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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가출 공주님을 경호하라!
작가 : 머리식히기
작품등록일 : 2017.11.24

(황녀님, 먼치킨, 로판, 나쁜 남주 등)


"그래, 그럼 고향이 어디세요?"

"...이름 없는 숲 속."

"흐음. 그럼 그 숲 속에는 샛길이 많았겠군요. 시발에 새끼..."

"뭐라고? 시발새끼?"

...대충 이러고 서로 치고박는 미친 마법사 경호원(저승사자)과 철없는 공주(가출 공주님)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믿음(1)
작성일 : 17-12-26 04:48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4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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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저승사자와 염랑의 싸움이 시작되기 약 5분 전. 신경질 적으로 비누에 손을 씻은 세이라 공주는 울상을 지었다. 이놈의 잉크자국은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았다. 이렇게 된 것도 다 그 망할 남자 때문이었다. 그녀는 검은색이 된 비누를 신경질적으로 내려놓고 손을 벅벅 닦았다.

 

 “아, 진짜!”

 

 그러나 손에는 시커먼 잉크 자국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 며칠간은 이 잉크자국이 남아있을 것이다. 세이라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저 남자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싫었다. 뭘 잘했다고 그렇게 당당한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믿어주지도 않는 주제에.”

 

 그러나 곧 그녀는 쓸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별 것도 아닌 일에 눈물이 핑 돌았다. 속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했다. 왜 자신이 이렇게 화가 나야한단 말인가. 잘못한 것은 저 인간인데! 사실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그녀조차 잘 모르겠지만…

 

 “어?”

 

 한참을 손을 씻은 세이라 공주가 복도에 나왔을 때 그녀는 무엇인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평상시 같으면 복도의 끝에 있을 시녀들과 호위병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방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문을 열었을 때…

 

 “…뭐야?”

 

 분명히 저승사자가 대기를 해야만 하는 방에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가출 공주님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 지금이 가출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황실 기사도 호위병도 없고 무엇보다 그 재수없고 짜증나는 저승사자도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화가 났다.

 

 ‘이 인간이 또 어디에 간 거야! 하! 내 경호원이라면서! 또 그 스피카인가 뭔가 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느냐고 나는 내팽개쳤다 이거지?’

 

 책임감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인간! 몹쓸 인간! 못된 사람! 짜증이 있는 대로 나버린 세이라 공주님은 발을 동동 굴렀다. 역시 이 인간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어떻게든 저승사자를 제대로 골탕 먹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진짜 확 가출해버려!”

 

 잠시 그렇게 생각한 세이라 공주였지만 탁자를 바라본 세이라 공주는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탁자 위에 가득 쌓인 반성문들… 이번에도 가출하면 그때는 반성문의 양이 늘어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며 식사는 더욱 형편이 없어지리라. 그래서 그녀는 고민했다. 가출을 하지 않으면서 저승사자를 골탕 먹일 방법을.

 

 “아!”

 

 곧 좋은 생각을 떠올린 세이라 공주는 입가에 방긋 미소를 지었다. 가출한 척만 하면 되는 것이다. 황궁은 넓다. 그래서 꽁꽁 숨으면 쉽게 찾지 못하리라. 게다가 자신이 사라지면 저승사자 저 인간은 이렇게 비 오는 날에 황도 내를 개같이 뛰어다녀야 할 것이다!

 

 ‘황실 호위 기사단과 병사들에게 미안한데…’

 

 그녀는 아주 잠깐 고민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저승사자를 골탕 먹일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황궁 안에 숨어있으면 가출은 아니니 아버지한테도 그냥 주의 정도만 들을 것이다.

 

 “그럼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그녀는 얼른 방에서 빠져나와 당당하게 문 쪽으로 걸어가려다가 자신의 머리에 살짝 꿀밤을 먹였다. 바보인가? 당당하게 나가면 들킬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창고의 창문 쪽으로 나가면 아무도 모를 거야. 그리고 담을 넘어서 황궁의 다른 건물에 적당히 숨어있어야지.”

 

 왠지 숨바꼭질을 하는 것 같아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 세이라 공주였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와 많이 했던 것 같은데… 과거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 세이라 공주는 흥분된 마음으로 얼른 창고로, 지난번 저승사자가 스피카한테 경고를 들었던 방으로 들어간 뒤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 틈으로 몸을 내밀어 밖으로 빠져나왔다.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

 

 가출 공주님은 앞에 펼쳐진 상황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녀의 처소 주변의 담벼락 바로 앞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이라 공주는 잠시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볼을 부풀렸다. 저승사자 이 양반이 진짜!

 

 “그렇게 나를 믿지 않는 건가, 그 인간은! 자리를 비웠다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저승사자의 상황을 알 리가 없는 세이라 공주가 이마의 미간을 찌푸리며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공주의 처소 주변을 불의 벽으로 막은 사람이 저승사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아주 잠깐 진짜 불이 난 것인가 생각했지만 그러면 황궁 기사들과 병사들이 자신을 버리고 갈 리가 없었기 때문에 말이 되지 않았다.

 

 어쨌든 정말 어이가 없었다. 그 인간은 역시 밉고 싫었다. 얼마나 자신을 못 믿으면 이렇게까지 한단 말인가. 너무하기 짝이 없는 남자였다. 몹쓸 남자 같으니라고!

 

 “그래, 이 양반아!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어디 한 번 오늘 제대로 고생해봐라!”

 

 굳은 결의를, 그러나 쓸데없는 결의를 한 세이라 공주는 빈틈이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부단히 움직였다. 그러나 그녀의 이 쓸데없는 행동이 그녀를 살릴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어쨌든…

 

 “히잉… 저승사자, 이 인간 정말 너무해!”

 

 그로부터 약 10분 뒤. 세이라 공주는 훌쩍이며 건물 외벽 기둥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10분 동안 샅샅이 건물 뒤쪽과 옆쪽을 살폈지만 그녀가 빠져나갈 수 있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오히려 비를 맞으면 맞을수록 기름을 붓는 것처럼 더 불길이 강해지는 것 같았다.

 

 사실 지금 건물 앞, 정원에서는 저승사자와 염랑이 전투를 벌이고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저승사자는 마법을 사용하지 못했고 스피카는 또 다른 이명인 ‘침묵의 불길’답게 조용히 저승사자를 제압하고 있었다. 폭발 소리조차 여태까지 들려오지 않았으니 그녀는 당연히 처소 앞에서 전투가 펼쳐지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냉혈한! 변태! 짐승! 사디스트!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차가울 수 있냐!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웠든?”

 

 …솔직히 가출에 있어서는 못 미더운 것이 당연했지만 세이라 공주는 그런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 이렇게 차갑고 다가가면 멀리 떨어지며 무엇보다 그 스피카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랑 갈 때까지 가버린 그 변태 남자한테 너무나도 짜증이 나버렸다.

 

 “나는 믿어주지도 않으면서…”

 

 급 우울해진 그녀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뭐랄까… 열등감이 느껴졌다. 문제는 이런 감정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느낀 적이 없었던 세이라 공주였기에 지금 느끼는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책으로 수도 없이 글자를 보아도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배우지 못하는 것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처럼…

 

 “저승사자 바보! 변태! 짐승! 진짜 싫어! 진짜 미워!”

 

 건물의 뒤편에서 저승사자의 뒷담화를 하면서 화를 삭히려고 노력하는 세이라 공주였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화는 더욱 크게 번졌고 그것과 비례해서 열등감도 더 커졌다.

 

 “금발 벽안이 그렇게 좋냐! 그래, 좋겠다! 갈 때까지 가버려서! 이 변태! 저질!”

 

 콰앙!

 

 “꺄악?!”

 

 지금 이곳에 있지도 않은 저승사자를 비난하던 가출 공주는 난데없이 무엇인가 폭발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펴보았고 어디에서 굉음이 들려왔는지 곧 알 수 있었다. 당연했다. 왜냐하면 조금 전까지 그녀가 있었으며 그녀가 생활하는 곳이 활활 불타버리고 있었으니까…

 

 그제야 세이라 공주는 어느 정도 사태파악을 할 수 있었다. 무엇인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뇌리에 가장 먼저 스친 것은 그녀의 안전이 아니라 바로…

 

 “꺄아아악?! 내, 내 반성문?!!!!”

 

 …반성문이었다. 미운 정도 정이라고 하지 않던가. 거의 한 달 가까이 쓰면서 정말로 오른손에 불이 날 정도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하루 치 할당량을 다 적었을 때 무엇인가 성취감이 생겼던 그녀였다.

 

 그 소중한 반성문들이… 내 새끼와도 같은 반성문들이 지금 저 불타는 건물 안에 있는 것이다!

 

 “아, 안 돼! 안 돼! 반성문! 내 반성문!”

 

 그녀는 얼른 나왔던 창고의 창문 쪽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창고 안도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곳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른 창문들 쪽도 확인했지만 그곳들도 마찬가지였다.

 

 “내 반성무운!!!!”

 

 가출 공주님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셨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를 맞던 말건 얼른 입구 쪽으로 달려 나갔다.

 

 “이, 이게 뭐야!”

 

 그리고 세이라 공주는 경악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정원에는 붉은 연기가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잠시 붉은 연기를 멍하니 바라보던 세이라는 곧 정신을 차리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꺄아아악?! 내, 내 반성문이!!!”

 

 비명을 지르지 않으래야 않을 수 없었다. 입구는 이미 처참하게 무너져 있었고 그 무너진 틈 사이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제 반성문뿐만 아니라 그녀가 소중하게 여기는 책들과 인형들까지 모조리 불타고 있었다.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절대 용서 못 해! 왜 남에 집을 불태우고 난리야!

 

 “히잉! 어떡해! 내 반성문… 누구에요! 누가 불을 지른 거야!”

 

 철퍽! 철퍽!

 

 전소되는 건물 앞에 주저앉아 절망한 표정으로 불타고 있는 자신의 처소를 바라보고 있는 가출 공주님을 향해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세이라 공주는 눈을 부릅뜨고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붉은 연기를 뚫고 나타난 남자는 그녀를 바라보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하하. 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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