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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심령사진
작가 : 하랑
작품등록일 : 2017.11.2

어느날 할아버지에게서 도착한 의문의 택배.
그것은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카메라였다!
신이 나서 자랑하려는데 이건..
사람이 안 찍혀?!

사람이 찍히 않는 기묘한 카메라.
사람이 찍히지 않지만 누군가는 사진에 찍힌다.
카메라에 찍히는 누군가는?

 
/26 - 이상하고 아름다운(3)
작성일 : 18-01-12 19:15     조회 : 328     추천 : 0     분량 : 3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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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머리속을 어지럽게 돌아다니던 생각.

 이야기를 끝마치고는 앞에 놓인 음료를 마시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 동화는 이내 머리속의 그 생각을 입밖으로 끄집어냈다.

 

 

 "..좀 오래 걸리더라도.. 기다리면 환생한 그 사람과 만날 수도 있는 건가요?"

 

 일말의 희망. 비록 찰나의 행복에 그리움은 긴 시간일지라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 긴 시간 버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었다.

 

 음료를 테이블에 내려놓는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가 이내 구름이 끼는 듯이 눈꺼풀이 반쯤 덮으며 아련한 시선이 테이블 위로 또르르 떨어졌다.

 그리고는 긴장한 채 대답을 기다리던 동화를 향해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부정을 뜻하는 그 움직임에 동화는 일말의 희망마저 증발했다.

 

 하긴.. 얼마나 긴 세월일줄 알고 기다리라고 하겠는가.

 잠시라도 그런 생각을 했던 스스로가 참으로 이기적이고 황당해서 동화는 쓰디쓴 웃음을 목구멍으로 삼켰다.

 

 

 "은결이의 경우가 특별했을 뿐, 인간의 사후는 알 수 있는게 아닙니다. 만일 환생을 했다 하여도 전생의 기억은 없으니 그에게는 없던 일이나 마찬가지예요. 나에게는 좋았던 추억이고, 소중한 기억이어도."

 "왜 은결이는 특별해요?"

 

 청랑은 그때를 회상하는 듯 호선을 그리며 곱게 웃었다.

 마치 지금 생각해도 우습다는 듯이.

 

 

 "...소원을 빌었거든요."

 

 그녀가 인간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던 것을 떠올린 동화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소원이요?"

 "아, 내가 들어준 건 아니예요. 그때 당시에는 흔하다면 흔했달까.. 나무 도깨비는 그런 아이들이 거든요. 대가를 치르면 소원을 들어주기도 했어요. 그 나무 도깨비들은 이제 없지만."

 

 인간이 소중히 여기는 마음. 그 마음을 대가로 나무 도깨비들은 소원을 들어주었다.

 그 옛날에는 소원나무라는 것이 있어, 그곳에 사람들이 제일 아끼던 물건을 걸며 소원을 빌었다고 했다.

 그러면 간혹 마을로 내려왔던 나무 도깨비가 그중 마음에 드는 물건을 가져가며 소원을 들어줬다고.

 

 그 이야기를 듣는 동화는 발전을 위해 나무를 베고, 그래서 결국 잘려 나갔을 그 소원나무를 생각하며 누군지 모르겠지만 소원나무를 베었을 그 사람을 원망했다.

 그런 엄청나게 좋은 나무를 베어 버리다니.. 정말 눈앞에 있었으면 있는 힘껏 한대만 치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와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걸 알고있었지만 언제인지는 몰랐어요. 그래서 그냥 기다렸죠."

 

 동화는 그녀가 기다린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은 것을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에 앞에 놓인 차가운 커피를 들이켰다.

 

 

 "물론 은결이도 전생의 일을 기억하지는 못해요. 그건 저만의 기억인거죠. 저에겐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소중한 기억인데.. 그건 저만의 것이 되어버렸죠. 그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해줘도 그의 기억은 돌아오지 않아요. 그러니 혼자서 떠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너무나 쓸쓸한 일이예요. 제가 아끼는 이는 이런 고통을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의미심장한 끝말을 모른 척하며 동화는 은결이 일전에 카페에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자신이 무언가를 도와준 인연이라고 하는데.. 기억은 하지 못한다고.

 

 말을 해줬는데도 기억을 못하냐고 묻는 자신에게 이렇다할 대답없이 그저 곤란하게 웃었던 은결이 떠오르자 동화는 아주 쓰디쓴 약을 삼킨 것 같이 입안에 쓴맛이 도는 것을 느꼈다.

 

 생각 없이 한 말이었는데.. 두사람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하자 자신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한사람은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할 테고, 한사람은 기억하기에 씁쓸할 테다.

 

 동화는 한참이나 아무 말도 못하고, 음료를 홀짝이는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

 

 

 

 불길이 일 듯 출렁이는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숨겨지지 않는 존재감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어설프게 숨어 있는 그녀는 지금껏 한번도 그에게 발각되지 않았다.

 

 

 "...대박이다.."

 

 그녀를 발견한 이가 저도 모르게 중얼거릴 만큼 홀릴 듯한 미모를 자랑했지만 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노란 눈동자는 행여 놓칠 새라 그를 끈질기게 쫓으며 초조하게 입술을 핥았다.

 

 지금껏 단한번도 그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충분히 빼앗을 만큼 매혹적인 얼굴인데도 이상하게 그의 시선은 빼앗지 못했다.

 

 

 "오늘은 기필코..!"

 

 눈앞을 천천히 걸어 지나가도, 맞은편에서 아주 느린 걸음으로 그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걸어도, 의아하게 생각하고도 남을 만큼 아주 오래 그의 앞을 알짱거렸지만 모두 실패했다.

 

 

 "도대체 얼마나 예뻐야 눈길을 주는 거야..!"

 

 속이 타는 듯한 초조함에 손톱을 물어뜯던 그녀는 이내 침을 꿀꺽 삼켰다.

 오늘은 절대 실패할 수 없는 방법을 쓸 것이다.

 

 초록창에 검색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읽은 지금, 그녀는 이 방법만은 그가 자신을 볼 수 밖에 없다고 확신하며 노란 머리통을 바라보았다.

 

 

 

 

 ***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던 솔은 산 근처에 마련한 자신들의 거처가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은결을 만나러 나간 청랑 대신 시우를 데리러 간 솔은 못마땅한 얼굴로 그를 집까지 안내했다.

 

 

 "이야, 숙녀분들만 계신 곳에 제가 가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능구렁이 같은 그의 말에 솔은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인간도 아닌데 그런게 중요한가?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동생도 동행하는 거였는데."

 

 시우는 그제야 생각난 듯한 제스쳐를 취하며 생글생글 웃었다.

 

 

 "푹 빠져 있는 그 인간남자를 데리고 오겠다네요. 청랑님께 보여드릴 겸."

 

 솔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시우를 그들의 거처로 안내했다.

 

 

 

 "시우야!"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문 앞을 서성이며 기다리던 청랑이 반갑게 시우를 맞았다.

 줄곧 능글맞기만 했던 시우도 반가운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청랑에게 다가갔다.

 

 

 "잘 지내셨죠?"

 

 많이 컸다며 자신보다 한참이나 키가 큰 시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청랑은 발꿈치를 들어올렸다.

 친근해 보이는 두사람의 모습에 솔은 자신이 모르는 친분이라는 사실에 부루퉁해 있던 것도 잊고 흐뭇하게 바라봤다.

 

 

 "시아는?"

 

 현관 앞에 서서 얼싸안던 두사람은 솔의 손에 떠밀려 소파로 향했다.

 

 

 "아, 청랑님께 보여드린다고 그 인간남자를 데려오겠다네요."

 "정말? 기대되네. 어떤 남자가 시아를 휘어잡은 건지."

 "에이, 말도 마세요. 아직 시아의 일방통행이니까."

 "어머, 정말? 그건 좀 믿기 힘든데."

 

 두사람이 시아에 대해 신나게 떠드는 동안 솔은 익숙한 몸짓으로 차를 내왔다.

 그런 그녀를 유심히 살펴보던 시우는 청랑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솔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그래서. 그 인간남자를 시우는 봤니?"

 "아, 보긴 봤는데.."

 

 말끝을 흐리며 다시 솔을 힐끔 바라본 시우는 생글생글 웃으며 어깨를 들썩였다.

 

 

 "글쎄요. 전 잘 모르겠네요."

 

 

 

 

 ***

 

 

 

 동화는 눈앞에 벌어진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했다.

 

 청랑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돌아가던 길.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 동화는 괜스레 서점을 들러 책을 뒤적이며 조용한 그 분위기에서 원없이 청랑의 말을 되새겼다.

 

 그리고는 또다시 휘의 심부름 전화가 와서 통화를 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시완과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부름은 동화를 시키는 것에 매우 불만이 있는 동화였지만 차마 그것을 입밖으로 꺼내지는 못했다.

 

 결국 휘의 요구에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인 동화가 막 통화를 끝마치고 신경질 적으로 한숨을 내쉴 즈음.

 

 

 철퍼덕!!!

 

 웬 붉은 머리의 여자가 자신의 앞으로 달려오다 냅다 바닥을 뒹군 것이다.

 

 

 너무나도 요란하게 넘어진 터라, 창피하겠다는 생각보다도 몸이 괜찮은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너무나도 가까운 거리에, 그러니까 동화의 바로 앞에서 넘어졌기에 동화는 차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머뭇머뭇 쭈그리고 앉아 그녀에게 물었다.

 

 

 "저기.. 괜찮으세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동화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너무 격하게 넘어져서 고통에 일그러졌던 그녀의 입가에 씩 미소가 걸렸다.

 

 

 '드디어!'

 

 

 드디어 이 남자가 제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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