 찾았다. 나쁜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 않아 괜한 말을 던지는 원준의 나쁜 버릇이었다.

 “시인 패도 모르다니, 정말 시인 맞아요?”

 치안관이 의심스럽다는 듯이 원준을 쳐다봤다.

 “아…… 그게, 평소에는 산에 박혀있었습니다.”

 “산?”

 “예…… 부친이 음악 수련은 폭포 밑에서 해야 한다 하셔서.”

 괜히 말 걸었다가 혼자 자멸하는 구나라고 원준은 혀를 찼다. 치안관의 저 얼굴 썩 좋지 않다. 다행히 치안관은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뭐, 별 거 아니에요. 선생 같은 분들이 워낙 떠돌아다니기에 신분 증명용으로 만든 겁니다. 지금 휴전이다 뭐다 지껄이면서 간첩을 보내는 비겁한 인간 놈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까요.“

 마치 원준을 겨냥하는 듯이 치안관의 말은 굴곡이 있었다.

 "그…… 그렇군요."

 "선생이 걱정할 건 없습니다. 저희 루미온은 치안이 가장 좋은 도시니까요. 오히려 잘 왔어요. 여기만큼 선생이 안전하게 공연할 수 있는 곳은 유니온 어디에도 없어요. 누군가 루미온은 리엔 왕궁만큼 안전한 도시라 했는데 그거는 모르고 하는 소리죠. 제가 봤을 땐 왕궁보다도 더 안전한 도시가 이곳 루미온이지요."

 치안관의 표정은 확신에 차있었다.

 "너무 귀찮아만 하지 마세요. 금방 끝나요. 몇 가지 질문에만 답하시고, 스케치 한 장만 그리면 끝입니다."

 원준이 흠짓 고개를 떨었다.

 "스케치요?"

 "예, 스케치요. 금방 끝납니다."

 원준의 목에 한기가 올랐다.

 "아, 아 신비주의인가 뭔가 그런 것 때문에 걱정하는 거면 걱정 안 해도 됩니다. 관청 직원만 아는 거니까요. 저희도 이런 일 한 두 번 하는 게 아니니 믿어도 좋습니다. 선생이 나갈 때 스케치는 선생의 눈앞에서 파쇄할겁니다."

 "그…… 그렇습니까."

 손에 땀이 고였다. 원준은 진심으로 도망칠까 생각했다. 상대는 한 명. 어떻게든 뛰면 따돌릴 수도 있다. 다만 그때 원준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고등학교 체력장 때 받았던 자신의 달리기 등급이었다. F였다. 50m에 8.7초. 뒤에서 3번째였다. 달리기만은 도저히 자신 없었다.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요. 빨리 가죠. 금방 끝나요."

 "죄……죄송합니다. 조금 오래 서있더니 다리가 아파서……"

 "아, 예……"

 치안관이 어이없다는 눈으로 원준을 쳐다봤다.

 "금방 갑니다. 멀지 않아요. 짐 들어드려요?"

 "괜찮습니다."

 "아, 악기는 시인의 목숨과도 같다 이런 겁니까. 선생도 피곤하게 사네요. 조금만 참아요. 저기 보이는 파랑 지붕이 관청입니다."

 치안관은 손으로 건물을 가리키더니 앞장서서 걸어갔다.

 ‘도망치자.’

 그나마 거리가 멀어진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다. 심장이 요동쳤다. 원준은 다리의 힘을 주고 뒤로 돌았다.

 하지만,

 원준의 다짐은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아……"

 바람이 불었다. 눈에 모래가 들어갈 정도로 세찬 바람이.

 "기도가 시작된 모양이군요. 정령들이 가만있지 않은 걸 보니…… 좀 서둘러요. 저도 업무 때문에 저기에 참가해야……"

 치안관의 말이 뚝 끊겼다. 원준은 허둥지둥 자신의 머리를 더듬었다. 씌워져 있어야할 후드가 만져지지 않았다.

 그리고 원준은 인생 최대의 실수를 했다. 바로 도망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봤다는 것.

 "그래,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요즘 시대의 음유시인? 웃기는 소리지."

 치안관의 표정이 험악하게 굳었다. 치안관은 신속하고 정확했다. 멍하니 서있던 원준에게 질주하더니 원준의 왼팔을 꺾어 땅에 내동댕이쳤다. 한 호흡이 채 끝나기 전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래, 여기에 어떻게 왔냐? 귀족이 많다고 뭣 좀 건질 것 같았냐? 근데 어떡하냐? 니 집으로는 갖고 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치안관이 원준의 얼굴을 땅에 짓이기더니 힘껏 조롱했다.

 "우리에 대해서 공부 좀 했나봐? 이딴 걸 들고 와서 시인 행세하고. 그런데 우쨔냐? 음유시인들은 이제 다 사라졌는데. 니들이 벌린 전쟁 때문에."

 원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응? 이딴 걸 들고 와서……"

 치안관이 허리춤에서 몽둥이를 뽑아 원준의 기타 케이스를 내려친 것이었다. ‘퍽’ 소리가 들리자마자 원준은 이성을 잃었다.

 "흐지마, 흐지말라고!"

 "어쭈. 어쭈?"

 치안관이 원준의 왼팔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원준은 팔이 빠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지만 버둥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이게 무슨 기타인가. 소속사와 선배가 사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것이었다. 절대 부수게 내버려둘 순 없었다.

 "이 자식이 미쳤나. 정신 차려 인마!"

 치안관이 몽둥이를 내리쳤다. 다만 원준이 계속 바동거리는 바람에 몽둥이에 힘이 온전히 실리지 못했고, 목표점도 흔들렸다.

 결국,

 "이 자식이!"

 몽둥이질을 하기 위해 한 손으로 원준을 잡고 있던 치안관은 균형을 잃고 땅바닥에 넘어졌다. 원준은 땅에 손을 집고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윽’

 왼쪽 어깨에 격통이 밀려왔다. 순간적으로 원준은 일어나다 말고 왼어깨를 손으로 쥐었다. 치안관은 그 찰나를 놓치지 않았다.

 "악!"

 치안관은 원준의 발목을 힘껏 밟았다. 원준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빨리 죽고 싶어 안달이 났지. 넌 끝났다."

 점점 원준의 얼굴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원준은 체념하고 얼굴을 감쌌다.

 그때,

 "잠시 만요!"

 소녀의 목소리가 또랑또랑 울려 펴졌다.

 “이 인간 저, 엘리온 리돌프라가 맡겠습니다.”

 장내가 얼어붙었다.

 그렇게, 몇 호흡이 지났을까. 폭풍전야의 분위기 속에서 치안관이 입을 열었다.

 “리돌프라 아가씨 아니십니까. 잘 지내셨습니까.”

 “예, 치안관 덕분에 잘 지냈어요.”

 “죄송하지만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신 거죠?”

 “말 그대로에요. 치안관. 제가 저 인간을 맡고 싶어요.”

 “예?”

 치안관은 다시 얼어붙었다. 하지만 곧 반색하고 말을 쏘아 붙었다.

 "아가씨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인간입니다. 이 자식 인간이라고요."

 "저도 압니다."

 "아시 면……"

 "알프레드 치안관, 언제부터 말이 많아지셨죠?"

 소녀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위엄 있었다. 그 서슬에 치안관은 말을 잃었다. 원준은 자신을 구해준 존재가 궁금해 고개를 들었다.

 "들어? 숙여 자식아."

 하지만 치안관이 호령을 지르기에 다시 숙일 수밖에 없었다.

 "치안관?"

 "인간입니다. 저희의 적입니다. 아가씨 같이 귀중한 분이 왜 미천한 적을 신경 쓰시는 겁니까."

 "아까, 바람이 불었죠?"

 “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은 사람처럼 치안관의 목소리는 높았다.

 "처음 보았습니다. 그렇게 많은 정령들이 일개 개인한테 붙어서 즐거워하는 것은."

 하지만 소녀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마치 옛이야기를 하는 현인 같은 말투였다.

 "치안관, 바람이 왜 불었다 생각하나요?"

 "기도를 해서 그런 거 아닙니까?"

 "제가 지금 어디 있죠?"

 "방금 오신 게……"

 "그 멀리서요? 오히려 지금 갈 참이었습니다."

 소녀가 웃었다.

 "답은 그에게 붙어있던 바람의 정령이 흩어져서입니다."

 "농담도……"

 "치안관, 저는 농담을 싫어합니다."

 소녀의 말투가 엄숙해졌다.

 "인간 따위에게 정령을 기쁘게 하는 능력이 있단 말씀입니까? 20년 전 그렇게 정령을 괴롭혔던 하등한 놈들이?"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가요?"

 "아니, 그것은."

 소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치안관, 치안관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해해요. 실제로 인간은 대부분 정령을 소중히 여기지 않은 어리석은 존재들이니까요."

 "그렇다면……"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런 것은 아니에요. 인간 중에서도 정령사라는 것이 존재하여, 정령들과 소통을 한다고 들었어요. 특히 일부 정령사들은 우리 엘프 만큼 소질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인간을 옹호하신 겁니까?"

 "인간을 옹호하는 것이 아닌 정령을 소중히 여기는 존재를 옹호하는 겁니다. 저는 콘트렉터로서 정령을 기쁘게 하는 존재들을 반깁니다."

 "리돌프라 아가씨. 인간을 잡으면 구속해서 취조, 그리고 간첩으로 밝혀졌을 경우 처형. 이건 왕명입니다. 설마 왕명을 어길 생각인 건 아니겠죠?"

 치안관의 어투가 날카로워졌다.

 "아니요. 왕명을 어길 생각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당연히 구속해서 취조해야지요. 그래서 국경을 침범한 목적이 불순하다면 처형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간첩이 아니면 어떻게 되지요?"

 "간첩이 아닌 자는 이곳에 올 리 없습니다."

 "알프레드 일등 치안관……"

 소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자꾸 제 말을 무시하시네요. 저는 당신과 쓸데없는 얘기를 나눌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묻는 말에만 대답하세요. 아니면 제가 우스운 건가요?”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날카로웠던 치안관의 말투가 급변했다. 소녀의 말은 그 만큼 위압적이었다. 아래에서 듣고 있던 원준도 마음을 졸일 정도로.

 "좋아요. 그가 간첩이 아니면 어떻게 되는 거죠?"

 "협정에 따라, 간첩이 아닌 인간은 포로로 대우합니다. 그리고 일주일간 포로의 모국과 협상을 진행합니다. 협상이 성사되면 포로는 몸값을 받고 풀려납니다."

 "협상이 결렬 되었을 때는 어떻게 되나요?"

 "경매로 붙여 노예상으로 판매합니다."

 원준이 꿈틀댔다. 이곳에서 자신의 조국이 있을 리 없다. 협상이 안 될 것은 거의 확정이었다. 원준의 머리에서 노예로 팔려가는 미래가 그려졌다.

 "좋아요. 제가 그를 사고 싶습니다. 그의 몸값은 얼마죠?"

 "예? 아직 그가 간첩이 아니라고 확정난 게……"

 "치안관."

 소녀의 힐책에 치안관은 허둥지둥 몸을 뒤척이더니 곧 종이를 넘겼다.

 "인간, 남성, 젊고 딱히 건강에 이상 없어 보임. 일 골드 쯤 할 것 같습니다."

 "싸네요?"

 "인간은 수가 많다는 것 외에 힘도 약하고, 지능도 떨어지니까요. 심지어 정령과의 호응도 최악이니, 쓸 수 있는 데가 없지요."

 "그럼 저는 5골드에 그를 사도록 하겠습니다. 2골드는 그의 몸 값 3골드는 관청에 기부하는 걸로."

 "5골드요?"

 치안관이 깜작 놀라 소리쳤다.

 "하지만 아직 이 인간이 간첩이 아니라고 확정 된 게 아닙니다."

 "그가 간첩이면 그때 가서 생각하겠어요. 상관없겠죠?"

 "예……"

 치안관은 말꼬리를 흐렸다.

 "아마 그는 간첩이 아닐 거예요. 그에게서는 평범한 인간과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져요. 무언가 이세계에 있는 평범한 인간이 아닌 것 같은……"

 순간 원준은 소름이 돋았다.

 "부디, 그를 정당하게 대우해주세요. 감정에 치우친 대우를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한 번도 감정으로 일한 적 없습니다."

 "그럴까요."

 소녀가 미심쩍은 투로 말했다.

 "이것은 당부를 지켜주라는 담보로 드릴게요."

 소녀의 발소리가 커졌다.

 "피……필요 없습니다."

 "그래요?"

 소녀는 가볍게 치안관의 말을 넘겼다. 그러더니 갑자기 원준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 이제 일어나도 된답니다."

 원준은 팔을 땅에 대고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치안관은 못마땅한 듯 혀를 찼지만 원준을 제지하지는 않았다.

 "안녕하세요. 리돌프라 후작의 일 남 이 녀 중 둘째, 엘리온입니다. 당신의 이름을 알려주시겠어요?"

 고개를 완전히 드는 순간 원준은 숨을 들이켰다.

 

 압도적인 미소녀가 원준을 향해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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