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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혼돈 : 내일과 어제를 잇는 다리
작가 : 러군
작품등록일 : 2017.11.6

미래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는 2052년의 내일에 대한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2026년의 어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둘 사이에 이어진 다리의 사연이 우리에게 중요한 경고를 주는데...

모든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경고.

 
재회
작성일 : 18-01-25 00:38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10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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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 보이는 아파트에서는 점심 시각임에도 아직도 경찰들이 돌아다니며 조사를 하고 있었다. 원준이 승합차 안에 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그때 때마침 최 기자가 햄버거 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어? 좀 전에 친구와 이야기를 하더니. 그분 갔습니까?"

 

 "예, 방금 전에 갔습니다. 그런데 어디 갔다 오십니까?"

 

 "집에 잠시 들렸다 왔습니다."

 

 "그런데 그건 뭡니까? 점심입니까?"

 

 최 기자가 햄버거 봉지를 들며

 "이거요. 제가 유 기자에게 저서 사온 겁니다."

 

 "지다니요?"

 

 "어제 대선 이야기를 하다가 누구가 먼저 내려오는지 보면 이 사건이 어느 쪽이 유리한 이슈인지 알 수 있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랬죠. 저는 보수 쪽 후보들이 올 것이라 했고, 최 기자님은 진보 쪽 후보들이 올 것이라 했죠. 만 원 내기였습니다."

 

 "한종채 후보가 왔습니다. 유 기자 말대로 보수 쪽에서 먼저 움직였습니다."

 

 원준이 미소를 지었다.

 "제가 작년까지 정치부 있어 의회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그분이 그런 사람입니다."

 

 "저도 나이가 있지만 후보의 생각이 너무 구닥다리입니다. 새롭지를 못해요. 이런 사태를 이용해 선거를 할 생각을 하다니. 쯔쯔쯔. 보수가 다시 권좌를 잡으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욕심은 많아도 대망을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원준이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그렇습니까! 한 달 뒤를 봐야겠는데요."

 

 "보나 마납니다. 벌써 눈에 들어오는걸요.

  자, 점심이나 드시러 들어오십시오. 이기신 만 원으로 점심 쐈습니다."

 

 "제 허락도 없이요."

 원준이 웃으며 말했다.

 

 최 기자가 승합차 문을 열며

 "그런데 아직도 아파트는 그대로죠."

 

 원준이 그 말에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고는 그의 뒤를 따라 들어가며

 "네, 이제는 한 집 한 집 조사하는 것 같은데... 별로... 간부들 뛰어다니는 모습 보니까 별 소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시각 상민은 S 시로 급하게 올라가는 차 안에 있었다. 자율 주행 차라 운전을 하지 않은 채 편안하게 앉아 원준을 만났던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이거 혹시 거기서 사주한 것 아닐까?"

 

 "무슨 상상하는 거야. 그럼 그 사실을 알았다는 이유로 죽였다 그 말이야."

 

 "그럴 수도 있잖아. 우리가 그렇게 찾아도 못 찾았던 PS 뭐라는 곳인데. 그런데 죽은 피해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면. 그럼 어떻게 하겠어. 방법은 하나야. 입을 막는 것."

 

 "아냐. 그럼 그 개인만 죽이면 되지. 일가족 전부를 죽였어. 그리고 사건 형태가 원한에 의한 살인이야. 일반적인 청부 살인 같지 않고."

 

 "그럼 뭐야. 왜 하필이면 이제 겨우 찾았다고 생각했을 때 이런 사건이 생겨."

 

 "그렇게 찜찜하면 조사 한 번 해 봐."

 

 "조사라니?"

 

 "이 피해자 김종상 신상 내가 메일로 보낼 테니 너희 고향 마을과 어떤 관계인지 한 번 알아봐. 너에게 그 사실 가르쳐 준 사람 말에 따르면 이 사람이 A 마을 저주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며.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알아봐."

 

 "오! 그거 좋다. 알았어. 내가 바로 올라가서 알아볼게."

 

 그렇게 해서 점심을 먹고 가라는 친구의 붙잡는 손을 뿌리치고 바로 S 시로 올라오는 중이다. 고민을 하던 상민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무슨 관련이 있을까?

 ...

  A 마을과 C 시는 거리로도 엄청나게 많이 떨어져 있는데.

  왜 여기 살고 있는 사람이 우리 고향과 관련이 있는 걸까?

 ...

  혹시?

 ...

  혹시 도둑질한 자료!

 ...

  그렇다면 둘 중에 하나인데.

  부모님 고향이 우리 동네라 친척을 통해 자료를 입수해 대학을 갔다는 가정 하나.

  다른 하나는 그곳 일과 관련이 있는 일을 했다는 가정인데. 경찰이나 소방관, 아니면 공무원이나 선생.

 ...

  맞다.

  다른 직업은 그 동네 지역 출신들이 많지만 선생이라면... 우리 때 선생님 중에서 북쪽에서 온 분도 있고 남쪽에서 온 분도 있었다. 다른 시,도에서도 오셨잖아. 그렇다면! 그걸 거다."

 

 그렇게 중얼거리다 급히 핸드폰을 꺼내 메일 앱을 열었다. 어느새 메일에 원준이 보낸 신상 자료가 도착해 있었다.

 

 핸드폰을 열심히 만지며

 "벌써 도착했네. 그럼 이걸 태솔이에게 보내 먼저 조사하라고 해야겠구나."

 

 그렇게 해서 그는 다시 자기에게 온 메일을 태솔에게 보냈다.

 

 

 햄버거를 먹고 난 원준과 최 기자가 쓰레기를 정리하며 유리창 너머의 아파트를 보고 있었다. 그때 원준이 상민에게 보낸 메일이 생각나 물었다.

 

 "그런데 인터뷰할 가족이 없던데요?"

 

 "무슨 말씀입니까?"

 

 "이런 사건은 김종상 가족의 슬픔도 인터뷰해서 보여주어야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려 관심이 쏠리는데. 인근에 살고 있는 친척이 없더군요."

 

 "아! 그거요. 제가 서류 안 주던가요. 조사해 놓은 자료가 있었는데. 내가 누군가에게 보냈는데. 아! 맞다. S 시 본사에 있는 작은 김 기자라는 사람이 요청해서 거길 보냈구나."

 

 그렇게 말하고는 자기 의자 옆에 있는 가방에서 탭을 꺼내 보여주었다.

 

 "김종상 형제가 몇 년 전에 부모님과 같이 여행을 갔다가 교통사고로 전부 사망했습니다. 가족 여행이었는데 그 행사에 참가하지 않은 이 가족만 무사하고 다른 사람들은 다 사망했지요."

 

 원준이 최 기자의 탭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가족이 없던 거군요."

 

 "안 그랬으면 범인 잡은 뒤에 가족들 인터뷰를 해도 괜찮은 내용이 나올 텐데."

 

 "그런데 제가 본 가족 신상에는 아들 말고 딸이 있었는데. 그 딸도 죽었던데."

 

 "아! 그거요. 그것도 여기 있습니다. 죽은 사내 아들 위의 누나인데. 이 딸도 고등학교 때 사망했습니다."

 

 원준이 최 기자의 탭을 보며

 "소규모 여행을 친구들끼리 같다가 사고가 났네요."

 

 "예, 이때 이곳 지역 방송국에서 자체 조사로 기획보도처럼 방송도 했습니다."

 

 "왜요?"

 

 "이해할 수 없는 사고라.

  특히 이번에 죽은 김종상이 딸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민원과 항의를 여러 곳에 넣었는데. 그중에는 방송국도 있어 내용 보고 취재를 했던 모양입니다."

 

 "어떻게 됐습니까?"

 

 "그냥 그저 그렇게 끝났습니다. 김종상의 망상이라고."

 

 "망상?

  뒤에 새롭게 나온 말은 없고요."

 

 "없었습니다. 그 뒤에 무슨 이유인지 이 사람이 더 이상 사고를 트집 잡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망상으로 딸 죽음에 의문을 가졌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또 그걸 번복해요?

  이게 말이 되나?"

 

 최 기자의 말을 처음에 들었을 때 원준은 자기도 모르게 PS 뭐라는 곳을 떠올렸다. 그리고 차츰 죽은 김종상이 PS 뭐라는 곳을 알게 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딸 때문에 조사한 거구나. 그렇다면 이 가족은 A 마을의 저주와 아주 깊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대체 이들은 어떻게 연결된 것일까?'

 

 그날 밤이 될 때까지 경찰은 아파트에서 범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틀째라 이번에는 경찰들이 자정이 되기 훨씬 전에 철수를 하고 몇 명의 경비대원만 아파트 앞에 남겨 놓았다. 사건은 차츰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사건 발생 사흘째.

 

 원준은 여전히 아파트 앞에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 시각에는 이미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 경찰들이 더 이상 아파트를 조사하지 않았다. 그래서 경찰들의 이동에 따라 다른 방송국과 기자들이 이동하고 아파트 앞에는 남아있지 않아 조용했다. 최 기자도 그때쯤에는 조바심이 났던지 아침부터 투덜거렸다.

 

 "이러다 본사에 욕먹습니다.

  뭐라도 찍어 보내야 하는데 계속 아파트 앞만 지키고 있으니 좋아 안 할 겁니다.

 ...

  정말 괜찮겠습니까? 오후로 접어들면서 보니까 몇몇 방송국에서는 본사 팀을 철수하던데.

 ...

  우리도 다른 곳 찔러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소식 들었습니까? 한종채 후보도 올라갔답니다. 이제 더 이상은 여기 뉴스가 이슈가 안 될 것 같습니다."

 

 최 기자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정오가 넘어선 시각이었다. 최 기자는 그 말을 하고 방송국에 간다며 가버렸다.

 

 그가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민에게서 전화가 왔다.

 

 상민은 전화를 받자 다짜고짜로 소리쳤다.

 "노트북 열어 봐. 메일 하나 보냈다."

 

 "잠시만. 그래! 메일 왔다.

  잠시만, 기다려 열었다."

 

 "거기 어느 노인 부부 신상 있지."

 

 "응, 있어. 김종상과 관련이 있는 거야?"

 

 그때 스피커로 태솔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고향집 바로 옆 마을에 아버지 친구분이 계시는데, 그분 아줌마가 C 시 인근의 군에서 시집온 분이세요. 그분 김씨예요. 그분들 신상입니다."

 

 "그럼 그분과 이 사건의 피해자가 친척이라는 말씀입니까?"

 

 "예, 고모요. 죽은 피해자의 고모가 바로 아버지 친구의 부인이세요."

 

 원준은 속으로 맙소사라는 말을 했다.

 "그... 그럼. 음음... 그럼 A 마을 저주와 김종상이 어떻게 해서 관련이 있게 된 겁니까?"

 

 그제는 상민이 대답했다.

 "우리가 조사해 보니 그 고모라는 사람이 고향 조카 이야기를 할 때 학원을 한다고 했데."

 

 "학원! 언제? 혹시..."

 

 "맞아. 우리가 도둑질 한 것으로 대학 갈 때."

 

 "그럼 고모가 도둑질 한 자료를 친정 조카에게 준거야."

 

 그제는 다시 태솔이 대답했다.

 "예, 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그때 아버지와 같이 그 자료 구해서 그 집이 친정 집에 보냈다고 기억하셨어요."

 

 태솔의 말을 듣는 순간 원준은 A 마을의 저주가 떠올랐다. 그리고 죽은 피해자의 가족들 교통사고와 큰 딸의 죽음이 저주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준아, 친구야. 대답이 없어. 전화 안 끊었지."

 

 "응, 응. 왜?"

 

 "혹시 말이야. 그걸로 그 사람이 대학 보낸 사람이나 자식들 저주받은 게 문제가 된 것은 아닐까?"

 

 그 말에 원준은 불쑥 딸 이야기를 했다.

 "김종상에게 딸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 사고로 죽었데. 그런데 그가 딸의 죽음을 단순 사고로 인정하지 않고 조사를 했다는 거야. 의심스러운 사고라고. 너처럼."

 

 "뭐야? 그럼 그 사람이 PS 뭐라는 곳을 알게 된 이유가 딸 죽음이야!"

 

 "그런 것 같아."

 

 "원준아, 뭔가 있다. 이건 그냥 단순 사고가 아니라 우리 고향 마을 저주와 관련이 있는 사건이 분명하다."

 

 그때 태솔이 끼어들었다.

 "원준씨, 그 피해자가 가르쳐 대학을 보낸 사람들을 조사해 보세요. 대학을 보낸 사람들에게도 저주가 일어났는지 알면 의외로 쉽게 범인이 드러날 거예요."

 

 "왜요?"

 

 "우리 친구들 중에 죽기 전에 저주받은 것으로 대학 간 것을 후회하던 애들 많았는데. 그 애들이 죽기 전에 주로 하는 말이 자기들을 그렇게 대학 보낸 부모님 탓을 많이 했어요.

 ...

  무슨 뜻인지 아시겠어요.

  알고서 대학을 간 우리가 그 정도로 후회를 할 것 같으면 모르고 대학을 간 사람들은 그걸로 대학을 보낸 학원 선생은 원수 같을 거예요."

 

 태솔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네! 알았습니다. 내가 바로 조사해 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잠시 뒤, 최 기자가 허겁지겁 달려와 승합차 문을 급하게 열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범인이 누구인지 알았다니요."

 

 "들어오세요. 들어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최 기자가 들어와 긴 호흡을 하였다. 그가 숨을 고르는 동안 원준은 보고만 있었다.

 

 "예! 됐습니다. 말씀해 보세요."

 

 "김종상의 직업이 학원 원장이었죠."

 

 "네, 맞습니다."

 

 "예전에는 학원 강사로 대학 잘 보내지 않았습니까?"

 

 "네! 어떻게 아셨습니까?

  사고 나고 아파트 주변 분들 인터뷰했는데 동네 사람들 말에 따르면 한 이십 년 전에 대학 잘 보내는 것으로 인기가 좋았다고 하더군요. C 시 안에서 아름아름 알아주는 유명한 진학 강사로 이름이 있었다고 합니다."

 

 "잘 들어보세요. 제가 예전에 어느 마을을 조사했는데. 그 마을에서는 마을에 살고 있던 어떤 사람이 쓰는 글을 도둑질하여 그가 쓴 글을 마치 자기들 자식들이 쓴 글처럼 속여 대학을 보냈습니다."

 

 "입시비리네요. 이십 년 전입니까?"

 

 "네, 시기도 중요한데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온 말이 그렇게 대학을 보내면 저주를 받아 훗날 자식이 죽거나 가족이 죽을 수 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에이, 무슨 미신도 아니고. 제가 젊을 때인데. 그때는 돈 주고 자료를 사서도 대학 가기도 한 걸요. 자료 사서 학생부 종합이나 자소서 쓴 애들도 얼마나 많았는데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달랐어요. 도둑질에 대한 저주였으니까."

 

 "그럼 혹시 그 저주가 정말 일어났다. 그 말씀을 하시려는 겁니까."

 

 원준이 대답 대신에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만요. 잠시만. 그러니까 이 피해자가 그곳에서 도둑질한 자료를 입수하여 여기 있는 애들을 대학에 보냈다. 그래서 저주가 생겨 그 애들이 죽거나 가족이 죽었을 수 있다.

 ...

  그럼... 그게 원한이 되어 이 사람들 죽였다!!!

 ...

  지금 이 이야기하시려는 겁니까?"

 

 "네! 제가 방금 조사를 했는데 그 동네에 죽은 김종상의 고모가 살고 있었습니다."

 

 "고모 가요! 그럼 고모를 통해 그 도둑질한 자료를 받았다 그 말씀입니까."

 

 원준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살인범이 과거에 자기가 가르쳤던 제자 아니면 제자의 부모나 가족이겠군요."

 

 "네, 그렇죠."

 

 그제는 최 기자가 조금은 흥분한 것 같았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최 기자님은 김종상과 예전에 학원으로 알고 지내던 사람을 찾아 이 사람을 통해 대학을 간 사람들 명단을 좀 확보해 주십시오. 가능하겠습니까?"

 

 "좀 돌아다녀 보면 알 수는 있을 겁니다. 아예 그들이 생존했는지를 알아보면 더 효과적이겠네요."

 

 "그렇죠. 그럼 더 좋죠."

 

 "그럼 유 기자는 뭘 하실 겁니까? 또 여기 있을 겁니까?"

 

 "아니요. 저는 지금 경찰서에 가서 이 아파트를 조사한 경찰을 만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신상이나 조사한 내용 중에 지금 집에 있는 사람들의 신상을 알아볼 생각입니다."

 

 "또 아직도 아파트에 있다 그 생각이십니까?"

 

 "네, 분명히 아직 여기 있습니다."

 

 "좋습니다. 이왕 두 손 놓고 있는 마당이니 삽질 한 번 해봅시다."

 

 그렇게 말하고는 최 기자가 승합차를 나갔다.

 

 원준이

 "기사님, 경찰서로 가시죠."

 

 그렇게 하여 사흘 동안 머물렀던 승합차가 자리를 옮겼다.

 

 

 막 원준과 전화 통화를 한 태솔이 중얼거렸다.

 "뭐야 그럼 그 저주가 고향에 머무르지 않고 전국으로 확대된 거야."

 

 상민이 자기 학원 강의실을 한 번 둘러보며

 "여길 봐. 이십 년 전 우리가 있던 장소와 같은 곳이 아직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이곳 목적이 뭐야. 대학이잖아.

  좋은 대학 가기 위해 이십 년 전, 삼십 년 전, 그 이전부터 존재해오던 곳이 없어지지 않고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그렇다면 대학 갈 수 있는 글은 어떤 파급 효과가 있겠어."

 

 태솔이 한숨을 쉬며

 "큰일이다. 우리 학교 다닐 때부터 벌써 누구 집은 외지에 있는 아들에게 주었다. 누구네는 먼 친척에게 글을 보냈다는 등의 말들이 나돌았는데. 그들 모두가 저주의 대상이 된다면... 정말 끔찍한 상황이 되는데."

 

 그때 아무 말도 하질 않고 있던 수여가 친구의 마음에 도움을 주려는 듯이 거들었다.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대학만 가면 다 되는 줄 알았잖아.

  학생부 종합이나 자소서에 그런 내용 쓸 수가 없게 되면서 없어졌지. 아마 그게 그대로 있었다면 지금도 남이 쓴 글을 자기들이 쓴 글로 속여 대학가는 학생들 여전히 많을걸.

  그런 글이 돈도 되고."

 

 그곳에는 수여까지 같이 있었다. 이들이 있는 곳은 상민이 수업을 하는 학원 강의실 안이었다. 그곳에 세 명이 둘러앉아 방금 전까지 원준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수여의 말에 태솔이 그제야 친구 생각이 나

 "어머. 미안. 내가 전화를 너에게도 주어야 했는데. 너무 흥분해서 까먹었다. 원준씨와 통화를 못 했네."

 

 수여가 웃으며

 "괜찮아. 아직 정식으로 만나지도 않았는데. 막상 줘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아무 말도 못했을 거야."

 

 "아냐. 그냥 막 말하다 보면 이야깃거리가 생겨."

 

 그때 상민이 나섰다. 그는 방금 전 수여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가 두 사람의 대화에 맞지 않게 이전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때 학원을 하는 자식이나 친척이 그 도둑질한 글을 이용하고 있다는 말들도 제법 많이 떠돌았어.

  원준이가 옆에 있었다면 이랬을 거야.

  제길, 제기랄. 지랄 같은 동네. 그놈의 동네는 대체 미래를 어떻게 만드는 거야. 전부 도둑질로 세상을 그림 그리고 있었어.

  이렇게 우릴 욕했겠지."

 

 그의 흉내에 수여가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그래서 재미있다는 듯이 태솔을 보며 웃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과는 달리 태솔은 별 반응이 없었다. 그녀 입장에서는 남자 친구가 분위기에 맞지 않게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도 들었고, 뒤에까지 이어진 그의 말이 웃어넘기기에는 너무 심각하여 굳어진 표정을 지으며 웃지 않고 있었다.

 

 그제는 태솔이 걱정된다는 듯이

 "원준씨가 조사한 것이 우리 예상과 맞으면 큰일이다.

  우리 동네로도 모자라 아예 전국으로 퍼트렸으니.

 ...

  미치겠네. 그 말이 사실이면 우리도 다시 조사를 해야 해. 다른 죽음들도 많을 거야."

 

 상민이 아무 말을 못 했다.

 

 그때 옆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수여가 다시 나섰다.

 "그런데 두 사람은 왜 그 일에 집착해. 너무 매달리니까 보는 내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위험해 보여."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던 태솔이 그 말에 놀라 수여를 보며

 "아! 미안. 괜히 네 앞에서 넋두리나 했다. 우리 다른 이야기할 까."

 

 상민이

 "아니다. 일어나. 수여씨도 일어나세요. 우리 나가요. 커피라도 한 잔 합시다."

 

 그렇게 세 명이 학원 강의실 안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텅 빈 강의실이 갑자기 썰렁해졌다.

 

 

 다음 날 아침.

 

 다시 원준의 회사 승합차가 아파트 입구 앞 주차장에 멈춰 서 있었다. 그 안에는 원준과 최 기자가 타고 있었다.

 

 최 기자가

 "김종상에게 수업을 받고 당시에 대학을 간 학생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대학을 잘 보내는 강사로 유명해져 학생들이 많이 모였다고 합니다."

 

 "제가 말한 자료가 나타나고 부터죠."

 

 "네, 맞았습니다. 이제는 다 알더군요. 그런데 내용이 조금 달랐습니다."

 

 "달라요? 어떻게요."

 

 "김종상이 직접 쓴 글로 이곳 사람들은 알고 있더군요. 그가 직접 쓴 글을 자기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주어 학생부 종합이나 자소서에 넣을 자료로 이용하게 하였다고. 모두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렇게 됐군요. 그럼 그 사람들의 현재 신상은 알아보셨습니까?"

 

 "네, 거의 대부분은 찾아냈습니다. 그런데... 유 기자님."

 

 최 기자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원준을 봤다.

 

 "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겁니까?"

 

 "그 저주 말입니다. 그게 정말 일어나는 저주입니까?"

 

 그의 말투에 원준은 이상한 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뭐랄까 우려했던 일이 정말 일어나 확인을 다시 하는 사람의 말투 같다고나 할까.

 

 "혹시... 그럼... 그게."

 

 최 기자가 자기 탭을 원준에게 내밀며

 "네, 상상하시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이걸 믿어야 합니까?"

 

 원준이 그가 내민 탭을 봤는데 거기에 있는 명단에는 거의 절반 가까운 이름들 뒤에 사망이란 붉은 글씨가 적혀 있었다. 그걸 보고 난 원준이 대답을 못했다.

 

 "유 기자가 조사한 그곳 자료도 이 정도입니까?"

 

 원준은 비행기 사고 때 조사한 기록들이 떠올라 자기도 모르게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분위기가 그제는 심각했다. 그래서 원준이

 "자 자, 그건 확인되지 않는 미신 같은 거고요. 지금 우리에게 급한 것은 현실적으로 눈앞에 있는 살인사건 해결이 중요하니까 그것부터 보죠."

 

 그제야 최 기자가 감정에 사로잡혔다가 깨어난 듯이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예, 맞습니다. 정신 차려야죠.

  자, 그럼 뭐부터 보죠?"

 

 "기자 님 명단과 제가 입수한 아파트 주민 명단을 대조하는 거죠."

 

 그렇게 해서 최 기자의 탭과 원준의 노트북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원준이

 "여기. 여기 이 사람요. 피해자 김종상 두 칸 아래층 사는 사람.

  이 사람과 저기 그쪽 사람과 같죠."

 

 "아! 맞네요. 이병효. 이병효가 이 아파트 살고 있습니까? 김종상의 제자인데."

 

 "네! 이 아파트 살고 지금도 아파트 안에 있습니다. 여기 보면... 어... 어디였더라... 아! 여기 있네. 경찰 기록에 여자 친구와 같이 집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럼 일단은 이 친구와 여자 친구를 용의선상에 올리고. 또 누구 있죠?"

 

 "어디 보자. 어! 여기 또 있네요. 김종상 집에서 위로 세 칸에 정형섭."

 

 "정형섭이면... 어디 보자... 어! 여기도 있습니다. 어떻게 알았습니까?"

 

 "나이가 같았어요. 이병효와 동갑이네요."

 

 "맞습니다. 이들은 같이 공부를 한 동기입니다."

 

 "그렇다면... 어디 경찰 기록에는 누가 더 있나... 어! 정형섭 집에 친구가 두 명 와있네요."

 

 "두 명요. 그럼 그 집에 세 명이 있... 으...면...

  유 기자님, 다섯 명. 다섯 명이 딱 맞습니다."

 

 원준이 큰 소리로

 "맞죠. 이들입니다. 이들. 이들이 그 범인입니다."

 

 그때 이들 뒤에 있던 카메라 기자가

 "거기 있는 김정윤은 오늘 아침에 양복을 입고 출근하듯이 나갔습니다."

 

 그러자 보조 기사가

 "정형섭과 오대윤은 좀 전에 피시방 가서 게임할 거라고 떠들며 아파트를 나가는 걸 제가 밖에 있다가 봤습니다."

 

 최 기자가

 "뭐야. 그럼 이들 세 명은 지금은 없는 거네."

 

 그때 원준이 다급히

 "머리 숙여요."

 

 그 말에 최 기자와 뒤에 있는 두 명이 다급히 머리를 숙였다.

 

 최 기자가 머리를 숙이고

 "왜요?"

 

 "앞에. 앞에요. 이병효와 정소정이 아파트를 나오고 있습니다."

 

 그 말에 최 기자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보니 정말로 이병효와 정소정이 연인처럼 팔짱을 끼고 지나가고 있었다.

 
작가의 말
 

 타인이 쓴 글을 훔쳐 자기 글로 속여 대학 들어간 것은 자랑이 아닌 건데.

 그게 자랑이라도 되는 량 돌아다니며 마치 잘한 일처럼 여기고 있으니.

 

 입시비리로 한동안 나라가 혼란스러웠는데.

 남의 글을 훔쳐 대학 간 것 또한 입시비리이면, 오래지 않아 부끄러운 일이 생길 텐데.

 

 대학도 못 들어간 사람이 쓴 글을 도둑질해 대학 간 걸 부끄럽게 여겨야 할 것을.

 부끄러움을 모르는 철면피가 되었구나!

 누구가 너희들 얼굴에 철판을 깔아준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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