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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가출 공주님을 경호하라!
작가 : 머리식히기
작품등록일 : 2017.11.24

(황녀님, 먼치킨, 로판, 나쁜 남주 등)


"그래, 그럼 고향이 어디세요?"

"...이름 없는 숲 속."

"흐음. 그럼 그 숲 속에는 샛길이 많았겠군요. 시발에 새끼..."

"뭐라고? 시발새끼?"

...대충 이러고 서로 치고박는 미친 마법사 경호원(저승사자)과 철없는 공주(가출 공주님)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역린(2)
작성일 : 18-01-19 00:03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5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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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으으으으…”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입가에는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다리 밑으로 걸어오는 저승사자의 모습에 마르카나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덜덜 떨었고 추위 때문에 이빨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딱딱 부딪쳤다. 왠지 모를 서늘한 느낌이 그의 몸을 쓰다듬으며 지나갔다. 저승사자는 분명 미소를 짓고는 있었지만 눈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있다는 것을 눈이 가려진 세이라 공주를 제외하면 모두 알 수 있었다.어쩌면 세이라의 눈에 안대가 씌여진 것은 행운이나 다름이 없었다. 저 어마어마한 저승사자의 표정을 보지 못하니까.

 

 “…”

 

 저승사자는 시선을 돌려 세이라 공주가 묶여있는 의자를 바라보았다. 비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또한 자세히 보니 가출 공주님의 한쪽 뺨이 발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 빌어먹을 마르카나 자식이 가출 공주님을 때리는 것을 실시간으로, 두 눈으로 직접 본 저승사자였다.

 

 정말 속이 뒤집어져도 벌써 뒤집어진 저승사자였지만 하도 분노를 하다 보니 오히려 차분해진 그였다. 몇 달 전, 세이라 공주에게 영광의 다리에서 뺨을 얻어맞았을 때와 흡사했다. 다만 달라진 것은 그때는 세이라 공주를 죽여 버리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 가출 공주님을 희롱하고 폭행한 저 개자식들을 죽여 버리고 싶다는 것 정도였다.

 

 “이,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

 

 그나마 비가 덜 떨어지는 곳에 의자 두 개와 책상 하나가 놓여있었다. 저승사자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그 자리에 앉았고 그의 맞은편에 바로 마르카나가 앉았다. 저승사자는 자리에 앉았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마르카나는 감히 먼저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빗방울 떨어지는 적막한 소리만이 잠시 그 자리에 감돌았다.

 

 ‘치, 침착하자. 부, 분명히 지금 상황은 내게 유리하단 말이다. 서, 설마 저승사자가 이 상황에서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고 우리를 적으로 돌릴 리가 없지 않은가. 후후후. 그, 그래. 내가 유리해. 내가 유리하다고.’

 

 “…할 말 있으면 빨리 하시지. 일단은 들어볼 테니까.”

 

 드디어 입을 여는 저승사자에게 마르카나는 히죽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무반응이었다. 처음에는 잠시 당황했던 마르카나였지만 저 반응을 보고 마르카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이 유리하다! 만약 평상시의 저승사자가 저 건방진 마르카나를 보았다면 마르카나의 운은 여기서 다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후후후, 그래.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 협상을 끌고 가는 사람은 더 이상 저승사자가 아니라 마르카나 본인이 아닌가.

 

 ‘그, 그래. 협상 상대가 저승사자라 괜히 겁먹고 있는 거야. 지금 상황은 내가 유리하다고 암, 그렇고말고. 그렇지 않고서야 그 저승사자가 이런 상황에서 저렇게 얌전히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마르카나의 생각은 지극히 합리적이었다. 아무리 저승사자가 막나가는 놈이라고 해도 눈앞에 놓인 밥을 포기할 인물로는 보이지 않았다. 지금 저승사자는 밥보다 더 맛있는 음식이 생겨서 밥을 포기한 것일 뿐. 그 음식을 못 먹게 된다면 결국은 밥을, 즉 진실의 날개를 선택하는 것이 맞았다. 그렇기 때문에 마르카나는 지난번처럼 너무 저자세로 나갈 생각은 없었다. 물론 너무 고압적인 자세로 나갔다가는 애써 차린 밥상을 엎을 수도 있었지만 말이다.

 

 “자, 그럼 재협상을 시작하시죠. 저승사자께서 지금 상황을 잘 아시고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데 더 나은 방법이 생겼다고 이렇게 토사구팽을 하려고 하시면 곤란하시죠.”

 

 “…”

 

 저승사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빤히 마르카나를 노려보았다. 자기가 유리한 줄 아는지 너무나도 건방졌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일단 참고 계속 마르카나의 말을 들어보았다. 더욱 기세를 탄 마르카나는 입가의 미소를 감추지 못하며 계속 말했다.

 

 “이미 저희는 저승사자께서 어떤 생각을 하시고 계신지 다 알고 계십니다. 저기 묶여있는 세이라 공주와 혼인해서 이 제국을 먹을 생각이시겠죠. 정말로 예측하기 어려운 계책이었습니다만 읽힌 이상 대처는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저승사자, 당신께서도 아시다시피…”

 

 잠시 말을 끊은 마르카나는 곧 다시 씨익 잔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비아냥거리며 속삭이듯이 저승사자에게 다시 말해보였다. …그것이 저승사자의 ‘역린’인 줄도 모르고.

 

 “저승사자께서는 2년 전 ‘그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시지 않습니까. 제가 가출 공주님에게 그 사실을 알려드린다면… 당신이 실현하려는 그 작전은 완전히 물거품이 될 겁니다. 후후후. 아무리 저 멍청한 공주가 저승사자께 호감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 사건’을 저승사자께서 벌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과연 당신의 그 작전은 실현될 수 있을까요? 후후후! 아마도 혐오하게되겠죠, 당신을.”

 

 “…”

 

 마르카나의 말을 들은 저승사자의 이마에 혈관이 돋아났지만 그는 입을 굳게 다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르카나는 그것이 저승사자가 수긍하고 현실을 받아들여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까의 그 두려움은 이제 어디론 가로 사라지고 이제 특유의 오만함만이 그의 표정에 가득 담겨있었다.

 

 “하하하하하! 그러니 허황된 꿈은 접으시고 원래의 작전대로 돌아오시죠, 저승사자. 당신에게는 선택의 길이 없지 않습니까? 저승사자께서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 길은 당신에게 어울리는 길이 절대 아닙니다.”

 

 “…그래.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드디어 저승사자가 입을 열었다. 그의 표정은 정말 사람이 저렇게 무서울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나마 얼굴이 준수해서 저 정도이지 얼굴마저 흉악했다면 보는 것만으로도 기절을 했을 것이 분명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미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마르카나와 그의 부하들은 그런 것까지 신경 쓰지 못했다. 저승사자는 한숨을 내쉬며 입에 담배를 문 뒤 불을 붙였다. 뿌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천천히 피시면서 생각을 정리하시지요. 우리는 땔 래야 땔 수 없는 파트너이지 않습니까. 파트너끼리 서로 배신하고 그러면 곤란하시죠. 하하하하하!”

 

 “…휴우.”

 

 저승사자는 마르카나가 비아냥거리거나 말거나 차분히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세이라를 바라보았다. 옷이 흠뻑 젖은 그녀는 추위와 극한 두려움에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르카나에게 맞아 살짝 부어오른 뺨은 저승사자의 마음을 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지금 그가 화를 가능한 참아내는 이유는 단 하나. 그녀가 자신의 불길에 휩싸이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윽고 어느 정도 마음이 정리된 저승사자가 말했다.

 

 “네 말이 맞다, 마르카나. 확실히 진실의 날개는 그 빌어먹을 사건을 알고 있단 말이지. 정말로 기분이 더럽단 말이야.”

 

 “그것은 저승사자님의 입장이시죠. 후후후. 당신께서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길은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좋은 비즈니스 관계이죠. 그러나 그렇기에 서로의 감정을 생각할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마르카나의 정론에 저승사자는 잠시 빤히 그를 바라보다가 곧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기괴하고 차가운 웃음소리에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 저승사자를 비웃던 마르카나가 드디어 동요하기 시작했다. 무엇인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확실하게 잘못 돌아가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의 목숨에 이렇게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울 리가 없지 않은가. 좋지 않은 불길한 기운이 밀려오고 있다는 것은 오만한 마르카나는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이윽고 담배를 다 피운 저승사자는 그것을 대충 바닥에 던져버린 뒤 지난번 그랬던 것처럼 마르카나의 얼굴에 연기를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콜록! 콜록!”

 

 “그래, 아주 정확한 말이야, 네 말은. 비즈너스 관계에 서로의 감정을 생각할 필요도 이유도 없지. 근데 그것은 강자의 입장이고. 약자를 바닥에 기어 강자 눈치를 살피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닌가?”

 

 “으으으…”

 

 무엇인가 분명히 잘못 돌아가고 있다! 부, 분명히 자신이 유리한 상황인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데 도대체 왜! 알 수 없는 생리적인 두려움에 마르카나는 자신도 모르게 물러서려다가 의자에서 넘어질 뻔했다. 저승사자는 그런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런 협상의 기본도 모르는 놈을 보냈으니… 너희 진실의 날개의 수준을 잘 알 수 있지.”

 

 “그, 그렇다고 할지라도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우리 밖에…”

 

 “그렇게 볼 수도 있지.”

 

 마르카나가 채 말을 끝내기 전에 저승사자가 그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저승사자의 말을 들은 마르카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런 그의 표정이 다시 절망으로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저승사자는 곧 잔혹한 미소를 씨익 지어보였다. 그 미소를 볼 수 없었던 세이라 사일런스 제 1 황녀조차 본능적으로 등골에 오싹함을 느낄 정도였다.

 

 “그런데 말이야. 너는 그걸 내 약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에 대한 내 대답은 간단해. 지랄하지 마, 이 하수들아. 나는 그 일을 후회한 적이 없으니까.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말이야. 후후후. 그 일은 내 약점이 아니라 역린이다. 그리고 너희는 그런 나의 역린을 건드렸지.”

 

 “으으으으으!”

 

 그 순간 그들은 숨이 턱 막히는 것만 같았다. 숨을 제대로 쉬기 힘들었고 그것은 세이라 공주도 마찬가지였다. 그것뿐만 아니라 극도의 두려움 때문에 의식을 잃고 기절할 것만 같았다. 이것이 무엇인지 아는 마르카나는 입을 쩍 벌렸다.

 

 “피, 피어?! 이, 이 정도의 재능이었다니!”

 

 피어. 선척적인 이 능력은 마나를 발산시키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기절시킬 수 있는 능력이었다. 물론 어지간한 강자라고 할지라도 상대를 기절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현재 사람을 기절 시킬 정도의 피어를 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천제와 마왕뿐이었다. 특히 천제의 피어는 어지간한 전투 레벨 S급의 마법사들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강력했다. 그런 피어를 저승사자가 사용할 수 있었다니…

 

 “용의 역린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너희는 지금 살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를 날린 거야. 내가 내려갈 때 도망쳤으면 귀찮아서 몇 명은 살려줄 수도 있었겠지. 후후후. 그런데 그 상황에서 멋도 모르고 병신마냥 도발이나 하는 꼬라지하고는. 만약 여기 온 사람이 네가 아니라 지난번 왔었던 그 베스티라는 여자였으면 아까 나를 보고 도망쳤을 거다. 아니, 그녀는 그 이전에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겠지만. 이겼다고 생각해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었다고 생각해서 좋았나? 뭐, 밥? 미안하지만 너희가 주는 밥은 먹을 생각이 없다. 네놈은 이미 엎어진 밥상에서 다 떨어진 밥을 주워먹는 거지새끼인가? 하긴 그래서 이렇게 더럽고 끈질긴 바퀴벌레마냥 빌빌 기어나오는 것이겠지만 말이야.”

 

 “으으으! 으아아악!”

 

 마르카나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미친 듯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그저 히죽 미소를 지었고… 곧 아주 잠시였지만 그들이 있던 공간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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