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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작가 : 지나다가
작품등록일 : 2017.10.30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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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을 앞둔 네트레시아를 방문하게된 현실의 주인공. 그의 귀환은 이 이상한 세계의 앞날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과연 주인공은 이 이상한 세상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35. 어둠의 왕
작성일 : 18-01-02 17:28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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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리드로 갔다가 한 달도 되지 않아 다시 돌아온 베르나르의 몰골은 영락없는 비렁뱅이와 같았다. 그는 아예 유렌시아 산 증류주를 옆구리에 끼고 밤낮없이 술을 마시며 실버포트로 불쑥 들어와서 다에몽을 비롯한 많은 은빛그림자회의 서기들을 당혹케 하였다.

 

 실버포트에 당도한 그는 다짜고짜 지하 비밀서고로 내려가서 며칠 밤낮을 술과 함께 서고에서 보냈다. 간혹 술을 내려달라고 고함을 쳐 다에몽은 서기를 시켜 부라부라 증류주나 포도주를 구해 와서 지하로 내려 보냈고, 그의 건강이 걱정되어 내려 보낸 서기들은 그에게 온갖 욕을 다 얻어먹고 다시 나와야 했다.

 

 다에몽은 베르나르의 저런 괴이한 행동에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만 했을 뿐 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었고, 또한 이를 베르나르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없었다. 사실 베르나르가 지하서고로 온 것은 그가 발더그린의 방에서 보았던 그 암서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 암서를 통해서 거의 신과 같은 힘을 가진 악마에게 자신의 존재가 드러났으며, 그 악마는 자신을 통해서 이 세상을 보는 것은 물론 자신을 지배하려 들것이 우려되었기에 베르나르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자신을 잃어버리게 만들만큼 취한다면 그 악마 또한 쉽사리 자신을 지배하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아주 예전 어느 고서에서 본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었다. 결국 자신의 몸과 영혼은 그 악마에게 지배될 것이 분명했고, 그 악마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은 그 일을 위한 노예가 될 것임은 틀림없었다.

 

 “지혜의 서” 그것이 베르나르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책의 이름이었다. 술에 잔뜩 취해 며칠 밤낮을 지하서고를 뒤진 끝에 베르나르는 가르시아의 한 고서에서 그 책이 무엇인지 설명한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가르시아의 한 드루이드가 집필한 그 책에는 지혜의 서에 대해서 이렇게 적혀져 있었다.

 

 “지혜를 관장하는 자 케드모건이 타락하여 태양의 신 아라나에게 추방된 이후 그는 아르도르산 지하에서 수천 년을 어둠속에 살았다. 그 어둠속에서 그는 자신의 피부를 벗겨내어 만든 가죽에 글을 썼다. 가죽이 떨어지면 다시 새 피부가 돋아오기를 기다려 그것을 다시 벗겨내었다. 케드모건은 그 글에 수천 년간 자신에게 지속된 어둠의 공포와 살갗이 벗겨지는 고통을 담았다. 수백 장의 가죽으로 그는 총 세권의 책을 엮어냈고, 그는 그 세권의 책에 지혜의 서라는 이름을 붙였다.”

 

 베르나르는 이 책을 썼다는 케드모건이라는 이름의 신을 예전에도 한 번 들어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 언제 저 말을 들어본 것이지.

 

 거의 며칠 동안을 술에 취한 상태로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베르나르의 머리는 예전처럼 활발하게 움직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 케드모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베르나르는 며칠을 밤새워 졸린 눈을 비비며 다시 고서를 읽었다.

 

 “고대 신들의 언어로 쓰인 그 책은 다름 아닌 케드모건 그 자신이다. 케드모건의 공포와 어둠과 고통을 온전히 담아낸 그 책은 인간의 능력으로 읽을 수는 없지만 그 책을 본 인간들은 케드모건과 계약을 맺도록 하는 힘을 부여받았다.”

 

 타락한 신과의 계약. 그것이 베르나르에게 가해진 형벌이었다. 그 계약의 내용이 무엇인지 베르나르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지 베르나르와 케드모건과의 계약은 저버릴 수 없는 것일 것이다. 즉, 그 책을 읽음으로 인해서 베르나르는 케드모건에게 받은 것이 있을 것이고 또한 져야 하는 의무가 생겼을 것이었다. 베르나르는 얼마 남지 않은 문장을 마저 읽었다.

 

 “케드모건은 아직 아르도르산 지하의 깊은 어둠속에 있지만 그 세권의 책은 언제부턴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 책을 가진 자는 케드모건의 힘을 나누어 쓸 수 있는 권능을 위임받을 것이며, 케드모건은 그 책을 가진 자와 그 책을 읽은 자를 통해 다시 세상으로 나오기 위한 노력을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누구든 그 책을 발견한 자는 절대 그 책을 펼쳐보아서는 안되며 그 책이 세상에 발견되지 않도록 아라나의 신전에 영원히 봉인하여야 할 것이다.”

 

 지혜의 서에 관한 내용은 그 것이 끝이었다. 발더그린은 그 책을 가진 자에 해당할 것이다. 그는 케드모건의 권능으로 흑마법을 사용하여 메이를 그 지경으로 만들었으며 나아가 그 타락한 신이 다시 세상으로 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한 의무를 이행하고 있을 것이었다.

 

 … 그렇다면, 책을 읽은 나는 대체 케드모건으로부터 무엇을 받고 무엇을 주어야 하는가. 이 계약을 벗어나는 길은 죽음뿐인가.

 

 계약을 벗어나는 길이 죽음뿐이라는 생각이 들자 베르나르는 불현듯 아이린도 혹시 이 책을 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프린은 아이린이 국왕에게 겁탈 당하고 아이를 임신하여 그 자책감에 목숨을 끊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그 사실에는 많은 허점들이 숨어 있다. 프린은 아이린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과 국왕에 대한 분노 때문에 그 허점들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타락한 신이나 악마와의 계약으로 그 신의 씨를 잉태하는 경우는 옛 이야기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중의 하나였다. 아이린이 아스트리드의 자신의 저택에서 그 지혜의 서를 펼쳐봤다면, 그래서 아이린은 그 타락한 신의 씨를 잉태하고 그것을 없애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면 어느 정도 다른 사실의 앞뒤가 맞아 들어갔다.

 

 그렇다면, 왜 케드모건은 굳이 아이린에게 그러한 저주를 내렸을까 하는 문제가 다시 베르나르를 괴롭혔다.

 

 … 혹시, 이 케드모건이라는 타락한 신이 가르시아를 멸망시킨 라크무스와 동일한 신이 아닐까.

 

 만약 라크무스가 케드모건의 또 다른 이름이라면 모든 사실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가르시아의 라데온 수도회는 조직적으로 아주로프와 라크무스에게 반항하는 집단이었고, 아이린이 라크무스의 저주를 받은 것이라면 당연히 이러한 과정에 라데온 수도회도 관련이 있을 듯 했다.

 

 그리고 일 년 전 발더그린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아스트리드에 남아있던 라데온 수도회의 잔당들을 모두 처단했다. 그것은 아이린이 목숨을 끊은 시점과 거의 같은 시기였다. 즉, 지혜의 서를 본 아이린이 라크무스에 관해서 가장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던 라데온 수도회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고, 라크무스의 하수인인 발더그린이 이를 막기 위해 라데온 수도회를 깡그리 정리해버린 것이다. 결국 다른 방법이 없어진 아이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자신에게 저주를 내린 라크무스, 즉 케드모건을 없애기 위해 방문자를 소환한 것일 것이다.

 

 … 그런데 왜 하필 라크무스는 아이린을 선택했던 것일까.

 

 자신의 씨를 인간에게 잉태시키는 방법으로 아르도르산의 지하에서 탈출하려고 하였다면 가르시아에 버려져 있는 무수히 많은 여인을 이용하며 될 것이었다. 굳이 네트레시아에 있는 아이린의 몸을 이용할 까닭이 없을 터였다.

 

 … 혈통. 내가 모르는 아이린의 어떤 혈통이 있는 것인가.

 

 베르나르는 네트레시아의 가문에 대한 책을 찾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 책은 분명히 실버포트에 있었지만 금서로 지정된 책이 아니기에 지난 번 실버포트가 불탈 때 같이 잿더미가 되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라크무스가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을 인간의 몸을 통해서 현신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많은 조건과 제약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메링거의 아이린 가문은 서쪽의 가르시아 지방에서 유래한 가문이었다는 것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사실 네트레시아의 많은 유력한 귀족 가문들은 그 연고가 가르시아에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베르나르는 실버포트의 지하 서고에서 이전에는 모호했던 많은 사실들을 정리할 수 있는 가설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가설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들이 아직 부족했고, 이러한 가설들을 어떻게 프린이나 방문자에게 전달할 지 그 방법 또한 마땅치 않았다. 그래도 어느 정도 앞뒤가 맞는 추론에 베르나르는 잠시 동안 안도할 수 있었고 긴장이 풀어졌다. 며칠 밤낮을 술과 책으로 보낸 그는 자신도 모르게 스르르 잠에 빠져들었다.

 

 ***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베르나르는 누군가의 비명소리에 다시 깨어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이 촛대를 들고 누군가를 후려치고 있었고, 주위에 많은 서기들이 이런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이 하고 있던 짓에 깜짝 놀란 베르나르는 손에 있던 촛대를 떨어뜨렸다. 많은 서기들이 공포에 젖은 눈으로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

 

 며칠 만에 술이 깬 베르나르는 정신이 또렷해졌음을 느꼈다. 매를 맞던 서기가 베르나르에게 말했다.

 

 - 서기관님이 괜찮으신지 보려고 지하서고에 내려갔다가 서고에 불을 놓으시려는 서기관님을 발견하고 급히 불을 끄고 서기관님을 말렸사온데.

 

 - 내가? 내가 서고에 불을 지르려고 했었단 말이냐.

 

 그 젊은 서기는 머리가 터진 듯 이마에 피를 흘리며 말했다.

 

 - 서고에 불을 끄자 서기관님이 불같이 화를 내시며 ‘네놈이 무엇이건데 나의 큰일을 방해 하느냐.’ 시며 촛대로 저를 후려치시기 시작하였습니다.

 

 정신이 멍해진 베르나르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 왜 아무도 나를 막지 않은 것이냐.

 

 일순간 적막이 찾아온 가운데 누군가가 나서서 말했다.

 

 - 감히 여기에 서기관님을 막을 수 있는 자가 누가 있겠습니까.

 

 이 자의 말에 베르나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젊고 앳된 얼굴들만이 눈에 보였다. 그들의 표정에는 공포와 두려움만이 있었고 자신의 권위에 항의할 수 있을 만한 표정들은 없었다. 은빛그림자회는 주로 나이가 젊은 서기들을 각 지방으로 보냈고 나이든 서기관들은 대부분 실버포트에 머물렀다. 당연히 참사 이후 연장자들은 다 목숨을 잃었고 지방에 나가 있던 젊은 서기들만이 살아남았다. 베르나르는 눈을 감았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일이 자기 앞에 남았음을 느꼈다.

 

 - 술을 가져와라! 그리고 내 방의 문을 잠가라. 내가 열어달라고 해도 절대 열어서는 안 된다. 누구든 방문을 여는 자는 내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베르나르는 그 한마디를 외치고 1층의 빈실로 들어갔다. 그 방은 예전 키르테스가 묵었던 방이었다. 베르나르는 앞으로 자신이 그 방에서 나올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어렴풋이 짐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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