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
 1  2  3  4  >>
 
자유연재 > 기타
덜 익은 철학.
작가 : 끢끢
작품등록일 : 2018.1.25

표지 출처는 https://unsplash.com/photos/2LowviVHZ-E 프리 소스입니다.

 
구름같은 남자.
작성일 : 18-01-25 16:15     조회 : 472     추천 : 0     분량 : 77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구름같은 남자가 있다. 그는 호색한이다. 나의 많은 모습을 하나같이 사랑하는 일관성 없는 남자. 단지 그의 심지 하나만으로도 나의 모든 값어치에 맞먹는다. 견딜 수 없어서 갈라지기로 했다. 그야말로 나와 그가 아닌, 나와 나의 그림자같은 관계가 되고 만다. 그것은 마치 피터팬의 그것과도 같다. 나는 항상 그를 볼 수 없지만, 그는 내가 앞을 볼 때 필연적인 듯 내 뒷모습만을 본다. 때때로는 허상이 아닐까 생각하게끔 만들지, 그렇다면 고고하게 사랑하는 그는 구름임이 틀림없다. 늘 밝고 세상의 빛을 등진 듯 반투명하며 희미하던 그가 어두워졌을 때였다. 어느새 내 속에서 구름이 된 그는 비를 눈물처럼 쏟아내며 하루종일 나의 창틀을 두드린다. 내 꽃밭은 쓰다듬어진 고양이처럼 헤집어져있었고, 그를 보고 약간 전율한다. 저 흙더미 위의 꽃들도 나로 인식한 채 쓰다듬고 지나간 것이다. 그는 나를 꽃에 빗대는데 스스럼이 없다. 이렇게 되어서야 도리가 없다. 나는 망가진 것처럼 울기 시작한다. 한 마디 발설의 댓가가 그림자를 잃어버린 비참함이어선.

 나는 채비를 한다. 만발한 꽃은 나였고, 이제는 단지 비루하게 진 꽃봉오리일 뿐이다. 당신이 등으로 받아내던 세상이 얼마나 뜨거운 곳이었는지 점점 생생해진다. 여행을 하자, 당신이 있는 세계로.

 저 이글거리는 태양을 맴도는 빛 속의 난운들은 구름이었던 당신의 편린이다. 이전과는 비견할 수 없이 비좁은 사랑의 조각들을 위안삼아 겨우겨우 차가움을 찾아 헤집어 구태여 느끼고, 느끼곤, 느낀다. 흐느낀다. 내 이름 석 자 한 번만 더 불러준다면.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 구름같은 남자. 2018 / 1 / 25 473 0 77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