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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쫓다, 쫓기다 Reboot
작가 : Hana
작품등록일 : 2017.11.1

여행작가를 꿈꾸며 떠난 여행에서 만난 인터폴 디온과 북한 여성 인신 매매 사건에 휘말렸던 하나는 그 사건 이후로 연인으로 발전한다.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새로운 책을 쓰기 위해서 3년 만에 돌아온 런던에 도착한 첫 날 하나는 MI6빌딩으로 추락하는 헬기를 목격한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던 커다란 사건의 시작일 뿐이었다. 쫓고, 쫓기는 숨가뿐 이야기는 그렇게 다시 한 번 펼쳐진다.

 
Just Give Me A Reason
작성일 : 17-12-30 03:20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4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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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쫓다, 쫓기다

 

 

 

 Just Give Me A Reason

 ㅡ P!nk ft. Nate Ruess

 

 

 

 간단하게 인사를 마친 나와 백은섭이 가게를 나선 시간은 어느 새 해가 다 저문 늦은 저녁시간이었다.

 내 핸드폰에 찍힌 좌표대로 다시 한 번 트램을 타고 메트로로 갈아탄 다음, 우리가 내린 곳은 선착장에 가까운 메트로 역이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 선착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보였다.

 네이트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배들이 정박해 있는 곳을 천천히 걸으며 번호를 확인했다.

 

 빽빽하게 빈자리가 없이 세워진 배들을 하나하나 살피며 걷는 우리의 발소리와 물이 선착장에 부딪히는 소리 말고는 조용했다.

 

 해가 지기 전까지는 더 바빴을 테지만, 해가 진 지금은 요트를 타고 나가는 사람들도 거의 없는 건지, 선착장을 걷고 있는 건 나와 백은섭 밖에 없었다.

 

 

 

 한참을 걷던 내가 네이트가 보내준 사진과 같은 배를 확인하고 맞은 쪽 배를 확인하던 백은섭을 불렀다. 내 말에 시선을 돌린 백은섭이 자신의 핸드폰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는

 

 "이거 맞지?"

 "기런 것 같은데?"

 

 배는 보트라고 하기에는 좀 크고, 호화 요트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은 크기의 2층짜리 데크를 가진 요트였다.

 배 옆으로 걸어가 조명에 비치는 배의 이름을 확인했다.

 'Kroon' 이라는 글자를 확인한 내가 백은섭에게 몸을 돌려 머리 위로 크게 원을 그렸다.

 

 내 신호를 확인한 백은섭이 어렵지 않게 배에 훌쩍 올라탔고, 배에 오르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미는 백은섭의 손을 잡아 흔들리는 배에 어렵지 않게 올라탈 수 있었다. 내가 넘어지지 않게 하려고 그런 건지 손을 꽉 붙들었던 백은섭이 흔들리는 배 위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기우뚱하는 내 어깨를 붙잡아주었다.

 

 "어.....고마워."

 "...기래."

 

 백은섭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부터 이런 순간순간이 못 견디게 어색하다. 백은섭이 쥐었던 손을 다른 손으로 주물주물하며 요트 안 쪽으로 걸어갔다.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 선내로 들어갈 수 있는 문에 열쇠를 넣었다. 열쇠 구멍에 꽂힌 열쇠가 내가 돌리는 대로 부드럽게 돌아갔고,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린 안 쪽에는 당연하게도 아무도 없었다. 안에는 열명 정도가 무리 없이 앉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라운드 테이블과 위로 창문이 늘어서 있었다. 아래 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듯 보이는 통로가 보였지만, 열쇠로 잠겨 있었다.

 

 아마 우리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은 여기까지라는 소리겠지.

 

 라운드 테이블 위에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칼로리 바와 음료수, 물이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정되어 있는 몇 대의 카메라와 망원경들이었다.

 

 "이게 뭐지?"

 

 어리둥절한 내가 전원을 공급하도록 선이 연결되어 있고 켜져 있는 카메라의 LCD 스크린을 들여다보았다. 밤에도 촬영이 가능하도록 설정된 것인지 적외선 모드로 되어있는 카메라에는 파도에 흔들리는 바다만이 보였다. 옆에 놓인 망원경을 들어 창문 밖을 내다보는데 충분한 빛이 없이 어두워서인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흐음?"

 

 내 목소리에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망원경의 모드가 바뀌었다. 아마도 야간 투시용인지 초록빛으로 바뀐 망원경으로 아까와는 다르게 창 밖의 풍경들이 아까보다는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어, 고마워."

 

 내가 뭔지 몰라서 헤매는 게 신경이 쓰었던 건지 버튼을 눌러서 도와준 백은섭에게 고맙다고 이야기 한 다음, 망원경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ㅡ 백은섭은 다른 망원경으로 밖을 살펴보고 있었다. ㅡ

 

 "감시용으로 준비해둔 거겠지?"

 "기렇겠지."

 

 생각해볼 수 있는 가능성 중에 하나는 알레한드로가 도버 해협에서 곧바로 이스탄불로 오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배로 이동한다고 해도 이렇게 며칠 씩이나 걸릴 리는 없으니까 그렇다면 중간에 어딘 가에 디온을 두고 올 수도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데...

 부정적인 생각이 내 머리 속 깊은 속에서 스멀스멀 기어올라왔지만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알레한드로가 어떤 경로로 디온을 납치할 수 있는 정보를 얻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날의 우리의 경로는 인터폴 내에서 정보를 얻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우리 중 누구도 그 배로 이동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 배에 디온이 올 거라는 건 더더욱 몰랐을 수밖에 없다.

 

 인터폴 내의 누군가가 디온을 납치할 수 있는 정보를 줬다는 건데....대체 왜? 누가?

 

 "뭘 그리 심각하게 자감하니?"

 "어? 그냥 좀 이것저것..."

 "아직은 예 안 온 것 같다. 그 점쟁이 말대로라면 오늘 밤에 온다는 거 같은데."

 "카메라가 이 쪽으로 고정된 거 보면 저 곳에 배를 정박시킨다는 거겠지."

 "글티."

 

 말을 마친 백은섭이 카메라가 고정 된 창문 아래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나도 그런 백은섭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창문턱에 팔을 기댄 채 시선을 고정했다.

 

 

 

 

 

 몇 시간 동안이나 딱히 대화도 없이 긴장된 상태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자니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영화나 미드에서 보면 형사나 경찰들은 이런 잠복을 며칠 동안이나 하던데....

 엄청난 노고를 요하는 일이었구나.

 

 그 장면들을 짧게 촬영해서 조금만 보여주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피곤해진 내가 '끙'하는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펴자 백은섭이 그런 나를 돌아보며

 

 "지루하니?"

 "응. 엄청."

 "원래 이런 일이 재미는 없는 거 아니겠니."

 "너도 이런 거 많이 해봤어?"

 ".....기래."

 

 아무렇지 않게 질문을 했던 내 말에 대답하는 백은섭의 목소리에 ‘아차’ 싶었다.

 아마도 인신매매조직에서 일할 때의 이야기겠지. 다시금 나와 백은섭을 감싸고 있는 공기가 어색하게 무거워졌다.

 이래서 사람은 생각을 하고 말을 꺼내야 하는 거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데,

 

 "처음에 외국은 어이 나가게 된 거이네?"

 "어?"

 

 일부러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고 하는 말인 건지, 시선은 창밖에 둔 채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피곤했던 건지 목을 이리저리 꺾으며,

 

 "너 미국 말 잘하잖냐."

 "미국 말이라니, 영어는 영국 말이다."

 "기래, 아무튼 너 잘하잖니."

 "영국에서 1년 정도 살았었고...그 뒤로도 계속 영어 강사일 했었으니까."

 "기래?"

 "응, 그리고 그때 너랑 만났던 그 사건 이후로는 미국에서 일하고 있고."

 “잘 지내고 있구나.”

 “응.”

 

 내 대답에 그랬냐 하는 얼굴로 다시금 망원경을 들어 밖을 살피려 시선을 돌린 백은섭의 옆 얼굴을 나도 모르게 물끄러미 보고 있는데

 

 "그래가지고 사람 얼굴 뚫리겠니?"

 "...어??"

 

 너무 뚫어져라 쳐다봤나 싶은 생각에 망원경을 눈에 대고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피식 하고 웃는 소리와 함께

 

 "기래서, 영국에는 어이 가게 되었냐고."

 "음...그때는 그냥 가고 싶었어. 크게 어떻게 하고 싶다. 어떤 걸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있진 않았거든."

 "흠."

 "그냥 단순했어. 내 세계를 좀 더 넓혀보고 싶었어.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을 벗어나본 적도 없었고 비행기를 타본 적도 없었지."

 "...."

 "많이 고민하고 그랬던 건 아니었어. 그냥 아! 가고 싶다! 그래 가자! 이런 거였어.”

 “기랬구나.”

 “응.”

 “너말이디, 내가 말한 거 때문에 나 신경 쓰는 거이네?”

 “…아?”

 “내래 너 좋다고 한 거 때문에 불편하냔 말이다.”

 “…..”

 

 이렇게 직접적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타이밍에 이렇게 물어볼 거라고는 생각 안 했는데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훅 치고 들어오는 백은섭의 말에 머리가 돌처럼 굳었다.

 

 “부지지하게 만들려던 건 아니었지만, 네가 불편하다니 그래도 말하길 잘했네.”

 “야, 너 전에 나한테 부담 주려고 한 말 아니라고 했잖아? 뭐야 이 모순되는 발언은?”

 

 볼멘소리로 대꾸하는 내 말에 잠시 시선을 돌린 백은섭이 나와 시선을 맞췄다. 창을 타고 들어오는 어스름한 달빛에 비치는 백은섭의 얼굴은 드라마 속 중요한 장면에서의 클로즈업처럼 보였다. 몇 초 되지 않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나와 백은섭 사이만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릿했다.

 

 눈도 깜박이지 않고 나와 시선을 마주했던 백은섭이 눈을 한 번 천천히 감았다 뜨더니,

 

 “내가 너에 대해서 그런 마음 가지고 있다는 게 너한테 아무 것도 아니라면 불편할 이유 없지 않네. 불편하게 생각된다는 건 네가 그만큼 신경 쓰고 있다는 거니까.”

 “…..”

 

 백은섭의 말에 명치 께가 훅하고 뜨끈해졌다.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백은섭이랑 대화를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게 허를 찔린다.

 최대한 얼굴 표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평정을 유지하려 어금니에 힘을 주고 눈을 똑바로 떴다.

 

 “야, 사람이면 당연히 자기 좋아한다고 고백한 사람에 대해서 신경이 쓰이는 건 당연한 거야.”

 

 내 대답에 백은섭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응, 그러라고. 부러 너한테 말한 거다.”

 “….”

 “어차피 너는 내 사람 되어주지 않을 거라는 거 잘 알고 있으니까네. 같이 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너한테 내 마음 고백했다는 거에 계속 신경 쓰이고 생각나고 어찌해야 할 지 모르고 그랬으면 좋겠다. 네가 조조대며 몰막할 거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으니까네. 조감하는 동안만이라도 몰붓하면 그걸로 나는 됐다.”

 “……”

 “나는 이 일 끝나면 다시 너랑 만날 수 있을 지 없을 지도 모르는 몸이니.”

 

 나를 좋아한다는 마음이 진심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무게를 가진 마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나에게 이렇게 열어놓을 거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을 누구에게도 열어놓지 않았던 백은섭이기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기에 더더욱

 마음이라는 물에 한 방울의 잉크가 옅게 퍼지는 것처럼 가슴 속이 알 수 없는 감정들로 어지럽게 퍼진다.

 

 “…하…야, 저기.”

 “왔다.”

 “왔어?!!?”

 

 뭐라고 운을 떼려던 내 말에 백은섭이 다급하게 외쳤고, 손에 들고 있던 망원경을 다시 눈에 댔다. 얼핏 보기에도 다른 배들보다 더 큰 크기의 요트가 선착장으로 미끄러지듯이 천천히 들어오고 있었다. 복잡하던 마음이 칼로 베어낸 듯 단번에 차분해졌다.

 

 

 

 

 

 + +

 

 본문의 'Kroon'은 영어로 'Crown'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네덜란드어를 자꾸 쓰게 되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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