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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매버릭(maverick).
작가 : 박재영
작품등록일 : 2016.3.29

<원래 바둑에는 천지 방원(方圓)의 상징, 음양의 이치, 성신(星辰) 집산의 질서가 담겨있다. 또한 비와 구름의 변화, 산하(山河) 기복의 형세는 물론 세상사의 흥망, 일신의 성쇠 등 무릇 그 속에 비유되지 않는 것이 없다.
바둑은 또한 행함에 있어 인(仁)으로, 결정하는데 지(智)로, 거두는 데 예(禮)로써 한다.
이러하니 범백(凡百)의 다른 기예를 어찌 감히 바둑과 비교할 수 있으랴.
···현현기경(玄玄碁經) 중에서.>

 
5화.균천무상권결(鈞天無上拳結) 2.
작성일 : 16-03-30 07:26     조회 : 904     추천 : 0     분량 : 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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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균천무상권결(鈞天無上拳結) 2.

 

 

 다음 날 새벽, 도민우는 현실세계에서 늘 그랬듯 버릇처럼 운공을 하기 위해 가부좌를 틀었지만 내심 불안했다.

 ‘장천상이 익힌 내공심법이 어떤 것이었을까? 자칫 주화입마에 빠지는 건 아닐까?’

 

 ···천지간의 기는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의 기운을 띠고 있는바 연공하는 심법에 따라 그 성질이 분류된다.

 하지만 황정내경(皇鼎內經)으로 쌓여진 기는 음양오행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도 있고 또 전혀 섞여 있지 않다고도 할 수 있는 대자연의 순수한 기 자체이다.

 따라서 천하의 모든 기운을 융화시킬 수 있는 심법이니 황정내경이야 말로 심법 중 으뜸이니라.

 

 불현 듯 처음 내공에 입문할 때 외조부께서 들려준 말이 뇌리를 스쳐갔다.

 도민우는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운기에 빠져 들었다.

 일단 주변의 기를 느끼고 그 기를 몸 안으로 이끌어 전신의 경혈을 순서대로 한 바퀴 돈다. 그에 따라 단전에 쌓여 있던 기도 호응해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일주천 뒤 다시 단전에 갈무리 된다.

 외부의 기를 끌어들여 한번 일주천 할 때마다 조금씩 단전에 쌓이는 공력이 증가하는데 이것이 바로 축기의 단계였다.

 잠시 후, 황정내경의 심법에 따라 운공을 끝내고 눈을 뜬 도민우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황정내경의 심결에 따라 기를 이끌어도 원래 장천상의 내공과 부딪치지 않고 융화되어 일주천을 끝낼 수 있었는데 장천상의 내공은 기대 이하였다.

 ‘모든 무공의 기본은 내공이라 했는데 이 친구, 도대체 뭐한 거야?’

 원래 도민우는 하루에 한번씩, 육십 년을 쉬지 않고 연공해야 쌓을 수 있는 일갑자의 공력을 지닌 상태였다.

 그가 기이할 정도로 높은 내공을 갖게 된 것은 따지고 보면 CRPS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도민우는 지난 이 년 동안 CRPS의 그 지독한 통증을 잠재우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심지어 며칠 동안 식음까지 전폐해가며 연공해 어찌 보면 이 년 만에 사, 오십년 치 연공을 한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그에 비한다면 장천상의 내공은 겨우 십년 정도의 공력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실 장천상의 나이가 아직 약관에 못 미치는 걸 생각하면 내공수련을 게을리 했다고 할 수는 없었다.

 ‘이 정도의 공력으로도 그런 위력을 보였단 말인가?’

 도민우는 며칠 전의 싸움에서 반사적으로 반응해 쏟아져 나온 장천상의 권법을 떠올리고 내심 탄성을 터트렸다.

 ‘이거 제대로 익히면 대박이겠구나.’

 운공을 하고 난 뒤 도민우는 장천상의 몸으로 백날을 연공해도 도민우로 돌아갔을 때 자신의 내공이 되지 않는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권법은 달랐다.

 그 요체를 깨닫고 몸으로 수련하면 그 심득(心得)은 온전히 그의 것이었다.

 

 

 삼일이 지났을 때 도민우는 동진여이의 성격과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동진여이가 일반 객점과 다른 점은 대부분 장기투숙객들이라는 점이었다.

 이른 바 인간시장이라고 할까?

 이곳에서는 그야말로 살인을 비롯해 모든 청부가 가능했다.

 살수(殺手)를 비롯해, 독공에 당한 사람들만을 치료해 주는 독의(毒醫)가 있는 가 하면 돈을 받고 싸움을 대행해주는 용병(傭兵)도 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대역(代役)을 해주는 경극(京劇) 출신의 배우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삼류로 낙양 뒷골목의 빈민가 사람들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에 불과했다.

 청부는 동진여이의 주인인 부팔야(釜八爺)를 통해 접수되는데 그 일거리를 배분하는 건 터줏대감인 금천귀리 풍야소였다.

 

 도민우가 지난 삼일 동안 알아낸 또 한 가지는 바로 장천상에 대한 것이었다.

 나이도 어린놈이 세상 다 산 노인네 같은 눈빛을 하고 있는 것은 귀엽게 봐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른들을 봐도 인사 한번 안하고, 건드리면 모두 죽여 버리겠다는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 게 바로 장천상이었다.

 도민우는 몸의 주인인 장천상에 대해 알면 알수록 한심한 기분만 들었다. 단편적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알아낸 장천상은 돈만 밝히는 망종에 가까웠다.

 어찌되었든 앞으로는 장천상으로 살아야 한다. 때문에 도민우는 장천상이 어떤 인물인지, 무슨 사연이 지니고 있는 건지 자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었다.

 

 

 임무를 무사히 수행한 대가로 은자 삼십 냥을 받았지만 도민우로서는 그것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닌 것인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다.

 해서 도민우는 이것저것 잔심부름을 해준 점소이 소년에게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의미에서 시험 삼아 은자 한 냥을 주었다가 크게 놀라야 했다. 점소이 소년이 감격하다 못해 눈물까지 보였던 것이다.

 햇살이 따사로운 오후 무렵,

 도민우는 한가로이 평상에 앉아 조금 전에 점소이 소년이 은자 한 냥을 받아들고 감격하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이곳의 화폐가치를 잘 모르기는 하지만··· 장천상, 이 친구 꽤 벌어 놓았구나.’

 품속에 있는 전낭에는 은자만이 아니라 금자와 전표도 있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거금인 것은 분명했다.

 무림이든 현대세계이든 주머니가 빵빵하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다.

 도민우가 마치 자신의 돈 인양 흐뭇해하고 있을 때 홍의여인, 사천일란(四川一蘭) 여은금(輿銀金)이 가벼운 걸음걸이로 마당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어떤 사연으로 동진여이에 머물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장기투숙자들 중에는 간혹 일류 고수들도 섞여 있었는데 사천일란 여은금이 바로 그런 고수였다.

 

 ··사천에 한 송이 꽃이 있어 그 아름다움이 난초와 같으니···

 

 문득 한줄기 문장이 머리를 스쳐갔다.

 바로 사천일란 여은금이 스스로를 소개하면서 자화자찬 식으로 알려준 시구(詩句)였다.

 한번 말을 텄기 때문인지 사천일란 여은금도 도민우를 스스럼없이 생각해 바로 옆에 바싹 붙어 앉았다.

 “요샌 왜 수련을 안 하지? 그러고 보니 임무에 나갔다 온 뒤부터 안하는 거 같은데 무슨 일 있었어?”

 “수련 말입니까?”

 “너는 남의 눈의 피한답시고 저 앞 산속에서 새벽마다 몰래 수련을 하는데 사실 여기 사는 사람들 중 그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새벽마다 수련했다 이거지?’

 그렇지 않아도 딱히 할 일도 없어 권법수련이나 할까 마음먹고 있던 도민우에게는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이었다.

 도민우는 당장 내일부터라도 수련하기로 마음먹고 여은금에게 눈을 돌렸다.

 “혹시··· 여기에 온갖 정보를 파는 사람도 있나요? 그러니까 정보장사꾼 말입니다.”

 “정보장사꾼이라··· 알고 싶은 게 있으면 15호실 고씨 아저씨에게 부탁하면 돼. 물론 대가를 치러야하지. 뭐해? 지금 15실로 가는 거야?”

 “예. 일단 맘을 먹으면 곧바로 해치우는 게 원래 내 성격이라서···”

 사천일란 여은금이 휘적휘적 15호실 쪽으로 걸어가는 도민우를 보며 멍청해졌다.

 

  * * *

 

 천화루(千花樓)는 낙양 북단에 자리 잡고 있는 수많은 기루 중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데다 위치 또한 외져 손님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도민우가 이 천화루를 찾은 것은 다음날 정오 무렵이었다.

 어떻게 보면 나이도 어린놈이 대낮부터 기루나 기웃거리는 행색이다.

 허나 도민우가 이 천화루에 온 건 따로 이유가 있었다.

 ‘고 아저씨 말에 의하면 이곳 천화루의 정보가 천하제일이라고 했는데···’

 대문 안에 들어서니 기녀 한 명이 마중 나와 안내를 한다. 다소 나이가 들어 보이는 기녀는 도민우가 용건을 이야기하자 그를 별채로 안내했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였다.

 별채에 도착하기 무섭게 이번에는 하인으로 보이는 사내가 방으로 안내했는데 방에 들어가 넓은 탁자 앞의 의자에 앉기 무섭게 이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장대한 체구의 청의청년이 맞은편에 앉았다.

 꽤나 준미한 얼굴이고 평생 어려움이 없이 살아온 듯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다소 통통한 편이지만 그 점이 오히려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는 자연스러움을 풍기고 있었다.

 헌데 느껴지는 분위기와는 달리 그 태도는 지극히 기계적이었다.

 “요구하는 정보의 종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아··· 그렇군요. 한 사람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이름이 장천상이고 나이는 대략 열일곱 정도 되었습니다.”

 “장천상이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만을 요구하는 겁니까? 아니면 장천상이라는 사람과 연관된 정보들까지 요구하는 겁니까? 예를 들어 그에게 적이 있다면 그 적이 누구이며, 무공수위가 어느 정도라던가 하는 것까지 말입니다.”

 ‘일종의 구글 검색이로군.’

 도민우는 내심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장천상에 대해 알고 싶어서 왔는데 듣고 보니 그와 관련된 모든 정보까지 알아야만 그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장천상은 물론이고 연관된 정보까지 모두 알고 싶습니다.”

 “금 다섯 냥입니다. 그리고 보름의 여유를 주셔야 합니다.”

 일이 어렵다거나 정보제공에 실패할 경우도 있다는 등의 말은 일체 없었다. 그만치 자신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도민우는 전낭을 열어 과감하게 금자 다섯 냥을 지불하고 천화루를 빠져 나왔다.

 ‘그나저나 내가 돌아가고 난 뒤에 장천상, 이 친구 돈주머니가 왕창 빈 걸 알고 길길이 날뛰는 거 아닐까?’

 이렇게 해서 장천상이 정보장사꾼을 찾아와 장천상의 돈으로 장천상에 대한 정보를 사는 황당한 일이 마무리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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