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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오늘 밤, 보름달이 뜬다
작가 : 인사이
작품등록일 : 2017.12.3

시간을 거스르는 그녀의 좌충우돌 로맨스!
10년 전 풋풋한 연하남은 지금의 톱 스타 배우.
같은 사람인데 양다리 걸친 기분은 왜인가요?
뒤틀린 시간 속에서 피어난 첫사랑은 10년의 시차를 극복할 수 있을까?

 
20. 회장님의 변신
작성일 : 17-12-19 18:19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6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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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회장님의 변신

 

 아주 자그마한 다람쥐 한 마리가 호두알을 까고 있었다.

 그 작은 손으로 단단한 호두를 잘도 깐다.

 마침내 얻어낸 호두 알맹이를 오물오물 먹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그런데…….

 다람쥐 입 주위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몸도 조금씩 부풀어 올라 몸집이 점점 커지더니 이내 올려 봐야 할 만큼 커다란 곰이 되었다.

 

 앙증맞고 귀여웠던 다람쥐가 거구의 곰이 되어서는 금방이라도 침을 질질 흘릴 듯한 표정으로 노려본다.

 

 곰의 손이 갑자기 자신의 머리로 향한다.

 그리고 마치 탈 인형 머리 벗듯이 머리를 벗었다.

 곰의 머리가 벗어지자 혁의 얼굴이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혁이 아니라 배우 눌이다.

 

 곰 옷을 입은 눌이 실감 나는 곰의 머리를 한쪽 옆구리에 끼고는 다른 쪽 손에 쥐고 있던 호두를 땅바닥에 냅다 던져버렸다.

 

 던져진 호두가 땅에서 한 번 튀어 올랐다가 또르르 굴러간다.

 

 “나에게 호두 따위를 먹이다니…….”

 

 눌이 여전히 그 무서운 곰의 머리를 들고서는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쏘아본다.

 그리고 앞으로 한 발 천천히 내디뎠다.

 

 “.....이따위 호두 말고….”

 

 또다시 한 발.

 

 “.... 동그랑땡을 해 줘…….”

 

 이윽고 곰의 몸을 한 눌이 앞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고기, 고기반찬을 해달란 말이야! 이 점쟁이야”

 

 “해. 해 줄게 고기반찬!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이 사이비 점쟁이!”

 

 “아아악!”

 

 자기 목소리에 놀란 보름이 눈을 번쩍 떴다.

 헉, 하고 저절로 숨이 내쉬어졌다.

 

 “꿈이구나. 꿈. 그래. 꿈이겠지.”

 

 곰 옷을 입고 달려들며 고기반찬을 외치던 눌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보름은 한참을 얼떨떨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하필 꿈에 처음 나타난 눌이 곰 옷을 입고 달려들 게 뭐야.

 

 보름은 벽면에 붙인 영화 포스터를 바라봤다.

 피아노를 배경으로 서서 고뇌에 찬 눈빛으로 화면을 응시하는 눌의 얼굴이 보인다.

 

 저렇게 섹시한 눈빛을 하고 고기 타령이라니.

 돌아가면 고기반찬 실컷 먹여줘야지.

 

 전등을 켜지 않았는데도 눌 표정이 잘 보이는 걸 보니 벌써 해가 떴나 보다.

 보름은 화들짝 놀라 핸드폰 시계를 확인하고는 서둘러 출근 준비를 했다.

 

 **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렸다.

 벽 한 면이 통창인 스튜디오 안에서는 아스라이 반짝이는 겨울 해의 빛살이 고스란히 내다보였다.

 높은 천장, 너른 공간의 이곳은 상식의 스튜디오이자 개인 사무실이다.

 상식은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었다.

 

 창밖의 마른 풍경을 감상하던 상식은 책상 앞으로 의자를 돌리고 유연하게 다리를 꼬았다.

 상식은 그윽한 눈빛으로 노트북 화면을 응시하더니 이내 빠르게 키보드를 치기 시작했다.

 책상 위 머그잔에는 커피 향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는 저에겐 좀 아쉽다는. 그래도 작고 모던한 디자인은 우리 여성 유저분들이 좋아하실 거 같네요.

 

 사진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상식은 카메라 리뷰를 쓰고 있었다.

 

 -겨울 하늘에 마른 햇살이 부서집니다. 얼마 남지 않은 겨울을 담기 위해 저는 조만간 출사를….

 

 -웅~ 웅~ 웅웅~

 

 갑자기 울리는 스마트 폰 진동에 상식의 손이 멈췄다.

 리뷰의 마지막 문장을 입력하던 상식은 눈썹을 찌푸렸다.

 푹 빠져 있던 작가 놀이에 흥이 깨져버렸다.

 

 누가 나의 신성한 포스팅 작성을 방해하는 것인가.

 

 신경질적으로 핸드폰 화면을 확인한 상식은 콧바람을 훅 내뱉었다.

 얼마 전까지 더블에스 소속의 투 톱 중 한 명이었던 유신아다.

 입술을 매만지며 잠시 고민하던 상식은 통화버튼에 손끝을 갖다 댔다.

 

 “또 왜?”

 

 [오랜만에 통화하는 건데 또 왜라니? 섭섭하다.]

 

 “일주일에 두 번은 전화하면서 무슨 오랜만의 통화야. 너 왜 자꾸 다른 소속사 대표한테 전화하고 그러냐? 왜 걸었어?”

 

 [나는 항상 식이 형 목소리가 그리워서 걸지. 알면서~]

 

 유신아의 낭랑한 목소리에 상식은 다시 콧방귀를 꼈다.

 신아가 상식에게 전화하는 이유는 딱 하나.

 

 [식이 형~ 혁이 지금은 뭐 하고 있어? 혁이 여름 화보 촬영하러 출국한다며?]

 

 혁이다.

 

 신아는 혁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들으면 상식에게 전화했다.

 소속사 옮기고 한동안 잠잠했는데 동성연애 사건 이후로 다시 시작됐나 보다.

 

 근데 얘는 어떻게 사장인 나보다 우리 소속사 일을 더 잘 아는 걸까?

 

 “몰라~ 우리 잘난 배우님은 사장하고 논의, 상의, 회의 같은 거 절대 안 해. 워낙 잘나셔서 혼자 알아서 척척 하잖아. 내가 할 일이 드럽게 없어. 그래서 내가 투잡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너 나랑 같이 화보 촬영 안 해볼래?”

 

 [흠.. 혁이 공항패션 점검 중이려나?]

 

 여보세요? 내 말 듣고 있니?

 혹시 내 말 무시하는 게 요즘 유행이니?

 

 신아에겐 안 들리도록 작게 한숨을 내쉰 상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입안이 텁텁한 이유는 커피가 식었기 때문이겠지.

 

 [혁이 요즘 취미 생겼다며? 분장도 혼자 하고 그런다던데…. 뷰티 쪽에 관심 있나? 직접 화장하는 남자. 이런 거?]

 

 요즘 생긴 취미가 회장님 놀이란 말은 못 하고 신아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식이 형은 뭐 아는 거 없어?]

 

 “방금 말했잖아. 우리 배우께서는 나 모르게 알아서….”

 

 [음…. 알겠어. 며칠 뒤에 나 스케줄 비는데 스튜디오에 놀러 갈게.]

 

 “왜 여길 놀러 와? 니네 회사에서 놀아.”

 

 [화보 찍자며?]

 

 상식의 말을 완전히 흘려들은 건 아닌가 보다.

 

 “화보 얘기는 농담이었는데….”

 

 [알아. 나도 농담한 거야. 아무튼, 이틀 뒤에 봐~]

 

 유신아의 통화는 이렇게 일방적으로 끊어졌다.

 

 신아가 이러는 거 알면 혁이 난리 칠 게 뻔한데….

 아~ 알게 뭐야. 그것도 지가 알아서 하겠지.

 

 상식은 멈춰있던 노트북 화면에 시선을 옮겼다.

 

 타자에 손가락을 올려놓기 무섭게 이번엔 채 실장이 쿵쿵대며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왔다.

 

 “공항에 있어야 할 눌 매니저가 여길 왜 왔어?”

 

 “눌 형님 지금 저 버리고 영화관 가셨는데요.”

 

 “또 회장님 놀이하러 갔냐?”

 

 채 실장이 어울리지도 않게 볼에 바람을 넣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휴~ 난 모르겠다. 기자들 눈에 띄든지 말든지. 스케쥴 빡빡하게 잡아서 쓰러지든지 말든지. 눌이 지가 알아서 하겠지. 너도 이렇게 보고하러 안 와도 돼.”

 

 “대표님께 보고하러 온 건 아닌데요?”

 

 “뭐? 그럼 여기 왜 왔어?”

 

 “눌 형님 모시고 왔죠.”

 

 “영화관 갔다며?”

 

 채 실장이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 여기 데려왔다는 건 뭔 소리야? 알아듣게 말해.”

 

 “대표님 차 끌고 가셨어요.”

 

 상식은 노트북을 덮고 벌떡 일어나 채 실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차 키 내놔.”

 

 상식은 소속사 대표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바로 내 배우의 사생활 관리.

 대표의 차까지 몰래 동원해야 할 이유를 알아야겠다.

 

 **

 

 눌은 운전하는 틈틈이 콧수염을 꾹꾹 눌렀다.

 세 시간은 공들여야 할 분장을 30분 만에 마쳤으니 수염이 제대로 붙었을 리 없다.

 코 밑에서 너풀거리는 수염만큼이나 눌의 마음도 갈팡질팡했다.

 

 이렇게 어설픈 분장으로 만났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지?

 두 달만 딱 참고 기다려야 할까?

 아니, 그렇게 까지 못 참겠다. 아주 잠깐이라도 그녀를 봐야겠다.

 

 그동안의 기다림이 헛수고가 될지도 모른단 생각에 망설이면서도 눌은 핸들을 돌리진 않았다.

 분 단위로 나눠서 움직일 만큼 빼곡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중에도 그녀 생각은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

 회장실 안으로 들어서는 그녀를 본 순간 10년 동안 꼭꼭 봉인해뒀던 마음은 해제되고 말았다.

 

 겹겹이 쌓아뒀던 그리움은 무너져 내렸다.

 그녀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눌은 출국 전 비어있는 세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잠깐만, 아주 잠깐만 얼굴만이라도 보고 오자.

 

 말 한마디 못 나누고, 얼굴도 가까이에서 볼 수 없겠지만 스치듯 이라도 눌은 보름이 보고 싶었다.

 서둘러 했던 분장에 자꾸만 떨어지는 콧수염이 불안하지만 그건 마스크를 써서 가리기로 한다.

 

 결국, 불안감이 그리움을 이기지 못했고 눌이 운전하는 고급 세단은 '스페이스 무비'로 질주하고 있었다.

 

 **

 

 “윤정 씨, 다음 주 개봉할 영화 전단지가 내 차 트렁크 안에 있어. 깜박하고 안 꺼내 왔네. 윤정 씨가 좀 갖다 줘.”

 

 “네에?”

 

 윤정은 인상을 팍 쓰고 얼굴도 보지 않고 차 열쇠를 내미는 승희의 손을 가만히 쏘아봤다.

 

 “네…. 근데 팀장님 갑자기 배가 좀 아파서 화장실 먼저 다녀올게요.”

 

 잠깐 망설이던 윤정이 보름에게 눈짓하며 화장실로 내뺀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보름이 씩씩하게 일어나 승희의 차 열쇠를 받아들었다.

 

 “제가 다녀올게요. 차 번호가 147땡 맞죠?”

 

 승희는 작성 중이던 서류에서 눈을 떼고 보름을 바라봤다.

 일부러 윤정을 시킨 일인데 또 설보름이 자처해 나선다.

 병가로 하루 쉬고 나온 보름은 종일 윤정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몸살은 다 나은 거 맞아? 얼굴이 아직 부어 있는데.”

 

 붓기가 아니고 살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틀 만에 살이 쪘을 거라고는 절대 생각 안 하시겠지?

 오늘 저녁부터는 굶어야겠다.

 

 단기 다이어트를 굳게 결심하며 보름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다 나았는데 얼굴이 자꾸 붓네요. 마치 살이라도 찐 거처럼. 그쵸? 부은 게 안 빠지면 살이라던데…. 하하하하 저 그럼 주차장 다녀올게요. 하하하하”

 

 로봇처럼 뻣뻣하게 웃으며 나가는 보름의 뒷모습을 보며 승희가 피식 웃었다.

 엉뚱한 게 설보름 매력이지.

 좀처럼 웃지 않는 승희는 웃을 일을 만들어주는 보름이 싫지 않았다.

 

 **

 

 상식은 툴툴대며 채 실장의 소형차를 몰았다.

 

 “혁이 자식. 제 매니저 차 하나 안 바꿔주고 뭐 하는 거야? 돈만 많고 쓰지도 않는 놈이…. 매정한 놈……. 은 아니구나.”

 

 욕을 잔뜩 퍼부으려던 상식은 얼마 전 혁이 채 실장에게 아파트를 선물한 게 생각나 입을 다물었다.

 

 "채 한결 이 자식은 월급도 많이 받으면서 제대로 된 차도 한 대 못 뽑았어? 아…. 얼마 전 어머니 수술 시켜드렸다 했지…."

 

 채 실장 욕이라도 하려던 상식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

 대신 채 실장의 아담한 소형차가 툴툴댄다.

 

 상식은 눌의 비서 노릇을 했던 유빈에게서 이상한 직원이 있다는 얘길 전해 들었었다.

 왜인지 몰라도 직원을 대하는 혁의 태도가 남달랐단다.

 흘려들었던 그 이야기가 오늘 다시 생각났다.

 대체 누구 때문에 그 영화관에 그토록 신경 쓰는지 오늘은 꼭 알아내고 말 테다.

 상식은 잔뜩 벼르며 '스페이스 무비'로 차를 몰았다.

 

 **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운 눌은 차 안을 휘저으며 마스크를 찾는 중이었다.

 다급한 마음에 차에서 내려버렸는데 그 후에야 콧수염을 가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분명 나올 때 챙겼는데…….”

 

 시간에 쫓겨 보조석에 대충 던져놓은 마스크가 눈에 띄지 않는다.

 놀은 의자 아래를 살피려 차 안으로 깊숙이 몸을 숙였다.

 

 보름은 승희의 차 트렁크에서 팸플릿이 든 상자를 꺼내고 있었다.

 A4 크기의 전단이 수백 장 든 상자의 무게가 제법 나간다.

 

 보름은 낑낑대며 트렁크 문을 겨우 닫았다.

 

 전단이 든 묵직한 상자를 양손으로 들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던 보름은 차 안에서 뭔가 찾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한 달 전 마주했던 회장님과 똑같은 슈트 차림이다.

 

 회장님 지금 출근하시나? 첫 방문 후에 한 번도 본 적 없었는데….

 

 초콜릿 간식까지 챙겨주던 게 생각난 보름은 인사라도 건넬 겸 회장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발걸음을 옮겼다.

 

 “회장님?”

 

 차 안에 고개를 파묻고 있던 눌은 느닷없이 들려온 목소리에 마스크를 찾아 헤매던 손을 멈췄다.

 

 그녀 목소리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눌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일단 수염만 가려보자.

 눌은 콧수염을 매만지며 차 안에서 몸을 뺐다.

 허리를 편 회장님이 꼿꼿한 자세로 바르게 서자 보름은 그만 손에 든 상자를 놓칠 뻔했다.

 

 적어도 팔순은 넘긴 할아버지로 알았는데 문혁이 보다 몸이 좋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섰던 눌은 자신을 올려다보는 놀란 눈을 보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

 노인으로 보이기 위해 장신의 몸을 지탱하던 지팡이는 차 뒷좌석에 있을 터였다.

 눌은 황급히 차 문에 손을 짚으며 몸을 구부렸다.

 그 바람에 손으로 가리고 있던 코 아래 수염이 나풀거렸다.

 

 -쿵

 

 “아야!”

 

 바닥에 떨어지던 전단 상자에 발을 찧은 보름이 비명을 질렀다.

 피부에서 반은 떨어져 나간 가짜 수염을 보고 보름은 결국 전단 상자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눈물이 찔끔 나도록 발등이 아팠지만, 눈앞의 괴기한 모습이 더 무서웠다.

 

 “아…. 읍읍!”

 

 보름의 두 번째 비명보다 눌의 손이 더 빨랐다.

 

 보름의 입을 막은 눌이 다급히 말했다.

 

 “미안해요. 많이 놀랐죠? 놀란 건 아는데 소리 지르면 안 돼요. 사람들 눈에 띄면 안 되거든요.”

 

 이와 중에 속삭이듯이 들리는 목소리가 다정하다.

 목소리가 다정하니 더 무서워졌다.

 

 회장님이 할아버지가 아니었어?

 눈에 띄면 안 된다는 말은 뭐야? 범죄자 협박 같잖아!

 

 보름은 상자에 눌린 발의 통증도 잊을 만큼 공포감에 휩싸였다.

 

 입을 막은 제 손을 두 손으로 꼭 쥐고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에 눌의 마음은 참담해졌다.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눌은 보름의 입을 막은 채 눈가의 주름 잡힌 실리콘 피부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나예요. 나 누군지 알죠?"

 

 안심하라는 눌의 의도와 달리 보름은 통곡에 가까운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이건 꿈일 거야. 꿈이야. 꿈이어야 해!

 엄마, 나 너무 무서워~

 왜 회장님이 눌로 변신하고 있냐고.

 고기반찬 해드릴게요. 어허엉~

 

 지금 보름의 눈앞에선 팔순 먹은 회장님이 배우 서문눌로 변신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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