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화장해 주는 남자, 머리 감겨 주는 여자
작가 : 세빌리아
작품등록일 : 2017.10.25

미술 입시를 준비하던 고 2여학생과 멀쩡히 잘 다니던 의대를 휴학한 채 미용이 좋아 미용사의 길을 선택한 남자가 있다.

나이, 출신 지역부터 학력 수준까지 너무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은 어떤 케미를 가져올까?

 
36. 모네의 여인
작성일 : 18-02-05 21:58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292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학원까지는 불과 15분 거리 밖에 되지 않았지만 꽤 먼 거리처럼 느껴졌다. 서둘러 교실로 올라가 사물함을 뒤적거려 사탕바구니를 꺼냈다. 타고 온 택시는 아래에 정차시켜둔 터라 기동력있게 다시 출발할 수 있었다. 그래봐야 총 30분 남짓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대포집 골목 입구에서 내려 들어가려는 찰나, 그녀가 주문한 아이스크림이 떠올랐다.

 

  "아...그래, 아이스크림...그까잇 거."

 

 그렇게 아이스크림까지 단단히 챙기고 그가 서둘러 대포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 야?!"

 

 친구가 그를 보자마자 불러세웠다.

 

  "왜?"

  "야, 어디 갔다 왜 이제 와?"

  "왜 이제 오냐니? 잠깐 나갔..."

  "갔어."

  "어?"

 

 그제야 서늘한 낌새를 느낀 파랑이 로사가 있던 다락방으로 들어갔다. 술상은 그대로였으나 그녀가 없었다.

 

  "어? 뭐야? 진짜 간 거야?"

  "갔다고 했잖아. 술값도 다 계산하고 나갔어. 계산도 정확하게 잘 하던데?"

  "그럴리가...취해있었는데? 나보고 기다리겠다고 해놓고 내뺐단 말이야? 헐..."

  "야, 내가 보기까 그 여자 보통은 아닌 것 같더라. 꽃뱀...은 아니겠지만 암튼 뭔가 있어. 조심해."

  "뭐가 있어?"

  "되게 뭐랄까? 능숙한...닳고 닳은 그런 느낌? 아, 뭐라고 설명해야 하냐? 산전수전 다 겪은 그런 능란함? 어쨌거나 너랑은 좀 안 맞는 거 같어."

  "야, 사귀어보지도 않았는데 맞는지 안 맞는지 어떻게 알아?"

  "지금도 봐라. 니가 좋아하는 거 알면서 어장관리 하는 거 아냐?"

  "어장관리?"

  "내가 보기엔 그런 남자가 30명도 넘을 것 같다. 구미호 냄새가 나."

  "자길 좋아하지 말라고 하긴 했어."

  "그래? 그래서 넌 뭐라고 했는데?"

  "나, 나는 뭐...별 말 안 했는데?"

  "것봐. 니가 얼마나 티 냈으면 알겠냐? 넌 너무 티가 나."

  "야, 그럼 좋아하는데 티를 안 내면 어떻게 알아? 내가 여자도 아니고...남자면 직진이지."

  "그래도 계산 좀 하지 그랬냐? 상대방이 호감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고 덤벼야지. 너도 니 마음 다치는 것에 대해 최소한의 보호장비는 갖춰야지. 너 순정파잖아. 정을 확 다 줘버리는."

  "나한테 먼저 키스했단 말이야!"

  "맨 정신에?"

  "그건 아니지만. 클럽에서 놀다가 키스하고 모텔까지 갔었다고."

  "오...진짜? 그럼 잤어?"

  "그건 아니지만..."

  "왜?"

  "먼저 잠 들었어. 편의점에 그거 사러 나간 사이에."

  "쳇. 너도 참...지고지순하다. 그 와중에 지켜줬네, 줬어. 으이구, 착하다."

  "야, 그럼 동의도 없이 어떻게 막 가냐? 그리고 학원에서 계속 볼 사이인데. 학원비도 일시불로 낸 마당에."

  "전화나 해봐. 그냥 간 건지 바람 쐬러 나간 건지."

 

 파랑이 핸드폰을 켜자 때마침 그녀에게서 문자가 왔다.

 

  '파랑씨, 오늘 즐거웠어요. 먼저 갈게요.'

 

  "엥? 이게 다야?"

  "꼭 결정적인 순간에 이런 다니까..."

  "자기 쉬운 여자 아니라 이거지?"

  "그럼 이제 어떡해?"

  "혹시 결혼한 여자 아냐?"

  "엥? 그래 보여?"

  "비밀이 많은 여자 같기도 하고...보기완 다르게 철벽녀다. 겉보기엔 엄청 놀게 생겼더만."

  "그래서 더 매력있는 거 같어."

  "얼씨구, 매력? 이 자식 완전 빠졌구만?"

  "이건 매력이라기보다 너한테 관심이 없다는 소리일 수도 있어.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나, 객관적인 거 싫어한다."

  "에이구, 야! 밀당도 싫고 객관적인 사실도 싫고...꿈 속에서 연애할래? 니가 10대냐?"

  "야, 사랑을 머리로 하냐? 감정으로 하는 거지?"

  "니가 좋아하는 사람이 순순히 그렇게 넘어가지 않으니까 그런 거지. 끙끙거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물어보고 해결봐. 그 여자 아마 집에 아직 안 갔을 거다. 멀쩡하니까 뭘 물어봐도 맑은 정신으로 대답해줄 거라고. 그리고 너 아니라고 하면 깨끗이 정리해. 만나봐야 너만 애타고, 만나도 산 넘어 산일 테니까. 완전 선수라니까."

  "뭐, 뭐라고 물어봐?"

 

 전화기는 들고 있으나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눈으로 친구를 보는 파랑이었다.

 

  "좋아하니까 사귀자. 싫음 말고. 나도 아쉽지 않다. 뭐, 이렇게 너도 돌직구로 나가라고."

  "이, 이거는?"

 

 그가 손에 든 사탕바구니를 들어보였다. 곰인형의 표정이 수줍어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참...귀엽다, 귀여워."

  "문자로 보낼까?"

  "그 사탕 바구니는 이모티콘으로 보낼 꺼냐? 야, 따져봐. 왜 그렇게 갔냐고? 심부름 시켜놓고 가는 게 어딨냐고 세게 나가보란 말야. 넌 화도 안 나냐?"

  "나지, 화 나! 우씨, 그래 전화한다, 해."

 

 그가 로사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안 받으리란 예상을 깨고 그녀가 활기찬 목소리로 받았다.

 

  "여보세요?"

  "저기, 왜, 왜...기다린다 해놓고 간, 간 겁니까?"

 

 갑자기 따려물으려니 말이 버벅거리는 건 파랑도 어쩔 수가 없었다.

 

  "아, 미안해요. 내가 좀 취해서 그랬어요. 더 있으면 실수할까봐."

  "아, 네에..."

 

 그의 반응에 친구가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더 화내라고 속삭였다.

 

  "아니, 그래도 그렇게 가버리면 어떻...아, 아이스크림이 다 녹았잖아요."

 

 그건 따진다기 보단 칭얼거림에 가까웠다. 참 처량한 이유였다. 친구는 조언하기를 포기했다.

 

  "아, 아이스크림...이걸 어쩌나..."

  "할 말 있어요. 멀리 안 갔으면 잠깐 봤으면 해요."

  "..."

 

 그녀는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대포집 길 건너 공원으로 오세요. 그 부근에 있어요."

  "알겠어요."

 

 그가 전화를 끊고는 부리나케 나갔다. 뚝뚝 녹는 아이스크림은 친구의 차지가 되어버렸다. 그가 아이스크림이 묻은 숟가락을 빨며 파랑의 건투를 빌어줬다.

 

  "자식, 완전 빠졌네. 쳇, 좋을 때다."

 

 전속력으로 달려 공원에 도착한 그가 로사를 찾아해맸다. 밤 공원을 비추는 가로등은 안개 때문인지 모든 사물을 퍼져보이기 했다. 눈꺼풀에 자체 포샵 기능을 씌워버렸다.

 

  "로사샘! 어디에요?"

  "여기요."

 

 그때 가로등에 앉아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아까와는 다른 청순함이 있었다. 물에 젖은 종이처럼 이 그림에 축 젖어있는 것 같았다. 모네의 유화 속 여인처럼.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8 48. 그의 백허그 2018 / 2 / 22 269 0 3040   
47 47. 라면 먹고 갈래요? 2018 / 2 / 20 255 0 3113   
46 46. 날 가져볼래요? 2018 / 2 / 18 255 0 2946   
45 45. 그녀의 어깨에 새긴 이름 2018 / 2 / 17 251 0 3004   
44 44. 입술에 얹은 기술 2018 / 2 / 16 261 0 3053   
43 43. 샘, 굉장히 아름다우세요 2018 / 2 / 15 235 0 2875   
42 42. 성숙한 여자 2018 / 2 / 12 249 0 3084   
41 41. 저 오토바이는 택시야? 이 여자, 저 여자 … 2018 / 2 / 11 262 0 3129   
40 40. 어머, 얘 눈 가려라 2018 / 2 / 10 261 0 3195   
39 39. 태어나서 처음 받는 화이트데이 사탕 2018 / 2 / 8 258 0 2952   
38 38. 오다 주웠다 2018 / 2 / 7 242 0 3500   
37 37. 실패한 계약 연애 2018 / 2 / 6 283 0 2950   
36 36. 모네의 여인 2018 / 2 / 5 267 0 2927   
35 35. 초록 먹깨비를 향한 달콤한 고백 2018 / 1 / 4 300 0 3258   
34 34. 류크의 품에 안긴 엘프녀 2017 / 11 / 1 252 0 3191   
33 33. 관자놀이에 성감대가 있는 남자 2017 / 11 / 1 290 0 3091   
32 32. 완성해가는 기억의 퍼즐 2017 / 11 / 1 274 0 2969   
31 31. 내가...알츠하이먼가? 2017 / 11 / 1 265 0 2982   
30 30. 도플갱어의 습격 2017 / 10 / 31 246 0 3280   
29 29. 시아의 음흉한 웃음 2017 / 10 / 31 294 0 2959   
28 28. 헤마포비아 2017 / 10 / 31 267 0 2907   
27 27. 절체절명의 순간 2017 / 10 / 31 260 0 3273   
26 26. 쟤들이 저러는데 왜 내가 기분이 더러운거… 2017 / 10 / 31 267 0 3351   
25 25. 아수라백작도 아니고...술주사에요? 필름… 2017 / 10 / 30 258 0 3187   
24 24. 원나잇의 준비 조건 2017 / 10 / 30 296 0 3316   
23 23. 우리 저기서 좀 쉬어갈래요? 2017 / 10 / 30 248 0 3211   
22 22. 키스해! 키스해! 키스해! 2017 / 10 / 30 285 0 3688   
21 21. 입에도 했을 뿐더러 설마...아래까지? 2017 / 10 / 30 275 0 3034   
20 20. 늑대를 향한 정당방위 2017 / 10 / 27 259 0 3524   
19 19. 쌍봉 가슴에 파랑, 커밍 아웃하다 2017 / 10 / 27 230 0 3312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조선의 아이돌마
세빌리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