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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혼돈 : 내일과 어제를 잇는 다리
작가 : 러군
작품등록일 : 2017.11.6

미래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는 2052년의 내일에 대한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2026년의 어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둘 사이에 이어진 다리의 사연이 우리에게 중요한 경고를 주는데...

모든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경고.

 
길들여진
작성일 : 18-02-02 13:47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10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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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손자인 찬이 여자 친구의 집에서 할아버지가 과거에 만들어 놓은 문제를 서서히 풀고 있을 그때 정작 장본인인 그는 자기 방에서 거동도 못한 채 누워있었다. 누워있는 그의 모습은 살았으데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고, 죽지 않았으데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저 숨이 붙어 있는 채 숨만 쉴 뿐이었다.

 

 거기다 그는 찬의 우려처럼 감시당하고 있었으며 달리 표현하면 사육되고 있는 것 같았다. 누워있는 그의 옆에는 세 대의 휴고 중 한 대가 서있었고 그 앞에는 영양제 링거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휴고를 자기 의지대로 컨트롤하지 못했고 휴고는 주인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영양제를 보급 받고 있으나 기력은 점점 더 노쇠해지고 정신은 흐려졌다.

 

 그때 거실에 서있는 나머지 두 대의 휴고 중 한 대의 휴고 머리에 작은 붉은 등이 깜빡였다. 그 표시는 데이터를 수신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다르게 표현하여 사람 같으면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의 대답이 말로서 외부에 들리지는 않았지만, 이 휴고는 지금 누구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국장, 잘 있지?"

 

 "예, 잘 있습니다."

 

 "특별 구역 엠피아이 말로는 누구가 왔다 갔다고 하던데."

 

 "손자가 찾아왔었습니다."

 

 "왜?"

 

 "단순 방문 같았습니다."

 

 그때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 이상이 그곳에 있는 모양이다.

 "너 거짓말하는 거 아니지. 너 주인 말 안 듣고 우리 말 듣는 것처럼."

 

 "아닙니다. 국장님에게 풋맨 이야기만 물어보셨습니다."

 

 "뭐야? 그게 왜 단순 방문이야. 그래서 너희들이 그 손자 쫓아낸 거야!"

 

 "예, 여러분이 금지어로 설정해 두셨습니다. 그래서 더 못하게 말리는 과정에 부득이하게 집에서 쫓아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처음에 말했던 사람이 나섰다.

 "잘했어. 앞으로는 그렇게 해."

 

 다른 목소리도 동시에 들렸다.

 "그래서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했군."

 

 다시 처음의 목소리가

 "조용해 보세요. 말 좀 하게.

  잘했어. 그리고 국장 죽으면 안 돼. 죽지 않을 만큼 현재의 상태를 유지시키고 있어."

 

 "예, 명령하신 말씀에 따라 거동은 자유롭게 할 수 없고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출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다른 목소리가 다시 간섭했다.

 "그러다 정말 정신 어떻게 되어 우리가 필요한 자료 못 얻으면 어쩌려고요."

 

 "어허 가만히 있어 보세요. 풋맨들이 어련히 알아서 안 하려고.

  풋맨, 잘 하고 있지."

 

 "예, 언제든 다시 치매 약과 영양제를 공급하면 정신이 맑아지실 겁니다."

 

 "거 보시오. 그래! 잘 하고 있어. 계속 그렇게 유지해. 알았지."

 

 "예, 알겠습니다."

 

 "이만 끊어."

 

 그 말과 함께 휴고의 머리에서 반짝이던 붉은 등이 꺼졌다.

 

 놀랍게도 지금 유민태의 집에 있는 휴고는 주인인 그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 의해 명령을 받고 있고 그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지고 있었다. 그것도 최소한 두 명 이상으로 보이는 사람들에 의해 컨트롤 되고 있었던 것이다.

 

 

 같은 시각 S 시 제3구역 관리자 사무실 안.

 

 사무실 안 대형 모니터에 민희 집 거실의 풍경이 나오고 있다. 지금은 네 명이서 소파 위와 바닥에서 팔짝팔짝 뛰며 좋아하고 있었다. 특히 찬과 민희는 연신 좋아서 서로 안기도 하고 입을 맞추기도 하였다. 그로 인해 옆에서 같이 좋아하던 두 친구가 환호성을 멈추고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 있었다. 마치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듯이 그제는 팔짱을 끼고 애정행각을 벌이는 남녀를 째려보았다.

 

 그때 불쑥 말소리가 들렸다.

 "찾았군요."

 

 또 다른 목소리

 "결국은 저분이 다시 해냈네요."

 

 사무실 안에는 A조 관리자와 B조 관리자인 추상민이 나란히 앉아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처음에 말했던 사람은 찬이 속한 A조 관리자였고 나중에 말한 사람이 추상민이었다.

 

 "다시 찾다니요.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아니오. 이 같은 일은 없었고 다른 문제가 있었을 때 그걸 푸셨죠."

 

 "그랬군요. 참 중요한 분이라고 하신 말씀이 맞군요."

 

 "예, 직업을 통해 실력을 감추고 있어야 할 만큼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 자료를 우리가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때 스피커를 통해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는 일반적인 PS-5나 HAL 9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안 됩니다. 그냥 두세요."

 

 A조 관리자가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며

 "저들이 뭘 하겠습니까. 저희들이 저 방법을 입수하면 회사 에이아이 시스템을 통해 단번에 크로우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추상민도 같은 생각인지

 "나도 같은 생각인데."

 

 "아냐. 잘못 알고 있어. 혼돈 시기 이후 에이아이가 업그레이드되면서 판단의 폭도 확대되었어."

 

 "그게 무슨 말이야?

  확대되다니."

 

 "과거에 설정된 피에스더블유씨 규정은 그대로 준수되지만 새롭게 설정되는 명령에 있었어는 에이아이 아시모프 법칙과 사람이 만들어 놓은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도록 되어 있어."

 

 놀란 A조 관리자가

 "그럼 뭡니까? 그러니까 새롭게 어떤 명령을 하려고 해도 지금은 안 된다. 그 이야기입니까?"

 

 "예, 자기들 주인에게, 또는 사람들에게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라면 가능하지만 그 외의 일반적인 회사의 명령과 같은 것은 더 이상 새롭게 명령할 수가 없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뭔가 고민하던 추상민이 천천히 말했다.

 "그렇다면 말이야.

 ...

  혹시 말인데.

 ...

  혹시. 자네의 킬 스위치도 작동하지 않는 건가?"

 

 추상민이 고민한 것은 사람들의 법규라는 말이었다. 왜냐하면 그 법규 안에는 국민의 자유를 마음대로 구속할 수 없는 여러 조항이 명확하게 규정된 사항이 있었다. 국민을 사찰하거나 감시하거나 도청하는 행위가 엄격하게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달리 표현하면 지금 PSWC 회사 자체의 모든 활동이 법규로 보면 모두 불법이었다. 따라서 그와 같은 일을 이제는 A.I 스스로가 판단해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되었다.

 

 그의 말에 바로 대답이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뒤 천장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응, 이젠 내 일이 끝났네. 나는 단순한 에이아이야."

 

 그 말에 추상민이 긴 한숨을 쉬었다.

 

 그와는 달리 A조 관리자가 옆에 있는 그를 보며 물었다.

 "그래도 우선은 저들에게 있는 것보다 우리에게 있는 것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요."

 

 긴 한숨을 쉬던 추상민이

 "그래서 어쩌시려고요?"

 

 "찬 씨와 이야기해서 저 자료를 회수해야겠죠. 그런 다음에 크로우를 막는데 사용해야죠."

 

 추상민이 바로 대답을 못하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럼 일단은 말은 그렇게 해보세요. 강제로 빼앗으려고 하지 말고. 동의를 구하듯이."

 

 "그럼 크로우를 제거하는데 늦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따라 유달리 평소와는 다르게 A조 관리자가 더 흥분하였고 더 앞서가고 있었다. 보통의 경우 그는 조금은 느긋하고 방관자처럼 허허거리며 멀리서 보는 듯한 입장을 표출하는 것이 그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그와는 달리 추상민은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자기 의사를 표출하거나 복종하게 하는 타입이었다. 그 대표적인 일이 B 시에서 찬을 언덕 위가 아닌 아래에 내린 일이나 찬의 P 휴고를 폭파시킨 일이었다.

 

 추상민이 흥분한 그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

 "그냥 두면 저들이 방법을 찾을 수도 있죠. 지금까지도 우리의 간섭이나 도움 없이 그들 스스로가 찾아냈으니. 크로우를 제거하는 것도 한 번 두고 봅시다."

 

 그 말에 A조 관리자가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앞쪽 모니터를 봤다.

 

 그와 달리 추상민은 마치 예전 젊은 날의 모습을 떠올리듯이 영상 속의 젊은 남녀들이 기뻐하며 장난치는 모습을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입맞춤을 하다가 차츰 더 찐한 키스를 하자 보고 있던 두 친구가 소파 앞 탁자에 있던 안주 중 과자를 들어 두 사람에게 던졌다. 그로 인해 키스는 멈추었고 그제는 둘도 탁자의 과자를 들어 두 친구에게 던졌다. 그렇게 해서 서로 과자를 던지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어디선가 남자의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민희는 잠에서 깼다.

 

 "몇 시야?"

 

 "지금 아홉 시 이 분입니다."

 

 "그런데 저 소리는 뭐야?"

 

 "찬님이 샤워를 하시고 있습니다."

 

 찬이라는 말에 민희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이 잠옷을 입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다급히 이불을 당겨 가슴을 덮으며

 "이게 어떻게..."

 

 갑자기 주마등처럼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 자살을 유도하는 휴고를 막을 수 있는 키를 찾고는 모두가 파티를 열었다. 파티는 저녁을 지나 밤까지 이어졌다. 네 명은 술을 마시며 노래도 부르고 장난도 쳤으며 소파에 앉아 때로는 진지한 이야기도 했다. 술기운이 많이 올랐을 때는 서로 어깨를 잡고 기차놀이하듯이 거실과 2층을 돌아다니며 고함도 지르고 노래도 불렀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아! 맞다. 그렇게 놀았지."

 

 새벽이 되었을 때 거실 여러 곳에 네 명이 널브러져 있었다. 민희와 찬은 백허그를 하듯이 찬이 뒤에서 안고서 소파에 앉아 있었다. 집 문이 열리고 설민과 지현의 휴고들이 나타났다. 특히 설민의 휴고는 창동과 같이 왔다. 창동은 자고 일어난 사람처럼 연신 하품을 하고 있었다. 그랬던 그가 찬을 보고는 놀라 손가락으로 찬과 민희를 번갈아 가리키기만 했다. 어떻게 된 사이야 하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나타난 휴고가 두 사람을 번쩍 들어 두 팔에 안고서 집을 나갔다. 그제는 일어난 민희와 찬이 집으로 가는 둘을 배웅하였다. 휴고에 안겨 나가며 설민은 잘 있으라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그녀와 달리 지현은 더 놀고 싶다는 듯이 안긴 채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그로 인해 현관을 나갈 때 살짝 문틀에 머리를 박았다. 그 모습을 보며 민희는 아프겠다는 듯이 인상을 찡그렸고 찬은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에 나간 것은 창동인데 그는 두 사람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모두를 집에 돌려보내고 났을 때 둘은 서로를 보았다. 이제 이 집에 남은 것은 두 명뿐이었다. 둘은 서로를 보며 스파크가 튀었다. 단번에 둘은 안으며 격정적인 키스를 했다.

 

 거기까지 생각한 민희가 이불을 들어 자기 몸을 봤다. 그리고는 자책하듯이 머리를 흔들었다.

 "미쳤어. 미쳤어. 술기운에..."

 그리고는 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브, 이브. 나 어제 실수한 것 없지?"

 

 이브가 작은 소리로

 "사랑만 잘 나누시던데요. 저 소리 안 들리십니까. 행복해하는 어느 사내의 노랫소리가."

 

 그 말에 민희가 만족한 듯이 움츠렸던 몸을 펴며 말했다.

 "그렇지. 그럼. 그랬겠지.

  그런데 찬이는 왜 그렇게 일찍 일어났데?"

 

 "샤워를 하시기에 물어봤더니 회사에 출근할 이유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할아버지 걱정 때문인가?"

 

 "여하튼 오후 출근을 하실 거라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나?"

 

 "막 샤워가 끝난 것 같으니 직접 물어보십시오."

 

 그 순간 민희가 다시 침대에 누우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안 돼. 안 돼. 아직은 부끄럽잖아. 나 자는 척할 거야. 그러니 너도 나 아직 자는 거야."

 

 그렇게 말하고는 이불을 덮고 자는 척을 하였다.

 

 그때 막 샤워를 끝낸 찬이 샤워 가운을 걸치고 나왔다. 그의 머리는 어느새 드라이를 하여 말랐는데 그래도 조금은 물기가 남아 있어 윤기가 나는 것 같았다. 방으로 나온 그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있는 민희를 봤다. 그리고는 살금살금 침대에 올라가 잠들어 있는 그녀의 옆에 누워 볼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는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 먼저 일어나 가."

 

 그 말을 하고는 다시 귀에 입맞춤을 하였다.

 

 "같이 일어나 아침 먹었으면 좋겠는데 곤히 잠들어 있네."

 

 그리고는 다시 입에 입맞춤을 하였다.

 

 "회사에 알아볼 것이 있어 급하게 가는 거니까 화내지 마. 도망친 거 아니야."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입맞춤을 하기 위해 다가가며 말했다.

 

 "아이고, 사랑스러운 우리 민희. 자는 것도 이렇게 예쁘네."

 

 입에 입맞춤을 막 했는데. 그 순간 민희의 고개가 들려 키스를 하였다. 그리고 어느새 민희의 팔이 그의 목을 감쌌다.

 

 그렇게 긴 키스를 하고

 "일어났어. 내가 깨웠구나."

 

 민희가 여전히 팔로 목을 감싼 채

 "아냐. 막 일어나려던 참이야. 기다려 같이 아침 먹어. 오후 출근이면 한 시잖아. 아직 시간 있네. 같이 아침 먹자."

 

 그 말에 찬이 다시 그녀의 입에 키스를 했다. 둘의 키스는 차츰 더 격정적이 되어갔고 끝내 찬이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오후 사무실 안.

 

 찬이 블랙으로 표시된 지도를 보고 있었다. 그곳은 할아버지 집이 있는 특별구역의 지도였다.

 

 "마틴, 할아버지 집에는 아직도 연락이 안 돼?"

 

 "예, 그쪽 에이아이가 할아버지께서 쉬신다며 연결하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걱정을 하실 것 같아 앤드류에게 연락하여 그 일대의 의료 에이아이에 알아봤더니 아직은 할아버지에 대한 이상 신호가 접수된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 고마워."

 

 그 말을 하고는 앞쪽 지도를 보며 생각하다가 말했다.

 '민희의 크로우 방지 알고리즘이 완성되면 가장 먼저 할아버지 집부터 가야겠다. 그래야 우리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겠어.'

 "큐브, 정말 저기는 검색할 수 없는 거야? 가족이라도."

 

 "예, 통제구역입니다. 특별구역이라는 이름으로 설정되어 어느 것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구나! 자기들이 이 정부를 만들었으니 스스로를 지키려 했구나. 다른 국민들은 다 감시하고 도청할 수 있게 해놓고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참을 아무 말없이 지도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큐브가

 "무슨 문제 있습니까?"

 

 "아냐. 그냥 불길해서."

 

 "다른 거 시키실 일 없으면 모니터를 끄거나 감시 대상자들 영상을 보여드릴 까요."

 

 "아아아 아니. 그전에 질문 하나."

 

 "말씀하십시오."

 

 "만약에 내가 어떤 장치를 발명했어. 어떤 것이냐 하면... 그러니까... 아! 그래. 크로우를 막을 수 있는 명령어를 만들었어. 그걸 다른 에이아이나 휴고에 보급하면 휴고가 크로우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그때 너를 통해 감시 대상자의 에이아이나 휴고에 그 자료 넣을 수 있나?"

 

 "가능은 합니다."

 

 찬이 기뻐하며

 "가능해. 정말이야."

 

 "예,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 어떤 문제."

 

 "그렇게 하면 새로운 에이아이 시스템 개정에 따라 저희의 감시 시스템이 새로운 감시 프로그램으로 인식하여 그 이후에는 감시를 못하게 됩니다. 법규에 저촉되어 작동 불능이 될 수 있습니다."

 

 찬이 그 말을 이해를 못해 다시 물었다.

 "무슨 뜻이야?

  작동이 중지되다니.

 ...

  가만있어 봐. 그러니까 내가 준 소스를 보낼 수는 있는데. 그렇게 되면 그다음부터 너의 감시 프로그램 자체가 새로운 것으로 인식하여 더 이상 승인을 하지 않고 차단하게 될 거다. 그 이야기야."

 

 "예,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되잖아."

 

 "과거에 입력된 피에스더블유씨 규칙에 따라 기존의 방식은 유지되지만 새로운 변동이 있으면 그 즉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인식하여 에이아이가 새로 업그레이드된 정보를 가지고 분석하게 될 겁니다.

  그럼 백 프로 우리 감시 프로그램은 차단될 겁니다."

 

 "아! 그렇게 되는구나. 그럼 안 되겠네."

 

 "현재의 상황에서는 안 됩니다."

 

 "언제 그렇게 된 거야?"

 

 "혼돈 시기 끝나고 진행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생성된 겁니다. 가정용 엔디알로 보면 3년 전에 업그레이드된 일레븐 버전부터 실행되었습니다."

 

 "그럼 휴고도 같은 시기에 업그레이드되었겠네."

 

 "예, 맞습니다."

 

 그 말에 찬이 속으로 생각했다.

 '아! 어쩐다. 어제는 회사 시스템만 믿었는데. 민희가 크로우 방지 소스를 만들면 회사에 와서 보급하면 될 줄 알았더니. 그게 안 되게 생겼네. 어떻게 한다.'

 

 그때 큐브와 마틴이 동시에 말했다.

 

 "관리자 사무실에서 A조 관리자님이 면담을 신청하셨습니다."

 

 "A조 관리자가 연락하셨습니다."

 

 찬이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마틴, 연락 수신했다고 전해.

  그런데... 무슨 일이지?"

 

 큐브가

 "지금 가시겠습니까?"

 

 "그 사람이 왜 날 찾지?

  응, 지금 갈 거야. 그렇게 전해줘."

 

 찬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의아해하며 문으로 걸어갔다.

 

 

 같은 시각 Y23 구역 트레일러 안.

 

 민희도 오후에 출근을 하였다. 찬과 브런치를 같이 먹고 같이 집을 나와 같이 한 차를 타고 찬이 민희 트레일러까지 바래다주고 다시 그 차로 자기 회사로 갔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지금 트레일러 안에 있는 것이다. 트레일러 안에서 모니터를 보며 설민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모니터에는 그녀가 소파에 앉아 영상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 떠나고 뭐 했어?

  혹시 방으로..."

 

 민희가 배시시 웃기만 했다.

 

 "뭐야, 뭐야. 벌써 그렇게 됐어."

 

 "별게 다 관심이다. 그래, 왜 연락했어?"

 

 "어땠어? 좋았어. 얼마나 좋았어."

 

 "얘는 그만해."

 

 "배시시 웃는 걸 보니 좋았구나. 이제 같이 살 거야?"

 

 "아냐. 아직은... 찬이와 이야기해보고."

 

 "질질 끌지 말고 쉽게 생각해. 어차피 둘 뿐이고. 서로 좋아한다며."

 

 "됐어. 좀 더 시간을 두고. 그건 그렇고 왜 연락을 했냐니까?"

 

 "민희야."

  갑자기 설민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진지하게 물었다.

 

 "왜?"

 

 "어제 찾아낸 소스 말이야."

 

 "그게 왜?"

 

 "그 소스로 네가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면 자살을 유도하는 휴고 막을 수 있어?"

 

 "응, 그럴 거야. 이제 만들기만 하면 돼."

 

 그 대답에 설민이 뭔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는 듯이 몸을 앞으로 쑥 내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게 가능하게 되면 그 휴고들 무조건 작동 중지시켜서는 내부 장치 파손을 명령해. 알았지.

 ...

  무슨 이야긴지 알겠어?

  다시는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어. 알았지.

 ...

  꼭 그렇게 해야 한다."

 

 민희가 당황하며

 "왜?

  왜 그렇게 해야 하는데?"

 

 "생각해 봐. 사람의 명령어에 자신을 바꾸는 휴고야. 언제 다시 괴물이 될지 아무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이 기회에 완전히 제거를 해야 해. 그래야 다시 생기지 않고 다음에 다른 사람들을 지킬 수가 있어."

 

 민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응. 예전에 완전히 파괴했다고 해놓고는 숨겼듯이. 이번에도 만약에 숨기면 다시 이번 일과 같은 일이 다시 생기게 될 거야."

 

 "아! 맞네. 그렇겠다.

 ...

  알았어. 꼭 그렇게 할게."

 

 "꼭 그렇게 해. 반드시."

 

 "응. 반드시."

 

 "그건 그렇고 찬이 정말 괜찮더라."

 

 그 말에 민희가 갑자기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설민이 당황하며

 "왜 웃어?"

 

 "사실은 좀 전에 지현이와도 통화를 했는데. 그 애도 그런 소리를 했거든.

  찬이가 괜찮다고. 내가 아니었으면 어떻게든 빼앗았을 남자라고."

 

 설민이 놀라며

 "어머, 그 애는 못하는 말이 없어. 어떻게 남의 남자를 빼앗아. 여하튼 그건 꼭 얼굴 값을 하려고 들어."

 

 "괜찮아. 그냥 농으로 한 소린 걸. 네가 보기에도 찬이 괜찮지."

 

 "그럼! 괜찮지. 그새 정말 많이 변했어. 좋은 방향으로. 알지 내 말 뜻."

 

 "알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참, 그 생각하다가 그때 찬이가 할아버지와 같이 왔던 날 생각났어. 내 기억에 걔 할아버지가 많은 경호원들을 끌고 다녔었어. 분명히 기억해. 그 애 할아버지 주변으로 경호원들이 엄청 많았어."

 

 민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어, 기억하네. 나도 그거 기억했는데. 그때 그 사람들이 무서워서 할아버지 왔을 때는 찬이 가까이 가지도 않았는데."

 

 "그때 벌써 힘 있는 사람이었나 봐.

  그런데 왜 찬이 부모님을 구할 수 없었지?

  할머니는?"

 

 민희가 아무 말도 못하고 인상을 찡그렸다.

 

 설민이 당황하여

 "아, 미안, 미안. 난 그게 궁금해서. 미안해."

 

 민희가 조금은 안간힘을 쓰며 말했다.

 "마지막 대통령도 죽는 시기였으니...

  아무리 힘 있었다 해도 어쩔 수 없었겠지."

 

 "아! 그렇네. 맞다. 대통령도 죽는 시기였지."

 

 "설민아, 나 좀 쉬어야겠다. 좀 피곤하다."

 

 "요거, 요거, 불타는 밤을 보낸 거 맞네. 그래 놓고는...

  그래! 쉬어라. 다음에 봐."

 

 "응."

 

 인사가 끝나자 모니터에서 설민의 영상이 사라졌다. 민희는 그제는 피곤한지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그리고 지긋이 눈을 감았다.

 

 데이비드가

 "뭐 하세요. 주무십니까?"

 

 "아니 생각 중이야. 어떤 식으로 알고리즘을 만들지."

 

 

 그날 저녁.

 

 소파에 민희가 가벼운 평상복을 입고 앉아 앞쪽 모니터를 보고 있다. 그녀가 보고 있는 모니터에는 풋맨의 알고리즘이 복잡하게 나타나 있었다. 그걸 보며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때 그녀 뒤에서 찬이 음료수를 들고 나타났다. 그도 가벼운 평상복을 입고 있었다. 소파를 돌아 앞으로 온 그가 민희에게 음료수를 건네며 입에 입맞춤을 했다. 민희가 한 번으로 끝내려는 입맞춤에 몇 번을 더 했다.

 

 "어떻게 됐어. 잘 돼?"

 

 입맞춤을 하고 난 민희가 음료수를 마시며

 "응! 키를 알고 나니 너무 쉽게 풀려. 이젠 명령어만 넣으면 돼."

 

 그 말에 갑자기 앞을 보고 있던 찬이 진지하게 말했다.

 "민희야."

 

 "응."

 

 "너어 저번에 우리가 갔던 H 강 강변의 나비 공원 기억나?"

 

 "응, 기억나. 거긴 왜?"

 

 "거기 적혀 있던 공원의 목적도 기억나?"

 

 "응,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모여서 인간과 에이아이가 함께 사는 세상을 기원하며 외친 곳이라고 적혀 있었어."

 

 "맞아. 그런데 그런 보람도 없이 거기는 뒤에 죽음의 장소가 되었어. 혼돈 시기로 인해."

 

 "알고 있어."

 

 "그런 일이 없으려면. 지금과 같이 자살을 유도하는 휴고가 더 이상 생기지 않으려면.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

 

 "어떻게?"

 

 "그 알고리즘의 프로그램 만들 때 이들 풋맨 휴고들 완전히 파괴되는 방향으로."

 

 그 말에 민희가 미소를 짓더니 들고 있던 음료수 컵을 내려놓고는 팔로 찬의 목을 감싸 안고는 키스를 했다.

 

 찬이 놀라며

 "왜?"

 

 민희가 여전히 목을 감싸 안고는

 "설민이가 낮에 전화해서 같은 말을 했거든. 이 풋맨들 더 이상 못쓰게 만들라고."

 

 "정말! 그랬나."

 

 "그러면서 그 애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뭐라고 하던데."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래.

  내 주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도 꼭 그렇게 해야 한대."

 

 그 말을 하고는 키스를 했다.

 

 찬이 떨어지는 민희의 입술에 다시 키스를 하고는

 "사람들 마음이 다 똑같은 모양이다. 이제 더 이상은 자기 사람들을 잃지 않고 싶어 하는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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