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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화에 관하여
작가 : 펭윙
작품등록일 : 2017.11.3

21세기,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이시대에 갑자기 오래전 모습을 감췄던 신들과 악마들이 나타난다. 인류와 함께 악마들과의 마지막 전쟁을 준비하는 신들과, 신들을 굴복시키고 인류를 타락시키려는 악마들의 마지막 이야기


 
1부 에필로그-소년, 결심하다
작성일 : 17-12-19 00:00     조회 : 282     추천 : 1     분량 : 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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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델라는 침울한 표정으로 카페에 남아있는 시엔의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다. 10년을 넘게 같이 지내온 동생 같은 친구와 갑작스럽게 이별한 그의 마음은 누구도 쉽게 위로해줄 수가 없었다. 카페 창문 너머로 미카엘이 날아오는 것이 보이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미카엘을 냉정하게 쳐다봤다. 미카엘은 카페 앞에 내려와서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아즈라에게 지시를 내렸다.

  "제육천으로 빨려 들어간 천사들 명단 한 명도 빠짐없이 기록하고, 오후에 서 신부를 만나서 대중에게 우리와 악마들의 존재가 노출된 것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얘기 좀 하고 와. 난 보우를 좀 만나야겠다."

  아즈라가 고개를 끄덕이고 STO 시설로 향하고, 미카엘은 조심스레 만델라의 카페로 들어섰다. 만델라는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계속하던 청소를 이어갔다.

  "저기, 혹시 보우가 여기 있습니까?"

  미카엘의 질문에 만델라는 여전히 냉정한 태도로 쌀쌀맞게 대답했다.

  "보우는 지금 시엔의 방에 있어요. 한순간에 친구를 잃었으니 충격이 크겠지."

  미카엘은 만델라의 말에 보우를 만나려고 카페 위층으로 올라가려 계단으로 향했다. 그때, 만델라가 그의 앞을 가로막아 섰다.

  "당신, 지금 무슨 염치로 보우를 만나려는 거야?"

  "무, 무슨 염치라요, 전 그를 위로해주려고..."

  "위로? 당장 저 아이가 저 꼴이 되게 만든 게 누군데 위로란 말을 입에 담는 거지?"

  만델라는 보우의 상처와 시엔의 사라짐이 미카엘의 부주의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미카엘은 억울함이 울컥 올라왔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당신이 원천인지 뭔지를 찾는다고 성급하게 행동만 안 했어도 시엔도 여전히 우리 곁에 있었을 거고 보우도 평소와 같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어. 시엔도 그 점을 알았기에 보우가 열쇠라는 것을 알고서도 당분간 보우에게 그 사실을 알리려 하지 않은 거고. 근데 당신은, 마치 시엔과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원천을 찾으려 했어. 결국 당신의 욕심과 성급함 때문에 이 사단 이 꼴이 난 거라고!"

  만델라는 겨우 억눌러왔던 분노를 결국 미카엘에게 터트려버렸다. 그 때문에 자신과 보우의 삶이 망가졌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그는 속이 답답했다. 거기다가 미카엘은 절대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저번에 설전을 벌이면서 알았기에, 그는 절대로 미카엘에게 자비를 베풀어줄 수 없었다. 만델라가 화를 견디지 못하고 손에 쥐고 있던 대걸레를 내팽개치고 부엌으로 가려 할 때, 그의 뒤에서 조그맣게 소리가 들려왔다.

  "... 미안합니다."

  만델라는 자신이 잘못 들었나 하고 뒤를 돌아 미카엘을 쳐다봤다. 그의 눈은 어느새 촉촉한 눈물로 젖어있었다.

  "... 방금 당신 뭐라고 한 거야?"

  "미안합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레이와는 STO 시설이 있는 병원 정문에서 여성을 배웅했다. 여성은 어제 쓰고 있던 머리띠를 잠시 벗고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병원을 나섰다.

  "다시 일본으로 가는 거죠?"

  "응. 비록 사라졌지만 말로만 듣던 근원이란 존재를 확인했으니, 난 내 역할을 마저 해야지. 황실에서 도쿄에서 조만간 큰일이 하나 터질 것 같다고 연락이 왔어. 미리 대비를 해야지."

  "나중에 일본으로 돌아가면 연락할게요. 그때 다시 만나요."

  "그래, 어제 부상자들은 잘 치료받고 있어? 잘 치유돼야 할 텐데."

  "대부분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 기 요원은 상부에서 불러서 오늘 오전에 급히 국정원으로 돌아갔어요. 북한에서 이쪽과 관련된 일이 하나 터졌나 봐요."

  "그 자도 힘들겠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바로 일하다니."

  "뭐, 그 사람도 자기 역할 열심히 하는거죠."

  그때 멀리서 아즈라가 병원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보고, 레이와는 급히 여성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아니 저 사람은 어쩌자고 대낮에 이렇게 대놓고 하늘을 날아와. 사람들이 보려면 어쩌려고. 아직 천사들 눈에 띄긴 싫다 하셨죠? 그 천사라는 자가 지금 오네요. 어서 가요. 좀 있다 연락할게요."

  "그래, 너무 무리하지 말로 쉬엄쉬엄해."

  레이와는 여성을 배웅하고, 바로 아즈라를 맞이했다.

  "무슨 생각으로 여기까지 날아온 거예요? 사람들 눈에 띄면 어쩌려고!"

  "어차피 어제 일이 방송 타고 전 세계로 퍼졌는데요 뭐. 근데 방금 그 사람은 누구예요?"

  "먼저 한국에 와서 살고 있던 일본인 친구예요."

  "아 네, 미리 부탁한 부상 천사 목록은?"

  "저 따라오시면 드릴게요. 문서에 사인을 받아야 해서요. 이쪽으로 오세요."

  레이와는 아즈라를 지하의 STO 시설로 안내했다. 병원에는 온통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천자마는 다시 인간의 모습을 한 채 두 손으로 정신을 잃은 시엔을 들고 지옥의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 곧 제육천의 경계에 다다르고, 그녀는 어떠한 문양이 그려져 있는 큰 바위 앞에 서서 조용히 말했다.

  "주인님, 천자마입니다."

  그러자 문양에서 붉은 진홍 색의 빛이 솟아나더니 순식간에 그녀를 집어삼켜 그녀를 어디론가 데려다 놓았다. 그녀의 앞에는 만들어진지 한참은 된 듯한 부서진 기둥이 양쪽에 놓여있는 복도가 펼쳐져 있었고, 복도의 끝에는 어둠 속에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천자마는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한 채 긴장이 바싹 든 자세로 복도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존재를 향해 재빠르게 걸어갔다. 그리고 그 존재의 발밑에 시엔의 육체를 내려다 놓았다.

  "말씀하신 원천은 예기치 못한 상황 때문에 못 가져왔으나, 그 대신 천사 몇 명과 이 자를..."

  천자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둠 속의 존재는 손을 올려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로 천자 마의 목을 강하게 졸랐다. 분명 죽음보다 더 한 고통임에도 불구하고 천자 마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저 그 고통을 수긍했다. 어둠 속의 존재는 조용히 천자 마에게 말했다.

  "내가 언제 이 자를 데려오라 했지? 난 분명 너에게 원천을 요구했다."

  "죄, 죄송합니다. 이 자와 천사들의 반항이 너무 세서..."

  그녀는 천자마의 변명을 다 듣지도 않고 그녀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시엔의 육체로 향했다. 천자마는 목을 캑캑거리며 바닥에 엎드린 채 자신의 주인님을 대했다.

  "이젠 하다하다 안하던 변명까지 늘어놓는구나. 이 자마저 갖고 오지 않았으면 넌 이미 석가모니에게 당했던 것보다 더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을 거야. 내가 언제까지 이런 자비를 베풀 것 같아? 나도 이제 슬슬 질린다고, 이런 싸움."

  그녀는 시엔의 머리에 손을 대고 시엔의 기억을 흝기 시작했다.

  "그래... 무슨 장난으로 저놈까지 제압하고 원천을 빼앗기지 않았는지 한 번 살펴볼까?"

  그녀는 최근 시엔이 겪었던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씩 흝어봤다. 마치 영화를 감상하듯이 그녀는 눈을 감고 조용히 시엔의 기억을 음미하고 있었다.

  "흠... 그래 유럽에서 사람들로부터 도망친 뒤 포세이돈을 잃고... 불쌍한 년, 온갖 시련을 당해 왔구나. 그리고 만델라란 자를 만나 한국에 오고 천사들을 만나고 그리고 원천을..."

  그런데 갑자기 방금까지 의식이 없었던 시엔의 두 눈이 활짝 떠지더니 노란빛이 튀어나와 기억을 살펴보고 있던 그녀의 얼굴을 강타했다. 그녀는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뒤로 자빠져 얼굴을 감쌌다.

  "주인님, 괜찮으십니까!?"

  천자마가 당황하여 그녀에게 다가오자, 그녀는 손으로 더 이상 오지 마라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년이 끝까지 발광하는구나. 꼴에 최초의 신이라고 기억도 쉽게 넘겨주지 않는군. 지나 나나 다를 게 뭐가 있다고..."

  그녀는 다시 의자에 돌아가 앉고 천자 마에게 명령을 내렸다.

  "다른 지옥의 대장들에게 지상으로 올라갈 준비에 더 속도를 내라고 해. 최초의 신이 이곳에 있는 만큼 지금처럼 더 좋은 기회는 없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싸움을 끝낼 때가 다가온다."

  천자마는 그녀의 명을 받들어 뒷걸음질로 물러나고, 그녀는 얼굴을 여전히 감싼 채 아까 가져온 시엔의 기억을 다시 되새김질했다.

  '보우라... 그 소년의 이름이 보우라고 했지? 무슨 생각으로 미카엘도 아닌 그에게 자신의 힘을 준 것인가... 대체 무슨 짓을 꾸민 거냐.'

 

  보우는 시엔의 방에서 그녀가 지금까지 남긴 일기와 글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녀가 남긴 글을 모두 지금 인간들이 쓰는 글자가 아닌 이상한 모양의 문자로 기록되어있었지만, 보우는 어제 이후로 그 글자를 읽을 수 있었다. 아래층에서 만델라의 고성 소리가 들리고, 그사이로 작게 미카엘의 말소리 또한 들려왔다. 보우는 그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오래전 근원을 잃어버린 이후, 저는 근원을 궁지로 몰아붙인 인간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보우 또한 인간이기에, 처음에는 그 아이를 단지 근원과 제가 힘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도구라고만 생각했죠."

  미카엘은 겨우겨우 그동안 시엔 말고는 아무한테도 털어놓지 않았던 속마음을 얘기했다.

  "근데 근원은 자신의 힘을 되찾게 해줄 수 있는 열쇠를 눈앞에 두고도 평소같이 여유를 가지고 호의를 가지고 그 아이를 대하더군요. 그때는 답답했습니다. 한 시가 급한데 왜 계속 저리 여유로우실까."

  만델라는 미카엘의 한탄을 무표정으로 가만히 들어주고 있었다. 방금까지 그에게 고성을 내지르던 만델라였지만, 이번만은 그의 말을 들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근원이 그러신 이유를 어제야 알았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힘을 되찾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자신과는 상관없이 우리들과 인류만을 구하는 데에 주의를 기울이고 계신 거였죠. 그래서 그분은 자신을 희생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우에게 전해줬습니다. 심지어 원천의 힘까지도요. 보우가 자신을 믿고 역할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최선을 다 하신 거였어요."

  "잠시만요, 보우가 시엔의 힘을 물려받았다고요?"

  "네. 그는 보우 군을 매우 신뢰하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실제로 요 며칠간 온갖 고난을 당해가면서 우리를 도왔으니깐요. 그분이 지옥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그 아이를 도와주고 보호해달라고. 저는 그 명을 받들기 위해 힘겹게 이곳에 다시 온 겁니다."

  만델라는 시엔의 얘기에 다시 감정이 벅차올라 손으로 흘리는 눈물을 가렸다. 미카엘도 어느새 눈물을 흘리면서 겨우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다시 보우에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동안 나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았을 텐데...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그때 누군가가 미카엘의 손을 잡더니, 미카엘은 순간 자신의 몸으로 엄청난 힘의 영력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가 원천에 봉인해 두었던 예전의 그의 영력이었다. 그는 깜짝 놀라 앞을 바라봤다. 그의 앞에는 보우가 그의 두 손을 잡은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당신의 마음, 잘 알겠어요. 저를 도와주시기로 결정해주셔서 고마워요."

  보우는 미카엘의 손을 놓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더니 다시 고개를 들어 미카엘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래서, 이제부터 제가 뭘 하면 되죠?"

  보우의 두 눈은 예전 시엔의 눈빛저럼 영롱한 노란색 빛깔을 내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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