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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나와 그녀는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간다
작가 : 좀비토끼는웃지않아
작품등록일 : 2017.12.3

이 세상에 불만을 가진 소년과 자칭 천사들의 세계를 알아보는 이야기

 
그녀를 안아버리고 말았다
작성일 : 18-01-07 15:43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3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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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그러니깐 제 집에서 머문다는 거죠?"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두 볼에 홍조가 띤 얼굴을 미세하게 끄덕였다.

 

 ".... 놀러 오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머문다고요?"

 

 나는 혹시 몰라 다시 그녀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그녀의 눈동자는 갈 곳을 잃은 듯 내가 아닌 다른 곳을 쳐다보며 끄덕였다.

 

 "대충 며칠 정도 있으실 건데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며 ".... 년" 하고 중얼거렸다.

 

 "네? 잘 안 들리는데..."

 

 ".... 1년이라구! 어쩌면 평생 같이 살지도 몰라!"

 

 그녀는 내게 그렇게 말하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그대로 쭈구리고 앉아버렸다.

 

  ...이거 구혼 맞지?

 

 "아... 아앗.. 저.. 저기, 저는 어.. 엄청 기쁜데 이런 결정 빠.. 빨리해도 되는 건가요?"

 

 나는 말을 헛디드며 그렇게 말했다.

 

  .... 드라마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하는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미용실에 다니던 할머니들이 보던 거라도 봐 볼걸... 왜, 그런 거 있잖아? 나는 채널 돌리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이 너무 집중하고 봐서 채널도 못 돌리고 그냥 자는척한다던가...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 나는 결혼은커녕 '앞으로 여자친구는 사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고, 이런 우중충한 나와 같이 일생을 보낼 사람은 없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 정말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 걸까? 아직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미안해... 염치없지? 나도 참, 몇 번 만나지도 않은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다니... 정말 미안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일어나 창문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 못 들은 걸로 해줘."

 

 그녀는 많이 더웠는지 문을 열고 그곳에서 한동안 서 있었다.

 

 휘임~

 

 그러자 겨울바람이 나와 그녀를 향해 불어왔고, 그녀의 그녀의 머릿카락이 살랑하며 들추어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빨간 귀, 그녀는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는지 한동안 창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가 너무나도 귀여운 나머지

 

 와락-

 

 그녀를 안아버리고 말았다.

 

 * * *

 

 

 

 

 

 

 "자... 잠깐, 갑자기 이게 무슨...

 

 너무 갑작스러웠던 탓일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때어놓으려고 했다.

 

 "아, 너무 빨랐던 거야?"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 뭐가 빨라?" 하고 중얼거리며 계속 발버둥 쳤다.

 

  하긴, 서로 아직 이름도 잘 모르니깐...

 

 "아, 미안. 아직 서로 이름도 잘 모르지? 난 장진우라고 해."

 

 내가 웃으며 그렇게 말하곤 손을 내밀자 그녀는 나의 손을 바라보며 당황해했지만 마치 천사 같은 그녀의 상냥함으로 내 손은 무안하지 않을 수 있었다.

 

 "으응... 잘 부탁해.."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전혀 기뻐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아... 내가 너무 쉬운 남자로 보인 건가?

 그럼 역시 한번 튕기는 편이 좋았던 거야?

 

 나는 그렇게 고민하며 이 어색한 공기를 어떻게든 좋게 바꾸려고 생각했지만 그다지 좋은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너랑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너의 존재에 대해서도 그렇고."

 

 라고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짐을 챙겼다.

 

 "맞아 아직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

 

 그 모습이 매우 자연스러워 조금 흘려 들었던 나는 말을 거의 다 하고 나서야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내 이야기를 그녀에게 말한 적이 있었던가?

 

 * * *

 

 

 

 

 

 "저 집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야"

 

 나는 결국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채 나와 그녀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안내했다.

 

 집에 들어가면 그녀들이 어떤 방응을 보일지 궁금했고 한편으론 걱정스러웠지만 이해해 줄 거라고 믿었다. 아니, 사실은 믿고 싶었다.

 

  믿는다는 건 뭘까.... 참 신기한 단어야

 (주:나만이 없는 거리)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끼익

 

 휘익!

 

 내가 문을 열자마자 반짝이는 무언가가 나와 그녀에게 날아왔다.

 

 "엎드려!"

 

 나는 그렇게 말하며 거의 동시에 그녀의 머리를 누르며 엎드렸다.

 

 콱! 쿽!

 

 이어서 들리는 무언가가 벽에 박히는 소리.

 

 나는 '설마...'하고 생각하며 소리가 난 곳을 돌아보니 역시 빛나는, 익숙한 검이 벽에 꽂혀있었다.

 

 " 이게 무슨.."

 

 그녀는 당황해하며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것을 던진 당사자들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들을 쳐다보았다.

 

 ".... 너.."

 

 그녀들을 본 나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녀들은 이미 눈은 풀려있었고 분위기 자체가 전혀 다른, 내가 모르는 사람 같았다.

 

 "... 너 누구야?"

 

 황당하게 그지없는 상황에서 나는 그녀들에게 그렇게 물었다.

 

 "...."

 

 그러나 그녀들은 대답이 없었고 역광 때문인지 그녀들의 얼굴은 더욱 핏기가 없고 차가워 보였다,

 

 쉬익!

 

 그때 우리 뒤에 있는 벽에 꽂혀있던 두 자루의 검이 나와 그녀의 사이를 가로질러 세정과 레미엘에게 돌아갔다.

 

 그녀들은 다시 검을 잡고 자세를 취했다.

 

 "젠장..! 이 녀석들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높이는 한 10미터 정도 되는 거 같고, 잘하면 어깨 하나로 끝나겠네...."

 

 "자.. 잠깐만, 뭐라고?"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잘못 들었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나는 이미 그녀를 안고 벽 위에 올라섰다.

 

 "....!"

 

 세정과 레미엘은 그제서야 내가 무엇을 할 건지 눈치채고 나에게 달려들었다.

 

 "자.. 잠까아아안!"

 

 나에게 안긴 그녀가 소리 질렀지만 이미...

 

 "늦었어."

 

 나는 그녀를 안은 채로 허공에 몸을 맡긴 채 뛰어들었다.

 

 쉬이!

 

 그녀들의 칼은 우리를 향해 날아들었지만 간발의 차이로 나를 스쳐 지나갔다.

 

 "꺄아아아악!"

 

 "자... 잠깐만, 선배!"

 

 그녀는 내 옷을 꽉 잡은 채 소리를 질렀다.

 

 파아악!

 

 몇 초 지나지 않아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충격이 몸으로 전해졌다,

 

 "크헉!"

 

 "윽...!"

 

 내가 다 흡수하지 못한 충격이 그녀에게 전해졌는지 그녀는 작은 신음을 내었다.

 

 "으윽... 빨리 도망가야 해...."

 

 충격의 여운이 남아있었지만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분명 당하고 만다는 생각에 이대로 멈출 순 없었다.

 

  ...다신 그때의 일을 되풀이하고 싶진 않아!

 

 "자.. 잠깐! 어딜 만지는 거야?!"

 

 "아악... 좀 가만히 좀 있어봐요!"

 

 내가 그녀를 안으려고 들자 그녀는 저항하며 그렇게 말했다.

 

 "그... 그만! 차라리 업어! 업으라구!"

 

  ...바라는 것도 많으셔

 

 나는 속으로 아깝다고 생각하며 떨어질 때 느꼈던 감촉을 되새기며 그녀를 업었다.

 

 "꽉 잡아요. 떨어지면 다치니깐.."

 

 ".... 그 정도까지는 아니거든?"

 

 그녀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옷깃을 꽉 잡으며 손을 때지 않았다.

 

 그녀의 손길이 닿아서인지 방금 전까지 느껴지던 아픔의 여운은 가신지 오래였고 그저 소리 없는 웃음만 흘러나왔다.

 

 * * *

 

 

 

 

 

 "하아...."

 

 집에서 좀 떨어진 공원에 도착한 우리는 벤치에 앉아 쉬었다.

 

 "... 그래서, 어디로 갈 거야?"

 

 그녀는 나에게 그렇게 물었다.

 

 "글쎄, 그냥 이대로 야반도주해 버릴까?"

 

 나는 웃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 풋, 그게 뭐야!"

 

 그러자 그녀는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왜 이 미소만 보면 기분이 이렇게 좋아지는 거지?

 

 "선배...."

 

 나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밀어붙였다.

 

 "어...? 자.. 잠깐!"

 

  조금 빠를지도 모르지만... 아직 불완전한 나라도 너를 가지고 싶어...

 

 내가 그렇게 말하려던 순간.

 

 "찾 았 다"

 

 "으윽....!"

 

 지금 만나면 안 될 상대를 만나고 말았다.

 

 "왜..."

 

 나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왜 중요한 순간에 오냐고 이 멍청아아아!!!!"

 
작가의 말
 

 멋대로 쉬어 죄송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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