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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혼돈 : 내일과 어제를 잇는 다리
작가 : 러군
작품등록일 : 2017.11.6

미래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는 2052년의 내일에 대한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2026년의 어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둘 사이에 이어진 다리의 사연이 우리에게 중요한 경고를 주는데...

모든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경고.

 
여우는
작성일 : 18-02-18 04:26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9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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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민과 태솔은 자신들이 대학을 가기 위해 이용한, 아니다 도둑질하여 입시 비리를 통해 대학을 들어가게 했던 글을 쓴 사람을 미래를 본다고 하였다. 예지몽을 통해 미래를 본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자신이 본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그를 감시했다고 했다. 미래의 안전을 위해 그 사람의 꿈이 필요했는데 말을 하지 않아 도청을 했다는 것이다.

 

 그 말은 얼마 전과는 너무나 이율배반적인 말이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기들 부모들이 도둑질한 것으로 대학을 보내기 위해 그 사람을 감시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를 과거에 민간인 사찰했던 사람이 나타나고. 그 사람이 죽임을 당하자 이제야 하는 이야기가 그가 미래를 보기 때문이란다. 미래는 보는데, 사람들에게 가르쳐주질 않아 감시하고 엿들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과거가 된 2006년도부터 2020년 사이에 행해진 A 마을에서의 이야기는 그렇지 않았다. 과거 당시의 기록을 겨우 찾아낸 결과 두 사람은 여전히 그 당시로는 미래인 2027년인 현재에도 거짓을 말하고 있었다. 미래를 본다는 이유로 감시하고 도청한 것이 아니라 욕을 만들어 도둑질한 것으로 대학을 간 것을 숨기기 위한 것이고. 지속적으로 계속 도둑질한 남이 쓴 글로 대학을 가는 입시 비리를 지키기 위해 세상을 속인 것이었다.

 

 어느 해에 하도 심하게 도청하고 감시하여 사사로운 일까지도 '무슨 말을 했네', '누구 욕을 했네' 하며 험담으로 만들어 소문을 내는 바람에 생활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친구의 말로는 그냥 알고 싶어 그랬다고 했는데, 그의 말투로 보니 험담을 하고자 엿들은 말을 그 욕을 만들어낸다는 회사가 이용한 모양이다.

 

 "그렇게 남의 꿈이 알고 싶으냐. 그럼 내가 꾼 꿈을 이야기할 테니 너희가 풀어보던지 감당해 보아라. 그런데 만약 이걸 못 풀었을 때 너희가 다 감당해야 할 것이다. 그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너희 때문일 테니. 너희가 그 일을 만든 괴물들이다.

 

  차를 다리 위해 세웠는데 다리 아래가 모두 검은 물로 넘쳐나고 있었다. 홍수가 든 것처럼 온통 다리 밑이 물 천지인데 검은 물이 계속 불어나고 있었다.

  다리라고 하여 강 다리는 아니다. 다리 아래가 논밭이고 비닐하우스가 있는 들판인데. 거기 검은 물이 가득해지면서 밀려들고 있었다.

  물이 끊임없이 많았다. 마치 홍수가 난 것처럼. 그런데 비는 오질 않았다.

 

  이게 내가 본 그림의 전부다. 너희들이 그렇게 얻고자 하는 꿈의 내용인데 풀어봐라. 만약 이걸 못 풀면 너희들 책임이다. 사람을 감시하고 일상을 도청하고 남의 험담이나 만들고 있는 너희들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상민이 말로는 사람들 앞에서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냥 집에서 혼자 미친 사람처럼 떠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느냐 하니까 그제야 한다는 이야기가.

 

 "감시하고 도청하고 있었으니까. 민간인 사찰을 하고 있었잖아."

 

 "이 이야기가 그 쓰나미 이야기 아니냐?"

 

 "..."

 

 "그럼 이거 하나 물어보자. 혹시 그 사람이 너희들이 도청한다는 사실 몰랐던 거 아닐까? 그냥 자기 생각으로."

 

 "아닐걸!"

 

 "왜?"

 

 "그 사람이 그 이야기한 다음날 그 회사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미쳤다고 광고를 하고 다녔는데.

 ...

  그 일 있고 얼마 되질 않아 또 다른 이유로 무슨 사고가 나서 그 사람의 꿈이 현실이 된다는 말이 나왔어.

  그러니까 누구가 난리 났겠냐?"

 

 "누구가?"

 

 "그때 동네 근처에 전 대통령이 만들어 둔 보가 있었는데 그 보 동네 사람들과 거기 일하는 사람들이 난리가 났지."

 

 "왜?"

 

 "다리 아래 홍수가 난다고 했다고."

 

 "뭐야? 그럼 또 그 사람 옆에 나타나 그 이야기를 한 거야."

 

 "응, 미래를 보는 꿈인 예지몽이라 생각했으니까."

 

 "그 이야기를 한 것과 이웃 나라 일이 일어난 것 사이에 시차가 얼마 안 나?"

 

 "아니. 몇 달, 아니다 한 일 년 정도 시차가 나지. 그건 왜?"

 

 "그럼 왜 너희는 못 막았어?

  엿듣고 감시하면 다 알 수 있고, 구할 수 있는 것처럼 말했잖아. 그런데 왜 못 막았어."

 

 "..."

 

 이웃 나라에 그 일이 있고 더 심하게 감시하고 도청하니까 그가 할 수 없이 또 하나의 글을 썼다. 그제는 말로 하질 않고 증거를 남기기 위해 기록을 해두었다. 어차피 민간인 사찰을 하는 중이라 그가 뭘 쓰던 다 볼 수 있었다.

 

 참, 이해를 못할 것 같아 설명을 하자면 그와 같은 방법을 통해 입수한 글로 입시 비리를 저질렀다. 500명의 마을 학생들을 대학 보내려고, 아니다 좋은 대학 보내려고 지금의 만 명을 죽이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야말로 실시간으로 그가 뭘 쓰는지 다 알았다.

 

 '지붕이 피라미드처럼 사선으로 된 빌딩이다. 건물 옥상의 모습이 그런 형태의 사선 면으로 되어 있는 건물이다.

  그 안에 헬스장도 있고 목욕탕도 있다.

  건물 뒤로는 산도 보이고 학교 운동장인지 공원인지도 보인다.

  학교 운동장 같다. 둥근 체육관 같은 건물이 보인다.

  작은 도시 같다. 경상남도에 있는 예전 C 시 같이 크지 않은 작은 도시 같다.

  건물은 가장 번화한 곳에 있는 건물이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다.

  어떤 큰일이 일어날 것 같은데.

 

  그걸 너희들이 찾아라.

  다시 말하지만 사람을 감시하는 일을 너희가 하고 있으니 이게 일어나면 모두 너희들 때문이다. 못 찾아내도 너희들 때문이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너희들이 사람을 감시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난 다 알려주었으니 사람을 감시해서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너희들이 이제 일어나는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

 

 누구가 보면 단순한 꿈의 한 장면이다. 그냥 꿈에서 본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곳 사람들은 그가 미래를 보기 때문에 감시를 해야 한다며 다 듣고 있었고 다 보고 있었다. 때로는 입시 비리와 관련된 글이라도 쓰면 서버를 정지시키던지 쓰인 글을 조작을 해서라도 은폐하던 때다. 따라서 모두는 알았다. 그가 쓴 글의 내용을. 그런데 그게 몇 년이 지나서 일어날 줄은 전혀 몰랐다.

 

 "이제 알았다."

 

 "뭘?"

 

 "그 사람이 너희들에게 왜 자신이 본 꿈을 이야기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가 한 이야기를 통해 왜 그 일들을 막지 못했는지."

 

 "왜?"

 

 "그 사람의 말에 따라 그 사건들을 막았으면 너희들은 존재할 수 없었을 테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존재할 수 없다니."

 

 "그의 예지몽으로 너희들이 사건을 막았다면.

  너희들은 더 이상 그 사람의 글을 통해 입시 비리로 대학을 못 갔을 거야.

  아니면 그런 방법으로 대학을 간 자식들이 들통났겠지."

 

 "도둑질한 것으로 대학 들어간 사람들이 죽음을 몰고 올 것이다."

 

 "그래! 꿈이 이루어지면 현실의 일도 이루어질 테니까.

  그걸 너희 고향 사람들 스스로가 세상에 알려야 하는데.

  누구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냐.

  내 아들딸이고. 앞으로 대학에 갈 우리 아들딸 일인데."

 

 "당연히 막을 수 없겠구나."

 

 "그렇지!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막을 수 없었던 거야."

 

 "그 사람의 말처럼 아무리 알려 준다고 해도 도둑질로 대학을 보낸 그곳에서는 사람을 구할 수 없다고 한 말처럼."

 

 "그래!"

 

 원준의 말을 들은 상민이 어떤 사건을 떠올렸다. 그 사람이 젊은 시절에 학원 강사를 했던 어느 동네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는 혼자 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들과 같이 있다가 이야기를 했는데 꿈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빠도 최근에 꿈을 꾸었는데. M 동네 병원에 불이 난 꿈이야. 아빠가 예전에 거기서 회사를 다녔는데 거기 동네 병원에 불이 나는 꿈이었어.

 ...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어느 핸가 크리스마스에 거기 있는 병원에 불이 나 헬기가 뜨고 한 기억이 나. 그때의 기억이 다시 꿈으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

  꿈은 과거의 경험을 재생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하잖아."

 

 이 이야기가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재가 있었다. 아들에게 아빠가 들려주었던 그 동네의 화재였다. 그런데 그제는 누구도 꿈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꿈 이야기를 하려면 도둑질로 대학을 보낸 자식들의 미래 이야기를 반드시 해야 하니까.

 

 "그 사람의 경고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어.

 ...

  도둑질한 것으로 대학을 간 자들 옆에 있지 마라.

  그들 옆에 있지 않는 것만이 자식과 가족과 이웃을 안전하게 지키는 길이다.

  도둑질한 것으로 대학을 간 자들 옆에 있지 마라.

 ...

  그래서 그 사고가 났을 때 마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어.

  고작 소방차가 암묵적인 시위처럼 집 주변을 한 번 돌아다니며 불조심 안내 방송을 한 것.

  또 그 해에 도둑질한 글로 대학을 들어간 학생을 그에게 보내 무슨 꿈을 꾸었다는 식으로 최근의 꿈을 이야기해서 꿈에 대한 경각심을 불어넣는 방법 밖에는."

 

 "그랬더니 그 사람이 뭐래?"

 

 "자기 꿈이 입 밖으로 나가 엿듣는 사람들이 말을 하면 그게 저주가 된데.

  엿들은 자들이 그 이야기를 하면 저주가 되어 현실이 되기 때문에 절대 말할 수 없다고.

  결국 말을 안 했어."

 

 "비유적 표현인가?"

 

 "비유적 표현?"

 

 "응, 도둑질한 남의 글로 대학을 간 사람들이나 자식들을 그렇게 보낸 사람들은 절대 진실을 말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

  사람을 죽이는 괴물들을 세상에 떠밀어 보낸 장본인들이니까.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할 수가 없다는 식으로 말이야."

 

 H 강 강변 살인 사건은 나비 집회로 인해 크게 이슈가 되지는 않았다. 워낙에 사회 전반에 걸쳐 나비 집회의 주제가 이슈인 판국이라 그 집회 중간에 일어난 살인 사건은 잠시 뒤로 밀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원준과 상민은 달랐다. 둘은 다음 날인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사흘 동안을 죽은 사람에 대한 조사를 했다.

 

 살인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 내용은 기자인 원준이 담당하였고, 죽은 피의자의 과거와 현재의 신상에 대한 조사는 상민이 했다. 그렇게 사흘 동안 둘은 붙어 다니며 미래를 본다는 이야기에서부터 그 이유로 민간인 사찰을 했던 일들을 대화하며 조사를 했다.

 

 화요일 점심때 원준과 상민은 같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때 원준의 핸드폰이 울렸다.

 

 "예, 김 형사님. 무슨 일로?"

 

 "그 사건 현장 영상 하나가 나왔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응, 그런데 신원 파악이 좀 힘드네.

 ...

  그래서 말인데.

  어제 유 기자가 죽은 피해자를 아는 사람을 알고 있다고 했잖아.

  그 사람...

 ...

  우리는 아직 딸의 행방을 찾지 못해...

  그 사람에게 확인 좀 부탁하면 안 될까?"

 

 "그럼 대신에 그 뉴스 우리 주는 겁니다."

 

 "그럼 주지. 공개 수배 떨어지면 바로 자네 방송국 줄 테니 그 사람 좀 불러 줘."

 

 "예, 그럼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점심을 먹다 말고 원준과 상민은 곧장 경찰서로 갔다.

 

 경찰서에 도착하여 둘이 본 영상은 나비 집회 현장에서 제법 떨어진 다리 위에서 찍은 영상이었다. 그래서 형체가 조금 흐릿하게 보였다. 여자가 피해자가 있던 천막 앞에서 연신 서성이고 있었다. 특히 그녀의 전체적인 행동이 일반인들과는 다른 점이 너무 많았다. 행사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공연장 앞에 몰려 있었다. 그 외 사람들은 한 곳에 가만히 있기보다는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이 여자만이 가려진 천막 앞에서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상민은 영상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한 명의 이름을 말했다.

 

 그의 말에 원준이

 "아는 사람이야?"

 

 "응!"

 

 "누군데?"

 

 "태솔이 동기."

 

 "태솔씨 동기면... 혹시 그중 한 명!"

 

 "맞아. 겨우 살아남... 그 다섯 명 중 한 명."

 

 "이 사람도 그 사람들 중 한 명이야?"

 

 "당연하잖아. 학교에서 단체로 소설 쓰는 학생들로 만들어 그 일을 했는데."

 

 상민은 어서 경찰서를 나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원준이 형사에게 여자의 이름에서부터 나이까지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서둘러 상민과 같이 경찰서를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갔다.

 

 "왜? 무슨 일인데?"

 

 "그 여자 좀 특별한 사람이야?"

 

 "특별해. 왜?"

 

 "학교 다닐 때 친구들 사이에서 외톨이였어."

 

 "왕따야?"

 

 "아냐. 그런 식의 왕따가 아니라 친구들과 가깝지를 못했어?"

 

 "왜?"

 

 "내 기억이 맞는다면 그 여자 목소리가 좀 특별해서 걸걸한 남자 목소리 같았는데."

 

 "그런 신체적 단점으로 왕따를 한 거야?"

 

 "아냐. 내 말 좀 들어 봐.

  그게 아니라 자기 과시가 좀 특별했어."

 

 "어떤 식으로?"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 자기 자랑이나 자기 과시를 많이 해서 친구들이 가까이하지 않았던 여자야."

 

 "그게 왜 특별해?"

 

 "그랬는데 고3 때가 되어서는 이상한 말들이 나왔어?"

 

 "무슨 말?"

 

 "그 사람이 자기를 좋아해 따라다닌다는 말."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나이 차이가 나도 곱절은 날 텐데.

  왜 그런 소리를...

 ...

  혹시 험담?"

 

 "빙고.

  매 학기마다 그 사람 험담 만들어 내던 회사나 무슨 관련이 있는 주변 사람들의 딸들이 그런 식으로 말을 만들어내 욕을 했어."

 

 "험담하려고 그런 짓들을 해?

  하여튼 별난 동네다. 별난 동네야."

 

 "학교에 운동 기구 납품하겠다고 딸을 그 사람 가는 곳마다 길목에 보내 서성이게 하고는 도리어 그 사람이 좋아해 따라다닌다고 말을 만들던 동네다.

  그렇게 말을 만들어 냈던 장본인들이 또 도둑질한 글로 대학을 갔던 동네고."

 

 "여하튼 그래서."

 

 "그래서 당시에 잘난척한다고 여자 친구들이 가급적 가까이 안 했어.

  흔한 말로 못생긴 것이 마치 그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떠들고 다닌다고.

  그런데 앞에서는 절대 그런 소리 안 했어."

 

 "아! 욕이 되니까."

 

 "그렇지. 그것도 그 사람 욕이 되었거든. 그래야 도둑질한 글 직접 쓴 사람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있고. 다음에 문제 생기면 그걸 빌미로 험담 퍼트려 은폐할 수 있었으니까."

 

 "그 여자는 대체 얼마나 좋은 대학에 갔는데?

  남이 쓴 소설로 국어 선생님이라도 되었냐?"

 

 "전문대학교 식영과인가 조리과 나와 회사 경리했을걸."

 

 "공부 잘 한거 아냐?"

 

 "반에서 맨 마지막 등 수."

 

 "그런 과에서 왜 소설 쓴 것이 자료가 돼?"

 

 "단체 활동 점수.

 ...

  뭐 그런 거.

  안 믿겨?

 ...

  여하튼 그렇게 성적이 안 좋았는데 학교 단체 활동으로 소설을 썼다고 하여 전문대학에 들어갔어."

 

 "뭐야?

 ...

  갑자기 이해가 안 되네.

  참 나.

 ...

  그럼 남의 글 도둑질하여 그런 일에 쓰겠다고 남의 노력을 그렇게 헛된 것으로 만들고. 남의 노력을 숨기기 위해 은폐를 한 거야.

 ...

  꿈까지 도둑질을 해서 미래를 본다는 핑계를 하며."

 

 "..."

 

 "맞잖아."

 

 상민이 원준의 말에 대한 대답 보다는 딴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왜 그녀가 거기 있었던 거지?"

 

 "혹시 거기서 자기 과시하면서 예비군 중대장과도 무슨 일 있었냐?"

 

 "아냐. 그건 도둑질한 거 숨기려고 그 사람에게만 이용한 거고.

 ...

  다른 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말 했다가는 무슨 욕먹으려고. 미친년 소리나 듣지. 누가 동조하겠냐."

 

 "그럼 아무 관련이 없는 거야?"

 

 "내가 알기로는..."

 

 "그럼 뭐야? 왜 거기 있었던 거야? 다른 특징 없었어."

 

 "다른 특징이라고 해 봐야...

  아! 그거 있다. 졸업하고 몇 해 뒤에.

  그 사람이 한참 자기 글을 도둑질하여 대학을 갔다고 떠들 때 고향에 있으면서 입막음하는 일에 나섰던 사람이다."

 

 "뭐야 그럼 송해동 사건 때의 오준재 같은 인물이야."

 

 "바로 그거다. 오준재 같이 은폐를 하는데 최일선에 있던 사람이다.

 ...

  가자."

 

 상민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커피숍을 나가려 했다.

 

 "어디 가는데?"

 

 "태솔이에게."

 

 "태솔씨는 왜?"

 

 "가장 잘 알 테니까. 가서 물어보자."

 

 그렇게 하여 둘은 커피숍을 나왔다.

 

 단순한 꿈이었다. 남의 집에서 어느 개인이 잠을 자면서 하는 말일 수도 있고, 흔한 말로 잠꼬대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누구도 신경 써서 듣고자 하질 않을 일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일에 누군가는 생명을 불어넣었다. 미래가 보인다고. 내일을 알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잔인한 진실은 미래라는 이름 안에 죽음이라는 저주를 넣었다. 내일이라는 미명하에 한 개인의 일상을 송두리째 감시하고 도청하려는 불법이 있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꿈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생명을. 그걸로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고 박탈하여 일상을 감시하였다.

 

 끊임없이 엿듣고 감시하고 도청을 하였지만 그들이 정작 구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도리어 그들이 꿈을 알지 못한 일들은 모두가 사람들이 살아남았다. 그와 반대로 그들이 들었다는 말은 모두가 일어나 불행한 사태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멈추지 않고 미래를 안전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간인을 사찰하였다고 했다.

 

 여기서 가장 큰 아이러니가 나온다. 과거가 된 지금 2027년을 기준으로 보면 그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아이러니도 없다. 미래를 구한다는 그들이 세상 사람들을 속인 결정적인 사실은 거짓이다. 그들은 미래를 보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말을 하지 않아 감시를 하고 엿듣는다고 세상 사람들을 자기들 편으로 만들었다.

 

 그 말에 속은 세상 사람들은 그들이 하는 거짓말을 진실로 알고 개인을 감시하고 엿듣는 것을 정당한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그렇게 정당한 것으로 알고 옹호했던 그들의 자식이나 가족이 또 다른 죽음 앞에 내몰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미래를 알 수 있다는 포장 속에 숨겨진 진짜 속내, 도둑질한 글로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고 있었다는 사실, 그들이 죽음의 저주를 받아 세상에 나왔다는 사실, 그걸 세상 사람들은 몰랐다.

 

 오로지 거짓에 의해 포장된 남의 꿈을 보면 미래에 일어날 불행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만 속아 가까운 곳으로 다가오는 현실적 위험은 보질 못했던 거다. 입시 비리의 저주에 빠진 자들이 자기 자식들과 가족들 옆으로 다가옴을 알지 못했다. 도리어 죽음의 저주를 안은 그들을 지켜주기 위해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거짓에 속아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세력에 동조를 하였다.

 

 그렇게 세상 사람들을 속인 거짓에 의해 일어난 불행한 죽음은 2027년까지 이어졌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500명의 저주받은 입시 비리의 가해자가 만여 명의 희생자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그 사실을 발설하지 않는다. 과거에 세상 사람들을 미래를 볼 수 있다는 말로 속인 것처럼. 지금 이 시점에도 그들은 과거에 한 일을 모른다는 말로 은폐하고 있었다. 그 어디에서도 그들이 그렇게 강조하며 줄기차게 말했던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고 구속해서 얻게 된다는 안전은 없었다.

 

 그들의 말에는 미래에 대한 안전은 없고 현재에 일어나는 불법을 은폐하는 말은 있었다. 불법을 지속하려는 거짓과 조작이 만들어낸 미래였다.

 

 "태솔아! 그 애가 거기 있었어."

 

 "말도 안 돼. 왜 그 애가...?"

 

 "혹시... 혹시 말이야. 그 일 때문 아닐까?"

 

 "뭐?"

 

 "입막음."

 

 "..."

 

 둘은 그 말 이후로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질 않았다.

 

 듣고만 있던 원준이

 "뭐야 이 분위기.

  왜 입막음에서 말을 못해.

  태솔씨! 뭡니까? 무슨 일 있었던 거예요?"

 

 "..."

 

 "상민아! 무슨 일이야?"

 

 "그게... 그 당시에...

  누군가가 그런 식의 대학 진학이 입시 비리라고 하거나.

  그게 아니면 그 사람이 미래를 본다고 말하면.

 ..."

 

 "말하면.

  누구가?

  마을 사람들이, 아니면 너희들 같은 학생들이?"

 

 "학생들이.

  그러면 애들이 그 말한 애를 왕따시켰어.

  자기들 대학 좋은데 못 가게 한다고."

 

 "맙소사.

  저희들의 불법을 감추기 위해 집단 이기심을 발동한 것이 왕따야."

 

 "예, 그래야 도둑질한 자료로 대학을 갈 수 있었으니까요."

 

 "미래 이야기는 뭐예요.

  며칠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듣기로는 미래 이야기를 통해 진실을 숨긴 것으로 보이던데.

  왜 학교는 미래 이야기를 하면 안 됐어요?"

 

 "그게 아니라... 그 미래 이야기는..."

 

 "그건... 그건 말이야... 도둑질한 것으로 대학을 가면 저주를 받을 것이라는 미래."

 

 "아! 자기들 대학 입학에 대한 미래가 금기시되는 말이었구나."

 

 "그래! 꿈의 미래는 되는데, 현실의 미래는 절대로 안 되는 금기 사항."

 

 "그럼 뭐야. 혹시 이 여자도 그 진실을 감추기 위해 어떤 일을 했을 수도 있다 그 말인 거야."

 

 "죽은 사람이 진실을 폭로기로 너에게 약속을 했다며."

 

 "제길. 제기랄. 고작 전문대에 입시 비리로 들어간 것을 감추겠다고 이런 짓을 해?"

 

 태솔이 다급히

 "아니에요. 오해예요. 오빠의 오해예요. 아닐 거예요. 제가 알아볼게요.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돼요."

 

 태솔의 반응은 당황한 모습이었다. 아마도 겨우 다섯 명, 자기까지 포함해서 다섯 명 살아남은 사람들 중 한 명이 누군가를 죽인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녀의 표정에서 단번에 그 절박함이 보였다. 그래서 원준도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상민도 말을 붙이지 않았다.

 

 "제가 알아볼게요. 제가. 제가요. 다른 사람들은 나서지 마세요. 제가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알려 줄게요. 제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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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악마보다 2018 / 2 / 20 261 0 10963   
59 악마보다 2018 / 2 / 19 275 0 8421   
58 여우는 2018 / 2 / 18 274 0 9947   
57 여우는 2018 / 2 / 12 284 0 9656   
56 여우는 2018 / 2 / 10 282 0 9728   
55 여우는 2018 / 2 / 8 292 0 9407   
54 길들여진 2018 / 2 / 6 288 0 12067   
53 길들여진 2018 / 2 / 4 293 0 11955   
52 길들여진 2018 / 2 / 2 279 0 10573   
51 제4장, 길들여진 2018 / 1 / 31 291 0 11421   
50 재회 2018 / 1 / 29 301 0 9494   
49 재회 2018 / 1 / 27 271 0 10732   
48 재회 2018 / 1 / 25 279 0 10177   
47 재회 2018 / 1 / 23 298 0 11482   
46 악연적 2018 / 1 / 21 279 0 10719   
45 악연적 2018 / 1 / 19 281 0 11650   
44 악연적 2018 / 1 / 17 286 0 11062   
43 악연적 2018 / 1 / 15 271 0 11402   
42 재회 2018 / 1 / 13 284 0 9514   
41 재회 2018 / 1 / 11 260 0 9406   
40 재회 2018 / 1 / 9 281 0 9764   
39 필연적 2018 / 1 / 7 276 0 11938   
38 필연적 2018 / 1 / 5 277 0 11738   
37 필연적 2018 / 1 / 3 297 0 9641   
36 제3장, 필연적 2017 / 12 / 30 254 0 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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