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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성의 제자
작가 : 추쿠부2
작품등록일 : 2018.2.6

검술학원의 낙제생인 루크는 어느때와 같이 죽을만큼 고통스러운 따돌림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던 도중. 부스스한 긴 흑발과 묘하게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검은 눈동자, 자신의 키보다 커다란 동양의 검을 지닌 사람을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으신거나 알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akrmak3tp@naver.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성심성의껏 답하겠습니다>

 
10-4화. 휴식, 그리고 만남.
작성일 : 18-02-06 16:31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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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크는 가면 갈수록, 엄마의 묘가 가까워질수록 산길의 험난함을 얕보지는 않았지만 이 산은 경우가 너무 심했다.

 

 "경사가 이렇게나 높다니."

 

 가파른 경사와 더불어 길 따위는 전혀 없이, 개척하며 나아가면서 도중에는 찌르르 거리는 벌레들도 오랜만에 보는 사람이 반가웠는지 하나 둘씩 루크의 주위를 맴돌면서 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힘든 것도 힘든 거였지만 지독하게 후덥지근한 열기가 너무나도 참기 힘들었다. 잠시 루크는 가방에서 물을 꺼내어 살짝 머리에 뿌린 후에서야 천천히 무거운 발을 옮기고 있었다.

 

 "정말로 여름이긴 하구나."

 

 걸으면서도 어깨가 축 처져있으니 보는 사람도 더울 지경이였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시 잡고서는 높은 산을 단숨에 오르자는 생각으로 힘없이 떠는 다리에 힘을 팍 주어서는 빠르게 올라갔다.

 

 "빨리 가야지."

 

 그렇게 30분 정도 더 걷다보니 어느새 길은 평탄해지기 시작하였고, 이내 자연스러운 평지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잠시나마 걸어왔던 다리를 잠시 멈추고서는 숨을 크게 들이셨다. 지나치던 숲이 밀림 같았다면 여기는 봄을 간직한, 말 그대로 여름의 무더운 빛이 아닌 봄의 따스함이라고 느껴도 될 정도로 산뜻하였다. 저마다의 꽃이 피어있으면서 기분좋은 산들바람은 고생했다는 듯이 루크를 위로해 준다.

 

 "도착했다."

 

 언제나, 매년 와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작은 벼랑에는 엄마의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버지는 없었다. 금새 돌아간 것일까? 아까도 말했듯이 아버지와 같이 매년 왔지만, 지금은 혼자서 온 엄마의 기일. 왠지 새로운 기분일지도 모른다. 천천히 걸어가니 꽃들의 향이 너무나도 향기로웠고. 하늘에는 긴 구름이 짝을 이루면서 서서히 바람을 따라 움직인다.

 

 그리고 매번 손질되어 있는 비석. 아버지와 나는 이 일을 수상하게 여기고는 있지만 계속되는 이유 모를 선행에 그만 두 손을 들었다. 누가 와서 비석 주변에 있는 잡초를 제거하고 비석을 닦아 놓는지 이유는 모르지만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또 한가지. 알 수 없는 꽃이 비석에 놓여져 있었다.

 

 붉디 붉으면서도 어쩔 때는 파랗게 빛나고, 또 여러가지 색으로 변하는 그 꽃. 어릴 때는 궁금한 나머지 그 꽃을 들고 거리를 돌아다녀보았지만 희한하게도 금방 시들어버리는 것이였다. 색도 변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아마 그때는 엄마의 명복보다는 그 꽃이 신기하여 매번 아버지에게 조르면서 가자고 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그때를 기억하니 약간이나마 아버지에게 유일하게 투정이나 때를 쓴 유일한 순간이자 추억이다. 지금은 간혹 대화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예전의 그 때 만큼은 아닐지도 모른다.

 

 "메리- 메이든."

 

 나지막히 비석이 적힌 글귀를 손가락으로 훓으면서 읽는다. 엄마의 이름. 기억조차 나지도 않는 엄마의 얼굴.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어머니가 나를 낳기 전에 그리신 그림으로만 볼 수가 있었다. 루크는 아련히 비석의 글귀를 다시금 읽기 시작한다.

 

 "생에 마지막으로 행복했던 저는 이제는 떠나려고 합니다. 나의 남편 아렌스에게는 격려를, 그리고 나의 아들인 루크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저는 하늘로 떠나 우리 가족을 지켜보겠습니다."

 

 어쩐지 슬프다. 슬픈 글귀이다. 아버지에게 물어보니 생전에 엄마가 남기신 마지막 말씀이시라는데. 무언가 실감이 나지 않는 기분이다. 밀짚 피크닉 가방에서 주섬주섬 얇은 담요를 깔고는 그 위에 계란을 입힌 바게트와 고기와 각종 향신료를 넣어 졸인 꼬치 접시를 꺼내어 세팅을 해놓았다. 아버지가 만들어 준 수통을 꺼내고서는 작은 컵을 꺼내 물을 따라 엄마의 비석을 향해 잠시 기도를 드렸다.

 

 "엄마. 오늘은 델브란의 숲에서 돌아오는 길이였어요. 위험하기는 해도 신기한 동물들이랑 나무가 있어서 엄청 놀랬어요. 그리고 거기서 발견한 아기 고양이도 나를 의외로 잘 따르고, 또 나를 괴롭히던 귀족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어떤 계기로 때문인지는 몰라도 먼저 저에게 친구라고 불러주더라고요. 그리고 또."

 

 루크는 이제껏 요 사이에 경험한 일들을 엄마의 비석을 향해 모든 것을 말하였다. 힘들었던 일과 슬펐던 일들, 그리고 여러가지 기뻤던 소소한 얘기를 하면서, 정말인지 눈 앞에 누군가가 있을 정도로 실컷 떠들면서 함박웃음을 짓는 소년의 모습은 행복해보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저 슬퍼보일 광경으로만 보이겠지만서도 말이다.

 

 "아, 그리고 오늘은 제가 간단하게 요리를 만들어서 갖고 왔어요. 예전에 아버지가 엄마는 향신료를 버무린 고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이렇게 만들기는 했는데."

 

 식은 꼬치를 들면서 천천히 먹는 루크는 왠지 모를 감정이 북받쳐서는 찔끔 눈물을 흘린다. 이내 코를 훌쩍거리며 소매로 눈물을 닦고나서야 베시시 웃으면서 걱정하지 마시라는 표정을 지은 채로 다시금 떠들었다. 그리고는 어느새 시간은 빨리 흘러가고 어느새 해는 서쪽으로 점점 더 기울여지고 있었다.

 

 "아. 여름이라서 그런지 해가 기네요. 슬슬 가볼게요, 엄마."

 

 가방을 서둘러 정리하고는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인사를 하는 루크. 그리고 남겨진 봄의 꽃밭의 주인은 다시금 내년을 기다리며 이 자리에 서 있는다.

 

 "으아. 내려갈 때가 더 힘드네."

 

 조심스래 내려가보니 어느새 해는 붉은 노을을 내뿜으며 서서히 서쪽으로 사라지고 있었고. 나는 경사가 심한 산의 비탈길을 천천히, 나뭇가지를 잡아서 내려오고 있었다. 설상가상 바람에 따라 흘러드는 검은 구름은 요상한 소리를 내면서 이윽고 천둥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비가 우수수 쏟아지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폭우였다.

 

 "이거, 위험하네. 비 때문에 그런지 흙이 질척거리면서 미끄러워지기 시작했네."

 

 루크는 피크닉 가방의 손잡이를 팔 안 쪽까지 넣고서는 천천히 다음 나뭇가지를 잡으려고 하는 그때였다.

 

 "빠직!"

 

 잡고 있던 나뭇가지가 끝내 루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져 버린 것이였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루크는 팔을 허우적거리면서 아무거나 잡을 수 있는 걸 잡으려고 팔을 뻗어보지만 이미 비 때문에 흙은 미끄러웠고, 경사가 높은 비탈길을 내려가고 있었기에 루크는 그만 굴러넘어져 나무에 부딪히고 풀에 긁히며 알 수 없는 곳으로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고통에 찬 비명조차 낼 수도 없었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나무에 부딪치면 또 다음 나무에 부딪치고 마치 핀볼처럼 장애물에 걸리는 모습이였다.

 

 이윽고 정신을 차려보지만 예상치 못한 큰 바위가 나타나 루크는 머리를 부딪히고 말았고, 이내 정신을 잃었다.

 

 "비가 억수로 오는구나. 이 곳에도 용이 사는 걸려나?"

 

 연거푸 비가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호리병박으로 만든 호리병으로 빗물을 모아 받아먹는 한 남자가 있었다. 검은 긴머리는 깔끔한 말총머리로 묶고, 동양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적인 의상. 그리고 자신의 키와 비슷한 검을 허리에 차고서는 팔짱을 낀 채로 동굴에 있었다.

 

 "이래서야 원, 한 모금도 안나오겠군. 이 산은 먹을 걸 찾기가 참 힘들단 말이지."

 

 한숨을 내쉬며 굶주린 배를 부여잡는 류월랑은 지금 현재 배고팠다.

 

 그는 델브란의 숲에서 수많은 맹수들을 죽이고 죽여 어쩔 수 없이 먹기는 하였으나, 애초에 델브란의 숲의 맹수들은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였다. 모든 생명체들이라 하는 놈들은 고대 마녀가 만들다 만 작품이였으니 말이다. 그 이후로는 상대도 먹을 것도 없다는 판명하에 떠나려고 할 때, 학원생들이 남기고 간 음식들이 있기에 그것으로 보충을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들을 따라가면 먹을 것을 주지 않을까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면서 따라가다가 이윽고 산 어딘가에서 야생 동물의 소리를 듣고 곧장 이 산으로 걸음을 옮겼지만 산의 지형 자체가 이상했었다. 살생을 금지하는 산마냥, 잡으려고 한다면 난데없이 나무가 있거나, 잡았다고 생각하면 그 동물을 닮은 나무가 있었다. 그리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천둥을 동반한 폭우. 이래서야 동물들은 보금자리로 돌아갈 것이니 말이다.

 

 "하는 수 없이 이 동굴에 비를 피하고는 있다만, 오늘 하루는 아이들이 남긴 부스러기가 끝인 건가."

 

 밥을 달라며 울리는 배에 류월랑은 다시금 극심한 배고품에 휩싸였다. 그리고 호리병에 모아둔 빗물을 마시면서 굶주린 배를 채우는 행동을 하니 정말인지 미칠 것 같았다. 그보다 델브란의 숲에서 그 아이들에게 기를 불어 넣어준 것이 잘못이였을까. 류월랑은 생각하기 싫다는 듯이 벌렁 누워 잠이라도 자려고 했다. 그리고는,

 

 "뭐, 어디 하늘에서 음식이라도 떨어지지 않는 건가. 잠깐."

 

 류월랑은 귀를 기울였다. 방금 전에 들린 쿵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말이다. 뭘까? 설마 흙에 미끄러져서 넘어진 동물인게 아닐까라고 생각을 한다.

 

 "오호. 의외로 운이 좋아 나는. 역시 사람은 그냥 죽으라는 법이 없지."

 

 류월랑은 일어나서는 단숨에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보법을 펼쳤다. 어찌 저리 배고픈 상태에서 보법을 남발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먹을 것 앞에서는 장사 없는 모양이다. 어차피 먹으면 기력이 회복이 될 터이니 말이다.

 

 "기다려라, 고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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