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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가출 공주님을 경호하라!
작가 : 머리식히기
작품등록일 : 2017.11.24

(황녀님, 먼치킨, 로판, 나쁜 남주 등)


"그래, 그럼 고향이 어디세요?"

"...이름 없는 숲 속."

"흐음. 그럼 그 숲 속에는 샛길이 많았겠군요. 시발에 새끼..."

"뭐라고? 시발새끼?"

...대충 이러고 서로 치고박는 미친 마법사 경호원(저승사자)과 철없는 공주(가출 공주님)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작성일 : 17-12-29 01:12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7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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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정말… 누가 이긴 건지 모르겠군.”

 

 “하하하하! 네가 이겼잖아, 아가야!”

 

 염랑과 저승사자의 전투 이후 3일 뒤. 사일런스 제국에 있는 황도국립병원의 1인실. 저승사자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스피카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스피카는 씨익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아 사과를 깎고 있었다. 2년 전, 그 날처럼.

 

 “젠장. 누구는 갈비뼈가 석 대나 부러졌는데 누구는 아주 멀쩡히 잘 돌아 다니는 군!”

 

 “아이고! 역시 우리 아가는 착하단 말이야! 누나 걱정도 하고.”

 

 치열했다면 치열했고 허무하다면 허무했던 두 사람의 전투 결과는 결과론 적으로는 저승사자의 승리였지만 다친 정도를 보면 결코 그러지 않았다. 저승사자는 갈비뼈가 석 대나 부러졌고 그 밖에 금이 간 곳이 군데군데 있었지만 스피카는 딱히 다친 곳이 없었다. 물론 저승사자가 마나 제어를 해서 그녀에게 뜨거움만 느끼게 하고 태우지는 않았다지만… 이건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자기는 아직도 침대에 누워있는데 저 여자는 벌써 이렇게 쌩쌩 돌아다니다니!

 

 “시끄러워! 숨 쉬는 것도 아파 죽겠네, 진짜. 할 말 없으면 돌아가!”

 

 “자~ 앙.”

 

 스피카가 저승사자의 말을 무시하며 사과 한 조각을 집어 저승사자의 입에 건넸다. 먹을까보냐! 하지만 상큼하고 신선한 사과의 내음이 저승사자의 침샘을 자극한다. 그래… 사과가 잘못한 것은 아니지. 저승사자는 스피카가 내민 사과를 받아먹었다. 아삭하고 상큼하면서 달콤한 과즙이 입 안에 감돌았다. 역시 사과는 옳다.

 

 “그래, 이제 네 마음대로 해라. 어차피 말려도 들어처먹지를 않으니까.”

 

 “그렇지 않아도 내 마음대로 할 거거든.”

 

 저승사자의 말에 스피카는 피식 미소를 지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슬슬 떠나야 했다. 물론 대륙 중부로, 사하라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그딴 더럽게 덥고 건조한 곳에 있으면 피부가 거칠어지니까.

 

 “그런데 아가야… 내 말 명심해. 나는 네 편이 아니야. 물론 이제 딱히 간섭할 생각이나 방해할 생각은 없지만 말이야. 도움은 바라지 마. 만약에 네가 또 사고를 친다면 나는 주저 없이 나를 잡으러 올 거니까. 그리고… 체술 연습 좀 해라. 내가 불의 마법사라 진 거지 그러다가 너 진짜 누군가에게 재껴지겠다.”

 

 “…알았으니까 가던 길 가셔.”

 

 저승사자의 말을 들은 스피카는 꽁하고 그의 머리를 쥐어박은 뒤 그의 병실을 나갔다. 별로 아프지 않았다. 홀로 병실에 남은 저승사자는 한숨을 내쉬며 스피카가 나간 병실의 문을 바라보다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당신이… 나를 잡는다고? 그럴 리가… 당신은 내게 아무 것도 못해. 왜냐하면…”

 

 저승사자는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는 스피카 앞에서는 절대 하지 못 할 말을 다시 입 밖으로 꺼냈다. 그 목소리는 그 답지 못하게 촉촉이 젖어 있었다.

 

 “당신은 너무… 착하니까. 정이 많고. 여태까지 키워줘서 고마워, 누나. 그리고… 사, 사… 좋아해.”

 

 한편 병실을 나간 스피카는 굳은 표정을 지으며 기차역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를 이용해서 악귀를 죽이고 그 역시 토사구팽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를 처음 만나고 4년 동안 그를 기르는 사이… 너무나도 정이 많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어느새… 사랑하게 되었다. 그것은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었다. 모성애와 같았다. 그래서 저 아이를 버릴 수 없게 된 것이었다. 오히려 저 아이가 잘 되기를 간절히 빌었다. 만약에 3일 전, 그 ‘가능성’을 보지 못했더라면 스피카는 그에게 무릎이라도 꿇어서라도 그를 말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왜냐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생겼으니까. 길가를 걸어가던 스피카는 누군가를 바라보고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 누군가도 스피카를 바라보고 그녀에게 다가왔다. 다람쥐처럼 귀엽게 볼을 부풀리며.

 

 “아직 떠나지 않으셨나 봐요?”

 

 “응, 이제 떠나야지. 근데 공주님은 어쩐 일이야?”

 

 기사 여러 명을 데리고 나타난 가출 공주님의 손에는 과일 바구니가 들려있었다. 기사들이 직접 들겠다고 했지만 세이라가 극구 거부해서 자신의 손에 들게 된 것이었다. 그 모습에 스피카는 피식 미소를 지었고 세이라는 그런 그녀를 경계했다. 정말 이 여자 싫었다. 저승사자보다 싫어!

 

 “가출 공주님은 오늘 또 왜 이렇게 심통이 나셨을까요?”

 

 “우우우! 심통 안 났어요!”

 

 “지금 표정이 딱 심통난 것 같은데? 왜 나한테 무슨 불만이라도 있어?”

 

 스피카의 말에 세이라는 눈을 부릅뜨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스피카의 입장에서는 그냥 세이라가 귀여울 뿐이었다. 그녀에게 있어 지금 상황은 마치 5살짜리 아기가 볼을 부풀리며 때를 쓰는 것과 같았다. 귀엽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스피카가 그렇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지 알 리가 없는 세이라가 말했다.

 

 “남의 집을 다 불태워 놓았는데 화가 나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

 

 “그거 다 변상했어. 가구들부터 책까지 전부.”

 

 지난번 전투로 세이라 공주가 사용하던 처소는 완전히 전소된 상황이었고 그녀에게 임시로 다른 건물의 방이 배치되었다. 또한 더불어 가구들과 책, 사소한 속옷들까지 모두 스피카가 후한 값에 변상했다. 사일런스 제국 입장에서는 기분은 나쁘지만 스피카가 손해 배상비를 포함한다고 해서 사일런스 제국이 요구했던 돈의 2배 이상을 지불했기에 일은 잘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돌아오지 않는 것도 있는 법이었다. 스피카는 히죽 미소를 지은 뒤 세이라에게 말했다.

 

 “내게 화가 난 것은 그것뿐만이 아닐 텐데.”

 

 “그, 그것뿐이거든요? 다, 다른 것은 없거든요?”

 

 “공주님 그거 알아? 공주님이 거짓말을 할 때는 귀가 떨린다는 것을.”

 

 스피카의 말에 당황한 세이라가 얼른 양손으로 귀를 잡았다. 그러나 곧 스피카가 큭큭 웃는 것을 보고 얼굴을 붉히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속은 것이다! 이 불여우 같은 여자! 늑대는 개뿔! 여우다, 여우!

 

 “속이니까 재미있어요? 아주 좋으시겠네요!”

 

 “고, 공주님…”

 

 기사들이 당황하며 세이라를 말리려고 했다. 당연했다. 상대는 신관 직속 부하, 초신성 중 한 사람. 염랑, 스피카 카오스 라오스다. 아무리 세이라 사일런스 제 1 황녀라고 할지라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존재였다. 제국의 수호신이 쓰러져 있는 지금은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스피카는 그녀의 말을 웃어넘긴 뒤 세이라의 귓가에 입을 가져갔다. 세이라는 온 몸에서 소름이 돋는 것 같았지만 가까스로 떨어지지 않았다.

 

 “재미있어. 왜냐하면… 공주님은 반응이 금방금방 오거든. 후후후. 화가 난 게 정말로 방이 불타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 녀석과의 추억이 깃든 장소가 사라져서 일까?”

 

 “으윽?!”

 

 정곡을 찔린 세이라가 수치심에 몸을 덜덜 떨었다. 스피카는 히죽 웃으며 세이라의 귓불을 살짝 물었고 세이라는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스피카를 노려보았지만 이 여우 같은 여자는 방긋방긋 웃을 뿐이었다. 스피카가 다시 조용히 말했다.

 

 “안심해. 그 녀석… 나 싫다고 하더라고. 후후후. 이래서 머리 검은 짐승들이란… 아, 그 녀석은 회색빛인가? 어쨌든 그러니까… 우리 아가 잘 부탁해, 공주님?”

 

 쪽!

 

 “뭐, 뭐하시는 거예요!”

 

 “꺄하하! 그럼 나 이만 갈게. 공주님, 그 바보 녀석 좀 잘 부탁해.”

 

 세이라의 볼에 입을 맞춘 스피카가 곧 그곳을 떠났고 세이라는 신경질적으로 볼을 몇 번 닦은 뒤 저승사자의 병실로 향했다. 저승사자의 1인실은 곧 도착할 수 있었다. 악명 높은 그의 병실 앞에는 사람들도 제대로 돌아다니지 않았다. 세이라는 한숨을 내쉬며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다가 뒤로 돌아 기사들을 바라보았다.

 

 “기사님들은 밖에서 대기하세요.”

 

 “하, 하지만 공주님!”

 

 “괜찮아요.”

 

 세이라의 단호한 말에 결국 기사들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세이라는 입가에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들어갈게요.”

 

 “…”

 

 그러나 저승사자에게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자고 있었다. 세이라는 피식 미소를 지은 뒤 방문을 닫고 병실 안을 살펴보다가 과일바구니를 탁자 위에 올린 뒤 침대 앞에 있는 의자에 앉으려다가 멈칫했다. 왜냐하면… 의자가 너무나도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지난번처럼 목에 단검이 겨누어지고 그녀가 비명을 지르면 단 둘이 있는 시간은 끝나리라. 그래서 세이라는 서글프지만 쉽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안 되면서 그 여자는 된다고? 웃기지 마세요.”

 

 스피카를 생각하니 괜히 화가 났다. 여자로써 무엇인가…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하는 일이었다. 그녀는 그래서 겁도 없이 의자에 앉은 뒤 눈을 질끈 감았다. 덮쳐오기만 해봐라! 그 손을 콱 물어버릴 거야!

 

 “…”

 

 “…”

 

 그러나 10초를 기다리고 20초를 기다려도 어떠한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고 기다림에 지친 세이라는 눈을 살며시 떴다. 그리고… 저승사자는 여전히 쿨쿨 잘만 자고 있었다. 그 모습에… 세이라는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기뻤다. 너무 기뻤다.

 

 “헤헤헤.”

 

 그녀가 이런 바보 같은 웃음소리를 낼 정도로 말이다. 세이라는 혹시나 싶어 몸을 숙여 자신의 얼굴을 그에게 가까이 가져갔지만… 마찬가지였다. 정말 잘도 잔다. 그녀의 얼굴에서 승리자의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아직 남은 게 있었다. 그것은… 지난번 스피카가 저승사자에게 했던 것처럼…

 

 “아, 안 돼! 아직은 안 돼! 결혼하기 전에는 절대 안 돼! 나, 나는 황녀라고!”

 

 세이라는 얼른 몸을 일으킨 뒤 저승사자를 바라보았다. 입술만이 눈에 들어온다. 그녀의 가슴이 두근두근 뛸 수밖에 없었다. 무엇인가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지난번처럼 분노는 아니었다. 다만 이상하게 심장이 지끈지끈 거리며 아팠다. 하지만 그 통증이… 그다지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그건 그렇고 이 남자… 정말 잘도 잔다. 정말… 그, 그러면 실험해볼까? 나, 나도 한 번… 그, 그래! 이건 그 여자한테 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야! 화, 황녀로써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문제라고!

 

 그녀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며… 천천히 다시 고개를 앞으로 숙였다. 그리고 그때!

 

 “으으음!”

 

 말캉?!

 

 “꺄악?!”

 

 그녀는 잠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몸을 앞으로 숙이려던 세이라 공주님의 몸이 그대로 굳어졌고… 그녀는 눈동자만을 밑으로 굴려 상황파악을 했다. 저승사자의 참으로 못된 손이… 그녀의 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아니, 만지는 것을 넘어 주물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굳은 표정으로 다시 저승사자를 바라보았다. 쿨쿨 자고 있다.

 

 이 변태가!!!

 

 “이 변태! 변태! 변태! 얼른 일어나! 얼른 일어나지 못해!”

 

 “아앗! 뭔데! 왜 그러는데! 아앗?!”

 

 더 이상 참지 못한 세이라 공주님은 그의 목에서 베개를 빼낸 뒤 사정없이 그를 때리기 시작했고 그제야 잠에서 일어난 저승사자는 그녀의 가슴을 만지고 있던 손으로 그녀의 베개 공격을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아앗! 너 진짜 왜 그러는데, 또! 나 지금 환자라고!”

 

 “환자?! 환자 같은 소리하네! 이 변태! 변태! 저질! 짐승! 책임져! 책임지라고!”

 

 “뭘! 뭘 책임지는데! 으아악! 지, 진짜!”

 

 “시끄러워! 이 변태! 저질! 짐승! 스피카라는 분이 한 말이 맞았어! 이 저질!!!”

 

 저승사자의 버릇… 잠을 잘 때 옆에 있는 사람의 가슴을 만진다는 것이 사실로 증명되는 순간이었고… 그의 못된 손에 당한 피해자인 세이라는 사정없이 이 못된 변태 남자를 베개로 때리고 있었다. 한편 자다가 난데없이 공격을 당한 저승사자는 이 망할 여자가 황당할 따름이었다. 겨우 가까워질 것 같았는데… 결국 다시 멀어지는 순간이었고 이 둘의 싸움은… 방 안이 시끄러워진 것을 깨달은 기사들이 들어와 말릴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 변태! 죽어! 죽어 버려!”

 

 “진짜! 도대체 왜 그러냐고, 이 미친 여자야!!!”

 

 %%%%%

 

 한편 대륙의 중심, 사하라에 있는 세계 5대 권력 기구 중 하나인 헌터 킬러. 오늘도 평상시처럼 낚시를 하려고 했던 마왕, 제라드 주피터는 방금 들어온 소식에 낚시를 포기하고 급히 다시 헌터 킬러 본부로 돌아온 상황이었다. 그는 도열해있는 대원들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소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그게 사실이냐? 염랑이… 저승사자에게 당해?”

 

 “예, 총사님.”

 

 소년… 렉스 시리우스의 말에 마왕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정말 난데없이 엄청난 일이 벌어진 셈이었다. 마왕은 입에 담배를 문 뒤 불을 붙이며 말했다.

 

 “믿기지가 않는군. 저승사자의 실력으로 염랑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는데 말이야. 그 오만한 녀석이… 2년 사이에 그 정도로 발전한 건가? 어쨌든 알았다. 순위 기록은 다시 해놓았겠지?”

 

 “예, 총사님. 저승사자, 시크릿의 순위를 하이 랭커 2위로. 그리고 염랑, 스피카 카오스 라오스의 순위를 하이 랭커 3위로 바꿔놓았습니다.”

 

 “난데없이 순위가 떨어진 성녀는 황당해하겠군.”

 

 “그럴 분이 아니시지 않습니까.”

 

 렉스의 말에 제라드는 미소를 지은 뒤 기지개를 쭉 폈다. 저승사자 녀석의 실력 확인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직접 사일런스 제국으로 가볼까?

 

 “…”

 

 하지만 곧 그는 그 생각을 접었다. 제라드는 말없이 불끈 쥔 주먹을 덜덜 떨고 있는 렉스를 바라보았다.

 

 “그래. 겨우 조금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더 멀어졌구나. 내가 직접 확인하고 싶지만… 관두겠다.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더 노력해라. 저승사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한 모양이니 말이야.”

 

 “…예, 총사님. 명심하겠습니다.”

 

 이를 갈며 말하는 렉스의 목소리에는… 차가운 분노가 가득했다.

 

 ‘반드시… 내가 너를 쓰러뜨릴 것이다. 그러니… 그 자리를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말고 잠자코 기다리고 있어라, 저승사자!’

 

 %%%%%

 

 마지막으로… 알 수 없는 어둡고 차가운 곳. 저승사자가 염랑을 쓰러뜨렸다는 소식은 이곳에도 전해진 상황이었다.

 

 “그래? 알았다. 그만 나가봐라.”

 

 “예, 부 사령관님!”

 

 진실의 날개, 부 사령관 베스티 디 투르스의 말을 들은 남자가 그녀의 방을 나갔고… 가만히 의자에 앉아있던 베스티는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도대체 지금 뭐하자는 거냐! 제국의 수호신이 혼수상태인 지금이 기회이거늘 쓸데없는 싸움이나 하고 있고! …도저히 안 되겠다! 마르카나!”

 

 “예, 부 사령관님!”

 

 어둠 속에서 거구의 남자가 그녀 앞에 다가와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다. 베스티는 이를 바드득 갈며 말했다.

 

 “네가 직접 몇 명을 이카루스로 데리고 가서 그에게 직접 확인을 받아라! 만약 그가 쓸데없는 말을 한다면… 그를 암살하도록!”

 

 “예? …예, 알겠습니다. 준비가 끝나는 대로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베스티의 명을 받은 마르카나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장 그녀의 방을 나갔고 베스티는 이를 바드득 갈며 어떻게 일이 진행될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말
 

 에피소드 2 비온 뒤에 땅 굳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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