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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도깨비 건물주
작가 : 유완
작품등록일 : 2016.9.8

지지리도 재물복 없는 초뻔뻔 빈대, '조경해'!

아무리 재수없는 사람이라도 기필코 부자로 만들어준다는
도깨비 건물주 '도섭'을 만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이 남자, 아니, 이 도깨비, 너무 깐깐하다!

도깨비 건물주와의 돈 버는 동거 로맨스! 과연 시작할 수 있을까?

 
도깨비터 그리고 내기 (2)
작성일 : 16-09-08 22:30     조회 : 440     추천 : 1     분량 : 6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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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에 대한 탐욕이 만악의 근원이라 한다. 돈의 결핍도 마찬가지다. - 사무엘 버틀러

 

 

 

 

 * * *

 

 

 

 

 “자, 선물용 고급 난 팝니다. 십만원! 십만원에 승진 기회를 잡아보세요. 거래를 성사시켜 보세요!”

 

 

 자정을 넘긴 까만 밤.

 

 마포대교 위에선 경해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황량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대교를 달리는 자동차들은 그녀를 보고도 멈출 줄 몰랐고,

 

 그 시각에 다리를 건너는 사람도 있을 리가 만무했으니

 

 그야말로 공치는 장사였건만,

 

 다행인 것은 잠시 후 우연히 그곳을 지나던 남자 하나가 관심을 가지고 접근한 것이었다.

 

 

 “오, 괜찮아 보이는데...... 근데 좀 비싸네요?”

 

 

 그런데 남자손님이 내뱉은 말이 경해의 신경을 거슬렸다.

 

 이 놈 봐라. 어줍잖은 가격 후려치길 하시겠다? 그렇다면 이쪽도 질 수 없지.

 

 

 “저기요. 이게 얼마나 대단한 난인 줄 알아요?”

 

 “뭐, 뭔데요?”

 

 “판교의 전설이라 불리는 S회사는 알죠?”

 

 “주식상장으로 대박 난 회사 아니에요?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요!”

 

 “그럼 그 회사 사장님이 성공 비결로 꼽은게 뭐게요?”

 

 “음...... 뛰어난 사주 팔자?”

 

 

 

 뭐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경해는 남자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가로젓곤 고급난을 그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바로 이 난이죠.”

 

 “엥?”

 

 “사장님은 말씀하셨죠. 누구든 이 난을 자신의 사무실에 가져다놓으면 돈복이 몰려올 거다! 이 난은 행운의 난이다! 나는 성공했으니 이제 더는 필요 없다! 그래서!”

 

 “그래서?”

 

 “그 행운을 누릴 다음 사람을 만나려고 이렇게 길거리에서 파는 중인 겁니다.”

 

 

 당연히 모두 뻥이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해?

 

 경해는 남자에게 돈만 뜯으면 됐다.

 

 

 ‘제발 내 이야기를 믿어라!’

 

 

 다행이도 새벽 분위기에 남자의 마음이 분별력을 잃은 모양이었다.

 

 그는 홀린 듯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고는 그녀의 코앞으로 내밀었다.

 

 텁텁한 돈냄새가 훅 밀려들어왔다.

 

 

 ‘하, 이 냄새가 최고지.’

 

 

 경해가 입맛을 다시며 그 돈을 잡으려는 찰나였다.

 

 

 “만천홍이군요.”

 

 

 기분 좋던 돈냄새는 사라지고,

 

 갑자기 어디선가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손이 화분을 빼앗아 갔다.

 

 고개를 돌려보니 담배와 술에 최소 5년은 절여진 듯한 불청객이 서있었다.

 

 

 ‘뭐야, 이 미친놈은?’

 

 

 경해는 다시 난을 빼앗아 오려고 손을 뻗었다.

 

 

 “그거 이분이 이미 샀어요! 인생은 타이밍인데 한발짝 늦었네...... 잉?”

 

 

 그런데 기가 막히게도 불청객 역시 화분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세게 움켜쥐고 있었다.

 

 그러자 화분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남자손님까지 화분을 잡았다.

 

 

 “제, 제가 먼저 샀어요!”

 

 “압니다. 십 만원에 사려고 했잖습니까, 후후.”

 

 

 불청객이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며 대꾸했다.

 

 그러고보니 불청객의 머리칼이 얼마나 덥수룩한지 얼굴의 반을 뒤덮고 있었다.

 

 눈동자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아 더욱 수상했고, 또 불안한 사람이었다.

 

 불청객이 말을 이었다.

 

 

 “이 만천홍 키가 무척 큽니다. 줄기도 일자로 뻗어있군요.”

 

 “‘그래서 제 점수는요-’는 관심 없고. 그만 주시죠?”

 

 “옆가지도 없는 쌍대이구요.”

 

 “<슈퍼스타 K> 아니라니까. 이제 그만.....”

 

 “그래서 제 점수는 1000점 만점에 10점.”

 

 

 그리곤 불청객은 순식간에 화분을 놓아버리더니.

 

 

 “즉 싸구려라는 겁니다.”

 

 

 순간 경해의 눈이 당혹감으로 커졌다.

 

 그만 말해, 닥쳐!

 

 이런 눈빛으로 불청객을 쳐다봤지만. 불청객은 친절하게 덧붙였다.

 

 

 “가격은 만원이 적당하겠습니다.”

 

 “이 사기꾼!”

 

 

 그러자 이번엔 남자가 화분을 놓아버리곤, 경해의 코앞까지 내밀었던 돈도 다시 지갑으로 돌려놓으려 했다.

 

 

 ‘안 돼! 이렇게 호구를 놓칠 순 없어!’

 

 

 경해는 난 화분을 재빨리 옆구리에 끼곤 남자의 손을 덥석 잡았다.

 

 

 “죄송해요. 제가 돈이 급해서 그랬어요! 아버지는 오래 전에 절 버렸고요, 어머니는 아파서 누워 계세요. 이걸 사주시면 우리 엄마 하루치 약은 살 수 있어요. 사주세요. 복 받으실 거예요. 네? 네? 네?”

 

 

 순식간에 눈물이 차오른 경해의 얼굴이 얼마나 불쌍하던지,

 

 남자손님의 손이 다시 지갑 언저리에서 머물렀다.

 

 경해는 다시 직감했다.

 

 저 십 만원이 다시 내게로 올 수 있는 기회다!

 

 

 “그래봤자 사기꾼.”

 

 

 ......불청객이 끼어들지만 않는다면 말이었다.

 

 

 결국 남자손님은 마음을 정한 듯 경해에게 단호하게 소리치며 황급히 뒤돌아섰다.

 

 

 “착하게 살아요! 벌 받기 전에!”

 

 “아니, 잠시만요! 십 만원 씨! 십 만원! 이봐요! 야!”

 

 

 경해는 난 화분을 든 채 그 손님의 뒤를 몇 걸음 쫓아가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순식간에 거래는 파토가 났고,

 

 오늘 밤 안으로 이 화분을 처리하기는 그른 일이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이 모든게 갑자기 끼어든 저 냄새나는 불청객 때문이었다.

 

 순식간에 커피포트가 끓듯 화가 치밀어 올랐다.

 

 경해는 아까와 같이 불쌍한 표정은 던져버리고,

 

 이제는 제 성격을 숨기지 않은 날 것의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야!”

 

 “예?”

 

 

 날카로워진 경해의 태도에 불청객이 조금 놀란 듯이 대꾸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경해는 당당한 포즈로 말을 이었다.

 

 

 “내가 사기 좀 치면 안 되냐?”

 

 “글쎄......요?”

 

 “나 하나 사기 안 친다고 대한민국이 깨끗해지는 것도 아니고. 저 호구가 나한테 십만원 쓴다고 해서 집안 말아먹는 것도 아닌데. 근데 뭔데 네가 껴들어서 내 돈벌이를 망치냐고!”

 

 

 안 그래도 힘든 하루였는데.

 

 경해는 그 말까지 덧붙이려다가 꾹 참곤 이번엔 마포대교 난간 쪽으로 몸을 돌렸다.

 

 저 아래 꿀렁이는 검은 강물이 자신을 향해 손짓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 남은 길은 저것 하나뿐이었다.

 

 

 “죽자, 꽃분아! 언니랑 같이 세상 뜨자!”

 

 

 경해는 품속의 난을 더욱 소중하게 껴안곤 난간 쪽으로 달려들었다.

 

 그러자 예상대로 불청객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고

 

 경해는 더욱 격렬하게 몸을 흔들어 그를 떼어내려 했다.

 

 

 “잡지마!”

 

 “잠시만요!”

 

 “잡지 말라니까!”

 

 “안 됩니다!”

 

 “왜? 이제야 좀 미안하냐? 그니까 아까 그냥 모른체 해주지 그랬냐, 어?”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경해는 잠시 몸을 흔들던 것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

 

 

 “그게 아니면 뭐?”

 

 “이왕 죽을 거면 이 가방은 저 주시죠.”

 

 

 ‘이 가방’이라는 말에 경해는 그가 잡고있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다시 훑어봤다.

 

 그는 한 손으로는 자신이 팔뚝을 잡고 있었지만,

 

 다른 한 손은 그녀가 메고 있던 배낭에 가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죽는 걸 말리는게 아니고 내 가방을 탐냈다는 거지?

 

 기가 막혀서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새까만 밤하늘이 오늘따라 유난히 더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마치 벌어도 벌어도 돈이 쌓이지 못하는 자신의 통장처럼.

 

 

 “나 진짜 죽을까?”

 

 

 도대체 사는 이유를 모르겠다.

 

 

 

 *

 

 

 

 십분 후. 경해는 냄새나는 불청객과 함께 마포대교 난간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그는 경해 가방 속 빵을 먹고 있었고, 그녀는 품 속에서 꺼낸 종이 쪼가리를 보고 있었다.

 

 ‘산다는 건 돈이 든다. -조경해’

 

 그런 말이 적혀있는 종이는, 그녀 나름의 유서였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돈이 없었다. 스물다섯. 또래의 누군가는 대학을 다니거나,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거나, 취직을 준비하거나, 아니면 아직은 생각 없이 놀기도 하는 나이. 그 나이에 그녀는 삼억이 넘는 빚에 허덕이다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기각을 당했다. 삼 억 빚을 조금도 감면받지 못하고 이자까지 모조리 갚아야 한단 뜻이었다.

 

 다섯 살 때, 돈을 벌어오겠단 거짓말로 자신을 버리고 떠났던 아버지. 이십년을 기다렸던 그가 돌려보낸 빚이었다. 그녀가 싸인한 기억도 없는 연대보증이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야할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처음 빚이 넘어왔을 때 크게 웃었다.

 

 “살아는 있나보네. 살아는 있었어...... 살아 있으면서 날 찾아오지도 않았어......”

 

 아버지는 자신의 여동생에게, 그러니까 경해의 고모에게 그녀를 맡기고 떠났다. 그러나 우연히도 그 시점부터 고모의 집안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다음 해에는 큰아버지 집에서 살게 되었다. 큰아버지의 사업이 부도가 났다. 그 다음 해에는 보육원에 보내졌다. 이상하게도 보육원의 후원줄이 끊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른 곳에 보내지지 않았다. 보육원에는 한 해에 여러명의 아이들이 들어왔고, 그래서 그들은 경해를 의심하지 못했다.

 

 그렇게 살아온 이십년이었다. 아버지를 기다리며, 언젠가 다시 자신을 찾아올 거라고 억지로 믿어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어긋난 지금, 크게 절망스럽지는 않았다. 아니, 어쩌면 오히려 이런 불행을 예상하고 있었다. 돈과는 늘 악연이었으니까,

 

 스무살 때였나. 그녀는 십 만원을 들여서 계룡산의 정기를 받았다는 무당에게 신점을 보러 간 적이 있다. 그때 그녀가 신당에 발을 들이자마자, 무당은 신내림 받을 때보다 더 크게 놀랐다.

 

 “아니! 세상에! 이렇게 돈 줄기 막힌 사람은 처음 보네! 가뜩이나 돈 들어올 구멍도 없는데, 겨우 만원 벌면 천만원을 빼앗길 팔자야. 어린 나이에 이건 고생한 정도가 아니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있데?”

 

 초장부터 무슨 기분 나쁜 말이냐며 화낼 법도 한데, 경해는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 자신이 이따구로 사는 이유를 드디어 알아낸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운명이 그녀를 이렇게 만든 것이다.

 

 태생부터 재물운이 망가진 여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물이 없다는 건, 결국 이 사회를 살아갈 자격이 없단 뜻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살 거야.’

 

 그러기 위해 이 화분을 사기쳐서라도 팔려고 했는데...... 이 불청객 때문에 모두 망쳐버렸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배낭 속 빵 냄새 맡고 다가온 거예요?”

 “으어스니다.”

 

 그렇습니다. 라고 답한 거겠지, 아마. 경해는 자신의 배낭에 들어있던 빵을 신나게 먹어치우느라 발음이 뭉개진 불청객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나 같은 천사가 없을 거야. 돈벌이 망친 사람에게 자기 빵까지 나눠주고. 이게 살아있는 예수님이고 부처님이고 성인군자지, 뭐. 완전 위인전에 나와야해.”

 “마스니다. 보 바드시 거니다.”

 “‘맞습니다. 복 받으실 겁니다?’”

 “예!”

 

 말하는 것도 힘겨워보일 정도로 두 뺨 가득 빵을 채워놓은 불청객이 해맑게 웃었다. 복이라. 그러나 경해는 그 말에 코웃음을 쳤다.

 

 “복은 무슨. 제 빵도 아닌데요.”

 “네?”

 “이 꽃분이가 있던 회사 탕비실에서 슬쩍 한 거예요.”

 

 경해는 결국 팔리지 못한 싸구려 난, 꽃분이를 흔들어보였다. 불청객이 빵을 급히 삼켰다.

 

 “그 난도 슬쩍한 겁니까?”

 “당연하죠. 빵 살 돈도 없는데 화분 사는 미친년 아니에요.”

 “내일 출근은 어떻게 하려고 그랬습니까?”

 “괜찮아요. 회사 망함.”

 

 시베리아 냉풍처럼 경해가 시원하게 답하자 오히려 놀란 쪽은 불청객이었다. 경해가 여유롭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뭘 놀래요? 벌써 서른 세 번째 겪어본 일이라 하면 기절이라도 하시겠네.”

 “서른 세 번이나 겪었다구요? 다니는 회사가 망하는 걸?”

 “이런 말 하면 믿지 않겠지만...... 제가 재물운이 진짜 없거든요. 그래서 어딜 가든 기회만 되면 뭐든 모으고 보는게 습관.”

 

 그녀의 손끝이 아직 배낭 속에 두둑이 남아있는 빵을 가리켰다.

 

 “근데 금방 사라져요.”

 “왜요?”

 “어떤 무당이 저한테 그러데요. 돈구멍이 너무 크게 뚫려있어서 제 돈도 못 모으고, 심지어 다른 사람 재물운도 집어 삼킨데요. 그래서 같이 망한다나 뭐라나. 이 기분 드럽게 나쁘고 황당한 말을, 부모님과 생이별 하고, 친척들에게 폭탄 취급 받고, 보육원에 빈대 붙으며 크다가, 어른이 되어 서른 세 번이나 회사 망하는 걸 보면 믿게 되는 거죠.”

 

 잠시 정적이 흘렀다. 경해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남자의 입꼬리를 살피곤 말을 이었다.

 

 “안 웃네요? 이런 말 하면 다들 개그 하는 줄 알던데.”

 “아뇨. 사람마다 재물운이 있다는 건 저도 전적으로 믿습니다. 저역시 오늘 천만원을 잃었으니까요.”

 “처, 천만원을요?”

 “마지막 카드만 잘 들어 왔어도.....”

 

 남자가 한숨을 쉬곤 다시 빵을 물었다. 경해는 그제야 남자가 풍기는 모든 냄새가 이해가 되었다. 술냄새, 담배냄새, 그리고 어딘가에 오래 갇혀 있어서 찌들어버린 땀냄새까지. 그는 도박꾼일게 분명했다. 자기 손으로 돈을 잃는 도박꾼이 감히 나한테 감정이입 하다니. 경해가 황당함으로 고갤 돌릴 때였다.

 

 “재물운이 안 좋다하셨죠?”

 

 도박꾼의 목소리와 함께 시큼한 냄새가 경해의 코를 훅 파고들었다. 어느새 도박꾼이 가까이 다가온 것이었다. 경해는 그에게서 조금 떨어지며 되물었다.

 

 “네. 왜요?”

 “그럼 운이라는게 있다고 믿으시는 겁니까?”

 “운을 믿는다기 보단...... 그것말곤 제가 이따구로 사는게 설명이 안 되잖아요?”

 “그렇다면 말입니다.”

 

 도박꾼이 작게 큭큭 웃는 소리를 냈다. 어쩐지 기괴하게 느껴지는 웃음이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경해는 호기심 반, 의심 반인 심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덥수룩한 머리칼 때문에 여전히 눈동자가 보이지 않은 채로 그가 말했다.

 

 “반드시 부자가 되는 방법이 있다면요?”

 “네?”

 “아무리 불운한 사람이 와도 반드시 돈을 벌게 해주는 곳이 있다면요?”

 

 덥수룩한 머리칼 밑으로 드러난 그의 입술 꼬리가 씩 올라갔다. 그때 강바람이 작게 불어 그의 머리를 잠시 흐트러뜨렸다. 그러자 머리칼 사이로 그의 눈동자가 살짝 비췄는데, 경해의 눈엔 그게 꼭 푸르게 보였다. 몽롱한 기분이 들게 하는 묘한 색이었다. 푸른 눈의 도박꾼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들어는 봤습니까? 도깨비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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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dream 16-10-24 18:16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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