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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작가 : 지나다가
작품등록일 : 2017.10.30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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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을 앞둔 네트레시아를 방문하게된 현실의 주인공. 그의 귀환은 이 이상한 세계의 앞날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과연 주인공은 이 이상한 세상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34. 반역
작성일 : 17-12-29 16:15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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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브니쉬킵에서 반포된 격문은 삽시간에 네트레시아의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브리스톨의 크고 작은 영지의 많은 영주들은 이 격문에 회답하는 서신을 앞 다투어 보냈다. 보내진 서신은 대부분 대의에 동참하겠다는 뜻과 자신이 동원할 기사들의 수가 빠짐없이 적혀져 있었다.

 

 “맥그리프의 영주 로난드는 영지의 기사 28명과 함께 대의를 위한 출병준비를 마쳤습니다.”, “케른벌드 영지의 기사 34명은 프린 공작의 대의에 동참함을 합의하였습니다.” 따위의 내용들이었다. 특히, 이번 롤스이스트 영지 승계에 불만이 많은 네오브란드의 남작 헥터는 롤스이스트의 7개의 군소 영지와 연합하여 거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엘브니쉬킵으로 알려왔다.

 

 다만 아직 반 국왕의 근위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스트리드에는 표면적인 반향(反響)은 일어나지 않았다. 일단 아스트리드에 있는 대부분의 귀족들은 궁정 귀족들로 지방에 영지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자들이 많고, 대부분 왕실에 얹혀사는 자들이었다. 이러한 자들은 항상 국왕의 눈치를 봐야 하는 관계로 프린의 격문에 표면적으로 동참하기는 쉽지 않은 형국이었다. 하지만 브리스톨과 롤스이스트의 유력한 영주들이 프린 공작 쪽으로 돌아서 프린 공작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자 밖으로 말 할 수는 없지만 엄청난 심적 갈등을 겪고 있을 것이었는데, 그것은 반정이 성공했을 때에도 자신들이 현재의 국왕인 반의 옆에 남아있다면 새로운 세력에게 처단될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었다.

 

 궁정 귀족들은 사병은 없었으나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는 자들이 많았는데 이러한 자들은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프린 공작과 에르윈 백작에게 줄을 대기 위해서 사방팔방 끈을 찾고 있는 터였고, 지방에 작게나마 봉토 받은 영지가 있는 귀족들은 야반도주를 한 이후에 프린 공작에게 충성 서약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

 

 아스트리드의 왕궁에는 총신(寵臣)들 위주로 모여 앉아 프린의 격문에 대한 대신회의가 열렸다. 이들은 평소에도 왕국의 경영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자들이라 발더그린은 억지로 그 자리에 끌려나와 앉아있으면서도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그들은 주로 프린의 격문에 대하여 논리적인 반박을 위한 사항들을 가지고 논쟁하고 있었는데, 주로 장자승계의 원칙이 당대에만 적용하는 것이 맞는지 후대에도 적용하는 것이 맞는 지와 같은 것들이었다.

 

 실제 어떤 조치를 어떻게 취해야 하는지와 같이 반역을 막아내기 위한 핵심적인 사항들을 거론하는 자들은 없었다. 발더그린의 귀에는 그들의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 어지러운 정국을 어떻게 이용할 것이냐에 관한 것뿐이었다. 방문자의 출현으로 인해서 자신이 의도한 바대로 일들이 진행되지 않았지만 어찌됐든 왕국은 내란과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었고 이를 틈타 북쪽의 왕의 군대가 플로나로 쳐들어온다면 네트레시아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였는데, 이것은 결국 자기가 원하는 바였다. 다만, 방문자의 존재와 전체적인 상황이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이 마지막 가는 길의 걸림돌처럼 발더그린의 마음속에 남아있었다.

 

 의미 없는 대신회의가 끝난 이후 발더그린은 국왕을 찾았다.

 

 - 어떻게 할 지 중지가 모인 사항이 있느냐?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격문에 대한 반박만이 있을 뿐 군사적인 대책은 논의하지 못하였습니다.

 

 - 허허.

 

 왕은 기가 막혔다.

 

 - 애당초 그 자들에게 의견을 물은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었습니다.

 

 왕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 경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 우선 왕성의 근위대와 도시의 경비대를 동원해서 남리베르강을 단단히 방비하라 일렀으며, 슈브렌의 백작 로베르트에게 일러 폐하께 충성하는 롤스이스트의 영주들을 모아 역도(逆徒)들이 아스트리드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아벤트로숲의 남쪽 길을 철저히 방비하라고 일렀습니다.

 

 - 플로나와 아르켄은 움직임이 없느냐?

 

 - 어차피 플로나는 북쪽의 야만인들의 위협으로 군사를 일으키지는 못할 것입니다. 또한 아르켄은 이문이 남지 않는 것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 족속들이라 걱정할 것이 아니옵니다. 하오나.

 

 - 무엇이냐?

 

 - 일단 아스트리드와 로베르트 백작의 군대로는 지형의 이점을 이용해서 방어는 할 수 있으나 역당들의 군세가 높아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지금으로서는 이들을 막을 수는 있으나 격퇴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사옵니다.

 

 - 격퇴할 방법이 없다면 결국 나보고 물러나라는 소리가 아니냐.

 

 발더그린은 이 말을 하는 왕의 모습이 지독히도 초라해보였다. 그 초라함은 예전부터 계속 있어왔던 것이었지만 드러나지는 않았었는데, 급박한 상황이 되자 그 초라함은 무기력함이 되어 왕의 모든 행동과 발언과 함께 묻어나오고 있었다.

 

 - 나는……. 나는 아이린을 겁탈한 적이 없다.

 

 … 이 자가 프린에게 삶을 구걸하려고 하는 것인가.

 

 - 폐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이미 저들이 역심을 품고 거병을 하려고 한 이상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비록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여도 저들의 반역을 돌려놓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나를 죽이지는 않을 것이 아니냐.

 

 발더그린은 눈을 감았다. 반이 나라를 그대로 프린에게 갖다 바치게는 할 수 없었다. 네트레시아가 내란과 혼란에 뒤덮여 외부의 위험에 전혀 방비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자진해서 퇴위한다면 프린 공작은 네트레시아를 삽시간에 안정화 하고 북쪽에 대한 방비를 시작할 것이었다.

 

 - 폐하가 살아있는 동안은 반정이 성공했다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폐하가 살아있는 한 폐하를 따르는 또 다른 영주와 귀족들이 폐하의 복위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것은 저들도 알고 있습니다. 감히 아뢰옵건대 절대 저들은 폐하를 그대로 두지 않을 것이옵니다.

 

 - 그러면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이냐.

 

 반의 걱정은 점점 두려움과 공포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 아르켄과 플로나는 절대 우리를 돕지 않을 것이옵니다. 하지만 불로써 불을 끄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불로써 불을 끄는 방법이라니.

 

 - 북쪽의 쿠르즈족을 네트레시아로 끌고 오는 것이옵니다.

 

 - 무슨 말이냐.

 

 - 지금 플로나의 북쪽 성벽 주위로는 수만의 쿠르즈족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그들이 네트레시아로 넘어오는 것이 목적인지 아니면 방어를 위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만, 만약 그들이 플로나의 성벽을 넘고 네트로커스 산맥을 넘어 네트레시아로 들어온다면 지금 역당들의 눈을 일단 그쪽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옵니다.

 

 - 역당들의 눈을 돌리다니.

 

 - 영지가 위협을 받게 된다면 거병한 영주들은 자신의 영지를 지키기 위해서 돌아갈 것입니다. 만약 쿠르즈족들이 롤스이스트와 브리스톨지방으로 펴져나간다면 역당들은 일단 영지를 지키기 위해서 다시 흩어지게 될 것이므로 그들의 군세는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그 때를 이용해서 역당의 수괴인 프린과 에르윈을 처단한다면 그들은 다시 거병하지 못할 것입니다.

 

 쿠르즈족을 자극해서 그들이 플로나의 성벽을 넘어 네트레시아로 내려온다면 비록 반정의 힘은 미약해지겠지만 플로나가 초토화될 것임을 물론이며, 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 뻔했다. 하지만 딱히 자신의 생명과 보위를 지킬 수 없는 이 상황에서 반은 이 말도 안 되는 계책이 그럴싸하게 보였다.

 

 - 역당의 수괴를 처리한 이후에도 그 야만인들을 몰아내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

 

 - 그것도 방법이 있사옵니다. 아르켄의 창병들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 아르켄의 창병?

 

 - 아르켄은 자신들의 부를 지키기 위해 맹글라쉬 출신의 수천 명의 정예 창병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야만인들의 위협은 끝내 아르켄까지 미칠 것이 분명하므로 역당들만 처리된다면 그들은 다시 폐하의 말을 들을 것입니다. 그리고 수백 년 전 우리 땅에서 야만인을 몰아냈던 것처럼 각 영지들의 기사와 민병들이 아르켄의 창병과 힘을 합친다면 야만인들은 충분히 몰아낼 수 있을 것이옵니다.

 

 - 그 야만인들이 과연 플로나의 성벽을 넘을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

 

 - 그것은 소인에게 따로 계책이 있사오니 윤허해주시면 어떻게든 일이 성사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플로나의 성문을 열기위해서 폐하의 친서가 필요하옵니다.

 

 - 좋다. 내 경만 믿을 것이다.

 

 발더그린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국왕의 방을 나섰다. 한낱 자신이 살자고 별다른 자책도 없이 자기의 백성들을 짐승의 아가리로 밀어 넣는 행태는 발더그린이 보기에도 거북했다. 그러고도 신의 뜻을 따라 왕이 되었다느니 귀족의 피가 흐른다느니 하는 말들은 더욱 역겨웠다.

 

 어쨌든 네트레시아의 내란을 틈타 북쪽의 야만인들이 이 땅으로 물밀듯이 내려온다면 이곳도 가르시아처럼 지배자도 피지배자도 존재하지 않는 야생의 땅으로 바뀌어 어둠의 왕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할 것이다. 그 야생의 땅에서는 사람 또한 한낱 만물의 하나일 뿐으로 계급도 사회도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되돌아 갈 것이고, 그 새로운 자연에서 어둠의 가치를 숭상하는 새로운 문명의 싹이 틀 것이다. 그 새로운 문명에서는 모든 사람이 혈통이나 계급이나 부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 신에게 받은 자신의 능력으로만 살아갈 것이다.

 

 발더그린은 눈을 감고 그 새로운 자연과 문명을 떠올렸다. 발더그린은 이제 그 이상이 이 땅에도 현실이 되어가고 새로운 왕이 세상에 나타나기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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