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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놈 nom
작가 : 초파기
작품등록일 : 2017.12.3

화성그룹의 홍보실에 근무하는 과장 최창배는 어느 날 비서실에 새로 온 여직원을 만난다. 여직원은 대학시절 창배를 죽자 따라다닌 서클 후배 유정아. 자유분방한 성격의 창배는 50억 원을 모으면 정아와 결혼하기로 약속한다. 주위에 최창배를 좋아하는 여자들 틈에서 과연 창배는 50억원을 모으고 정아는 과연 그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69. 소실대탐
작성일 : 18-01-26 19:37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4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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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원장, 어서 와. 그러잖아도 내가 얼굴 한번 보려고 했어. 재남이 그놈이 그렇게 시험을 잘 봤다니, 내가 오늘 단단히 한턱낼게. 이게 다 최 원장 덕분이야. 오늘 아주 근사한 데로 가자. 뭐, 재남이 가르친 선생님들 몇 불러도 좋고.”

 “저…… 사장님, 사실 그게 아니고 중대한 일이 있어 왔습니다.”

 “뭐? 중대한 일……?”

 “네.”

 “그럼, 술 한잔하려고 온 게 아니란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허, 참. 난 최 원장이 오겠다기에 모처럼 한번 놀아볼까 했는데. 그래, 노는 것 보다 중요한 일이 뭔데 그래?”

 “자, 먼저 이것부터 한번 들어 보시죠.”

 

 창배는 가져간 녹음기를 작동시켰다.

 

 ‘이건 박두식 전무가 알아서도 안 되고, 심지어 조영기 사장이 알아서도 안 돼…….’

 “……?”

 “누구 음성인지 모르시겠습니까?”

 “다시 한번 돌려 봐!”

 창배는 녹음기를 다시 작동시켰다.

 “어? 이건 회장님 목소리 아냐?”

 “네. 맞습니다.”

 “그런데, 이게 뭔가?”

 “사장님, 혹시 회장님이 학원 사업을 하시는 것을 아세요?”

 “뭐? 학업 사업……?”

 “네. 학원이요.”

 “회장님이 학원을 한다고?”

 “네. 기숙학원에 개인적으로 투자를 해서 대리인을 내세워 운영하고 있습니다.”

 “허, 참. 말도 안 되네. 회장님이 그러니까 재남이 갔다 온 그런 학원을 한단 말이지.”

 “그 학원 이름이 대천학원입니다.”

 “최 원장 학원하고 이름도 같네.”

 “네. 저희 학원 이름을 딴, 대천을 사용하면서 지금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 원장 하고 싸움이라도 벌어졌다는 얘긴가?”

 “지금 어느 게 원조냐, 따질 사소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럼 뭐가 문제야?”

 “대기업의 중소업종 참여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이거 대기업이 동네에 들어와 붕어빵 장사를 크게 하고 있는 겁니다. 싸고 아주 큼직하게 만들어서. 그렇게 되면 붕어빵을 팔아 근근이 살아가던 할머니는 문을 닫아야겠죠. 상생을 강조하는 대통령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그렇긴 한데, 우리 화성그룹에서 직접 하는 건 아니잖아.”

 “참, 그러니 그게 더 문젭니다. 지금 녹음테이프를 듣고도 모르시겠습니까? 도덕성의 문제죠. 화성 같은 그룹에서 그것도 회장이 개인적으로 떳떳지 못하게 대리인을 내세워 학원사업을 한다는 게 어디 온당한 일입니까? 어서 회장님을 설득해 지금이라도 발 빼도록 하세요. 지금 학원연합회에서 전국 지부로 공문을 보내 화성그룹 규탄 시위를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언론에 터뜨릴 준비도 하고 있고요.”

 “허어, 듣고 보니 이거 큰일 났네!”

 “빨리 회장님에게 보고하고 지금 당장 포기하게 하세요. 정말 큰일 납니다."

 "가만있어 봐."

 

 조영기는 바로 회장 비서실로 전화를 했다.

 

 "됐다. 지금 혼자 계신대. 최 원장, 가자!"

 "네? 저도 갑니까?"

 "그래, 같이 들어가자."

 "저는 좀 그런데요."

 

 창배가 주춤하는 사이 조영기는 벌써 문밖을 나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할 수 없이 창배도 일어나 조영기의 뒤를 따랐다. 화성그룹을 떠나선 가 창배는 그전에야 활기차게 드나들던 곳이 왠지 서먹하게 느껴졌다.

 

 비서실에 들어가자 앉아있던 여직원이 조영기가 들어서는 것을 보고 일어나 공손히 인사를 했다. 창배가 모르는 얼굴이었다.

 

 "……?"

 

 조만호는 뜻하지 않게 조영기와 창배가 함께 들어오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자넨……?"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최창배 부장입니다."

 

 조만호는 창배의 뜻하지 않은 방문을 받아선지 둘의 얼굴을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웬일들이야?"

 "급히 전할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

 "학원 말입니다."

 

 조만호는 창배의 입에서 뜻하지 않게 학원이란 말이 나오자 갑자기 표정이 굳어졌다.

 

 "학원이라니?"

 "그 대천학원 말입니다."

 "뭐, 대천학원!"

 "네."

 "그게 뭐야?"

 "다 알고 왔습니다. 회장님 그거 빨리 접으셔야 합니다."

 "뭐라고?"

 "소탐대실입니다. 이 정도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그냥 손 떼시는 게 좋습니다."

 "네. 최 부장 말이 맞습니다. 지금 당장 손 떼셔야 합니다."

 "넌 좀 가만히 있어 봐!"

 

 조만호는 조영기를 보는 눈빛이 곱지 않았다. 조영기가 손자 재남이를 어디 학원에 보냈다고 하더니 무슨 빌미 거리를 만들어 오지 않았나 하는 눈치였다.

 

 "자네들 지금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듣고 온 겐가? 당치도 않게 학원이라니, 그게 뭔 말이야?"

 "어휴, 회장님. 왜 그러십니까? 다 알고 왔는데."

 "알긴 뭘 알아. 나가! 절대 그런 일 없어!"

 "가평에 있는 성보그룹 연수원 아시죠? 회장님이 그곳에 대천학원을 만드셨잖습니까?"

 "대천인지, 소천이지 그런 일 없어! 이놈들아 한번 생각들을 해봐. 화성그룹 매출이 얼만데 내가 그런 구멍가게를 해. 이런 한심한 놈들 같으니."

 "그럼 이건 뭐죠?"

 "……?"

 

 창배는 주머니에서 녹음기를 꺼내 작동시켰다.

 

 "아니, 이건……!"

 

 녹음기에서 자기 음성이 나오자 깜짝 놀란 조만호는 속으로 애써 태연한 척했다. 자기가 누구에게 지시하는 내용이었다.

 

 '아, 그게 누구였지? 맞아, 기획실에 있는 이 부장이라고 하는 놈이었어. 그런데 그놈이 왜……?'

 

 "그게 뭐 어쨌다고? 내 돈 갖고 내가 사업하는데, 어떤 놈이 뭐라 그래?"

 "이제 인정하십니까?"

 "……."

 "물론 법적으로 본다면 회장님의 학원사업이 문제 될 것은 전혀 없습니다. 교과부도 일단 회장님같이 대기업의 학원사업 진출에 대한 학원법상 규제 조항이 없어 문제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그전에도 간혹 대기업이 회장님처럼 직접 학원사업에 진출하기보다는 자회사나 투자사를 내세워 간접 진출을 하곤 했으니까요."

 "그런데 뭐가 어쨌다는 거야!"

 "그러나 지금 대통령은 의중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 거 잘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 가뜩이나 대졸 실업자들이 넘치고 경제가 어려운데 자칫 대기업의 학원사업 진출로 영세 학원들이 줄 도산해 보십시오.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랄하고 있네!"

 

 조만호는 뒤로 약간 주춤하는 기색을 보였다.

 

 "회장님! 지금 학원 연합회에서 이 화성그룹 본사 사옥 앞에서 대규모 농성과 집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국 지부의 학원장들이 몰려와 양재동, 이 사옥 앞 도로를 점거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다. 가뜩이나 복잡한 도로에 차는 막히고 그 장면이 각 방송과 언론에 나온다고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뭐? 떼로 와, 노……농성을 해?”

 “네. 그렇습니다. 그간 화성그룹이 닦아 놓은 좋은 이미지를 전부 먹칠하시겠습니까?”

 “시끄러! 그깟 놈들 하려면 하라고 해! 그리고 모두 나가!”

 “…….”

 “당장 나가지 않고 뭐 하는 거야!”

 

 조영기가 창배에게 눈을 껌벅이며 나가자는 표시를 했다. 둘은 조만호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괘씸한 놈 같으니라고. 뭐가 어쨌다고 찧고 까불고들 있어. 여기 녹차 좀 가져와라!”

 

 흥분해 입이 마른지 인터폰으로 녹차를 청한 조만호는 일어나 책상으로 가더니 서랍을 열어 서류 하나를 꺼내 들었다.

 ‘가평 성보그룹 연수원 부지 한옥단지 건설 안’ 이란 제목의 보고서였다.

 

 “흐흐. 대박 사업이야!”

 

 조만호는 한 장 한 장을 읽어 천천히 내려갔다. 그룹 기획실에 특별 지시해 만든 것으로 이 부지에 옛 한옥 70채를 지어서 백억 원에 분양한다는 내용이었다.

 

 분양은 일본과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가깝게는 한류 바람을 일으킨 남이섬과 멀게는 동계올림픽이 열릴 평창이 있는 강원도까지 연계해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케 한다는 것으로 분양받은 사람들은 지인들에게도 빌려줘 누구나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조만호는 가끔 중국인 부호들이 몰려와 제주도에 아파트나 땅을 사 놓은 경우는 있었지만, 이들을 상대로 애초부터 분양 목적으로 한국의 냄새가 물씬 나는 맞춤식 한옥을 지어 판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아 건축이 완공되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리라 생각했다.

 

 “조영기 사장 연결해!”

 

 조만호는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은 조영기에게 전화 연결을 지시했다.

 회장실에서 나와 창배와 자기 방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던 조영기는 조만호 회장이 전화로 찾자 잔뜩 주눅이 들었다. 조만호로부터 호되게 야단을 받고 나오긴 했지만, 아직 회장의 진노가 가시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

 

 “네, 회장님.”

 “나 그거, 당장 그만두기로 했으니 그렇게 알고 있어.”

 “네? 뭐요……?”

 “학원 하는 거.”

 “…….”

 

 조영기가 잠시 할 말을 잃은 사이 어느새 조만호는 전화를 끊었다.

 

 “무슨 일입니까, 사장님?”

 

 창배가 물었다.

 

 “회장님이 그거 안 하신대.”

 “그거……요?”

 “학원 말이다, 대천학원.”

 “그게 정말이에요? 아니, 갑자기 웬일이십니까? 아까는 그렇게 못 접겠다고 화를 내시더니.”

 “내가 그걸 어찌 아냐? 내 아버지지만 이랬다저랬다 나는 정말 회장님 속을 모르겠다.”

 

 조영기와 통화를 마친 조만호는 차를 마시려다 옆에 웬 낯선 편지 봉투가 놓인 걸 발견했다. 아마 여비서가 녹차를 갖고 오면서 놓고 간 우편물이려니 생각했다.

 

 조만호는 발신인 없이 조만호 회장 친전이라고 쓰인 편지를 뜯어 내용을 꺼내 들었다.

 

 "뭐? 내가 대천학원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어? 미친놈……."

 

 조만호는 편지를 다 읽지도 않고 찢어 쓰레기통에 처넣으며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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