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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작가 : 지나다가
작품등록일 : 2017.10.30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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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을 앞둔 네트레시아를 방문하게된 현실의 주인공. 그의 귀환은 이 이상한 세계의 앞날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과연 주인공은 이 이상한 세상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33. 격문
작성일 : 17-12-26 17:32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4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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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악한 왕에게 몸을 더럽혀 몸속에 더러운 씨를 품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를 낳는 것은 이 땅에 큰 화근을 불러오게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저의 잘못인지라 이 악의 씨를 없애고 잘못된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이제 이 세상을 떠나고자 합니다. 아버님께서는 부디 몸을 보중하시어 부디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저의 뜻을 헤아려 주시고, 너무 슬퍼 마시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 아이린”

 

 에르윈 백작은 프린 공작이 던져준 이 편지를 읽고 경악했다. 이 편지는 아이린이 아스트리드를 떠날 때 급하게 써서 자신의 하녀에게 맡기고 아버지인 세바스찬 백작이 회복하면 전해 드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그 하녀는 아무도 모르게 이 편지를 간직하고 있다가 세바스찬 백작이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죽자, 별 수 없이 편지를 아이린의 약혼자였던 프린 공작에게 가져왔던 것이다.

 

 프린은 이 편지 한 장으로 자신이 의심하여온 모든 사실들이 이제야 하나의 진실로 귀결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실버포트 빈실에서의 키르테스가 남긴 글귀와, 아스트리드에서 아이린이 유산(流産)에 필요한 각종 약재를 구입했던 사실과, 왕실에서 들었던 내용들이 모두 하나의 진실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그것은 결국 아이린이 국왕에게 겁탈을 당하였고 이로 인해 아이를 가졌으며 그것으로 인한 자책감에 목숨을 버렸다는 사실이었다.

 

 결국 아이린의 죽음은 국왕의 비도덕적 행위에 의해서 발생된 것이었고, 국왕은 자신의 이러한 행위가 드러나지 않도록 아이린의 죽음을 병사로 위장한 것이고, 약혼자인 자신에게까지 이 사실을 숨겼을 것이다. 만약 자신이 아이린이 자살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더라면 분명히 그 이유를 밝히려고 했을 것이고, 그 사실로 인해서 자신과 국왕이 반목하게 된다면 자신은 현 왕실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되는 것이었으며, 왕의 패륜적 행위는 많은 영주와 귀족들이 왕에게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었다.

 

 아이린은 죽음으로 이러한 사실을 알리려고 했을 것이고 국왕의 죄를 묻기 위해 방문자를 소환했을 것이었다. 키르테스에게 굳이 자신과 에르윈 백작에게 이 사실을 전달하려고 한 것은 자신과 에르윈 백작이 힘을 합쳐 반정(反正)을 일으키라는 뜻일 것이었다.

 

 프린은 국왕 반에 대한 배신감과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 세간의 평이 어떠했던 자신은 항상 반의 통치를 지지했으며 그가 오랫동안 국왕의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랬다. 그것은 어릴 적부터 프린이 보아온 반은 착하고 순진했기 때문에 비록 정치적 역량이 떨어져 왕국운영이 순탄하지는 못할 수는 있어도 적어도 인의를 지켜 죄 없는 자를 해코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프린에게 지금의 반은 신하들의 말의 진위를 파악하지 못하여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우둔한 왕이며 사촌 형의 약혼녀를 겁탈하는 되먹지 못한 인간일 뿐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반을 믿고 왕실의 종친이라는 자신은 평생을 허송세월하고 희희낙락하며 보냈고, 뜻있는 많은 자들의 간언을 비웃어 넘기기만 하였던 것이었다. 결국 이 일의 원인을 따져 들어간다면 잘못된 것을 잘못된 것이라 알지 못하고 이를 바로잡지 못하였던 자신에게 그 과오가 있음이었다.

 

 에르윈 백작은 프린이 어떠한 결론을 지었는지 그의 표정으로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결론은 거의 사실처럼 보이지만 몇 가지 이해되지 않는 구석이 있음을 에르윈은 깨달았다.

 

 우선 그 결론은 아이린의 몸에 새겨져 있는 그 문신, 즉 가르시아의 라데온 수도회와 아이린과의 관련성을 설명하지 못했다. 아이린이 단순히 국왕의 겁탈에 의한 임신 때문에 목숨을 끊은 것이라면 그 과정에 라데온 수도회가 등장할 여지는 없는 것이다. 물론 수도회는 아이린의 자살과는 완전히 별개의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여지도 없지는 않았지만, 라데온 수도회의 일원인 키르테스가 이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것을 볼 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직감이 분명히 들었다.

 

 또한 단순히 복수가 아이린의 숙원이었다면 굳이 그 먼 실버포트를 들려서 가니메데스를 훔쳐가며 방문자를 소환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반정이 목적이라면 왕의 비도덕적 행위가 만천하에 밝혀진다면 굳이 방문자가 없어도 자신과 프린만으로도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것이었고, 굳이 방문자까지 동원하지 않아도 될 사항이었다. 또한 최근 들어 왕실의 근위대가 라데온 수도회를 조사하고 있는 것 또한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에르윈은 프린에게 이러한 점을 말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에르윈은 항상 국왕의 교체를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에르윈은 여태껏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이를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첫 번째는 반정 이후의 유일한 대안인 프린 공작이 전혀 왕권에 욕심이 없었고, 두 번째는 반정을 일으킬 명확한 명분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이번 아이린의 자살 사실은 반정을 위한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었다.

 

 - 공작 전하 어쩌실 것입니까?

 

 에르윈은 이미 프린이 마음을 굳힌 것을 알고도 물었다. 프린은 단호하게 말했다.

 

 - 아이린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목숨까지 버렸는데 어찌 내가 이 사실을 알고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겠소.

 

 - 그렇다면?

 

 - 패륜한 왕을 몰아내고 모든 것을 바로 잡겠소. 당신은 나를 도와주겠소?

 

 에르윈은 내심 기뻤지만 내색하지 않고 대답했다.

 

 - 마땅히 인간의 도리를 지키기 위함인데 어찌 제가 이를 모른 채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물론 모든 브리스톨의 영주들이 전하의 뒤에 있을 것이옵니다.

 

 - 백작께서는 대의에 같이할 사람들을 모아주시오.

 

 - 아스트리드의 궁정 귀족들은 폐왕(廢王)의 행실을 알게 된다면 전하를 지지할 것입니다. 그리고 플로나는 만약 전하께서 북쪽의 쿠르즈족을 함께 방비하실 것을 약속하신다면 대의에 분명히 동참할 것입니다. 롤스이스트는 지금 로베르트 백작과 세바스찬 백작의 친족들이 영지의 소유권을 놓고 다투고 있습니다. 만약 전하께서 세바스찬 백작의 친족들에게 영지를 승계할 수 있도록 약속하신다면 그들은 아마 전하에게 올 것입니다. 아르켄은 어차피 중원(中原)정치에는 관심이 없을 터인지라 그들은 어느 쪽으로도 합세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아르켄 쪽이 부담스러우시다면 그쪽에서 들어오는 견직물들의 관세를 낮추어준다고 하시면 후환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에르윈은 벌써 국왕을 폐왕이라고 불렀다.

 

 - 그렇게 하시오. 난 무엇을 하면 되겠소.

 

 - 격문이 필요할 것입니다.

 

 - 격문이라?

 

 - 네트레시아에 있는 많은 영주들과 귀족들을 포섭하고, 민심을 우리 쪽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격문을 지어 반포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 알았소.

 

 - 그리고 거사를 치르기로 작정을 하셨으니 거처를 옮겨야 될 것입니다. 왕실 근위대가 아스트리드에 있는 이상 이곳은 너무 위험한 까닭입니다. 롤스이스트의 세드릭 또한 로베르트 백작의 영향이 강력하니 마르테스의 엘브니쉬킵으로 옮기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좋소.

 

 프린과 에르윈은 몇몇 심복들만 데리고 그날 밤 조용히 마르테스의 엘브니쉬킵으로 이동했고, 며칠 후 엘브니쉬킵에서 나온 격문이 네트레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세드릭의 공작인 나 프린은 패륜을 저지르고 신뢰를 저버린 왕은 왕국을 통치할 수 없다는 신념에 따라 신에게 부여받고 혈통으로 주어진 나의 권한으로 지금의 국왕 반을 폐위함을 선언한다.

 

 자고로 신이 부여한 왕권은 장자승계의 원칙에 따라 계승됨이 마땅하며, 불가피한 사유로 인하여 이러한 원칙에 다소 예외는 있을 수는 있다 할지라도 그 원칙자체가 무너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의 부친인 필립 세드릭은 정당한 왕위 계승자였음에도 본인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이유로 스스로 왕국의 안정적인 통치를 위하여 왕권을 동생에게 이양한 것이다.

 

 그러나 차남임에도 왕위를 물려받은 전 국왕 르노가 죽은 이후에는 필리페 세드릭의 장남인 나 프린 세드릭이 보위에 올라야 함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국왕인 반은 장자승계의 원칙을 무시하고 왕위를 가로채어 보위에 오르고야 말았다. 하지만 나는 왕국의 발전과 평화를 위하여 나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현재의 국왕인 반이 네트레시아를 인의와 신뢰로 통치하여 나라를 평화와 발전의 반석위에 올려놓기를 기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기대와는 반대로 국왕 반은 자신의 패륜과 우둔함으로 왕국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영주들과의 신뢰는 무너뜨렸으며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리고 있다. 반은 국왕이라는 지위를 남용하여 5년 전에는 정당한 명분도 없이 군사를 일으켜 플로나 영지를 공격하여 죄 없는 수백의 기사들과 수천의 민병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으며, 북쪽 야만인들이 가르시아 왕국을 멸망시키고 지금은 플로나의 북쪽 성벽에 이르러 우리의 소중한 땅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지난 일을 들먹이며 이를 도외시하여 지금은 네트레시아의 전 백성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그 뿐인가. 반은 자신이 왕위를 가로챘듯이 롤스이스트 영지의 지배권을 왕실에 귀속시켜 롤스이스트의 많은 영주와 귀족들과의 신뢰를 저버렸고, 브리스톨과 아르켄의 정당한 상거래를 인정하지 않고 무거운 관세를 매겨 그 땅의 많은 사람들을 헐벗고 굶주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약혼자를 겁탈하여 자신의 아이를 가지게 하여 그 여인은 결국 스스로 죽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 천인공노한 만행까지 저지르고야 말았다.

 

 일국의 국왕은 인의와 신뢰에 바탕을 둔 참된 도리로 나라를 통치함이 마땅함에도 지금의 국왕은 왕위를 훔쳐 보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우둔으로 점철되고 패륜을 일삼아 나라를 어지럽혔었으니 이는 위로는 자신에게 왕권을 내린 신을 부정하는 것이고, 아래로는 이 땅에 대한 통치권을 위임한 영주들을 배신한 것에 다름없다.

 

 그리하여 나 세드릭의 공작 프린은 신과 영주와 백성들의 뜻을 받들어 지금의 국왕 반을 폐위하고자 한다. 바라건대 국왕 반은 이러한 큰 뜻을 받들어 스스로 왕위를 물러나 그 처분을 기다리라. 그렇다면 최대한 인의와 예의로 대할 것이되, 그렇지 않는다면 부득불 거병하여 올바름을 다시 세울 것이다.

 

 그리고 네트레시아의 많은 영주와 귀족들에게 알린다. 누구든 우리의 대의에 따르는 자는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하여 때가 되면 함께 일어날 수 있도록 거병을 준비하라. 네트레시아의 모든 영주와 귀족과 백성들은 이러한 나의 뜻을 헤아리고 새로운 나라를 맞이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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