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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작가 : 지나다가
작품등록일 : 2017.10.30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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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을 앞둔 네트레시아를 방문하게된 현실의 주인공. 그의 귀환은 이 이상한 세계의 앞날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과연 주인공은 이 이상한 세상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31. 검은 안개
작성일 : 17-12-19 16:51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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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에 대한 정화의식은 원로원 회의가 끝나고 이틀 후에 진행됐다. 이틀 밤낮으로 에블린은 나모와 준석에게 메이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을 듣고 기록하였다. 혹시라도 궁금하거나 애매한 부분에 대해서 그녀는 집요하게 그 둘을 다그쳐 모든 것을 확인했다.

 

 의식을 앞둔 에블린은 하늘색의 얇은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그녀는 다른 사람 모두를 방밖으로 내보낸 후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일러두고는 메이가 누워있는 침대 앞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이를 향해 나지막이 혼잣말을 했다.

 

 - 네가 살아야 나도 사는 거야.

 

 에블린은 곧장 자신의 목걸이를 매만지며 자신과 아벨리쿠스와의 계약을 일깨우기 위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에블린의 정신은 메이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메이의 기억 속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회색 안개에 덮여 있었다. 이 회색 안개는 뒤얽힌 기억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게 하기 위해서 메이의 의식이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일 것이다. 안개가 없었다면 그녀의 기억은 더욱 뒤죽박죽이 되어 이를 정화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을 것이었다.

 

 … 의외로 강한 아이이군.

 

 - 마- 제르 니 카르

 

 메이가 간단한 주문을 외우자 목걸이에서 희미한 빛이 뿜어져 나왔고, 그 빛으로 인해 회색 안개가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안개 뒤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메이의 기억들이 조금씩 보였다. 저 많은 기억들 중에서 손상된 기억을 찾아내야 할 것이었다. 그 기억들이 얽혀있는 모습은 마치 수천 개의 거미줄이 얽혀져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기억의 실들이 빽빽한 하게 얽힌 부분은 밝게 보였고 실들이 듬성한 부분은 어두워 보였다. 아마 흑마법을 이용해서 메이의 기억을 뒤졌던 자 또한 밝은 기억들부터 찾았을 것이므로 에블린 또한 메이의 밝은 기억을 부터 찾아가기 시작했다.

 

 아울러 아주 어릴 적의 기억은 명확하게 새겨지지 않고 이미 있던 기억에 겹쳐져서 남아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에블린 또한 그 기억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을 것이었다. 아마 이것은 이전의 시전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었다. 에블린은 메이가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의 기억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녀가 찾는 것은 기억을 사후에 변경한 흔적이었다. 메이의 기억 속에서 에블린은 이 아이가 상당히 암울한 어린 시절을 보냈음을 알았다. 열 살 무렵부터 메이를 키웠던 나모도 알 수 없는 아니 메이 그 자신도 잊었을 지도 모르는 가르시아에서의 기억들이었다.

 

 … 이것이군.

 

 에블린은 해질 무렵 가르시아의 피난민 옆으로 울고 있는 어릴 적 메이와 메이에게 말을 붙이고 있는 나모의 옆으로 희미한 검은 형체를 발견했다. 그것은 시전자의 흔적이었다. 시전자는 자신의 흔적을 지우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고 이는 분명 악의가 있다는 것임을 알았다. 적어도 시전자가 흔적을 지웠다면 메이는 일부의 기억을 잃기는 하겠지만 혼수상태까지 빠져들지는 않았을 지도 몰랐다. 기억을 뒤지고 이를 그대로 두었다는 것은 이 마법의 대상자를 살려둘 마음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 마- 두미 프 라스

 

 에블린의 주문에 목걸이에서 더욱 강력한 빛이 섬광처럼 뿜어져 나와 에블린을 포함한 주위의 모든 기억을 지워버렸다.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에블린은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자신의 흔적까지 지우는 과정에서 오는 충격일 것이었기 때문에 에블린이 고스란히 다 감당해야 했다. 그런 방식으로 에블린은 하나하나 검은 형체의 흔적을 찾아서 마법으로 하나씩 지워갔고, 그 기억이 하나씩 지워질수록 에블린의 몸 또한 급속하게 쇠약해져갔다.

 

 어느 저택안의 기억에서 에블린은 자기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시전자가 어느 늙은 귀족이 메이에게 주는 편지를 직접 가로채어 도망가는 기억이었다. 시전자가 기억 속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될수록 시전자의 형체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다. 에블린은 또렷하게 보이는 시전자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 메더예프. 네가 왜.

 

 에블린의 마음은 순간적으로 복잡해졌다. 그는 오래전 허가받지 않은 강령술의 시전으로 대학에서 파문된 메더예프였다. 에블린은 긴 세월동안 종적을 감추었던 그 메더예프가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모습을 드러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는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 범인으로 보였다. 하지만 에블린은 그 메더예프가 지금은 발더그린이라는 이름으로 왕국의 수석행정관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는 없었다.

 

 … 메더예프가 이 사건과 도대체 어떻게 관계되어 있는 거지?

 

 사실 예전에 대학에서 메더예프에게 흑마법을 알려준 것은 에블린 그 자신이었다. 에블린은 당시 그에게 흑마법을 알려주었던 것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 올지 꿈에도 알지 못했다.

 

 에블린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메이의 훼손된 기억을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의 기억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렀다. 어느 창고 앞 메더예프는 의자에 묶여 있는 메이 앞에 서 있었다. 에블린은 왕실 관료의 복장을 하고 있는 메더예프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 나는 에르윈 백작이 프린 공작을 어떤 이유로 만나자고 했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너는 대답할 수 있겠느냐?

 

 - 방문자의 소환이유가 무엇인지 너는 말할 수 있느냐?

 

 메더예프가 메이에게 물은 질문은 저 두 가지였다. 왕국의 정치싸움과 그리고 방문자. 에블린은 이것들과 메더예프가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을까 그것이 점점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에오키르 나무연기가 메이의 기억 속을 뒤덮기 시작하고, 메더예프가 붉은 겉장의 책을 꺼내들었다. 에블린은 그 책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흑마법을 시전하기 위해서는 권능을 가지고 있는 신(神)과 이것을 빌려 사용하는 마법사를 이어주는 신물(神物)이 반드시 필요했다.

 

 에블린의 신물은 목걸이였다. 그리고 에블린이 보기에 메더예프의 신물은 저 붉은 책이 틀림없어 보였다. 과연 메더예프는 어떤 신과 계약을 맺은 것인지 에블린은 궁금해졌다. 메더예프가 책을 펼치자 그 책에서 검은색의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검은 안개는 현실의 눈에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메이의 기억의 눈에서만 보이는 것일 것이다.

 

 그 안개가 메이의 기억을 뒤덮으면 그 뒤덮인 안개사이로 메더예프의 정신이 메이의 기억 속을 헤집고 다닐 수 있는 것이다. 그 붉은 책에서 나오는 안개는 에블린마저 서서히 휘감아 갔다. 에블린은 이전 시전자의 흔적이 자신에게 미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더 이상 머무른다면 위험해질 수도 있음을 직감한 에블린은 속히 이 기억을 없애기 위해 다시 주문을 외웠다.

 

 - 마- 두미 프 라스

 

 목걸이의 섬광이 뻗어나가 검은 안개와 주위의 기억들을 지웠다. 하지만 메더예프가 들고 있던 그 붉은 책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고 계속 검은 안개를 뿜어내고 있었다. 에블린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책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안개는 점점 에블린을 덮쳐가고 있었고, 에블린의 목걸이에서 나오는 빛만으로는 그 안개를 걷을 수 없었다.

 

 그 검은 안개 속에서 에블린은 커다란 검은 형체를 볼 수 있었는데, 그 검은 형체에서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붉은 색의 두 눈 뿐이었다. 그 검은 형체는 점점 에블린에게 다가왔고, 에블린은 다급하게 목걸이를 쥐고 주문을 외웠다.

 

 - 마- 프라 델 알 가스

 

 목걸이에서 흰색 빛이 뿜어져 나와 에블린을 뒤덮었다. 검은 안개는 흰색 빛을 뚫고 지나오지는 못했다. 에블린이 다급히 말했다.

 

 - 아벨리쿠스! 어떻게 된 거야.

 

 흰색 빛 속에서 음성만이 들려왔다.

 

 - 나의 힘이 미치지 않는 존재이다.

 

 - 그 존재가 도대체 무엇이지?

 

 - 지혜를 관장하는 자.

 

 에블린은 인상을 찌푸렸다. 지혜를 관장하는 자 ‘케드모건’ 이라니. 이것은 마치 남부 아르켄의 촌구석 빈민가에서 네트레시아 국왕을 만난 꼴이었다. 에블린의 머리가 미친 듯이 회전하며 방법을 찾았다.

 

 - 마- 델 피아 느로

 

 흰색 안개속의 그 음성이 다시 흘러나왔다.

 

 - 확실한가? 그것은 분명 너의 영혼을 좀 먹을 것이다.

 

 - 아벨리쿠스. 네가 지켜 줘야해.

 

 - 나도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 그때까지는 해결해야지.

 

 눈이 부실만큼의 섬광이 목걸이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 섬광의 충격에 에블린은 정신을 잃었다.

 

 의식이 벌어지는 방 밖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계속 서성이고 있었다. 의식이 끝나기를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들은 아무도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에블린의 엄포에 거의 하루 종일을 밖에서 발만 동동 굴렀고 차마 방문을 열어 보지는 못하였다. 에블린이 겨우 먼저 정신을 차렸다.

 

 하루 종일 엄청난 기력을 사용해서 온 몸에 힘이 하나도 남지 않은 그녀는 비틀거리며 겨우 방문을 열 수 있었다. 밖에서 기다리던 나모와 준석이 에블린에게 달려왔다. 에블린이 말했다.

 

 - 메이는 깨어날 테니 호들갑 떨지 마.

 

 그 말을 듣자마자 준석과 나모는 메이에게 달려갔고, 그 장면을 에블린은 비웃듯이 바라보았다. 에블린은 다른 마법사에게 부축을 받아 모드레드 교장을 찾아갔다. 교장이 안색이 새하얗게 변해버린 에블린을 보고 물었다.

 

 -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정화는 잘 끝났나요?

 

 에블린은 대답할 기력이 없어 고개만 끄덕였다.

 

 - 누가 그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알아내었나요?

 

 에블린은 고개를 저었다.

 

 - 그렇군요. 에블린 교수가 아스트리드에서 밝혀야 될 사실이 되었군요.

 

 에블린은 그 마법을 쓴 자가 과거 스트렌 대학에서 자신과 동문수학했던 메더예프라는 사실도 그 흑마법의 권능이 지혜를 관장하는 자 케드모건에게서 온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내었지만 교장에게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 만약 교장이 이 사건이 메더예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면 분명히 자신은 이번 일에서 제외할 것이 틀림없음을 에블린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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