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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내겐 너무 소중한 그대
작가 : 카렌
작품등록일 : 2017.10.30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마술사학교'의 최종우승자 마술소녀 윤제이. 한달 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빠의 죽음에 무언가 숨겨진 음모가 있는 게 분명하다며, 제이의 주변 사람들을 차례차례 의심하는 수상한 그놈이 나타났다. 그놈의 정체는 사생활이 철저하게 비밀에 휩싸여 있는 독일에 국민마트 CEO 강철수. #티격태격, #알콩달콩, #로맨틱코미디, #츤데레 남주, #당찬 여주 habilis21@naver.com

 
59.침대로 갈까?
작성일 : 17-12-23 19:30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8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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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침대로 갈까?

 

 

 

 

 몰래 숨어 있던 장 검사 덕분에 태춘은 도망가지 못하고 현장에서 바로 체포되었다.

 

 장 검사는 그의 진술을 녹음한 파일을 확보한 만큼 윤 선생님의 사건을 재수사 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철수는 지고 있던 부담을 내려놓으며 넥타이를 살짝 끌어 내렸다.

 

 털썩 의자에 주저앉은 철수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동생 태오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었다.

 

  "여보세요?"

 

  - ……어? 형, 무슨 일이야?

 

 졸음이 섞인 태오의 목소리를 듣고 철수는 아차, 싶었다. 아무래도 지금 독일은 새벽인 것 같았다.

 

  "자고 있었냐? 미안하다. 내일 다시 전화 걸게."

 

  - 아니야, 괜찮아. 어차피 일찍 일어나야 했어. 그런데 무슨 일이야?

 

  "오늘 김태춘을 잡아서 구속했어. 정말 내 예상대로 마술 트릭 때문에 선생님의 자동차를 일부러 고장 냈더라."

 

 철수는 피곤한 듯 미간을 손으로 지그시 눌렀다.

 

  - 그랬어? 아오, 망할 놈. 형, 그 자식 많이 패줬어?

 

  "아니, 한 대 밖에 못 때렸어. 더 패주려고 했는데 주위에서 경찰들이 말리는 바람에 얼굴 밖에 못 때렸어."

 

  - 코피 났어?

 

  "응, 쌍코피 났더라."

 

  - 그래, 그러면 됐지. 형.

 

 창밖을 바라보는 철수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다.

 

 사실 아직도 철수는 선생님을 죽인 범인들에 대한 분노가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어떻게 해야 이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을까, 철수는 고민하다가 태오에게 질문을 던졌다.

 

  "태오야, 하나 물어봐도 되겠냐?"

 

  - 응, 뭔데?

 

  "넌 예전에 우리 아버지한테 사기 친 친척들 다 잊어버렸다고 했잖아. 그런데 그거 어떻게 하는 거냐?"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기억력은 감퇴하긴커녕 나쁜 기억이 선명하고 진해지기만 했다.

 

 호인이었던 아버지는 친척들에게 아무 의심 없이 돈을 빌려주었고. 친척들이 아버지의 은혜를 갚은 방법은 다름 아닌 사기였다.

 

  - 내가 예전에 했던 말 기억해?

 

  "무슨 말?"

 

 태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철수는 눈을 가늘게 떴다.

 

  - 복수라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게 아니라고 말했잖아.

 

  "……그랬나."

 

  - 응,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복수는 지금 바로 하루하루 행복하게 사는 거야.

 

  "……."

 

  - 예전에 있었던 일을 없던 일로 하면서 묻어버리자는 게 아니야.

 

  "……."

 

  - 다만 난 다른 사람들에게 사기 치면서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

 

  "……."

 

  - 그래서 우리 기업 품질에 엄청나게 공을 들이는 거야. 어떻게 보면 품질이 안 좋은 물건을 고객들에게 파는 그것도 사귀잖아.

 

  "……그렇구나."

 

 철수는 그동안 제품의 품질 관리를 철두철미하게 신경 썼던 태오를 떠올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우리가 더 그 사람들보다 행복하고 고귀하게 살면 그게 바로 복수야.

 

  "……."

 

  - 형.

 

  "……."

 

  - 이제 제이 씨랑 행복하게 결혼해서 살아.

 

  "……."

 

  - 생각해보면 그것만큼 훌륭한 복수가 어디 있겠어.

 

 태오의 뜻을 파악한 철수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와 통화를 끝마치고 철수는 조용히 눈꺼풀을 내렸다.

 

 그때 철수의 핸드폰이 울렸고, 화면에 뜬 글자 '장 검사'를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강 대표님, 장 검사입니다.

 

  "아, 장 검사님. 안 그래도 전화하려고 했습니다.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애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닙니다. 제 부탁을 들어주신 강 대표님한테 제가 감사해야지요.

 

 철수는 살짝 입꼬리를 위로 울리면서 머쓱하게 웃었다.

 

  -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로 강 대표님 말이 맞더군요. 그까짓 마술 트릭 하나 때문에 사람을 죽이다니…….

 

 장 검사가 하아, 하고 함숭릉 쉬는 소리가 귓속으로 들어왔다.

 

  - 그리고 정말로 철수 씨 말씀대로 하종석 외에 이 일에 동조한 사람이 한 명이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둘이 일을 벌이기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벌써 결과가 나온 것입니까?"

 

  - 단정해서 그 사람이라고 얘기할 순 없지만 대충 윤곽은 잡혔습니다.

 

  "그렇습니까?"

 

 철수는 귀에 핸드폰을 가까이 대며 장 검사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 아직 정확하진 않지만 일단 중간 상황을 강 대표님께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서 전화했습니다.

 

  "네, 그러셨군요. 오늘은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굳어있는 철수의 표정을 펴지지 않았지만, 그는 밝아진 목소리로 장 검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기회로 억울한 윤 선생님의 죽음의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습니다."

 

  - 우리 쪽에서도 그동안 호시탐탐 노려 왔던 김태춘을 잡게 돼서 다행입니다. 김태춘 같은 인간은 사회에 있으면 안 됩니다.

 

  "당연하죠. 장 검사님. 끝까지 힘 써주시기 바랍니다."

 

  - 하하,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느새 두 사람 사이에는 진한 동료애가 흐르고 있었다.

 

  - 강 대표님, 요즘 제이 씨와 사이좋습니까?

 

  "네,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 ……부럽군요.

 

 장 검사의 진심 어린 목소리에 철수는 작게 미소를 머금었다.

 

 어쩐지 장 검사와는 꽤 친한 친구 사이에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다른 건 바라지 않습니다. 나중에 윤제이 씨와 사진이나 한번 찍게 해주십시오.

 

  "사진 정도야…… 가능하죠. 하지만 절대 어깨에 손을 올리시면 안 됩니다."

 

  - 치사하군요.

 

  "이정도는 당연한 거 아닙니까?"

 

 철수는 웃음을 터트리면서 의자에 편안하게 몸을 기대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주변에서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앉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럼, 일 마무리 되면 나중에 술 한잔하시죠."

 

  - 네, 알겠습니다.

 

 철수는 가만히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래, 범인들보다 행복하고 고귀하게 살자.’

 

 분노 같은 유치한 감정으로 남은 삶을 살아가기에는 그에게 남은 날들은 훨씬 많고 길었다.

 

 일이 잘 풀리면 제이와 결혼해서 독일로 갈 생각을 하면서 철수는 행복한 미소를 머금었다.

 

 

 

 ***

 

 

 

 보육원에 자선 마술 공연을 하고 들어온 제이는 피곤한 표정으로 자신의 어깨를 주물렀다.

 

 집으로 들어선 제이는 환하게 켜져 있는 거실의 등을 보고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소파에 앉아 있는 철수를 발견했다.

 

 모처럼 일찍 퇴근한 그의 얼굴을 보는 게처럼 좋았던 제이는 살금살금 고양이 걸음으로 다가가서 그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오빠, 일찍 왔네요.“

 

  “아, 제이. 지금 왔구나.”

 

 철수가 뒤를 돌아보자 제이는 놀라서 말을 잊지 못하고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발목까지 오는 긴 수건으로 허리를 감고 있는 철수의 상체는 밝은 형광 불빛 아래에 훤히 드러난 상태였다.

 

 제이는 예상치 못하고 맞닥뜨린 그의 몸매에 놀라 두 손으로 눈을 가리며 고개를 돌렸다.

 

 적당히 근육 잡힌 그의 몸매가 잔상으로 남아서 그녀의 심장은 아직도 콩닥콩닥 뛰고 있었다.

 

  "제이 왔어?"

 

 놀란 제이와는 달리 철수는 별로 놀라지도 않은 것 같았다.

 

 뭐야, 이거 완전히 노린 거 아니야?

 

 어차피 서로 감출 것도 없었지만 이건 너무 노골적이잖아?

 

 제이는 새삼스럽게 철수의 몸매가 무척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미안, 갑자기 벗고 있어서 놀랐지? 목욕하고 잠깐 더워서 잠깐 벗고 있었어."

 

  "네, 네……."

 

  "오늘 늦게 들어왔네. 로라랑 쇼핑 잘했어?"

 

  "네, 쇼핑하고 저는 보육원에서 아이들한테 마, 마술 공연 보여주고 돌아오는 길이에요."

 

 철수는 어색한 목소리로 말을 더듬는 제이를 보고 피식 웃음을 지었다.

 

  "제이야, 왜 그렇게 고개를 돌리고 있는 거야."

 

  "네? 그게……."

 

  "자꾸 그렇게 뒷모습만 보여주고 있으면 막 놀려주고 싶잖아."

 

 철수는 제이의 뒤로 가 그녀의 허리를 그의 몸쪽으로 끌어당기며 안았다.

 

  '으아……!'

 

 제이는 등으로 느껴지는 그의 탄탄한 복근에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왜 이렇게 놀래? 우리 이제 이런 거 부끄러워할 사이는 아니지 않나?"

 

 귓가로 들리는 그의 쉰 목소리에 제이는 긴장한 표정으로 앞만 주시했다.

 

  "오, 옷 입어요. 아무리 우리가 그…… 선을 넘었다지만 집 안에서는 옷을 입어야죠."

 

  "선을 넘었는데 제이는 왜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거야?"

 

 철수의 말에 제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다 벗은 것도 봤으면서 부끄러워하긴."

 

 자신을 놀리는 그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묻어 있어서 제이는 고개를 돌리고 그를 옆으로 흘겼다.

 

  "놀리지 마요. 한 번만 더 놀리면 뽀뽀 안 해줄 거야."

 

  "뭐야, 그러면 난 평생 너 못 놀리잖아."

 

  "치, 날 평생 놀릴 생각이었어요?"

 

 진지하게 울상을 짓는 철수를 보며 제이는 흥 하고 계속 삐진 척을 했다.

 

  "응, 평생 옆에 있으면서 놀려주고 싶었어."

 

 평생 그녀의 곁에 있겠다는 철수의 대답에 그녀는 작게 미소를 머금었다.

 

 정말 반칙이야. 이러면 내가 화를 낼 수 없잖아.

 

 철수의 대답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제이가 살며시 그의 품에 안겼다.

 

 그와 눈이 마주친 제이는 예쁘게 미소를 지으며 그에 품에 안겨 그를 올려다봤다.

 

 사랑스러운 눈길로 제이를 바라보면 철수가 그녀의 뺨을 감싸고 입술을 겹쳤다.

 

 그의 달콤한 숨결이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와 가슴 한구석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나 오늘 나쁜 사람 혼내주고 왔어."

 

  "……."

 

 제이는 그가 뭉뚱그려서 한 말의 뜻을 알아듣고 입을 다물었다.

 

  "아주 많이 혼내주고 왔어. 그러니까…… 선생님도 편하게 가실 수 있을 실 거야."

 

  "정말 많이 혼내 줬어요?"

 

  "응, 그러니까 아주 많이 칭찬해줘."

 

 철수의 말에 지그시 눈을 감은 제이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직 물기가 완전히 마르지 않은 그의 머리카락에서 은은한 샴푸 향기가 났다.

 

 가만히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데 철수가 고개를 들어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를 유혹하는 나른한 눈빛을 보내며 철수는 맹수처럼 입맛을 다셨다.

 

 혀로 입술을 적시며 그녀를 유혹하는 철수를 보고 제이는 생긋 미소를 지으며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것을 신호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그들은 서로의 입술을 마음껏 탐했다.

 

 철수의 심장 소리가 자신과 같은 속도로 뛰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제이는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철수는 그녀의 허리를 잡아 자신의 무릎에 앉혀 품에 안으면서 깊고 깊은 키스를 퍼부었다.

 

 철수는 살짝 닿았다 떨어지면서 자신의 입술을 가지고 노는 철수에게 눈웃음을 쳤다.

 

 그녀가 장난스럽게 웃음을 터트리자 철수가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장난치면 못 써.”

 

  “자꾸 웃음이 나는데 어떡해.”

 

  “키스는 진지하게 해야지.”

 

 겨우 웃음을 멈춘 제이는 그와의 입맞춤에 다시 집중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두 사람의 키스는 진해지고 깊어지기만 했고, 철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제이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각도를 바꿔서 강하게 밀려오는 철수의 입술에 제이의 입술 사이로 들뜬 한숨이 새어 나왔다.

 

 철수는 소파 위에 있는 그녀를 배려하면서 천천히 그녀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팔에 힘주어 철수를 끌어안은 제이는 그의 손길에 몸을 맡기고 뜨거운 숨결을 내뱉었다.

 

 제이의 몸이 적당히 달아오른 것을 느낀 철수는 잠시 입술을 떼고 그녀를 바라봤다.

 

 입술이 떨어지자 제이가 살며시 눈을 떴고 철수는 그녀를 귀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키스하다가 눈이 마주치자 괜히 민망해진 제이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살며시 웃음을 흘렸다.

 

  "침대로 갈까?"

 

 철수의 노골적인 유혹에 제이는 해사하게 웃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는 철수의 귓가에 소곤거리며 대답했다.

 

  "네, 갈래요."

 

 그녀의 말 한마디에 철수는 바로 그녀를 알아듣고 침대로 향했다. 침대에 눕혀진 제이는 철수의 얼굴을 올려다보다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왜 또 웃어?"

 

  "나 요즘 이상한 것 같아."

 

  "뭐가 이상한데?"

 

  "요즘 머리에 음란마귀가 가득 차 있는 것 같아. 막 오빠만 보면 키스하고 싶어."

 

  "키스? 그 정도로는 부족해. 아직 네 머릿속에 음란마귀가 백 마리는 더 있어야 해."

 

 제이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강력하게 거부했다.

 

  “싫어. 음란마귀 백 마리가 뭐야. 싫어, 싫어.”

 

  “그래야지 너랑 이런 짓 저런 짓 다 해보지.”

 

  "뭐야, 사실 내 머릿속에 음악마귀 오빠가 다 넣은 거 아니야?"

 

  "이제 알았어?"

 

 요즘 제이의 머릿속에는 온통 엉큼한 생각밖에 없었다.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맑은 빛을 띠었던 제이의 눈동자에 여인의 성숙함이 자리 잡은 것은 모두 철수의 힘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휘어지는 제이의 눈매가 묘하게 야릇해졌다. 그녀의 눈웃음에 철수는 쉽게 유혹당했고. 그 결과. 제이는 매일같이 철수에게 괴롭힘을 당해야 했다.

 

 철수가 다시 입술을 겹쳐 키스하자 제이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눈을 감고 그와 키스할 때면 온전히 이 세상에 자신과 그밖에 없는 느낌이었다.

 

 세상에 우리 두 사람만 있는 기분은 꽤 좋았다.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방해받지 않고 미움 받지 않는 세상에서 영원히 그와 단둘이 있고 싶었다.

 

 진하게 그와 키스를 하고 있던 제이가 그의 가슴팍을 밀며 고개를 내저었다.

 

  "음,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어."

 

  "아, 그럼 키스 말고 다른걸……."

 

  "그게 아니라. 여기서 그만 해요."

 

 제이의 말에 철수가 진심으로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제이는 그의 가슴을 아프지 않게 투덕투덕 두드렸다.

 

  "우리 얼마 전에도 ……그랬잖아요."

 

  "얼마 전은 얼마 전이고 지금은 지금이지. 얼마 전에 밥 먹었다고 지금 안 먹을 순 없잖아."

 

  "그래도 오늘 말고 다음에……."

 

  "안 돼. 침대까지 왔는데 여기서 후퇴할 수 없어."

 

 그동안은 그녀의 앙탈을 다 받아주던 철수가 순식간에 눈빛이 돌변해서 그녀에게 달려들었다.갑자기 변한 그의 모습에 놀란 제이는 그의 목을 끌어당겨서 안았다.

 

 틈 하나 업이 가까워진 거리가 마음 든 듯 철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폭신한 침대 위에 쓰러져있는 제이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철수는 그녀의 단추를 하나둘씩 풀러 갔다.

 

  "제이야."

 

  "으, 응?"

 

 폭풍같이 쏟아지는 그의 키스에 정신을 못 차리던 제이는 갑자기 진지한 철수의 표정에 의아했다.

 

  "앞으로 우리 행복하고 고귀하게 살자."

 

 철수의 말에 제이는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로라와 쇼핑을 하러 가기 전에 차 안에서 그가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일을 하러 간다고 말했었다.

 

 철수에게 제일 중요한 일은 자신과 관련된 일밖에 없었다.

 

 많이 힘들고 고통스러웠을 텐데 모든 것을 인내하고 자신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 그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웠다.

 

  "네, 행복하고 고귀하게 살아요."

 

 철수는 부끄러워하는 제이를 위해 밝은 등을 끄고 스탠드의 은은한 조명을 켰다.

 

 제이는 만만의 준비가 되었다는 듯이 조용히 그를 올려다봤다.

 

 어느새 그의 허리에 감겨있던 수건은 바닥으로 떨어져 있었다.

 

 제이는 그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며 강하게 안았다.

 

 철수와 제이의 몸은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침대 위에서 부드럽게 연결되었다.

 

 

 *

 

 

 에어컨이 켜져 있어서 냉기가 감돌았던 넓은 방은 두 사람의 움직임으로 인해 뜨겁게 달아올랐다.

 

 쉼 없이 서로의 몸을 탐했던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워 서로를 그러안았다.

 

 철수는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제이의 품 안에 기대어 자신의 등을 토닥이는 그녀의 손길을 느꼈다.

 

 다정한 그녀의 손길에 철수는 제이의 가슴에 더욱 파고들어 안겼다.

 

 머리 위로 느껴지는 제이의 웃음소리에 철수는 그녀의 허리를 숨이 막힐 정도로 세게 끌어안았다.

 

  "그만, 숨 못 쉬겠어요."

 

  "너무 좋아서 그래. 좋아서 미치겠다. 어쩌면 좋지?"

 

 절대 놔주지 않겠다는 듯이 팔을 감고 있던 철수는 그녀가 답답해하자 그녀의 어깨를 안았다.

 

  "오빠, 오늘따라 힘이 넘쳤던 것 같아."

 

  "응, 네가 너무 예뻐서 어쩔 수 없었어."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앞으로는 적당히 좀 해요."

 

  "네가 안 예쁘면 그렇게 할게. 근데 너무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

 

  "치, 그런 설명은 어디에서 배운 거야?"

 

  "배우지 않아도 튀어나오지. 네가 너무 예쁘니까."

 

 제이는 예쁘다는 그의 칭찬에 기분 좋은 듯 헤실 웃었다.

 

 철수는 지그시 제이를 바라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예쁜 데가 없는 것 같아."

 

  "다른 사람이 오빠 말 들으면 날 욕할지도 몰라."

 

  "글쎄 욕은 내가 다 먹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제이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제신을 빤히 바라봤다.

 

 입꼬리를 잔뜩 아래로 내린 철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아는 사람한테 너랑 사귄다고 몰래 말했더니 질투가 장난이 아니야."

 

  "에이, 그냥 하는 소리겠지."

 

  "아니. 진심으로 날 질투하는 것 같았어. 아마 내가 제이랑 사귄다는 거 알려지면 난 남자들 공공의 적이 될 거야."

 

  "설마 내가 아이돌도 아닌데?"

 

  "아이돌보다 예쁘잖아."

 

 아무렇지도 않게 닭살스러운 말을 하는 철수를 보며 제이는 기분 좋게 미소를 머금었다.

 

  "있잖아. 제이야. 넌 정말로 나한테 기적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기적이요?"

 

  "응, 난 정말 너랑 있으면 구원받는 것 같아."

 

 물질은 풍족해지고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철수는 항상 모든 세상이 흑백으로만 보였다.

 

 이제 밤마다 악몽을 꾸면서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날은 없어졌고, 행복해서 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행복한 하루가 계속되었다.

 

 철수가 요즘 순간순간이 행복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제이가 자신의 곁에 있기 때문이었다.

 

 힘든 소리를 하지 않아도 제이는 항상 그녀의 맘을 이해해주고 보듬어주었다.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면 없던 힘도 다시 생겨났다.

 

  "제이야."

 

  "응?"

 

  "나 너한테 할 줄 알았어."

 

  "……뭔데요?"

 

  "제이야, 나랑 결혼하자. 영원히 너와 함께 있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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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3.나도 철수 씨를 좋아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2017 / 12 / 7 252 0 8814   
52 52.원래 독일에서는 인사 대신 목에 키스하는 … 2017 / 12 / 5 238 0 8764   
51 51. 개미지옥에 빠진 불쌍한 개미 2017 / 12 / 4 272 0 8102   
50 50.당신들한테 제안할 게 있어요. 2017 / 12 / 3 240 0 7987   
49 49.영원히 그와 함께 하고 싶어. 2017 / 12 / 2 252 0 7901   
48 48.철수 씨가 너 좋아하는 거 아니야? 2017 / 12 / 1 247 0 8611   
47 47.무릎과 무릎 사이에 2017 / 11 / 29 628 0 8123   
46 46.제이는 철수를 좋아해? 2017 / 11 / 27 277 0 8107   
45 45.슬프면 슬프다고 말해요 2017 / 11 / 26 257 0 8563   
44 44.나중에는 내가 너 구해줄게. 2017 / 11 / 24 259 0 8193   
43 43.제이가 내 사무실에는 어떻게……? 2017 / 11 / 24 257 0 8265   
42 42.미래의 남편이요? 2017 / 11 / 22 249 0 8823   
41 41.짝사랑하는 여자의 속마음을 알아보는 법 2017 / 11 / 20 259 0 8481   
40 40.제이 씨, 우리 형이랑 사귀어요? 2017 / 11 / 17 238 0 8478   
39 39.품에 안긴 가녀린 몸 2017 / 11 / 16 237 0 7984   
38 38.내가 철수 씨를 좋아한다고? 2017 / 11 / 15 269 0 7784   
37 37.대표님, 제이 씨랑 데이트하세요. 2017 / 11 / 14 235 0 7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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