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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나는 내일 죽기로 했다
작가 : 육일육씨
작품등록일 : 2017.12.9

....더 자고싶다..

 
일출
작성일 : 18-01-14 05:35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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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아무 의심없이 보던 블로그 글들이였다.

 

 그저 중2병이나 걸린 철 없는 애들이나 오덕이겠지 하고 페이지를 하나 둘 넘겼다.

 

 블로그의 주인은 그냥 같은 날의 일들을 반복해서 써 놓은 것 같은데,

 

 관심이 더욱 쏠리기 시작한건 4월 5일의 포스팅부터였다.

 

 '20xx년 4월 05일'

 

 20xx년 4월 05일. 어디에도, 내 기록이 남지 않는다. 오직 내 머릿속에만 존재한다.

 자기전에 써 놓은 메모지도, 포스팅된 내 블로그 글도, 다음날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이 글도, 내일이면 없어져있다.

 

 물론 자지 않으려 시도해봤다, 하지만 내 반복되는 하루만큼 기이하게도, 난 11시 24분부터 갑자기 기억이 없다.

 

 씨발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내게 이러는 걸까.

 

 '20xx년 4월 07일'

 

 20xx년 4월 07일. 오늘은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침부터 나를 깨우던 초인종 소리에도 무시하고 누워있었다. 인터넷으로 이 현상을 검색해봤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차라리 잠을 자고 싶어서 병원에 가서 수면제도 처방을 받았다.

 

 한 알에서, 장기복용시 두 알에도 잠이 잘 안 온다고 했는데.

 난 지금 세 알째 복용했음에도 잠이 오지 않는다.

 

 오히려 내 머리만 아프다.

 

 더 먹으면 내 건강이 정말 나빠질까 시도하지도 못하겠다.

 

 최악이다.

 

 

 '20xx년 4월 10일'

 

 20xx년 4월 10일. 오늘은 내게 매일같이 찾아 오던 이 택배기사를 죽였다. 반복되는 일상에 내가 미쳐가는게 맞는 것 같기도하다. 아침 초인종이 울리자마자 난 부엌에 가서 칼을 가져왔고.

 택배기사에게 문을 열어 준 후에 집 안 쪽에 넣어 달라 부탁하며 들어온 그를 죽였다. 사실, 3일 전쯤부터 생각은 했지만, 아침에 칼을 만지는 순간, 그 차가운 기운에 이성이 되돌아 왔었다.

 이게 만약, 꿈이 아니라 누군가의 장난이여서 정말 내가 사람을 죽여버리면 어쩌지. 사실, 난 어느순간부터 정부의 실험체가 된 건 아닐까. 내가 사람을 죽이면 정말 끝나는걸까 온갖 걱정이 나를 감쌌다.

 

 그를 칼로 처음 찔렀을때, 아플면 어쩌지, 이게 꿈이 아니면 어쩌지 고민도 되었지만.

 찌른 그 순간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에, 난 택배기사가 도망치거나 비명지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몇번이든 더 처참하게 찔렀고, 그가 움직이기를 멈춘 후에야 나도 멈출 수 있었다.

 

 내일은 이제 누가 날 찾아올까.

 

 드라마나 영화에선 시체 처리 잘 하던데, 보기만 해도 토가 나올 지경이라 화장실에 내팽겨 치고 물을 틀어놨다.

 

 역시 영화나 드라마는 다 거짓말이다.

 

 '20xx년 4월 11일'

 

 20xx년 4월 11일. 시체가 사라졌다.

 아침에는 초인종이 울리지 않았지만, 점심에 다른 직원이 날 찾아왔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나는 잠자코 집에서 뉴스만 켜놓을 뿐이였다.

 

 '20xx년 4월 12일'

 

 20xx년 4월 12일. 오늘 점심에 온 새로운 택배기사에게 오전에 오던 택배기사 이름을 물어봤다.

 

 모른다고 한다.

 

 이건 저주인가 축복인가.

 

 적어도 살인마인걸 나만 안다는건 축복이겠지.

 

 '20xx년 4월 15일'

 

 20xx년 4월 15일.

 

 아무 문제 없다.

 

 오히려 반복되는 이 하루가 내게 안도감을 주고있다.

 

 혹시 다음날은 바뀌지 않을가 하고, 경찰이 문을 두드린다거나, 뉴스에 내 얘기가 나올까 틀어 박혀 지냈지만, 나 외의 생활은 마치 짜여진 것 처럼 반복된다.

 

 초인종이 눌리는 소리에 불안감에 휩싸여 문을 열어보면 아무도 없었다. 내 착각이겠지. 범죄자의 죄책감? 그런거인가 싶다.

 

 '20xx년 4월 16일'

 

 20xx년 4월 16일. 혹시 몰라 글은 여기까지 쓰려고 한다.

 

 토탈도 투데이도 낮은 누군가의 일기장 같은 블로그였다.

 

 꺼림직한 부분은 누군가를 죽였다는것.

 

 남들은 그저 소설의 일부분이라 생각들의 글이였지만.

 

 나무를 이해하려면 나무가 되어야 한다 하던가.

 

 난 이 자의 말이 사실로 믿겨진다.

 

 그럼 죽은 사람은 어디로 간 걸까.

 

 글에 빠져서 시간 가는지도 몰랐다, 핸드폰의 11시 5분을 가리키는 숫자가 내 현실을 다시 일깨워 줬으니.

 

 그렇게 난 화장실을 다녀와 소파에 다시 누워 핸드폰 시계를 확인했을 때.

 

 

 

 

 날 반긴건 8시 57분의 아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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