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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신비록
작가 : 강지인
작품등록일 : 2017.11.16

죽음의 신이, 신관에게 작은 부탁을 한다.

바람의 신을 좀 죽여줬으면 하는데...

바람의 신이 지상으로 현신해버려 곤란하단다.
죽이라는 부탁을 쉽게 하지말라고.

벚꽃이 내리는 봄날의 여의도.
신관은 지상으로 현신한 바람의 신을 찾아낸다.
사랑스러운 그녀를,

/

귀신들이 인신주왕을 둘러싸고 윽박지르고있다.

그런데 이 귀신들...
우리나라위인전에나 이름을 올릴 법한 위대한 선조들이다.

왜! 나도 내 인생이 있다고! 안해, 안해.
내가 무슨 세상을 지키냐고! 내일 출근해야 돼..

/

칠 년 간 잠들었던 소녀가 잠에서 깨어난다.
그녀의 긴 잠은,
지옥같은 미래를 그리는 예지몽이었다.

 
26. 가정사
작성일 : 17-12-25 23:01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6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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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울음소리가 들린다.

 무녀의 딸이 아기를 안고있다.

 신비록이다.

 엄마로서의 행복이 커질수록

 어머니의 기억도 커져간다.

 가슴한켠 어머니에 대한 걱정이 콕콕 찔러댔지만,

 그보다 크게 한움큼의 아들이 가슴한폭 가득안겨 따스한 열을 낸다.

 아기는 건강하게 자랐다.

 엄마보다는 아빠를 닮아

 체격이 건장하고 튼튼했으며,

 감기 한 번 걸리지않고 편식도 하지않았다.

 

 아이가 두발로 아장아장 걷게되고

 남편 신정호의 사업도 크게 성장하여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안정되었다.

 

 불행은 사고처럼 찾아온다.

 행복하기만 하던 가정에,

 더 큰 행복이 찾아왔다.

 무녀의 딸이 둘째를 임신했다.

 둘째는 딸이면 좋겠다며

 남편이 껴안은 채 말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무녀의 딸이 유산을 했다.

 언제나 이성적이던 무녀의 딸이지만,

 하늘이 무너져라 울었다.

 

 어느날이였다.

 종교적 의미는 아니지만,

 일면식이 있던 수녀를 찾아 성당을 찾았다.

 

 수녀와 티타임을 가지고,

 부부는 성당의 고요한 정취에 취해,

 테라스에서 휴식을 취했다.

 

 "여보, 록이는?"

 

 "아까까지 옆에 있었는데, 록아. 어딨니.록아."

 

 무녀의 딸이 테라스 밖을 본다.

 그때,

 성당 정원의 아름드리 거목의 둥치에서 아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부부는 서로의 얼굴을 보고서는

 급히 1층으로 내려간다.

 수녀도 부부를 뒤따른다.

 

 성당고아원의 소녀가

 어린 신비록을 깔아뭉개고 있었다.

 

 소녀가 한두살 많은 듯 덩치가 조금 더 컸다.

 

 남편 신정호는 그 모습을 보더니 웃고만 있었다.

 무녀의 딸이 수녀의 어깨를 잡았다.

 

 "놔두셔요. 애들 다툼인데요."

 

 어른 셋은 물건너 불구경하듯,

 아이들이 서로의 옷과 머리카락을 잡고

 뒹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울음을 터트리는건 신비록이였다.

 

 그제서야 소녀는 일어서서 몸의 흙을 털어댔다.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

 

 신정호가 슬며시 다가가

 무릎을 굽히고 앉아 소녀에게 말을 건낸다.

 

 "아가씨 흙투성이가 되셨네요."

 

 신정호는 넉살좋게 웃어댔다.

 어른들이 보고있단걸 깨닫고는

 소녀는 굳은 표정으로 신정호를 보았다.

 그래도 눈빛을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라리야. 무슨 일인지 설명해보겠니?"

 

 수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얘가 먼저 때렸어요."

 

 소녀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신정호는 소녀의 낭랑한 목소리가 귀여워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소녀는 신정호의 손을 뿌리치고는 터벅터벅 두어걸음걸어 바닥에 퍼질러앉았다.

 멀리서 또다른 소녀가 뛰어오고있었다.

 소녀의 뒤에는 신부가 뒤따르고 있었다.

 방문손님의 자제가 고아원 원생에게 흠씬 두들겨맞았다니,

 

 신부는 수녀와 신정호 부부 쪽으로 가볍게 목례하고 신비록을 살핀다.

 어린 신비록은 변변찮게 울음을 터트리곤 있지만 큰 상처는 크지않다.

 

 "베로니카양. 무슨일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라리양은 말하기가 싫은가봐."

 

 수녀는 방금 도착한 작은소녀 베로니카에게 다시 물어본다.

 베로니카는 바닥에 앉은 소녀 곁에 서서 어찌할바를 몰라한다.

 

 "그게..저.. 저 애가 자꾸 절 괴롭혀서. 라리언니가. 라리언니가 지켜줬어요."

 

 신정호는 어린 차라리 곁으로 가 얼굴을 살핀다.

 

 "수녀님, 약챙겨오셔야겠는데요. 상처는 우리 아가씨가 더 심한거같아요."

 

 무녀의 딸도 곁으로 가 차라리를 챙긴다.

 

 "어머 얼굴에, 흉지면 안되는데. 소독만하고 바로 병원에 데려가야겠어요."

 

 "됐어요. 안아파요."

 

 "예쁜데, 용감도 해라. 그래도 안되요. 이름이 라리?"

 

 "차."

 

 "응?"

 

 "차라리에요. 병원안가요."

 

 무녀의 딸은 남편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차라리는 몸이 붕 뜨는걸 느꼈다.

 가볍다. 신정호는 차라리를 옆구리에 안아들었다.

 

 "놔요! 놔요!"

 

 차라리가 발버둥쳐도,

 어른, 그도 눈에 번쩍 띌만큼 큰 체구의 신정호에게는 아무런 저항도 되지않았다.

 

 "근처에 병원있던데, 그냥 다녀오겠습니다."

 

 신정호는 작은인형이라도 들쳐업은 듯

 가벼운 몸놀림으로 번쩍번쩍 뛰어갔다.

 무녀의 딸은 무어가 그리 재밌는지,

 근래에 들어 가장 밝게 웃으며 남편을 따라갔다.

 이 유쾌한 납치극에 남겨진 이들은 별로 크게 반응하지 못했다.

 수녀와 신부님은 허락을 표하며 손을 들어줬을 뿐이다.

 엄마의 행복한 웃음을 오랜만에 본 신비록만이 울음을 그치곤 눈을 동그렇게 뜬다.

 

 성당 아래의 조그마한 동네.

 차라리를 들쳐맨 신정호와 무녀의 딸은

 동네병원으로 들어섰다.

 나무향기가 스며들 듯 피어오르는 한산한 병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사가 혀를 끌끌차며

 차라리의 얼굴에 큼지막한 반창고를 붙여준다.

 

 "거 뭘했길래 딸내미 얼굴에 기스를 내 기스를."

 

 노인의사의 핀잔아닌 핀잔에

 뒤에 서있던 무녀의 딸이 웃는다.

 신정호가 반창고를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본다.

 

 "상처는 안남겠죠?"

 

 "상처? 살짝 까진거가지고 엄살은. 하여간 요새 부모들은 이리 극성이라니까. 상처고 나발이고 하루이틀있으면 낫겠구만."

 

 "우리아빠 아니에요."

 

 "아니긴 욘석이. 코며 눈이며 지 애빌 쏙 닮았구만."

 

 무녀의 딸이 소녀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자, 집에 가자."

 

 

 이튿 날,

 성당으로 향하던 자동차보다

 집으로 돌아오는 자동차가 조금 더 무거웠다.

 

 여동생이 생긴다고 믿고 있던 신비록에게 누나가 생겼고,

 무녀의 딸은 산고없이 딸을 낳았다.

 

 

 두번째 비극은 그로부터 일 년 뒤에 생겼다.

 늦은 밤,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

 4세의 남아가 고열로 입원한다.

 신비록이다.

 작은 감기 한 번 걸리지않던 아이라

 부모는 더욱 당황했다.

 의사가 해열제를 놓고 할 수 있는 응급처치를 모두 취해도

 아이의 체온은 떨어지지않았다.

 부모는 아이의 검사결과를 듣기위해 의사를 따라갔다.

 아이의 누나는 아이의 손을 꽉 잡은 채 울먹거렸다.

 

 아이의 침대 옆으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네가 차라리니?"

 

 백발이 드문드문난 할머니였다.

 누나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할머니를 올려다보았다.

 할머니는 누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잘 자랐구나."

 

 할머니는 침대에 누워 신음을 토하는 남자아이의 머리카락을 만져준다.

 

 응급실로 돌아오던 무녀의 딸이

 아들 옆에 선 할머니를 보았다.

 

 "어..엄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는

 무녀 강금매였다.

 강금매는 딸을 한 번 쓰윽 쳐다보고는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다시 손자 신비록을 쓰다듬어주었다.

 곁에 있던 차라리만이 그 이야기를 들었다.

 

 "장모님!"

 

 무녀의 딸과 사위 신정호가

 곁으로 다가온다.

 

 "엄마.. 어떻게 여길.. 그리고 우리록이.."

 

 "여보. 록이 열이 내렸어."

 

 "록아."

 

 십여년만에 나타난 엄마도 엄마지만,

 무녀의 딸은 열이 내린 아들에게로 달려들 수 밖에 없었다.

 땀에 젖어있긴하지만,

 신비록의 체온은 완전히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부부는 평화로이 잠에 든 아들을 얼싸안았다.

 

 "무병이다."

 

 "네? 무병이라뇨!"

 

 무녀 강금매의 말에

 딸은 대들기라도 하듯 올려다본다.

 

 신정호가 나서서 강금매의 곁으로 가 선다.

 

 "장모님, 이게 얼마만이십니까. 건강해보이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신서방 잘 지냈나. 늙은이 명이 길어 죽지도 않고 이리 왔네. 얘가 아들인가."

 

 "네, 신비록입니다. 그리고 이 아인."

 

 "딸이지. 아까 인사했네. 예쁘구만."

 

 "어머니, 도대체 이제껏 어딜. 무병이라니. 그게 무슨."

 

 "보름이다. 보름 뒤에 비록이는 내가 데려가마. 이게 너네도 살고 애도 살고. 다 사는 길이야."

 

 강금매는 볼 일이 끝났는지

 얼굴색하나 변하지않고 차가운 말투로 말을 끝맺고

 돌아선다.

 

 "장모님 어디 가십니까. 이리 오신거."

 

 "신서방, 자네 장모는 이미 죽은지 오래네. 시간도 없으니 아들이랑 좋은 시간 보내게."

 

 "보름이라뇨. 어머니. 어머니."

 

 

 어이,어이, 비켜요. 비켜.

 

 응급실 문이 열리고 응급환자가 들것에 실려 들어온다.

 그 바람에 강금매의 모습이 구급대원에 가려진다.

 신정호와 무녀의 딸이 강금매를 쫒아

 밖으로 나갔을 때, 이미 강금매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신비록은 건강해졌다.

 

 며칠간,

 신정호는 장모를 찾아 전국을 헤매었다.

 병원 인근을 돌아다니며,

 한복을 입은 할머니에 대해 조사도 했다.

 돌아온 대답은, 귀신이라도 봤냐는 거다.

 고향집에서 사라진 이 후로, 장모를 보았다는 사람도,

 연락을 했다는 이도 하나 없었다.

 정말로 그 날,

 귀신이라도 본 것일까.

 같은 날, 입원했던 환자와 보호자들도

 강금매를 보았단 이가 없었다.

 

 그러나 강금매는 진실을 말했다.

 보름 뒤.

 신정호는 일찍 퇴근하여 집에 있었다.

 무녀의 딸도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네 가족이 단란히 모여,

 더없이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다.

 

 늦은 저녁.

 실내를 가득채우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이 종소리는,

 무녀의 딸에게 어린시절의 추억을 일깨워주었다.

 담요 안 어린시절.

 이북에서 무녀 강금매가 무녀업을 지고 살던 그 시절.

 집 안 가득 울려퍼지던 신종소리였다.

 

 종소리가 들리자

 서로 말하지않아도 직감할 수 있었다.

 신정호는 아무말도 하지않은 채,

 맨발로 나가 대문을 열어주었다.

 무녀 강금매가

 보름 전 그 모습 그대로

 집 밖에 서있었다.

 신정호는 강금매의 양손을 맞잡고 큰 절을 한 번 했다.

 

 양손을 잡은 건,

 강금매가 사람인지 귀신인지 확인하는 절차였고,

 큰 절을 한 번 올린건,

 사람이였고 장모였기 때문이다.

 

 사위는 장모의 어깨를 안고

 현관문으로 향했다.

 

 "무업이다. 피할 수 없다."

 

 강금매는 소파에 앉았다.

 사위와 딸, 손자와 손녀는

 죄인이라도 된 듯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어머니, 어머니, 제 때 끝난 것 아니였나요. 어찌 이 작은 아이에게."

 

 "끝났지. 우리 모녀의 업이 끝났었다."

 

 "그런데 어찌 이러시나요. 비록이 이제 네살이에요."

 

 "우리 업이 아니다. 받아 들여라. 더 큰 대업을 모시는 일이다."

 

 "그때처럼 피할 순 없나요? 그 귀인이라는 분을 다시 만날 수 없나요?"

 

 "네가 어릴때, 내 손에 쥔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종주신께 칼을 맞대고 겁도 없이 윽박지를 수 있었지. 근데 이젠 그러질 못해. 네 아이는 가진게 너무 많구나."

 

 "비록이는 안되요. 어머니. 제가. 제가 뫼시면 안되겠습니까. 어머니."

 

 "너는 이미 신력이 없어, 다 물려주고 남은게 없다. 그리고 말하지않았느냐. 이건 인간의 업이 아니다. 시대의 업이고, 신의 업이다. 너나 나같은 인신그릇으로는 받아들일수도 없다."

 

 "장모님, 제가 이 쪽으론 잘 몰라서 그럽니다. 그냥 안받으면 되는거 아닙니까."

 

 "신서방, 모든 것이 인간이 결정할 일이 아닐세. 순리를 따라야하는 법도 있는게야. 처음에는 열병이겠지만, 가면갈수록 아이도 자네들도 버틸 수 없을걸세."

 

 "어머니..제발.."

 

 "너희들에게도 피붙이듯이, 이 늙은이에게도 피붙이야. 걱정말거라."

 

 "어머니.."

 

 "장모님."

 

 강금매가 허리를 숙여 신비록을 내려다본다.

 

 "네가 비록이냐?"

 

 "네..."

 

 "할미를 알아보겠니?"

 

 "네."

 

 비록의 대답에 부모가 고개를 돌린다.

 

 "할머니 뵌 적 없잖아. 비록아. 병원에서 봤니?"

 

 "꿈에 자주 나오셨어요."

 

 "그렇지. 비록이는 신력이 쎄어 다른 잡무들과 다르게 귀안을 정확히 볼 수 있단다."

 

 "어찌 말하지 않았니. 엄마한테. 비록아."

 

 "할머니가. 할머니가 엄마 걱정시키지 말라셔서."

 

 "내가 시켰다."

 

 "장모님, 비록이 하나뿐인 아들입니다. 어딜 데려가시겠단겁니까. 전 허락못합니다."

 

 "신서방, 딸아. 너희를 위한 일이 아니다. 이 세상을 위한 일이야. 피차 필멸할 어리석인 인간들이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비록아, 이 할미 손을 잡아보겠느냐."

 

 신비록이 강금매의 손을 잡는다.

 강금매가 신비록을 데리고 현관문으로 향한다.

 

 "어머니! 엄마!"

 

 "장모님! 비록아!"

 

 신정호와 무녀의 딸은 왠일인지 몸을 움직일 수 없다.

 고개를 돌려 떠나는 강금매와 신비록의 뒷모습만 볼 수 밖에.

 그때, 안쪽 복도의 방문이 열리고 어린 소녀가 뛰어나온다.

 차라리가 신비록의 반대편 손목을 잡는다.

 

 "할머니, 내 동생 왜 데려가?"

 

 강금매는 멈춰서서 뒤를 돌아본다.

 차라리가 강금매를 노려보며 동생을 잡고있다.

 

 "라리구나. 라리야. 앞으로 엄마 아빠 잘 보살펴주어야한다. 네 동생이 많이 아파 할미가 데려가니. 네가 잘 보살펴야 해. 알겠니?"

 

 "할머니 의사야? 의사도 아닌데 내동생 왜 데려가?"

 

 "허허, 거참. 신력이 안통하는 딸내미구나. 그래 라리야. 비록이는 다시 만나게 될거란다. 다시 만날거야. 그때까지. 네가 잘 보살펴야 한다. 네 어미, 우리딸. 우리 가여운 네 엄마, 잘 부탁하마."

 

 강금매는 라리의 손목을 잡는다.

 달빛이 밝아진다.

 대낮처럼 밝아지는 달빛.

 어두운 밤인데도, 정원에서 희고 노란 나비가

 무리를 이루어 라리에게로 날아든다.

 라리는 놀라는 바람에 동생의 손목을 놓치고 만다.

 쾅,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쿵, 라리가 엉덩방아를 찍으며 앉는다.

 

 "어머, 왠 꽃잎이.. 라리야 문 열려있어?"

 

 라리는 주변을 살핀다.

 나비가 모두 꽃잎이 되어 거실바닥까지 떨어져있다.

 

 "엄마! 전에 그 할머니가 비록이를!"

 

 라리가 현관문을 박차고 연다.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아빠! 비록이가!"

 

 "왜왜왜그래."

 

 신정호가 라리에게로 다가온다.

 

 "딸, 밖에 뭐있어?"

 

 "비록이 데리고 갔잖아. 할머니가!"

 

 신정호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현관문을 꼭 쥔 라리의 손을 잡는다.

 

 "문 닫자. 꽃잎이 어디서 날라오는건지. 비록이가 누구니?"

 

 쾅, 문이 닫힌다.

 차라리가 아빠 신정호를 올려다본다.

 차라리는 사람의 표정을 잘 읽는다.

 내면을 파고 들 정도로 뛰어나게 읽어낸다.

 신정호는, 진심으로 신비록이 누군지 물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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