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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배니셔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3

동경하던 영웅은 영웅이 아니었다.
평화는 더 큰 혼란을 위한 준비기간일 뿐이었다.
각성자라고 불리우는 인간과 다른 인간들, 그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기어나오는 전쟁의 망령들.
그 앞에, 각성자 소녀 홍세연이 서 있었다.

 
거짓말이 아닌 거짓말 3
작성일 : 18-01-19 01:17     조회 : 280     추천 : 1     분량 : 8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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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죄송합니다....... 부대장은....... 역시 저에게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엔과 동료들의 훈련소 겸 숙소. 그곳의 윗층에 있는, 여기저기 테이블이 놓인 발코니.

  건혁이 고개를 숙인채 앞에 서있는 니콜 카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이엔과 다른 소년소녀들은 그 근처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묵묵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나야말로 미안하다. 첫 시험이라고 너희에게 너무 무리를 시킨 것 같구나.”

  니콜 카나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건혁을 달랬다.

  “.......”

  그러나, 그 말조차 위로가 되지 않는 것처럼, 건혁은 입술을 깨문다. 그 모습을 본 니콜 카나는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로, 이번엔 이엔과 동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너희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너희의 수준을 낮춰말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니콜 카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건 내 불찰이다. 처음에는 범죄조직 제압같은 걸로 시작했어야 했어. 로날드의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조급했다. 미안하다.”

  니콜 카나는 자신의 위치도 잊은 듯,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저런 면모 때문에 그를 추종하는 사람이 전 세계에 퍼져있는 것이 아닐까, 이엔은 그렇게 생각했다.

  한편, 니콜 카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나는 기쁘기도 하다.”

  “??”

  “너희는 다들 무리한 임무라고 말리던 임무에 투입되서, 무사히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였다. 물론 다들 가벼운 상처를 입었지만 말 그대로 찰과상 수준의 상처이지.”

  “전 이마가 찢어졌는데요.”

  이엔이 한마디를 중얼거린다. 좋은 말 해주시는 것은 감사했지만. 이마가 찢어진 것도 가벼운 찰과상으로 치는지 의문인 이엔이었다.

  “하하하....... 그랬구나. 미안하다. 아무튼, 건혁이가 실수하긴 했지만 그 전까진 임무수행도 순조로웠고 예상치 못한 공격에 당한 것뿐이니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이엔.”

  “네.”

  “난 이번에 네게서 얼티밋 원의 미래를 보았단다. 지휘 능력, 그리고 전투능력까지....... 흠잡을 데가 없더구나. 정말 내 기대는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위로, 혹은 공치사에 짤막히 대답하는 이엔. 니콜 카나는 그런 이엔을 보며 빙그레 미소짓는다.

  “........”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빅토르를 흘겨보는 이엔. 빅토르는 무엇이 그리도 불편한 것인지, 어느새 고개를 푹 숙이고 어금니를 악물고 있었다.

  한편, 그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니콜 카나는 다시금 기뻐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기쁜 것은, 너희들 전부, 무사히 귀환했다는 점이다. 위험한 곳에 보내놓고 할 소린 아니지만, 걱정한 것도 사실. 다시 한 번 미안하다. 경험은 작은 것에서부터 쌓았어야 하는데......”

  그렇게 말하고 입술을 깨무는 니콜 카나. 이게 만약 연기라면 그는 아마 아카데미 주연상을 휩쓸만한 인간일 것이다.

 “아, 아닙니다!! 저희를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엔 더 잘하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한 것은 언제나 니콜카나 찬양에 여념이 없던 빅토르. 조금 전의 그 부루퉁한 태도는 어딘가에 던져버린 듯, 허둥대며 외친다. 그러나 니콜 카나는 그쪽엔 시선을 두지 않고 평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래, 고맙구나. 자, 우크라이나 까지 다녀오느라 수고했다. 돌아와서 하루동안 잘 쉰 것 같으니, 오늘은 임무 성공 겸 전원 무사귀환 연회를 준비했다. 곧 요리가 나올 테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렴. 그리고 앞으로 3일 동안 푹 쉬려무나. 그리고 나서 다시 훈련에 들어갈 것이다.”

  “넵!!!!”

  연회라는 말에 들뜬 동료들, 그러나 이엔은 거기에 휩쓸리지 않았다. 그는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

 

  “아하하핫!! 야! 빅터! 체하기라도 했냐? 왜 밥맛 떨어지게 음식을 끄적거려?”

  “닥쳐 아이신. 난 너같은 야만인이 아니라고.”

  모두가 먹고 마시며 떠들고 있다. 밤하늘 아래에서 모두가 즐거워 보인다.

  하지만 이엔은 그들에게서 떨어져서, 발코니 맨 끝 가장자리의 난간에 기대어 섰다.

  저 너머로 보이는 도시의 야경에 아름다움을 느끼면서도 이엔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드디어......”

  태블릿으로 전화를 거는 이엔. 그냥 전화가 아닌, 영상통화다.

  영상이 발신중이라는 메시지를 띄우고 있다. 하지만 이엔은 어쩐지 자신의 카메라는 차단으로 설정해 놓았다.

 

  젠장 심장이 아프다. 혹시 자는 것 아닐까? 아, 낮 시간이겠구나. 설마 학교? 아니다, 주말이었지. 보고싶어.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이엔의 태블릿에서 어떤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엔!!!”

  이엔에겐 아름다운 목소리, 천사와 같은 사람. 이엔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한 사람, 아이린이 전화를 받았다. 그녀가 있는 곳은 아마 주말 아침일텐데도 말끔한 평상복 차림이었다.

  그런 그녀의 착실한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이엔은 누구라도 빠져들 법한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아이린, 잘 지냈어?”

  “아하하하하!!!!! 잘 지냈어!!!! 돌아 온 거야?”

  “응, 무사히 숙소로 돌아왔어. 아이신도 상처하나 없어. 다들 잘 복귀했어.”

  “헤헤헤....... 다행이다! 3일 만에 통화하네! 보고 싶었.......는데 왜 화면이 안보여?”

  이상한 점을 지적하는 아이린, 이엔은 잠시 주저한다.

  “음.......”

  “이엔?”

  그럼에도 카메라를 켜지 않은 채, 이엔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이마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붕대와 반창고를 만지작 거렸다.

  “하하. 음, 통화권 밖이라 잘 안보이나봐.”

  “숙소라며?”

  이엔은 마음속으로 자신을 욕하며 당황함에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

  “이엔.”

  “응?”

  “당장 카메라 켜. 당장.”

  사랑스러운 목소리에 위협을 담아도 전혀 무섭지 않지만, 이엔에게 있어선 세상에서 가장 무서웠다. 결국, 아이린에게 거역할 수 있을 리가 없는 이엔은 한숨을 쉬며 카메라를 켰다.

  “.......”

  “.......”

  “.......흑.”

  “아이린.......”

  “바보야....... 다쳤잖아.......”

  정말 별것 아닌 상처다. 그저 이마가 조금 찢어지고 볼이 조금 긁혔을 뿐인, 상처 축에도 안드는 상처. 훈련 때도 곧잘 입곤 하는 상처다. 적어도 이엔에겐 그랬다.

  그러나 아이린은 그때에도, 지금도, 언제나 이엔의 상처를 볼때마다 슬퍼했다. 마치 자신이 다친 듯이.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우면서도, 이엔은 울먹이는 아이린의 모습에 심장에 통증을 느꼈다.

  “아, 이건 정말 별거 아냐. 회복능력이 좀 약한 편이긴 해도 나도 각성자야. 이건 금방 낫는다고.”

  “......아직 다 안나았잖아. 그럼 처음 다쳤을 때는 얼마나 다쳤던 거야?”

  아이신이 신나게 비웃을 정도로 볼만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엔. 그러나 그런 사실은 아이린에겐 말할 수 없었다.

  “말했잖아. 난 상처가 늦게 낫는 편이라고. 처음부터 별거 아니었어.”

  “이엔.......”

  그러나, 안심하지 못하도 다시 울먹이는 아이린. 그 모습을 보며 입술을 깨무는 이엔.

  이엔이 아이신과 함께 집을 떠난 이후, 자주 벌어지는 광경이었다.

  훈련이 평소보다 더 혹독하여 다친 날에도, 각성능력의 활성화로 인해 전신이 격통에 시달리던 날도 그랬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이린의 대사는 이엔에겐 너무나 익숙했다.

  “이엔....... 그만 두면 안돼?”

  “아이린.......”

  “지금 까지 받은 건 평생 일해서 갚는다고 하구....... 돌아오면 안될까? 아이신이랑 같이.”

  “미안해. 그건 안돼.”

  “나빴어....... 너무 단호하잖아.”

  아이린이 울먹이고 있는데 위로는 못할망정 단호하게 말해버린 자신에 대해 자책하는 이엔.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엔은 고집을 꺾을 생각이 없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아이린.”

  그렇기에 다시 진심을 다해 사과한다. 눈물을 억누르고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면서.

  “하지만 난 아직 약해. 세계는 아직 위험하고, 난 그럭저럭 강해졌지만 아직 너를 모든 위협에서 지킬 수 없어.”

  “보호는 필요 없어.”

  “.......”

  그 한마디에 이엔은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냥....... 예전처럼....... 같이 지냈으면 좋겠어. 외로워서 그런 건 아냐. 그런 걸로 너랑 아이신에게 투정부릴 나이는 아닌 걸.”

  이엔도 알고 있다. 너무 잘 알고 있다. 아이린이 얼마나 강한 마음을 가졌는지, 얼마나 그들을 생각해주는지. 어리광으로 그들을 말리고 있는 것이 아니란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다칠까봐 무서워....... 그리고 혹시, 못 돌아 올까봐........”

  아이린의 예쁜 뺨에 눈물이 한방울 흘러내린다. 언제나 같은 전개였지만, 그때마다 이엔은 자신을 매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이엔은 마음을 다잡고 그녀를 부른다.

  “아이린!”

  “으, 응??”

  그녀의 이름을 강하게 부르자, 놀란 표정으로 이엔을 보는 아이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목소리를 떨면서도 이엔은 애써 말을 이었다.

  “약속했지. 난 절대로, 절대로 죽지 않아. 물론 아이신도 절대로 다치게 하지 않아. 이 상처는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다 난 상처야. 그렇게 생각해줘.”

  “이엔.......”

  “약속 했잖아? 반드시 함께 돌아갈게. 그리고 언제까지나. 네가 나를 정말로 싫어하게 돼서 떠나라고 할때까지, 아니, 떠나라고 해도 떠나지 않아. 네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도 네곁에 있을 거야. 돌아가게 되면,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아. 말했지? 너와 나, 둘중하나가 죽을 때까지 곁에 있을 게. 아니, 죽음까지도 너와 함께할 거야.”

  “이엔.......”

  울면서, 웃는 그 모습을 보며 지금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주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이엔이었다.

  “아하하....... 바보야....... 내가 널 싫어하게 될 리가 없잖아. 나는 널....... 아니, 그리고 왜 죽음까지 함께해? 바보야?”

  갑자기 목소리가 엄해졌다.

  “둘 중 하나가 죽어도 꿋꿋이 살아야지 왜 같이 죽어? 사랑하는 사람이 오래오래 살아주길 바래야지........”

  “아이린........”

  “만약에 내가 죽어도.......”

  “그런 소리 하지마!!”

  이엔은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올라갔다.

  “이엔?”

  “제발....... 죽는 다는 말하지마......”

  “아니...... 말이 그렇단 거야......”

  “응...... 하지만 내 앞에서 네 죽음을 이야기 하지마....... 절대 상상도 하기 싫어. 내가 그렇게 만들지 않을 거야.”

  결국 이엔의 아름다운 눈에 조금 눈물이 맻혔다.

  “아하핫! 바보야. 그건 지금 생각해봐야 소용없잖아. 우리가....... 늙고 늙을 때까진.”

  “응.......”

  잠시 침묵이 흐른다.

  “이엔.”

  “응?”

  너무나 사랑스러운 목소리엔 다정함이 담겨있다.

  “보고 싶어.”

  “나도.”

  이엔의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이엔.”

  “응?”

  “사랑해.”

 

  정말로 죽을 것 같아.

  너무나 행복해서.

 

  “.......나도.”

  “응? 뭐라구?”

  짓궂게 되묻는 아이린. 이엔은 미소지으며 되돌려 준다.

  “사랑한다고.”

  “으으......”

  결국, 먼저 한 주제에 아이린의 얼굴이 새빨개진다. 물론 이엔도.

  “으으...... 빨리 휴가오기나 해! 몇 달 동안 못 봤잖아!”

  “하하하...... 알았어. 아마 곧 낼 수 있을 거야. 날짜 나오면 아이신 놈 끌고 갈게.”

  “.......”

  “아이린?”

  “......사랑해. 정말로.”

  통화가 끊어졌다. 이엔은 아이린의 마지막 한마디의 여운에 몸을 떤다. 행복하다. 통화만으로 정말 사람이 이렇게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사실에 세상이 새삼스레 아름다워 보이는 이엔이었다.

  “슬슬 배가 고프네.......”

  이엔이 그렇게 중얼거리곤 동료들 쪽으로 몸을 돌렸더니 그 앞에 누군가 서있었다.

  “마리아?”

  “으......응? 아하핫! 이엔! 아, 엿들으려고 한건 아냐! 난 그냥....... 아무것도 안먹고 있길래.”

  그 말대로 마리아는 접시에 이것저것 담은 채로 들고 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엔은 멋쩍게 말하는 그녀의 눈에 눈물이 살짝 맺혀있는 것을 포착한다.

  “아, 고마워. 마침 배고팠거든.”

  이엔은 그렇게 대답하며 마리아가 내민 접시를 받아든다.

  “아....... 헤헤....... 이엔, 너무 오글거린다.”

  “들었구만.”

  “응, 들으려고 한건 아니었지만....... 헤헤헷.”

  밝게 웃는 마리아.

  그녀도 나이가 들면서 그럭저럭 예뻐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엔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녀와 아이린을 비교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에겐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명백한 차이였으니까.

  “그렇게 좋아?”

  왠지 마리아는 조금 풀죽은 목소리로 이엔에게 물었다.

  물론 이엔은 상당히 똑똑하고, 눈치도 빠르다. 어딘가에 나올 법한 둔감한 주인공은 절대로 아니다. 그렇기에 어째서 그녀가 그렇게 반응하는지 잘 알 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묘하게 친근하게 다가온 아이.

  정말 재수없는 생각이라고는 이엔 스스로도 생각하지만, 일단 이엔은 자신이 잘생겼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는 그보다 잘생긴 사람은 솔직히 본적 없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솔직히, 남자들이 흔히 화장실 거울 앞에서 하는 착각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하나하나 뜯어봐도 사실인건 사실이다, 이엔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부모님을 잃고 만리타향에서 살아가는 마리아. 같은 고향에서 온 올가와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마음을 달래고 있는 그녀였지만 그녀는 아직 소녀였다. 처음부터 러시아어가 유창했던 이엔과 대화를 나누며 밝게 웃으며 기뻐하던 그녀였다.

  물론, 그녀는 전쟁병기로 육성된 존재, 전투에서 적을 사살하기도 한 그녀인지라 순수한 소녀와는 거리가 멀 법도 하지만 니콜 카나의 인성교육이 철저했던 덕분인지, 이런 면에서는 나이대에 걸맞는 소녀다움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엔은 그런 그녀에겐 차라리 희망을 주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응. 세상에서 제일. 누구보다도 소중하지. 저기서 한입에 많이 먹기 쇼를 하고 있는, 내 형을 자칭하는 머저리보다 대충 10배 정도 소중해.”

  “아하하....... 그렇구나. 질투나네!”

  그녀도 그녀대로 참 당당하고 솔직한 친구였다.

  “흠...... 좋아! 오늘의 토픽은 이걸로 하자! 애들아!!!”

  “초등학생이냐?”

  쪼르르 친구들에게 달려가는 마리아를 보며 피식 웃는 이엔. 그리고 그녀를 따라 친구들에게 걸어간다.

 

 ------------------------------------------------------------------------

 

  “제가 말씀 드렸지 않습니까.”

  이엔과 그 동료들이 사용하는 ‘시설’.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로날드 테일러가 힐난하듯이 말한다.

  “이제 막 훈련을 마친 아이들입니다. 전쟁이건 총이건 겪어보지 못한 아이들도 있고요.”

  “미안하네.”

  니콜 카나가 정말로 할 말이 없다는 듯이 말한다.

  “아무리 정신교육을 철저히 했다고 해도, 실전한번 안 겪어본 아이들이 어떨지는 가장 잘 아시지 않습니까. 이건 이건혁군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뿐만 아니라 누구였어도 마찬가지겠지요.”

  “.......”

  니콜카나가 침묵하자, 로날드 테일러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당신도 겪어보셨던 일입니다.”

  “알고 있네. 그래서 나도 건혁이를 위로했지. 하지만....... 아무래도 아직도 충격이 큰가보군.”

  “당연하지요. 쉘쇼크에, 정신이 돌아오고 나선 죄책감과 자괴감에 시달렸겠지요.”

  “하하....... 내가 너무 서둘렀어. 이 조급증이 언제나 문제로군.”

  “이렇게 까지 서두르시는 분은 아니셨잖습니까.”

  어느덧 엘리베이터가 지상 1층에 멈췄다. 니콜 카나와 로날드 테일러는 그대로 걸어나와 현관으로 향했다.

  “그랬지만, 아무래도...... 후계자를 빨리 성장시키고 싶었던 것 같아.”

  “이엔 말씀이십니까?”

  “그래.”

  “정말로 그를........”

  “응. 그야말로 내 후계자야. 3년간의 훈련 내내 그렇게 생각하게 할 만큼 훌륭했지. 게다가 이번에도 자신의 동료를 구하기 위해 분투했고. 내가 사람하난 잘봤어.”

  “누가 봐도 탁월한 인재긴 하죠. 지능검사에서 보여준 수치도 그렇고, 각성자로서의 능력도 그렇고요. 정말 그가 가진 여러 재능 중 한 가지만 있어도 세계에 공헌하고도 남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그리고 그들은 현관을 통해 시설에서 나왔다. 밝은 달빛이 그들을 비추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에게 물려주실 생각이십니까? 자제분들께선.......”

  “그 아이들은 어려.”

  “언젠간 성장하시겠죠. 그리고 이미 성장한 자제분도........”

  그러나, 갑자기 니콜 카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으며 로날드 테일러의 말을 잘랐다.

  “로날드. 그 이야기는 하지 말게.”

  “.......죄송합니다.”

  “.......”

  잠시 현관앞에 멈추어 선 니콜, 그리고 로날드. 그리고 두 사람들 중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

  그렇게 한동안 이어진 불편한 침묵, 결국 니콜 카나의 한숨이 그것을 깼다.

  “그렇다고 해도. 그 아이가 이엔 이상으로 세계를 관리하는 일에 적임일 거란 생각은 안 들어. 물론, ‘다른 쪽’도 마찬가지지.”

  “......이엔 군은 확실히 뛰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벌써부터 그를 후계자로 세우시는 건 이르진 않을지.”

  “하하하....... 아무렴 내가 벌써부터 그에게 얼티밋 원을 맡길까? 나중 이야기야. 저 아이가 좀더 강해지고, 성장했을 때, 그리고......”

  하늘을 한번 쳐다보는 니콜 카나. 그리고 뒤를 돌아보며 발코니 쪽을 본다. 저 위에선 다들 즐겁게 놀고 있을 터이다. 니콜 카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미소 짓고는, 말을 이었다.

  “유토피아 계획이 완성되는 그날, 그땐 저 아이가 나의 뒤를 이어 책무를 다하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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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하객 18-01-19 03:53
 
드디어 오늘이네요. 배니셔를 보아온 게 반년이 넘었는데 좋은 결실이 있기를! 무엇보다도 겨울 제비가 자기 날개로 나는 모습을 보고 싶거든요. 새로운 짝의 사랑을 받으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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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 18-01-19 12:41
 
감사합니다. 물론 이번에 결과가 좋으면 좋겠지만 저 스스로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ㅠㅠ 이번 공모전은 그렇게 열심히 참가하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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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없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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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왕을 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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