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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렌 드레야
작가 : 아이스티
작품등록일 : 2018.2.2

고아원에 사는 작은 소녀 렌 드레야. 그녀는 꿈에 그리던 입양을 가지만 그 곳에서 조차 사랑 받지 못 한다. 사랑 받고 싶은 작은 소녀의 성장 이야기.

 
10화
작성일 : 18-02-04 00:14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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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제누아르 아카데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제누아르는 이 제국에서 가장 뛰어난 성취도와 성공률을 자랑하며, 저희들의 최초 설립자신-”

 아카데미의 이사장의 연설이 계속됬다. 신입생들의 눈이 반쯤 감겨져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분홍색 눈을 초롱거리며 활짝 웃고 있는 학생이 있었다. 바로 렌이었다. 렌은 교복이 아주 잘 어울렸다. 그녀의 금발은 빛을 받아 반짝거렸고 분홍색 눈동자는 아름다웠다. 흰 피부와 생기 있는 홍조는 사랑스러웠고 붉은 입술은 앵두 같았다, 렌은 반묶음으로 머리를 묶고 리본으로 장식한 채였다. 소피가 한 시간 동안이나 머리카락과 씨름하며 얻어낸 결과였다. 렌은 많은 학생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린 것을 모르고 있었다. 금발은 아주 드물었다. 오죽하면 황족만 가질 수 있는 머리 색깔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소문이 닿지 못할 만큼 시골에 살았던 렌이기에 그녀는 그저 자신의 금발이 노란색 보다 더 예쁜 머리카락 색깔이라 여겼다.

  “저기, 저기 봐.”

  “세상에, 저 금발... 귀족인가?”

  “난 금색 머리칼은 처음 봤어. 정말 예쁘다...”

  “아서라. 귀한 귀족 가 영애가 분명해.”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렌에게도 들려왔다. 렌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상하다, 금발은 자신 말고는 없는데. 거참 이상하네.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

  ‘설마..하하, 설마 나는 아니겠지. 진짜 설마.’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몰리는 시선이 조금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었다. 렌은 최대한 고개를 숙이고 아카데미에서 나눠준 소개 책자로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반대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어?’

 짙은 흑발. 짙은 흑발 머리가 보였다. 설마, 설마. 그러면서도 렌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렌은 강당 밖으로 나가는 흑발 머리를 따라 발걸음을 빠르게 했다.

  “이봐 학생, 지금 일어서면 안..”

  “화, 화장실요!”

 그렇게 외치고 렌은 빠르게 남성을 쫓아갔다. 설마, 너야? 정말로, 정말, 정말...

  “잠시만!”

 렌의 외침을 들은 것인지 남성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남성이 천천히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심장이 쿵쾅 거렸다. 수없이, 상상했던 이 순간. 그를 다시 만나는 순간. 루벤을...

  “뭐지?”

 남성이 렌을 보고 말했다. 그녀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흑발, 분명 흑발이었지만- 그가, 그가 아니다. 루벤이 아니다. 남성의 황금색 눈동자가 렌을 직시 했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루벤,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죄송, 합니다. 사람을.. 잘 못 본 것 같네요.”

 렌이 고개를 숙인 뒤 다시 강당으로 들어갔다.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눈물을 안구 뒤편으로 넘기려 고개를 들었다. 아프다. 당신이 나를 아프게 한다.

 

  “자 여기가 기숙사다! 남자는 1층, 여자는 2층이다! 배치된 방은 데스크에서 확인 하도록!”

 제누아르 아카데미는 제국에서 제일 가는 아카데미 답게 기숙사가 있었다. 귀족들이 많이 다녀서 그런지 아카데미의 기숙사는 무척 컸다. 렌은 그 규모에 입을 헤 벌렸다.

  “아, 렌 드레야 에요.”

 그녀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이름을 말했다.

  “렌 드레야... 2층 D구역 12방이란다.”

  “네 감사합니다.”

 렌은 짐가방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가 방을 찾기 시작 했다.

  ‘D....D라고 했지..’

 마침내 방에 도착한 그녀는 숨을 내쉬었다. 룸메이트와의 첫 만남이다. 렌은 머리를 정돈하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스스로 점검을 한 뒤 그녀는 방 문 옆의 네임카드를 확인 했다.

  “..카틀레야 아이데 레이킨? 뭐가 이렇게 길어..”

 렌은 카틀레야 라는 이름을 입에서 굴려본 뒤 방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뭐지? 방금 말투가 굉장히 아랫것 대하는 것 같았는데... 렌은 그런 생각을 접어두고 활짝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었다. 처음은 언제나 설레였다.

  “안녕, 나는 렌 드레야...”

 말을 끝 마치기도 전에 눈 앞에 흰 색 천이 나부꼈다. 렌이 분홍색 눈을 크게 떴다.

  “어디서 반말이야. 네임카드 보니까 너 평민이던데. 아냐?”

 천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붉은색의 탐스러운 머리칼을 가진 예쁜 소녀가 보였다. 무척 아름다운 소녀였다.

  “...어, 그건 맞는데..”

  “그럼 존댓말 쓰지?”

 카틀레야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그마저도 아름다웠다.

  “그렇지만,, 제누아르 아카데미 내에서는 신분을 막론하고 실력만을...”

  “아, 그건 늙은이들이 지어내는 뻥이지.”

 붉은 머리의 소녀가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긴 속눈썹으로 예쁜 녹안이 반짝거렸다. 진짜 예쁘다.. 렌이 무심코 중얼거렸다.

  “어머, 너도 눈이 있긴 한가 보다? 맞아. 내가 좀 이쁘지.”

 카틀레야가 귀신 같이 알아듣고는 우쭐한 미소를 지었다. 렌은 그걸 보고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특이한 애네. 이번에는 속으로 중얼거린 그녀가 카틀레야가 누워 있는 침대 옆에 짐을 놓았다.

  “얘, 너 뭐하니?”

  “짐 푸는데?”

  “이 침대 내가 쓸 거야. 너 아래에서 자든지.”

 렌은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진심으로 그랬다.

  “너 이미 침대 있잖아.”

  “나 두 개 번갈아 가면서 잘 거야. 너 바닥에서 자.”

 카틀레야의 예쁜 미소에 렌이 더욱 더 어이가 없어졌다. 그녀는 미소를 싹 지우고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야! 너 내 말을 뭘로 들은 거야?!”

  “아, 제가 다리에 힘이 풀려서요. 고귀하신 우리 귀족 나으리께서는 평민이 한 번 누운 침대를 쓰시지는 않으시겠지요?”

 렌의 눈부신 미소와 당당한 말에 카틀레야가 잠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새 빨게진 얼굴로 그녀에게서 몸을 돌렸다. 렌은 그제서야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소피는 잘 있으려나. 집이 낯설 텐데. 혼자서 지내면 적적....

  “...야.”

 카틀레야가 렌의 생각을 방해했다. 렌이 한 쪽 눈을 살짝 들었다.

  “....”

 잠시간의 적막이 방 안을 휩쌌다. 렌이 다시 눈을 감자 카틀레야가 얼른 말했다.

  “...나 치마 벗는 법 좀 알려줘.”

  “...그걸 몰라?”

  “응.”

 렌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치마를 반 바퀴 돌려 단추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잡아봐.”

  “이, 이거?”

  “아 진짜. 반 바퀴 돌려야지.”

 몇 분 동안 사투를 한 뒤에야 카틀레야는 자신의 힘으로 치마를 벗을 수 있었다.

  “휴, 진짜 더럽게 힘드네. 도대체 왜 시녀들을 못 데리고 오게 하는 거야?!”

 렌은 중얼거리는 카틀레야에게서 등을 돌리고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러나 붉은 머리의 소녀는 그것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야.”

  “.....”

  “야아- 렌 드레야. 나 셔츠 좀 벗겨줘.”

  “.....”

  “야 너 진짜! 치사하게! 한 번만!”

 렌은 계속 뒤에서 쫑알 거리는 카틀레야를 보며 생각했다.

  ‘방을 바꿔 달라고 항의해야 겠어.’

 

 

 
작가의 말
 

 카틀레야는 참 귀엽고 매력적인 캐릭터라 제가 좋아하는 아이 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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