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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가출 공주님을 경호하라!
작가 : 머리식히기
작품등록일 : 2017.11.24

(황녀님, 먼치킨, 로판, 나쁜 남주 등)


"그래, 그럼 고향이 어디세요?"

"...이름 없는 숲 속."

"흐음. 그럼 그 숲 속에는 샛길이 많았겠군요. 시발에 새끼..."

"뭐라고? 시발새끼?"

...대충 이러고 서로 치고박는 미친 마법사 경호원(저승사자)과 철없는 공주(가출 공주님)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납치(3)
작성일 : 18-01-16 00:27     조회 : 289     추천 : 0     분량 : 5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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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전보를 다 보낸 저승사자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전보국을 나왔다. 이제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진짜 목숨을 걸어야만 했다. 팔이나 다리 부러지는 선에서 끝나면 다행이리라. 그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킨 뒤 몇 번 억지 미소를 지어보였다. 가출 공주님에게까지 걱정을 끼치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조금 전에 싸우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뭐, 뭐야? 이 여자.”

 

 가출 공주님이 기다리던 곳에 다시 돌아온 저승사자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새 도망을 친 것인가. 아니면 기사들에게 결국에는 들키게 된 건가. 어느 쪽이지? 후자라면 그러려니 하지만 전자라면 정말… 그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래, 한 번 잘해봐라! 이 여자야! 그는 열불이 나서 바닥을 몇 번 발로 강하게 짓밟았다. 그의 행동에 몇몇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그들을 찌릿 한 번 노려보는 것으로 대응했고 그들은 남자의 무시무시한 표정에 얼른 고개를 돌리고 자기 갈 곳으로 향했다.

 

 “저, 저기요…”

 

 그때 웬 10대 초반의 여자아이가 조심스럽게 저승사자에게 다가왔고 그는 그녀를 찌릿 노려보았다. 뭐야? 그의 기세에 여자아이는 상대가 저승사자라는 것을 모름에도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이미 받은 돈과 과자가 있기에 할 일은 해야만 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저승사자에게 편지를 건넸다.

 

 “어, 어떤 아저씨들이 이것을 아저씨에게 드리라고…”

 

 “…나 아저씨 아니다. 한 번만 더 그따위로 말하면 죽여 버린다, 꼬마야.”

 

 저승사자의 말에 소녀는 본능적으로 저 말이 말로만 하는 협박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얼른 고개를 숙이고 그곳을 떠났다. 소녀의 눈가에서는 눈물이 핑 돌았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저승사자가 아니었다. 지금 저승사자는 기분이 가뜩이나 더러운데 웬 꼬마가 난데없이 아저씨라고 하니 기분이 더러워진 것이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편지를 펼쳤다.

 

 “뭐야, 이거. 어떤 놈이 장난질… 이런 제기랄!”

 

 아무 생각 없이 편지를 펼치던 저승사자였지만 곧 그 편지의 문자들을 읽자마자 그의 얼굴이 완전히 굳어졌다. 그의 주위에 있는 온도가 약 2도 정도 내려간 것만 같이 그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당신의 계획은 이미 다 간파되었습니다. 당신의 계획이 간파된 이상 당신의 이상은 실현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계획은 실현될 수 있습니다. 재협상을 위해 당신이 반파시킨 영광의 다리 밑으로 오십시오. 그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진실의 날개, 제 2 군단장. 마르카나 하이데른 올림.-

 

 “이런 시발 새끼가!”

 

 저승사자는 손에 있는 편지가 사르르 불태워졌고 사람들은 그런 그를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그의 무시무시한 기세에 얼른 발걸음을 옮겼다 저 남자는 왠지 모르게 불길했던 것이다. 한편 저승사자는 이를 바드득 갈았다. 태어나서 자신의 오만을 두 번째로 후회하는 순간이었다. 저승사자 역시 자신이 오만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그 오만 때문에 과거 마왕에게 죽을 뻔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재능은 그를 오만하게 만들기에 충분할 정도로 엄청났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그가 이번에도 역시 자신의 오만을 후회했다.

 

 ‘빌어먹을. 너무 방심했다. 그 마르카나라는 녀석. 감히 내 뒤통수를 가격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있었단 말인가. 게다가 계획이라고? 설마 세이라 사일런스와 혼인해서 제국을 집어 삼킨다는 그 게획을 말하는 건가. 가출 공주 때문에 포기한 계획을 간파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망할 녀석이 인재였다니. 아아, 내가 너무 오만했던가. 역시 그 날 죽여야 했던 것인가.’

 

 그러나 지금 후회를 한다고 할지라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저승사자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일단 세이라 공주는 구하고 봐야할 일이 아닌가. 저들은 세이라 공주를 인질로 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승사자의 계획, 물론 파기한 계획이지만 그것을 부술 방법은 알고 있고 그것은 저승사자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 계획 자체는 쓰레기통에 던져 넣은 계획이지만 만약에 저들이 저승사자가 2년 전 벌인 ‘엄청난 사건’을 가출 공주에게 말한다면 가출 공주와의 관계는 그대로 종결될 것이다.

 

 ‘이 빌어먹을 새끼들이!’

 

 지금 제대로 외통수에 당한 저승사자였다. 저승사자는 가출 공주 때문에 더 이상 사일런스 제국을 멸망시킬 생각이 없었고 어차피 진실의 날개로부터 빼앗아 먹을 것은 다 빼앗아 먹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그저 계약 기간이 다 될 때까지 세이라와 좋게 지내는 것 뿐.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세이라 공주를 구하려면 제국을 멸망시키는 일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이 저지른 일을 세이라가 알 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과적으로 세이라의 운명을 자신이 있는 나락으로 이끄는 것이 된다.

 

 ‘…하. 나 바보인가.’

 

 저승사자는 바닥에 가래침을 뱉었다. 잠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길을 선택해도 끝내는 세이라는 자신을 증오하게 된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져있지 않은가.

 

 “꺄아아악?!”

 

 “저, 저기! 저게 뭐야!”

 

 거리를 걷던 사람들이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저승사자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저승사자의 몸은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순간. 저승사자가 입고 있던 로브 만이 깔끔하게 불타 사라졌고 사람들은 난데없이 광장에 나타난 사람을 보고 경악했다.

 

 “저, 저승사자?!”

 

 “으으으으! 도, 도망쳐!”

 

 그의 얼굴을 바라본 사람들이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이 남자가 가진 악명이었다. 비단 ‘그 사건’을 모르더라도 이 정도이다. 만약 세이라 공주가 저승사자가 저지른 ‘그 사건’을 알게 된다면 저것을 넘어 벌레 보듯 저승사자를 바라보게 되겠지. 이제 저승사자가 다시는 세이라 공주의 웃음을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니, 그것을 넘어 두 번 다시 보지 못 하게 될 지도 모른다. 가출 공주가 미쳤다고 그런 짓을 저지른 미친 인간에게 경호를 받고 싶겠는가. 그는 도망치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냥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이지 않은가. 케이토, 멘탈. 지금 일어난 빌어먹을 일은 너희들이 내게 휘두르는 회초리라고 생각하마.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지금 미칠 것 같으니까.’

 

 저승사자는 욱신욱신 거리는 가슴에 손을 가져갔다. 토할 것만 같았다. 마치 복수의 첫 발자국을 내딛기 위해 악귀, 네오스 아카이론과 싸우기 직전의 그 날처럼. 이번 전투는 쉽게 끝날 것이다. 그러나 피로감은 역대 어떤 전투들보다 더할 것이다. 이 일이 어떻게 되든 모든 일을 끝마친 뒤 저승사자는 일단 쉬고 싶었다. 아니, 차라리 죽음이 가장 큰 안식처인데… 빌어먹을 신관들과 세계가 무너지기 전에는 자의로 죽을 생각은 없었다. 그것이 저승사자의, 아니 푸른 태양의 어깨에 짊어져 있는 무거운 짐들이니까.

 

 저승사자는 입에 담배를 문 뒤 손가락에 작은 불길을 일으켜 불을 붙였다. 모락모락 새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다가 공중에 흩뿌려지듯이 사라진다. 그는 그것을 잠시 멍한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다가 이번에는 손에 불길을 일으켰다. 활활 잘도 타는 군.

 

 “자, 그럼 갈까. 어쨌든 가출 공주님은 구하고 봐야지. 오늘로 그녀를 보는 것은 마지막일 수도 있지만 말이야.”

 

 그는 애써 미소를 지은 뒤 천천히 걸어갔다. 그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고독 그 자체. 그러나 이 고독이 원래 저승사자의 자리였다. 아주 잠깐 휴가를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자. 그는 피식 입가를 올리며 중얼거렸다.

 

 “짧았지만 즐거웠다고. 가출 공주님.”

 

 %%%%%

 

 한편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간 가출 공주님은 안대가 씌여진 채로 의자에 구속되어 있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것과 물소리가 들린다는 것에서 바깥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지만 그것뿐이었다. 그녀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킨 뒤 말했다.

 

 “도, 도대체 무슨 용건이시죠? 아니, 그것보다 당신들은 누구세요!”

 

 세이라가 보이지 않는 상대들을 향해 말했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마르카나가 한숨을 내쉬며 가출 공주의 앞에 다가갔다. 그는 입에 머금은 담배 연기를 가출 공주를 향해 내뿜었다.

 

 “콜록! 콜록?! 이, 이 무슨 무례한!”

 

 “휴우. 가만히 계시지요. 가출 공주님. 당신을 해칠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만 상황에 따라서는 달라질 수 있으니까. 당신은 그저 가만히 미끼 역할을 하면 됩니다. 가만히 있으면 안전하게 풀려날 것인데 왜 그렇게 짜증나게 하고 지랄이야.”

 

 목소리로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살기에 세이라는 몸을 덜덜 떨었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마르카나는 그녀가 만난 사람들 중 그녀에게 가장 살의를 띄고 있었다. 물론 마르카나는 세이라를 죽일 생각은 없지만 최근 너무나도 무시 당하는 일이 많아서 열이 받았던 것이다.

 

 “안 됩니다, 군단장님. 가출 공주는 우리의 계획에 필요한 사람입니다. 섣불리 죽이시면 부 사령관께…”

 

 “아아. 알고 있다. 그래서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 아니냐. 마음만 같아서는 저 옷을 갈기갈기 찢어발긴 뒤 맛있게 먹고 싶은 데 말이야. 정말로 아름답군.”

 

 “무, 무례합니다!”

 

 마르카나가 가출 공주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고 그의 행동에 온 몸에서 생리적인 혐오를 느낀 세이라가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그러나 마르카나는 씨익 미소를 지어보인 뒤…

 

 짜악!

 “윽!”

 

 “군단장님!”

 

 이 건방진 가출 공주의 뺨을 갈겼다. 가출 공주는 지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잠시 자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아버지인 임파이니에게도 한 대도 맞지 않고 커왔다. 그, 그런데 감히! 감히! 세이라가 고개를 돌려 마르카나가 있을 법한 곳을 노려보았지만 안대가 씌여져 있어 이 무례하기 짝이 없는 남자를 볼 수 없었다. 마르카나는 말리려는 부하에게 괜찮다고 손을 들어보인 뒤 말했다.

 

 “잠자코 입 다물고 기다리라고. 풀어준다니까? 그런데 계속 나를 화나게 만들면 그때는 무슨 일을 벌일지 몰라. 공주님은 그냥 미끼라고. 그런데 그 미끼 따위가 나를 화나게 하면 그거야 말로 곤란하지. 안 그래?”

 

 “…”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세이라는 이를 바드득 갈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잠자코 구조를 기다리는 것 밖에 없었다. 마르카나는 한숨을 내쉰 뒤 말했다.

 

 “저 년의 입도 막아놓아라. 시끄러운 소리 듣기 싫으니까 말이야.”

 

 “예!”

 

 “이거 놔! 이거… 읍읍읍!”

 

 세이라는 어떻게든 남자들에게 저항하려 했지만 눈도 안 보이고 손과 다리도 밧줄로 묶여있는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고개를 휙휙 돌리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곧 다른 남자가 그녀의 얼굴을 잡아 그녀가 고개를 돌리는 것을 막았고 곧 그녀의 입에 입마개가 씌여졌다.

 

 “읍읍읍!”

 

 “공주님. 한 번만 더 시끄럽게 짖으면 그때는 발가벗길 거야. 시커먼 남자들 앞에서 말이지.”

 

 마르카나의 차가운 목소리에 세이라는 수치심에 몸을 덜덜 떨었지만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흘러내려왔다.

 

 ‘시크릿… 어서 구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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