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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이 없는 세계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29

100년 전, 한 신이 사라졌다.
그리고 6년 전, 신을 찾는 자들과의 전쟁이 벌어졌다.
신을 찾는 이들, 신들을 원망하는 이들, 신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이 격돌하는 전장, 그 사이에 한 소년이 있었다.

 
지그프리트 1
작성일 : 17-12-27 17:38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9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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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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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드시 북부.

  “하아....... 하아....... 크으....... 그 개 같은 xx”

  낮임에도 벌써 인적이 드문 으슥한 골목, 집들과 건물에 가려 햇빛조차 잘 들어오지 않는 으슥한 골목에서 지그는 숨을 헐떡이며 벽에 기대었다.

  “하아....... 지그? 너....... 괜찮......지 않네 이 미친.......”

  봉인탄을 챙기고 지그의 앞에서 코너 너머를 넘겨보던 닐스가 지그를 돌아보곤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난....... 괜찮아....... 그쪽은....... 어때? 사람....... 없지?”

  그러나 본인 말과 달리 지그는 전혀 괜찮지 않았다.

  리처드에게 당한 왼쪽 옆구리의 상처는 지그의 생각보다 심각했다. 블루코트 병사에게 빼앗은 코트로 상처를 숨기고는 있으나 이미 거기서 흘러나온 피는 셔츠는 물론이고 바지까지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하아....... 제기랄. 핏자국이.......”

  지그가 조금 전 자신이 걸어온 길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 말대로, 오른 손으로 옆구리를 감싸고 있음에도 미처 막지 못한 피가 조금씩 바닥에 떨어져 그가 지나온 길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어쩔수 없지. 일단 놈들이 이걸 보기 전에 우리가 먼저 벗어나면 그만이야. 조금만 참으라고 지그. 조금만 있으면 피엔과 프란츠가 준비한 곳으로 갈 수 있을거야.”

  “그래.......”

  그때, 저 뒤쪽 건물 너머에서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핏자국이다!!”

  “이쪽이야!!”

  “젠장!! 지그!! 가자!!!”

  “그래.......”

  지그는 이를 악물고 벽에 기댔던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상처를 감싼 손에 더욱 힘을 주고 상처를 틀어막고는 온 힘을 짜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닐스는 입술을 깨물며 그런 지그를 잠시 바라보더니, 곧 앞장서서 코너를 돌아 걷기 시작했다.

 

  ---------------------------------------------------------------------------

 

  조금 전, 난리를 겪은 위즈 왕국군 마법 공방 단지, 그 외곽에 위치한 보관소 지하 1층.

  “.......설명하십시오.”

  “음. 미안하지만. 뭐라고요?”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하란 말입니다!!!!!”

  뒤에 마법사들을 대동한 사피엔 교단의 대주교, 카인이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의 핏발 선 눈은 지금, 지하 1층 복도 한가운데에 쓰러져있는 마수의 시체에 창을 기대 놓고 거기에 걸터앉은 리처드를 노려보고 있었다.

  “음....... 대주교님? 뭔가 착각하시는 모양인데. 내 상관은 당신이 아닌데?”

  “지금 장난하십니까?”

  카인은 애써 소리치는 것을 참고 있는 듯, 이를 악물며 말하고 있었다.

  “뭐가요?”

  “당신이 고작 첩자 둘을 놓친다고요?”

  “그 첩자란 놈들이 엄청 강했나보죠.”

  피칠갑을 하고 있는 주제에 천연덕스럽게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리처드.

  “......그래요. 그건 그렇다 칩시다. 그럼 이 꼴은 뭡니까?”

  “기사로서 본분을 다한 거지요?”

  “본분?”

  카인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하층의 복도를 둘러보았다. 스무구가 넘는 마수의 시체들이 여기저기 찢기고 으스러진채 늘어져 있었고 바닥은 마수의 피로 물들어 있었다.

  “아군의 병기를 이렇게 파괴한 것이 어째서 본분이라는 건지, 말씀해 주시죠. 리, 처, 드 경.”

  카인은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여보이겠다는 듯, 험악한 눈으로 리처드를 노려보았다.

  “큭큭....... 하하하....... 병기? 웃.......차.”

  리처드는 너털웃음을 한번 터트리더니 마수의 시체에서 천천히 일어나 창을 집어들었다.

  “사용자가 맘대로 다루지 못하는 건 병기라고 안합니다. 대주교.”

  “........”

  “아니, 정확히는 ‘당신’만 다룰 수 있는 건 ‘병기’라고 안해요. 군인이 아닌 당신은 모르겠지만.”

  대주교 카인은 심호흡을 하여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고, 다시 리처드에게 말했다.

  “그래서 파괴하셨습니까? 이 카인의 ‘무기’를 파괴하여, 저를 무력하게 만드시려고?”

  “설마요. 일부러 아군 전력을 약화시키겠습니까?”

  “.......”

  리처드는 넉살 좋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놈들의 난동으로 마수가 풀려나고, 그 마수가 날뛰면서 또 봉인탄이 파괴되어서 점점 걷잡을 수 없게 되었거든요. 이대로면 마수가 도시로 나가 도시를 개박살낼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군의 거점이 타격을 입어 원정이 더욱 힘들어지지 않겠습니까?”

  “일부러 봉인탄을 파괴하신 건.......”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저도 사람인데 일부러 마수와 대면하고 싶진 않거든요.”

  리처드는 말을 마치고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있는 카인을 지나친다. 그때, 리처드가 카인을 지나친 순간, 카인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

  “이 것에 대해선, 감찰관으로서 ‘폐하’께 제대로 보고해두지요.”

  “좋으실대로.”

  리처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흔들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러다, 갑자기 멈추어 서더니 고개를 살짝 틀어 카인을 곁눈질하며 말을 던졌다.

  “조심하시오. 대주교님. 당신이 쥔 권력은 폐하께서 허락하셨기에 있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하시길. 사피엔님이 사라지신 지금, 신탁 없는 대주교는 그런 존재란 겁니다.”

  조금 전까지와는 달리 낮고 어두운 느낌이 실린 목소리엔 위압감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카인은 여전히 그쪽을 쳐다도 보지 않은 채로 담담히 대답했다.

  아니, 조소가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렇죠.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카인은 폐하께서 허락하셨기에 이 분에 넘치는 위세를 부릴 수 있는 거죠. 하지만 말이죠.......”

  카인은 잠시 뜸을 들이곤, 이번엔 리처드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 얼굴은 조소인지 분노인지 모를 무언가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렇기에 이 권위와 권력이 가벼운 것이 아님을, 명심하시길.......”

  리처드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다시 앞을 보며 걸어갔다.

 

  잠시 후, 리처드가 떠나고 난 지하 1층. 홀로 남은 카인은 마수의 시체 하나에 다가간다. 커다란 고양이과 짐승의 형태를 한 마수는 목에 무언가에 꿰뚫린 듯한 상처를 입은 채, 싸늘하게 식어 누워있었다.

  카인은 잠시, 그 시체를 내려다 보았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시체를 바라보는 카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가여운 존재여........”

  그리고 그는, 몸을 굽혀 마수의 시체를 쓰다듬으며 다시금 중얼거렸다.

  “부모에게 존재조차 부정당한 아이야....... 우주의 지혜가 내게 주신 선물아....... 내 너를 사피엔님을 위해 쓰이게 하려 했건만....... 이 부족한 몸은 사피엔님의 시련 앞에 너무나 무력하구나....... 용서하거라.......”

  카인은 이제 흐느끼기 시작했다.

  “편히 잠들거라. 고브의 버림받은 아이야.......”

 

 ----------------------------------------------------------------------------

 

  “허억........ 허억!!! 제기랄!!! 비켜!!!”

  “죄송합니다! 비켜주세요!!”

  “꺄아악!!!!!”

  “뭐 뭐야? 피!!? 카, 칼을 들고 있어!!!”

  스키드시 북쪽 거리 광장. 노점과 시민들로 북적이는 거리에선 흘러넘친 피가 옆구리를 넘어 부츠까지 타고 흘러내리고 있는 지그, 그리고 ‘봉인탄’을 꼭 쥐고 있는 닐스가 인파를 헤치며 나아가고 있었다.

  “큭........ 쿨럭........!! 젠장....... 생각보다 깊었어........”

  지그가 옆구리의 상처를 애써 부여잡고 중얼거린 그때였다.

  “잡아!!!!”

  “놓치지마라!!! 골목으로 못들어가게 해!!”

  두 사람의 뒤에서 수십명의 병사들이 무기를 꼬나쥐고 쫒아 오는 소리가 들렸다.

  “젠장....... 슬슬 이쯤인데.......!!”

  “아직 아냐 닐스....... 우선 녀석들을 찾기보다 우리 스스로 빠져나갈 궁리도 해야 한다고.”

  지그가 식은 땀을 흘리며 그렇게 말했다. 닐스는 그 말에 뒤를 돌아보았다.

  “젠장....... 그럴 여유는.......!!”

  닐스는 그렇게 말하며, 순간적으로 몸을 뒤로 틀었다.

  “없다고!!!”

  촤아아악!!!!

  뒤로 틀며 위에서 아래로 칼을 내리긋는 닐스. 그러자 두 사람의 등을 찌르려던 창이 잘려나가고, 그 창을 쥐고 있던 병사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꺄아악!!!”

  “도, 도망쳐!! 미친 놈들이다!!!”

  난데 없이 벌어진 살육에 주위의 시민들이 혼비백산하여 사방팔방으로 도망친다.

  카앙!!

  “크윽!!”

  그때, 지그에게 내질러진 또 다른 창, 지그는 급히 몸을 틀어 칼로 그 창을 쳐낸뒤, 창이 날아온 방향으로 찔러넣었다.

  푸욱!

  “커어........”

  촤악!!

  털썩.

  지그가 꽂아 넣었던 칼을 뽑아내자 흉부를 관통 당했던 병사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젠장......!! 베어도 베어도 끝이 없....... 큭.......”

  불평하던 지그는 다시 찾아온 옆구리의 격통에 얼굴을 찌푸렸다.

  “당연하지. 여기가 놈들 본진같은 곳인데.”

  닐스가 숨을 헐떡이며 지그에게 핀잔을 주었다.

  두 사람이 공방 단지를 벗어난 이후에도 상황은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이미 도시 전역에 경보가 울린 건지, 어느 골목에 숨어도, 어느 길로 빠져나가도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는 블루코트들과 마주쳐야 했던 두 사람이었다.

  그렇게 몇시간 동안, 지그와 닐스는 리처드와의 전투 못지 않게 격렬한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지그!! 숙여!!!”

  “!!!”

  닐스의 갑작스런 외침이었지만 지그는 반사적으로 허리를 앞으로 숙였다.

  부웅!!!!

  촤악!!!

  숙인 지그의 등 위로 닐스의 칼과, 뒤에서 지그를 찌르려던 창이 교차하고 피가 튀었다.

  그리고 털썩, 하는 소리가 이어지고 다시 고개를 든 지그의 뒤엔 칼날에 묻은 피를 털어내는 닐스가 있었다.

  “아오....... 개자식. 갑자기 숙이니까....... 상처 터진 것 같잖아.......”

  “그럼 등에 구멍하나 더 나게 내버려 둘....... 아 이런 xx.......”

  “........”

  “야. 지그. 이제 진짜 큰일 난 것 같다.”

  지그가 닐스 쪽을 돌아보니 그곳엔, 머스킷을 장전하고 있는 병사들, 그리고 장창을 이쪽으로 겨눈채 경계하고 있는 병사들이 있었다.

  오른쪽, 왼쪽, 그리고 지그가 왔던 방향도 마찬가지. 어느새 시민들은 빠르게 빠져나가고, 중무장한 보병들이 지그와 닐스를 넓게 둘러싸고, 천천히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하...... 엄살은. 이런 얇은 포위는 몇 번이고 뚫어봤어. 별거 아냐.”

  지그는 고통을 참으면서도 그렇게 이죽거렸다. 그때,

  “이쪽이다!!”

  “놈들을 에워쌌다!!!”

  한 병사가 뒤를 돌아보며 그렇게 외치자, 곧바로 화답이 돌아왔다.

  “둘러싸라!!”

  “조심해!! 리처드 경한테서도 도망친 놈들이다!!”

  광장 저편, 골목, 여기저기서 푸른 군복의 병사들이 쏟아져나왔다. 수는 어림잡아도 백수십명 이상, 아무리 못해도 한 개 중대 이상의 병력들이었다.

  “.......그 방정맞은 주둥이.”

  “닥쳐.”

  닐스의 원망 섞인 말을 짜증을 담아 돌려주는 지그였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

  그리고 순식간에, 광장은 지그와 닐스를 둘러싸고 있는 수백의 병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젠장. 이럴 줄 알았어. 아니, 생각보단 덜하군. 18만 중 겨우 수백 정도니. 그치? 이 빌어처먹을 단장놈아.”

  “닥치고, 준비해. 뚫을 테니까.”

  지그는 그렇게 말하고 검을 쥔 손에 힘을 넣어 적을 겨누었다.

  “다행히 이중에 기사는 없어보이네.”

  “그것 참 더럽게 다행이네요. 단장님.”

  “그만 징징대고, 내가 뛰면 곧바로 따라붙어.”

  말을 마치고 지그는 자세를 낮추었다. 전신의 근육을 팽팽하게 긴장시키고, 곧장 앞으로 뛰쳐나갈 준비를 하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병사들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지그가 외쳤다.

  “지금!! 뛰......!!”

  퍼엉!

  “?!?”

  그때, 갑자기 지그의 뒤에서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퍼엉!! 펑!!

  연달아 울리는 소리가 포위망 곳곳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여기저기서 짙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막?!”

  지그와 닐스가 동시에 그렇게 중얼거린 직후, 또 다른 이상현상이 이어졌다.

  “으아악!! 이쪽으로 왔다!!!”

  “여기다!!”

  지그와 닐스가 뛰쳐나가려던 방향에서 들리는 병사들의 외침, 그리고,

  “이, 이쪽이다!! 막아!!”

  “빠, 빠르다!!”

  정 반대 편에서도 같은 내용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이 이상현상 속에서 지그와 닐스는 미소짓고 있었다.

  “타이밍 한번 끝내주네!! 피엔!!”

  지그가 그렇게 외치며 앞으로 뛰쳐나가고 닐스 역시 그 뒤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어, 어디야!! 이것들아!! 조용히좀!!”

  “이쪽이야!! 동쪽으로 돌아간다!!”

  “동쪽? 아냐!! 이 놈들은 이쪽.......”

 

  환각마법, 지그가 아는 한, 이 마법을 잘 다루면서 이 상황에 지그와 닐스를 도울 사람은 단 하나 밖에 없었다.

 

  “피엔!!! 왜이렇게 늦었어!!!”

  닐스도 같은 생각을 한 듯, 혼란에 빠진 병사들을 지나치면서 그렇게 외쳤다.

  “미, 미안합니다 닐스 씨!! 롱기누스 공!!”

  저 앞에 보이는 한 골목으로 들어가는 입구, 건물 뒤에서 슬쩍 몸을 내민 프란츠가 손을 흔들며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이쪽으로!! 말은 준비 해 놨습니다!!”

  “아하핫!! 고마워!!!”

  닐스가 그렇게 활발하게 외치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지그와 닐스는 곧, 프란츠가 있는 골목 입구에 다다르고 방향을 틀어 골목으로 뛰어들었다.

  “.......”

  그러자, 지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무표정에 무언으로 지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소녀, 피엔이었다.

  “.......고맙다 피엔.”

  “.......”

  피엔은 대답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같이 들어온 닐스가 기쁨과 울먹임이 섞인 목소리로 피엔에게 외쳤다.

  “피엔!! 보고 싶었어!! 넌 최고야!! 아아!! 생명의 은.......”

  “소리지르지 마.”

  “........”

  그러나 피엔은 냉담하게 한마디를 하고는 몸을 돌려 앞서 걷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 그런 구애 활동을 하니 그런 반응이지 멍청아.”

  “닐스 씨.......”

  “내가 잘못한거야?”

  닐스는 조금 전 포위당했을 때 보다 더욱 낙담한 목소리, 울먹이는 목소리로 항변하지만 지그와 프란츠는 이미 그런 그를 무시하며 피엔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

 

  두두두!!!

  “우왁!! 뭐야!!”

  “비켜요 비켜!!”

  지그와 10 기사단 멤버, 닐스, 피엔, 프란츠는 하랄의 도움을 받아 구하고 피엔과 프란츠가 지키고 있던 말들을 타고 도시 외곽의 길을 질주하고 있었다.

  어느새 해가 완전히 져버린 길은 한산했으나, 아직 남아서 돌아다니던 몇몇 시민들이 화들짝 놀라 질겁을 하며 길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하아....... 쿨럭!!”

  “로, 롱기누스경! 괜찮으십니까?”

  “난 괜찮아....... 이제 슬슬......”

  프란츠의 걱정에 그렇게 대답하곤, 지그는 코트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브린.”

  그렇게 중얼거리며, 꺼내든 경보석에 마력을 불어넣는 지그. 그러자 경보석의 색이 마치 물감을 칠하듯, 서서히 하얗게 물들어가더니 곧 완전히 새하얀 돌멩이로 변해버렸다.

  “브린에게 신호는 했어! 더 빨리 달리자!!”

  지그는 뒤따라 말을 달리는 동료들을 향해 그렇게 외치곤 말고삐를 더욱 단단히 잡고 박차를 가해 속도를 올렸다.

  두두두.......

  “젠장!!”

  뒤를 따라오는 또 다른 말발굽 소리에 뒤를 돌아본 지그가 자기도 모르게 외쳤다.

  “잡아라!!!!”

  저 멀리, 블루코트의 기병들이 시민들을 헤치며 말을 달려 이쪽을 향하고 있던 것이다.

  “속도를 올려!!!”

  “야!! 지그!! 브린한테 신호를 너무 늦게 보낸 거 아냐?”

  “어쩔 수 없어!! 미리 보내 놓을 수도 없었다고!!”

  닐스가 걱정스레 소리쳤지만 지그는 앞을 보며 외쳤다. 그러나, 그런 그 역시 브린이 제대로 ‘타이밍’을 맞출 수 있을까 하는 걱정, 그리고 홀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브린의 신변에 대한 걱정으로 머릿속이 가득차 있었다.

  “롱기누스 공! 성문입니다!!”

  프란츠가 외친 대로, 어느새 저 앞, 도로의 끝에는 도시의 북쪽 성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젠장!! 역시 닫혀있어!!!”

  “........브린.......!!”

  지그가 여러 가지 의미의 걱정을 담은 중얼거림을 흘린 그때였다.

  쿠구구.......

  위아래로 열리는 형식의 북쪽 성문이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잘했어 브린!!!!”

  뒤에서 시끄럽게 소리치는 닐스의 목소리는 무시해버렸지만, 지그 역시 환호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지그는 절대로 그럴 성격이 아니었고 옆구리의 고통이 점점 심해 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여력은 없었다.

  두두두!!!

  “브린!!!!”

  대신, 어느덧 반 이상 열린 성문에 가까이 다가가자, 지그는 큰 소리로 브린의 이름을 외쳤다.

  “지그!!!”

  그러자, 성벽 위에서 브린이 고개를 내밀며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무사했구나!!! 그럼, 잘 받아!!!”

  “뭐?”

  무사해서 다행이란 말과, 이해 할 수 없는 다음 대사의 조합에 잠시 지그가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던 찰나, 갑자기 성문 위의 브린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직후, 브린이 다시 나타났다.

  성벽의 담으로 뛰어오르는 모습으로.

  “아 저 멍청이가!!!!!”

  지그는 황급히 말에 박차를 가하며 더욱 속도를 내고, 그런 지그의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브린은 활짝 웃으며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이동 방향이 교차하는 그 순간,

  탓.

  브린은, 그 높이에서 낙하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가볍게 말등의 뒷부분에 착지했다. 게다가 말은 갑자기 한 사람분의 무게가 자신의 위에 떨어졌다는 것을 눈치채지도 못한 듯, 묵묵히 달리고 있었다.

  두두두두.......

  “.......”

  “아하하!! 바보야!! 당연히 마법도 없이 그냥 떨어질 리가 없잖아!!”

  그렇게 말하며 어울리지 않게 다소곳한 자세로 말등 뒷부분에 걸터 앉듯 앉은 브린은 지그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그리고, 순간, 브린의 표정이 변했다.

  “어? 야!!! 지그프리트!!! 이거 피잖아!!!”

  황급히 지그의 허리에서 손을 뗀 브린이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보며 소리쳤다.

  “크윽!! 시끄러!! 그럼 땀이겠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너 돌아가면 당장 기사 그만두게 할거야!!!”

  “아 시끄러!!!! 별거 아니라고!!!!!”

  그렇게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는 두 사람의 목소리가 밤의 숲에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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