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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심청 부활전
작가 : 망생이
작품등록일 : 2016.8.23

알려진 동화 속 내용과는 달리,
어쩔 수 없이 인당수에 빠져야만 했던
우리의 주인공 심청은 다시 살아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옥황상제는 그 소원을 들어주되 조건을 내건다.
인간세상으로 흩어진 명세경 조각을 모아오라는 것,
허나 허락된 시간은 단 100일.
그 100일 동안 심청은 살기 위해 명세경의 흔적을 뒤쫓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며 많은 일들을 겪는다.

 
유혹
작성일 : 16-09-07 11:07     조회 : 427     추천 : 0     분량 : 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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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춘향의 집.

 

 “이것으로 소녀의 마음을 얻고자하셨다면, 어림도 없으십니다.”

 

 은장도를 되찾은 심청이 최원을 흘겨보며 말했다.

 

 “에이~ 그런 의미는 아닌 거 같은데...”

 

 원 대신 억삼이가 사실을 짚어주자, 뻘쭘해진 청이 되물었다.

 

 “허면, 나랏일로 바쁘신 분께서 왜 예까지 오셔서 소녀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는 척 하시는 겁니까?”

 

 “백성을 아비처럼 엄히 다스리고, 오라비처럼 세심히 마음 써 주는 것이 관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이기에, 평소 신념대로 행한 것뿐입니다.”

 

 “소녀의 속사정도 좀 들어 주시겠습니까?”

 

 원이 뒤를 돌아보니, 속살이 은은하게 비치는 검은색 저고리와 붉은색 비단 치마를 입은 춘향이 농염한 자태로 서있었다.

 

 춘향의 모습에 당황한 원은 황급히 눈길을 거두며 말했다.

 

 “내게 무슨 일인가?”

 

 “긴히 드릴 말씀이 있으니, 제 방으로 잠시 드시지요.”

 

 “내게 청할 일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하게.”

 

 그러자 춘향이 원의 곁으로 바짝 다가서더니,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대비마마의 행방이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

 

 말을 마친 춘향이 유유히 자리를 뜨자, 원이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그 뒤를 따랐다.

 

 “허허, 거참 겉보기에 샌님일 줄 알았더니, 사내는 사내일세 그려.”

 

 억삼이 헤벌쭉 입을 벌리고 혼자 실실대고 있는데, 심청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가 그리 좋으십니까?”

 

 “상상만 해도 흐뭇하구먼.”

 

 “그러니까 뭐가요?”

 

 “넌 몰라도 돼.”

 

 “왜요?”

 

 “혼인도 안 한 처녀가 알면 좀 거시기한 내용이라...”

 

 그제야 억삼이 한 말을 이해한 심청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렇게 혼자 고고한 척 하더니, 남정네들이란 어쩜 하나같이...”

 

 “왜? 지금 투기라도 하는 게냐?”

 

 “투기는 개뿔!”

 

 “에이~ 맞는 거 같은데 뭘. 지금 이 순간, 방문을 꼭 닫아걸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남녀가 단 둘이...”

 

 억삼의 말에 따라 청은 점점 상상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청의 얼굴이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더러워...”

 

 “어허, 음양의 조합은 엄연한 자연의 이치이거늘, 더럽다니. 어찌 그런 엄한 소리를!”

 

 “자연의 이치는 개뿔! 나라의 녹을 받는 자가, 나랏일에 매진해도 모자랄 시간에 기생과 놀음이라니. 내 이자들을 그냥!”

 

 청이 씩씩거리며 춘향의 방으로 향했다.

 

 “어디 가? 그 사람들 그냥 재미 보게 놔두고, 우린 우리 볼 일이나 보러 가자고! 우린 한시 바삐 해야 할 일이 있잖아!”

 

 억삼이 말려봤지만, 심청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가버렸다.

 

 *****

 

 최원이 춘향을 따라 방에 들어가 보니, 이미 다과상이 놓여 있었다.

 

 “앉으시지요. 금주령에 따르느라 주안상 대신 다과상으로 준비하였습니다.”

 

 눈치 빠른 춘향이 원칙주의자인 원의 성향을 파악하고 준비한 것이었다.

 

 대비의 소식이 궁금했던 원은 자리에 앉자마자 춘향을 재촉했다.

 

 “대비마마께선 지금 어디 계신가?”

 

 춘향은 천천히 차를 따르며 잠시 뜸을 들인 후에야 입을 열었다.

 

 “그야 저도 모르지요.”

 

 ‘?!’

 

 “이 곳 남원으로 오시지 않으신 것만은 분명합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어, 원은 춘향을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대비마마의 행방이 궁금하지 않으신지 여쭤본 것일 뿐, 안다고는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자네 지금 나를 놀리는 겐가?”

 

 “미천한 것이 어찌 감히 부사나리께 그런 겁 없는 짓을 하겠습니까. 다만 이몽룡 나리께 대비마마에 관한 소식을 전해 들었고, 급작스럽게 이곳으로 부임하신 나리께 특별한 명이 내려졌을 거라 짐작하여, 확실한 답을 드린 것 뿐 입니다.”

 

 원이 춘향을 매섭게 쏘아보며 말했다.

 

 “어찌 그리 짐작하는가.”

 

 “기생이라는 것이 그렇지요. 여러 선비님들과 어울리다보면, 알고자 하는 것 뿐 아니라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저절로 알게 된답니다. 그러다보면 하기 싫은 일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하게 되고요.”

 

 춘향의 얼굴에 잠시 어두운 그림자가 스쳐지나갔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원은 그녀의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단지 잘 못 짚었을 뿐이었다.

 

 “자네의 처지가 안타깝긴 하나, 법률로 정해진 신분을 나도 어쩔 도리가 없네. 미안하네. 더 이상 자네와 나눌 이야기가 없을 듯하니, 난 이만 가보겠네.”

 

 원은 복잡한 마음을 안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러자 상념에 젖어있던 춘향의 눈빛이 갑자기 매섭게 빛나더니, 뒤따라 일어나 원을 뒤에서 와락 끌어안았다.

 

 놀란 원이 빠져나오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가녀린 여인에게서 그런 힘이 나오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처음 본 순간 나리께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그 무슨...”

 

 “부디 거절하지 말아주십시오.”

 

 더 이상 듣고 있기 거북했던 원은 다시 춘향의 품에서 빠져나오려 애썼다.

 

 거의 실랑이를 하다시피 하여 겨우 떼어냈다.

 

 그 과정에서 춘향과 원의 옷고름이 풀어 헤져지고, 서로의 숨을 가까이 느껴서인지, 힘을 써서인지 얼굴도 상기되었다.

 

 그러다 원은 결국 춘향을 떼어내고는, 도망치듯이 그 방을 나와 버렸다.

 

 그런데 때마침 방으로 들어서려던 심청과 대청마루에서 딱 맞닥뜨렸다.

 

 심청의 눈에 원의 헝클어진 외관과 상기된 얼굴이 들어왔다.

 

 그 너머로 시선을 옮기자, 방 안에서는 춘향이 옷고름을 고치고 앉아 있었다.

 

 청은 갑자기 명치끝에서부터 뜨거운 김이 확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심청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뻔하기에, 원은 황급히 변명하려 했다.

 

 “혹여 곡해하지 마시오. 우리, 아니 난 그저...”

 

 “제게 해명하려 하실 필요는 없으십니다. 나리께서도 말만 번지르르하고, 훈계하기는 좋아하면서, 정작 자신은 올바르게 살지 않는 벼슬아치들 중 한 분일뿐이란 걸 다시 한 번 일깨워주신 것뿐입니다.”

 

 말을 마친 심청이 대청마루를 내려가서는 대문 밖으로 저벅저벅 걸어 나갔다.

 

 최원은 잠시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창피함 때문인지, 오해를 받은 속상함 때문인지, 자신에 대한 실망감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그 시각.

 

 전주에서 출발한 정병(正兵) 삼백 여명이 순창과 남원의 접경지역을 지나고 있었다.

 

 훈련을 위해 강진에 있는 전라병영성으로 향하는 길이였다.

 

 그들이 산 중 외길을 지날 때였다.

 

 왼편으로는 낭떠러지요, 오른편으로는 절벽으로 둘러싸인 외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절벽 위쪽에서 우레와 같은 소리가 들렸다.

 

 ‘콰콰쾅!’

 

 군사들이 걸음을 멈추고 일제히 위를 쳐다보았다.

 

 돌과 흙더미가 그들을 향해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군사들은 그 광경을 보면서도 꿈쩍할 수가 없었다.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돌과 흙무더기에 깔리고 파묻혔다.

 

 돌과 흙더미에 떠밀려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는 병사들도 있었다.

 

 *****

 

 “나으리, 부사 나으리!”

 

 최원이 동헌 내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이방이 뛰어 들어왔다.

 

 “큰 일 났습니다.”

 

 “무슨 일인가?”

 

 “이곳 남원 관할인 대강지역을 지나던 군사들이 산사태를 맞았다고 합니다.”

 

 “뭐라?”

 

 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사상자는... 사상자는 얼마나 되는가?”

 

 “죽은 자가 스물셋, 부상당한 자가 쉰일곱이라 합니다.”

 

 “부상자는 즉시 가까운 순창현으로 옮겨 치료하고... 아니다. 내가 직접 가서 지휘할 것이다. 가자!”

 

 원이 급히 방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이방의 태도가 유유히 변하며 말했다.

 

 “이미 부상자는 순창현으로 옮겨 치료중이고, 사망자는 이곳 남원으로 옮겨 오는 중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병사는 다시 강진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뭐라? 왜 이제야 내게 보고가 올라오는 겐가!”

 

 “그야, 부사 나으리께서 기생에게 푹 빠져 계시기에 보고드릴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방의 말에 원이 발끈했다.

 

 “그 무슨 망발인가! 난 결코...”

 

 그 때였다.

 

 밖에서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남원 부사 최원은 당장 나와 죄를 고하라!”

 

 원이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려 하는데, 눈앞에서 이방이 간교한 미소를 씩- 짓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무슨 꿍꿍이인가?”

 

 “지금 밖엔 전라 관찰사께서 와 계십니다.”

 

 “...”

 

 “물론 나으리의 일을 규찰하기 위해서지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가?”

 

 “순전히 나으리께 달렸습니다. 나으리께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

 

 “앞으로 관아의 아전들과 이 지역 유지들의 일은 그저 모르는 척 하십시오. 괜히 들쑤시고 다니면서 성가시게 굴지 말고, 조용히 임기나 때우고 가시란 말씀입니다.”

 

 “자네 지금 날 협박하는 건가?”

 

 “협박이라니요. 그저 아랫사람으로서 충고 드리는 것뿐입니다.”

 

 이방의 뻔뻔한 표정을 보며, 원은 분노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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