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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세계의 이야기
작가 : macarong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
일그러진 세계, 탐욕으로 물든 전쟁속에서 깨어나서는 안될 존재들이 눈을 뜬다

다가오는 그 날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망가트려야만 했던 그 세계의 이야기

 
#0030 소라의 하늘
작성일 : 17-12-21 05:44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4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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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며칠 후, 갑작스러운 호출에 서둘러 달려온 서현은 사쿠라의 손에 들려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눈동자를 빛낸다.

 

 “그, 그건?!”

 

  세 개의 원을 감싸는 거대한 날개의 문양, 그것은 분명 가디언즈를 나타내는 징표였다. 그리고 그 문양이 새겨져 있는 서류 봉투는 서현이 그토록 바라왔던 것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누나아!!”

 

  풀밭에 풀어둔 강아지처럼 펄쩍펄쩍 뛰어가던 서현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자기 발에 걸려 허공으로 떠올랐다.

 

 “앗 주인님 조심하세요!”

 

  어디선가 나타난 웨일이 넘어지려는 서현의 옷깃을 붙잡는다. 하지만 그 작은 몸으로는 서현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서현은 요란한 소리와 함께 뛰어가던 자세 그대로 볼품없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제법 심하게 자빠졌지만 서현은 아프지도 않은지 벌떡 일어나 사쿠라에게로 쪼르르 달려왔다.

 

 “하아...”

 

  아이를 물가에 내놓는 부모의 심정이 이러할까, 발그스름해진 얼굴로 해맑게 웃고 있는 서현의 모습에 저절로 한숨이 새어 나온다. 사쿠라는 복잡한 심정으로 들고 있던 종이 봉투를 서현에게 건네주었다.

 

 “아게 바로 그..”

 

  봉투를 건네받은 서현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참지 못하고 봉투를 뜯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지켜보던 사쿠라의 손이 그것을 저지한다.

 

 “현아 이건 장난 같은 게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

 

  사쿠라의 진지한 물음에 잠시 멈칫하던 서현은 이내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알고 있어요. 저도 가디언즈의 일원인걸요”

 “그래”

 

  서현의 각오를 확인한 사쿠라는 어느새 훌쩍 커버린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열어봐도 돼. 네가 맡은 첫 의뢰야”

 “네...!”

 

  서현은 설레는 마음으로 드디어 자신에게 찾아온 첫 의뢰를 살펴본다. 봉투 속에 들어있는 것은 수십 장의 문서들이다. 서현은 기대를 가득 품고 그것들을 읽어 내려갔다.

 

 “으으...”

 

  의뢰서를 확인하던 서현의 표정이 실망으로 물든다. 그동안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의뢰를 할 수 없었던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서현은 이번 의뢰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의뢰서에 찍혀 있는 것은 D급 의뢰를 나타내는 인장이었다.

  실망이 가득한 표정으로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는 서현의 모습에 사쿠라는 손가락을 힘껏 말아 쥔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고통으로 가득한 비명이 울려 퍼진다.

 

 “으악?!”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보이네. 물론 어려운 의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방심해서는 안돼”

 

  사쿠라의 걱정 섞인 충고에 서현은 벌겋게 부어 오른 이마를 문지르며 고개를 끄덕인다.

 

 “의뢰에 대한 것들을 알려줄 테니 이쪽에 앉아”

 “네...”

 

  사쿠라는 봉투에 들어있던 내용물들을 책상 위에 가지런히 나열하며 처음으로 의뢰를 수행하는 서현을 위해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했다.

 

 “우리 회사가 다른 사람들이나 단체들에게 의뢰를 받아서 움직인다는 건 알고 있지?”

 “당연하죠”

 

  시로츠키 사쿠라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디언즈라는 회사는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일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의뢰라는 개념으로 요원들을 파견해주는 특이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의 의뢰는 개인으로부터 받는 것이었지만 특정 단체에서 지명하여 의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특정 인물이나 물건을 감시하거나 보호하는 것에서부터 다른 단체들의 마찰을 중재하거나 전투에 직접 투입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의뢰는 총 다섯의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는 의뢰의 위험성과 그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사쿠라는 서현의 이마를 강타했던 손가락으로 의뢰에 대한 것들을 하나하나 집어주었다.

 

 “의뢰등급은 D. 의뢰인은 후지타 카즈키야”

 “설마...?”

 

  서현이 눈을 빛내며 사쿠라를 올려다본다.

  의뢰인의 이름은 후지타 카즈키, 즉 일본인이다.

 

 “저 일본으로 가는 건가요?!”

 

  기대로 가득 찬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문득 장난을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서현이 모르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남아있었기에 사쿠라는 애써 사악한 마음을 억누르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응. 아마 비행기로 가게 되겠지”

 “우와”

 

  비행기를 탈 것이라는 말에 차오른 기대가 기쁨의 함성으로 터져 나온다.

 

 “의뢰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거야. 하지만 으음...”

 

  사쿠라의 말대로 의뢰 내용은 평범했다. 의뢰인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을 해결해 달라는 것, 기이한 현상이라고 해봐야 알 수 없는 힘이 건물의 출입을 막고 있는 것뿐이었다. 아마도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떠돌이 마법사나 이제 막 마법이라는 것을 깨달은 초보 마법사가 의뢰인의 건물에 자신의 공방을 차린 것이리라, 정작 문제는 그 다음에 있었다.

 

 “어.. 어라? 잠깐만요!”

 

  사쿠라의 손가락을 따라 의뢰서를 읽어가던 서현의 시선이 한 곳에서 멈춰선다.

 

 “라이시나도 같이 가는 거에요?!”

 

  절규에 가까운 외침, 서현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사쿠라를 바라보았다. 구원을 바라는 시선에 사쿠라는 사악한 미소로 답한다.

 

 “당연하지. 설마 너 혼자 갈 거라고 생각했던 거야?”

 “그건 아니지만.. 왜 하필이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운지 서현은 이마를 찌푸리며 고개를 젓는다. 예상대로의 반응에 사쿠라는 미소를 지으며 나열해두었던 문서들을 정리하여 서현에게 건네주었다.

 

 “이상! 나머지는 시간 날 때 읽어보도록 해. 그리고 출발은 내일 아침이니까 천천히 준비해둬”

 

  서현은 영혼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하아... 라이시나랑 같이 간다니...”

 

  앞으로의 일들을 떠올리며 서현은 터벅터벅 무거운 걸음을 옮긴다.

  들어올 때만 하더라도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던 소년은 어느새 세상을 다 잃은 듯 절망 섞인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아 참.. 현아!”

 “네?”

 “조심해야 된다?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돼”

 “헤.. 걱정하지 마세요”

 

  서현은 사쿠라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럼 저는 올라가서 준비하고 있을게요”

 “응. 그럼 나중에 보자”

 

 

 

 

  혹사 된 신체가 가열된 숨을 내뱉는다. 땀으로 흠뻑 젖은 옷자락이 기분 좋게 몸에 달라 붙어왔다.

 

 “후우...”

 

  김지현은 가쁜 숨을 고르며 펼쳐진 검들을 회수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을 따라 수백의 검들이 물 흐르듯 하나의 검으로 모여든다. 그녀가 검을 허공에 내려놓자 그녀의 손을 떠난 검은 허공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다.

 

 “하아.. 또 사쿠라한테 한 소리 듣겠구나”

 

  그 앞에 펼쳐진 것은 참혹한 파괴의 현장이다. 자신이 저지른 짓을 바라보던 김지현은 후폭풍에 대한 걱정에 인상을 찌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그마한 노크 소리와 함께 땀으로 흠뻑 젖은 김지현이 방으로 들어온다. 자꾸만 걸리적거리는 것이 귀찮았는지 찰랑이던 그녀의 녹색 머리카락은 아무렇게나 묶인 채 뒤로 방치되어 있었다.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며 다가온 김지현은 쓰러지듯 소파에 몸을 파묻는다.

 

 “으으...”

 

  사쿠라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이 준비해두었던 컵에 얼음을 가득 채워 시체마냥 쓰러져있는 김지현에게 건넨다. 김지현은 얼음이 가득한 컵을 받자마자 마치 분쇄기처럼 기세 좋게 아그작아그작 얼음을 씹어대기 시작했다. 그 차가움에 몸을 부르르 떨고서야 김지현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하.. 이제 좀 살 것 같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조금 쉬면서 하는 게 어때?”

 

  비어버린 컵에 친절하게 음료를 따라주는 것과는 달리 사쿠라의 표정은 짜증으로 가득하다.

 

 “힘 조절도 좀 하고!!”

 “으윽.. 알았어...”

 

  김지현은 자신의 죄를 알기에 양심을 찌르는 따가운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린다. 그녀가 수련이라는 명목으로 쓰고 있는 장소는 사실 마법이나 무기의 위력을 테스트해보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었다. 애초에 그러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였기에 웬만한 충격에는 끄떡도 없게끔 설계되어 있는 곳이었지만 요 며칠 사이 그곳은 더 이상 쓸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망가져 있었다.

 

 “하아... 도대체 거기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망가진 것들을 수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수리에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금액은 충분히 문제였다.

 

 “으으....”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랬다가는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감당할 수 없었기에 김지현은 애써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방금 전 자신이 저지르고 온 참혹한 파괴의 현장이 떠오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늘의 결과물을 사쿠라가 아직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후...”

 

  김지현을 노려보던 사쿠라는 포기한 듯이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고양이 앞의 생쥐처럼 긴장하고 있던 김지현은 사쿠라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이거 받아”

 

  책상을 뒤적이던 사쿠라가 김지현을 향해 반짝이는 무언가를 던진다.

 

 “응?”

 

  그것은 반지나 귀걸이와 같은 액세서리들이었다. 거기다 마력석을 가공하여 만들어진 것들인지 액세서리들에는 인식 장애나 환영과 같은 마법들이 새겨져 있었다.

 

 “나한테는 딱히 이런 것들이 필요 없다는 거 알고 있잖아. 이번에는 어디 잠입이라도 해야 되는 거야?”

 “...”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김지현의 모습을 사쿠라는 어이 없다는 듯이 바라본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해보던 김지현은 이내 서현에 대한 것을 떠올리고 탄성을 내뱉는다.

 

 “아...! 벌써 내일이었구나”

 

  요 며칠 동안 자꾸 떠오르는 검에 대한 기억 때문에 서현의 일을 잊고 있었다.

 

 “언니.. 힘들면 내가 갈까?”

 “아니야 내가 따라갈게”

 

  걱정스런 사쿠라의 물음에 김지현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서 준비해야겠네”

 “괜찮아. 내일 아침 비행기니까 좀 쉬고 있어. 짐은 내가 챙겨둘게”

 “고마워”

 

  사쿠라는 돌아가는 김지현을 문밖까지 배웅한다. 아무렇지 않은 척 밝게 웃고 있었지만 사쿠라의 눈에는 그런 모습조차 어딘가 위태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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