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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성의 제자
작가 : 추쿠부2
작품등록일 : 2018.2.6

검술학원의 낙제생인 루크는 어느때와 같이 죽을만큼 고통스러운 따돌림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던 도중. 부스스한 긴 흑발과 묘하게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검은 눈동자, 자신의 키보다 커다란 동양의 검을 지닌 사람을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으신거나 알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akrmak3tp@naver.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성심성의껏 답하겠습니다>

 
10-5화. 휴식, 그리고 만남.
작성일 : 18-02-06 16:31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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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고요했다. 어딘지도 모르는 장소에서 나는 누군가가 저 멀리 모닥불을 피워 앉고서는 낡은 망토와 아버지가 주신 검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검을 어깨에 기대어 고갤 숙인 채로 하염없이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시점이 바뀌면서 어떤 남자의 앞모습을 바라보았다. 얼굴이 어두웠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서는 말 못할 슬픔이 묻어있었다. 이윽고 검은 얼굴은 두 눈물로 인해 서서히 색이 칠해지듯이 자국을 따라 얼굴의 색이 보였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알 수가 없었다. 모든 것들은 눈에 띄었지만 유독 얼굴만은 철저히 비밀이라도 지키듯 보이지가 않았고. 이윽고 내 시선은 어두워지고, 꿈에서 깨어났다.

 

 "오! 일어났나, 소년."

 

 정신을 차려 눈을 비벼보니 어딘가의 동굴이였다. 그리고 머리가 아파오면서 잠시 손을 머리에 얹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여기는?"

 

 "동굴이야, 동굴. 그보다 소년. 이 음식은 먹어도 될까?"

 

 류월랑은 소위 말하는 정좌 자세를 취한 후 루크에게 정중히 음식을 먹어도 되냐는 승낙을 받고 있었다. 엄청 당황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마 쓰러진 나를 여기까지 옮겨준 사람이니 보답은 해야겠지.

 

 "아. 드세요."

 

 "고맙다, 소년! 그리고 음식에 박힌 접시 조각은 다 처리했으니 같이 먹자!"

 

 "아, 네?"

 

 류월랑은 합장을 한 후 음식을 들어 루크에게 건넨다. 그리고는 잘먹겠다는 말을 함으로써 천천히 맛을 보면서 먹는 중이였다. 아무리 배고파도 단번에 들이키면 위가 놀랄 수가 있으니 말이다.

 

 "상당히 맛있다, 소년! 아주 맛있다, 맛있어!"

 

 계속해서 맛있다는 말을 연발하는 류월랑. 그리고 루크는 그런 그가 약간이나마 두려웠다. 하루 채 지나지도 않은 전날의 기억. 괴수의 대장으로 보이는 녀석을 거침없이 베는 그 모습이 다시금 떠오르니 몸이 두려웠다. 하지만 류월랑은 루크의 기분도 모른 채 음식을 먹으면서 문득 루크를 쳐다본다.

 

 아무것도 없는 눈빛이지만 마치 호랑이 앞에 선 맹수마냥 두려웠었다.

 

 "소년. 내가 너무 먹어서 화난 거야?"

 

 "아, 아니요. 그, 그게 아니라."

 

 "그러면 같이 먹자. 혼자 먹는 밥은 맛대가리 없다고. 물론 너의 요리를 비하하는 건 아니야. 그래도 같이 먹으면 기분도 맛도 두 배라고."

 

 류월랑은 어린아이 마냥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손짓으로 루크를 가까이 오라고 한다. 불현듯 불안함은 사라지면서 어두운 동굴은 조금이나마 아늑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이후 자신도 모르게 빵을 들면서 먹고 있는 중이였다.

 

 "그래, 소년. 잘 먹고 커야 상처도 빨리 낫는 법이지."

 

 "아, 그러고 보니 저를 구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가 늦었네요."

 

 "소년은 어쩌다가 거기서 굴러떨어진 거야? 음식을 들고 말이야."

 

 "아, 엄마의 기일이라서."

 

 "흐음 그렇구만. 뭐, 힘내라. 나야 뭐 어떤 위로의 말을 해 줄 수는 없어. 나도 너와 같이 어머니. 아니, 부모님 자체가 안 계셨지."

 

 "아. 죄송합니다."

 

 "딱히 사과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만. 고리타분한 이야기지만 나는 전쟁 고아다. 예전에 흑월이라는 나쁜 녀석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죽을 각오 살아남는다! 라는 그딴 이야기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심란한 전란이였지. 뭐 주위를 둘러보아도 시체와 시체, 시체 밖에 없는 그야말로 죽음의 공간이였지. 내가 살던 곳은 특히나 전쟁의 시발점이 된 지역이라 그런지 피해가 상당했거든."

 

 류월랑은 웃고는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루크도 갑작스래 류월랑의 과거 얘기를 듣고 있었고 말이다.

 

 "전쟁이란 처음 겪어보았지만 그 어린 시절의 나이에도 사람이 어떻게 해야 괴롭힐 수 있는지 알아버렸지. 우선 먹을 것도 전부 다 가져가고 마을의 여자들은 어디론가 끌려가고 노인들은 쓸데가 없으니 그 자리에서 바로 죽였지. 그리고 그때의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 병사에게 죽거나 혹은 회유를 당했지. 굶주린 상태에서 분간도 못하는 최악의 상태를 한 채로, 한 병사가 그대로 먹을 것을 코에 바짝 붙혀 냄새를 맡게한 후에 병사로 들어올래, 아니면 그냥 굶은 채로 죽을래 하면서 절대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제안이라기 보다는 당연시 한 거지.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였지. 이미 아사 직전의 상태에서 어찌 그 달콤한 제안을 거부하겠어."

 

 다 먹은 나무꼬치를 입에 문 채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류월랑. 웃고 있던 표정은 이젠 분노나 후회가 아닌, 그저 지나간 추억이라 생각하듯 말한다. 그리고 루크도 전쟁을 겪은 본인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니 실감이 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엄청 위험하다는 것만은 알았다. 왜냐면 자신이 태어나기 2년 전에는 아직 통일 전쟁이 계속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루크의 부모님 세대라면 대부분이 전쟁을 참여했거나 혹은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 입 베어먹으려고 가까스로 있는 힘을 쥐어 짜 먹으려고 하려는 그때였지. 내게 달콤한 회유를 하던 녀석이 비명을 지르며 내 앞에서 쓰러지더군. 그리고는 비명을 지르게 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여자였지. 그것도 나와 같은 나이의 여자가 자기 머리보다 큰 돌을 든 채로 녀석의 머리를 곧장 내리친거야."

 

 류월랑은 여자라는 단어가 나오자 약간이나마 웃음을 지으며 그 때의 일을 기억한다. 좋은 기억일까?

 

 "물론 나를 지키려는, 그런 거창한 이유는 아니였고, 그저 병사의 손에 들려 있는 주먹밥을 탐을 낸거였지. 하지만 나도 다행이다 싶기도 했지만 아쉬웠지. 땅에 떨어뜨린 주먹밥은 이미 흙에 덕지덕지 묻었거든. 그런데 아까 말했던 소녀는 거침없이 주워 들고서는 흙이 씹히는 소리와 밥풀이 씹히는 소리가 절묘하게, 한마디로 그냥 흙밥을 먹어치운 거지. 하지만 나도 배고픔에 이미 미쳐버린 상태여서 가까스로 힘을 내서는 소녀가 가진 주먹밥을 먹으려고 치맛자락을 잡았지만 그녀도 병사를 돌로 내리쳤던 것이 마지막 힘이였던 것인지 그만 매가리 없이 자빠진거야."

 

 그 일이 재밌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리며 다음 꼬치를 먹는 류월랑의 모습. 하지만 실상은 너무나도 어두운 과거의 이야기다. 그런데도 나는 그의 이야기에 이미 흠뻑 빠져있었다. 시덥잖은 수업이 아닌 동양의 사람이 직접 들려주는 전쟁의 이야기에 나는 깊이 빠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떨어진 주먹밥이 다시 흙칠갑이 되었고, 나는 있는 힘을 다해 기어가 그 주먹밥을 들어 그냥 먹어버렸어. 흙이 묻어있든 말든 상관없이 그저 먹었어. 살기 위해서. 그리고는 소녀가 힘겹게 일어나 옷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더니 그냥 돌아가려고 했지만 우연찮게도 나를 보고서는 걸음을 멈춰 다시 내게로 와서는 손을 내밀어주었지. 그때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도 않는 상태였지만, 아마도 외로워서가 아닐까, 라는 것이 내 생각이야."

 

 덥석 빵을 들고서는 그대로 입 안에 털어 넣는다. 그리고는 맛있다고 하면서 칭찬을 하는 류월랑.

 

 "그, 그래서 그 뒤로는 어떻게 된 건가요?"

 

 "흐음. 말해주고는 싶지만, 아쉽게도 알려주지 않을 거야. 굳이 말하자면 여차저차 둘이 의지를 한 채로 살아가다가 좋은 스승을 만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살고 있다는 건 알려주고 싶네, 하하."

 

 "그, 그렇군요."

 

 아무래도 류월랑은 소녀에 대해 말 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인다. 루크도 눈치가 없는 편이기는 하나 그래도 왠지 물어보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정말 신기하군 그래. 옛부터 우리 동방에서는 이런 말이 있지."

 

 "무, 무슨 말인데요?"

 

 "한 번 만나면 우연, 두 번 만나면 인연 그렇다면 세 번 만나는 것은 운명이라는 것이지."

 

 "운, 명이요?"

 

 "처음에는 다리. 알고 있었지, 소년?"

 

 "네."

 

 "그리고 두 번째는 맛없던 것들이 득실대던 숲.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지금 산의 동굴. 이것을 나는 운명이라고 여기거든."

 

 "그, 그래서요?"

 

 "그리고 우리의 만남은 아주 특별하지. 뭐 썩 좋게 만난 일이 없기는 하지만 말이야."

 

 허허실실 웃으며 류월랑을 루크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난생 처음보는 진지한 얼굴을 한 채로 루크의 어깨에 기를 부여한다. 그러자 지끈거리던 머리는 어느새 진정이 되었고, 급경사에서 나무에 부딪힌 통증은 서서히 완하되고 있었다.

 

 "이, 이게 무슨?"

 

 "기라는 것이다. 소위 서양에서는 이것을 마나라고 부른다지?"

 

 "가, 감사합니다. 구, 구해주신 것도 모잘라 이렇게 치료까지."

 

 류월랑은 계속해서 루크의 몸에 기를 넣으면서 이리 말한다.

 

 "홀로 다른 대륙에 와 너와 이렇게 만난 것은 내게 있어, 소년에게 있어 절대로 빗나가지 않는 운명이야. 또 이리 헤어져도 언젠가는 다시 만나겠지. 나는 그리 알고 있어, 운명이란 놈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이어지니 말이야."

 

 "그, 그렇군요. 여기서 헤어져도 다시 만난다. 시, 신기하네요 동방의 말들은, 하하."

 

 "서론이 너무나 길었다, 소년. 내가 검성이 되어 처음으로 말하는 말을 하나 하지."

 

 "뭐, 뭔데요?"

 

 "나의 제자가 되어라 소년. 그리고 나와 함께 무기의 극의를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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