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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가출 공주님을 경호하라!
작가 : 머리식히기
작품등록일 : 2017.11.24

(황녀님, 먼치킨, 로판, 나쁜 남주 등)


"그래, 그럼 고향이 어디세요?"

"...이름 없는 숲 속."

"흐음. 그럼 그 숲 속에는 샛길이 많았겠군요. 시발에 새끼..."

"뭐라고? 시발새끼?"

...대충 이러고 서로 치고박는 미친 마법사 경호원(저승사자)과 철없는 공주(가출 공주님)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믿음(2)
작성일 : 17-12-27 03:27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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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하. 거 참…”

 

 가출 공주는 연기를 뚫고 나타난 남자를 찌릿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의 몰골을 보고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가슴이 철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만신창이였다. 온 몸이 진흙 범벅이었고 얼굴은 살짝 부어 있었다. 어디서 맞고 돌아온 모양이었다.

 

 “다, 당신 괜찮아요?”

 

 “하아. 너야 말로 다친 데 없냐.”

 

 저승사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세이라에게 다가갔다. 좀처럼 볼 수 없는 그의 다정함에 세이라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왠지 모르겠지만 방금 전까지 그에게 화가 났던 것이 눈이 녹듯이 사르르 녹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어? 공주님 무사하네?”

 

 “…”

 

 잠시나마 꺼졌던 분노의 불길은 붉은 연기를 뚫고 나타난 스피카를 보자마자 꺼진 불씨에 기름이라도 부은 것처럼 화르르 불타올랐다. 한편 그녀의 마음을 알 리가 없는 저승사자는 쏟아지는 폭우에 손을 대충 닦은 뒤 그녀에게 내밀었다.

 

 “어쨌든 무사해서 다행이네. 일어나. 안전한 곳에 데려다 줄 테니.”

 

 찰싹!

 

 “필요 없어요!”

 

 “뭐?”

 

 난데없이 손을 쳐낸 세이라가 스스로 자리에서 일어나 저승사자를 노려보았다. 저승사자는 잠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곧 그 역시 화가 있는 대로 치솟았다!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이 여자!

 

 “뭐야! 걱정해줘도 짜증이냐! 나보고 어쩌라고!”

 

 “하! 걱정 같은 소리하지 마세요! 애초에 당신들 두 사람이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 상황을 보니까 대충 알겠네요! 사랑싸움이라도 하셨나보죠?! 부부싸움은 여기서 하지 말고 다른 곳에서 하시죠! 눈꼴 시리니까!”

 

 “뭐라는 거야, 이 여자가! 지금 상황 얼마나 심각한지 몰라? 모처럼 걱정해줘도 그러냐!”

 

 정말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가 말도 안 되는 걸로 짜증이나 내니! 항상 이런다, 이 여자는! 처음에 만났을 때는 그래도 이성적이었던 것 같은데 도대체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진짜 저승사자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세이라 공주님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살짝 눈물 맺힌 눈으로 저승사자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그런 모습에 저승사자는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분했지만 말이다. 그는 그 감정을 숨기기 위해 더욱 화난 표정을 지으며 세이라를 바라보았다. 한편 스피카는 팔짱을 끼고 잠자코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차피 끼어들어봤자 지난번 저승사자와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저 두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 만의 세상에 빠져버렸기에 소용이 없을 것이다.

 

 ‘혹시… 저 녀석도?!’

 

 스피카가 살짝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그녀를 이 세상에 없는 것처럼 신경도 쓰지 않았다. 저승사자는 으르렁거리며 세이라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아, 진짜! 나한테 화가 난 것 있으면 말을 하라고!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 요즘 잘 지냈잖아! 그런데 난데없이 괜히 화나 내고 말이야! 내가 공주님 인형이냐? 그래서 괜히 화풀이 하는 거야?”

 

 “하! 인형은 적어도 얌전하게라도 있죠! 그리고 인형은 적어도 저를 화나게 하지는 않거든요?! 당신 같은 인형을 곁에 두느니 차라리 아메바와 친구가 되겠어요!”

 

 “그럼 친구 하던지!!”

 

 “친구 될 거예요!”

 

 “…”

 

 두 사람의 싸움을 스피카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것들이 지금 노처녀 앞에서 뭐하는 건지… 그러나 마치 강아지와 아기 고양이가 싸우는 것 같아 귀여웠기도 했기에 스피카는 일단 계속 바라보았다. 서로를 으르렁 거리며 바라보던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개를 휙 돌렸다.

 

 둘 다 서로를 이해할 수가 없었고 또한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따위 싸움을 왜 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러나 두 사람은, 특히 가출 공주님은 이 싸움에서 절대 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비장의 무기를 사용하고야 말았다. 그것은 바로…

 

 “흐윽! 흐으윽!”

 

 “아…”

 

 울기 시작한 것이다. 그 모습에 저승사자는 힘이 쭉 빠져버렸다. 누가 잘못했던 간에 울려버리면 무조건 저승사자 잘못이었다. 그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였다. 물론 저승사자는 단 한 번도 여자의 눈물을 신경 쓴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어쩔 줄을 몰랐다. 그렇다고 사과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아, 진짜! 왜 우는데! 내가 뭘 잘못을 했는지 좀 알자니까! 도대체 왜 그러는데! 내가 도대체 뭘 너한테 그렇게 잘못했냐!”

 

 “흐윽! 모, 몰라요! 어차피 말해봤자 믿어주지도 않잖아요! 흐윽! 애초에 나는 믿지도 않잖아요! 내가 호의로 다가가면 의심이나 하고! 지난번에도 호의로 담요 덮어주려 갔을 때 저는 덮쳐서 목에 칼을 들이밀었으면서! 흐윽! 정작 다른 사람… 훌쩍! 다른 ‘여자’가 다가왔을 때는 가만히 당하기나 했잖아요! 흐으윽! 미워! 진짜 싫어! 왜 나한테만 그래요!”

 

 …모른다면서 자기 입으로 다 말씀하시는 가출 공주님이셨다. 저승사자는 이해할 수 없었고 가출 공주님도 사실 이해할 수 없었다. 이번 일은 두 사람 사이에 화를 낼만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애초에 경호원과 경호 대상의 사이다. 이런 일로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고 결국에는 우는 관계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묘하게 어느 정도는 납득하고 있었다.

 

 한편 스피카는 그런 두 사람이 귀여웠다. 소리 내어 웃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참으며 어떻게 될지 가만히 지켜보았다. 저승사자는 훌쩍 거리며 울고 있는 가출 공주님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솔직히…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날아갈 것만 같은 기쁨을 느꼈다.

 

 사일런스 제국에 와서, 아니 태어나서 가장 기분이 좋은 날인 것 같았다. 그녀에게 품었던 악감정과 짜증이 봄에 눈 녹듯 사르르 녹여졌고 그 감정은 다른 따뜻하고 살짝 따끔한 감정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뭔지도 잘 모르는 감정이었지만 표현하면 자신의 무엇인가가 크게 바뀔 것 같아 두려웠다. 그래서 저승사자는 최대한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이제 믿을게. 믿으면 될 거 아니냐.”

 

 “훌쩍! 그걸 어떻게 믿어요!”

 

 “아니, 그런데 애초에 너는 나를 믿지 않으면서 나는 너를 믿어달라고 하는 것은 이기적이지 않냐?”

 

 “믿었거든요?! 훌쩍! 돌아온다고 해서 열 받았지만 그래도 꾹 참고 기다렸거든요?! 흐윽! 근데 그 날 나가고는 안 돌아왔잖아요! 이 거짓말쟁이! 변태! 저질! 짐승!”

 

 “…”

 

 이렇게 말하니 또 할 말이 없어진 저승사자였다. 아니 할 말은 있었다.

 

 “아니! 돌아오지 않은 것은 미안한데 내가 왜 변태에 저질에 짐승이냐!”

 

 “훌쩍! 변태 맞잖아요! 저 분 만나러 가서 돌아오지 않았잖아요! 흐윽! 분명히 그렇고 그런 짓 했죠?! 그러느냐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돌아오지 않은 거죠! 이 변태 같으니라고! 금발 벽안이 그렇게 좋아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그 날 창고에서 얻어 터졌는데 뭐? 뭐가 어쩌고 어째? 하지만 황당할 뿐이지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가출 공주님에 대한 호감도가 더 올라간 저승사자였다. 그러나 그는 차분하게 가출 공주에게 말했다.

 

 “오해다, 진짜. 그 날 얻어터졌는데 무슨 변태냐. 그리고 나는… 나는…”

 

 저승사자는 손가락으로 스피카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런 폭력이나 휘두르는 절벽녀보다 네가 더 취향이거든?! 금발 벽안 같은 소리하네! 네 머리카락하고 눈동자가 훨씬 더 좋으니까 좀 그만 의심해라!”

 

 “예?!”

 

 “아…”

 

 저승사자의 충격적인 고백에 세이라의 눈물이 쏙 들어가 버렸다.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그녀는 주체할 수 없었다. 한편 저승사자 역시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한편 난데없이 폭력이나 휘두르는 절벽녀가 되어버린 스피카는 이마에서 실핏줄이 돋아나는 것을 느꼈지만 놀라운 인내력으로 그것을 참아내었다.

 

 “아, 그러니까! 취, 취향 이야기야! 네가 딱히 좋다는 것이 아니라!”

 

 “그, 그렇죠?!”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든 세이라였지만 그래도 기분이 풀린 상황이었다. 저승사자는 한숨을 깊게 내쉰 뒤 말했다.

 

 “화 다 풀렸냐? 그러면…”

 

 “아니거든요! 아직 할 말 남았어요!”

 

 “또 뭐!”

 

 “왜 저는 안 믿는데요!”

 

 “아, 믿는다니까 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거냐! 믿을게! 믿으면 될 거 아니야!”

 

 그러나 세이라는 납득하지 못한다는 표정을 짓고 저승사자를 올려다보았다. 정말로 성가시기 짝이 없는 여자였다. 그러나 싫지는 않았다. 물론 세이라는 저승사자가 미웠지만. 한참을 올려다보던 세이라 공주는 다짜고짜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럼 약속해요, 이제 믿겠다고.”

 

 “꼬마냐! 아니 체면이 있지! 쪽팔리게 이런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역시 안 믿는 거잖아요!”

 

 “…”

 

 정말로 성가시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아니, 나 지금 손 더럽다?”

 

 “언제부터 신경 썼다고!”

 

 그건 그렇지… 저승사자는 한숨을 내쉬며 세이라 공주의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스피카는 온 몸에 닭살이 돋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싫지는 않았다. 오히려… ‘한 가지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저 아이라면…’

 

 “허억! 허억! 공주님! 공주님!”

 

 “네?!”

 

 그때 기어코 불길을 뚫고 기사들이 정원으로 들어왔다. 저승사자와 가출 공주님은 화들짝 놀라며 걸었던 손가락을 땠다. 붉은 연기 때문에 멀리서 보이지 않아 다행이었다. 루크 기사단장이 얼른 세이라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고 고개를 숙였다.

 

 “무, 무사하셨습니까!”

 

 “예… 그런데…”

 

 세이라는 놀란 듯 입을 살짝 벌리고 입을 손으로 가렸다. 루크의 몸 곳곳이 그을려 있었다. 그것은 곧 이어 들어온 다른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들 꼴이 말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불길을 잡으려고 부단히 애썼던 것이다. 그 모습에 스피카는 어이가 없었다. 결코 뚫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화벽이 저런 놈들에게 뚫렸다니… 한편 저승사자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사랑받는구나.’

 

 그러나 질투심보다는 그리고 상대적 박탈감보다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따스해진 저승사자였다. 조금씩이지만… 저승사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엇인가가 바뀌어가고 있었다.

 

 믿음… 이제는 사라진 것이라 여겼던 그 추억과도 같은 것으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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