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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연애의 시작과 끝
작가 : 퍼니바크
작품등록일 : 2016.8.29

회사일에 치여 살던 주인공에게 대학시절 첫사랑이 나타나면서 자신의 대학시절을 회상하며 현재와 그 시절을 오가는 로맨스 소설입니다.

 
첫 데이트 (^&^)
작성일 : 16-09-06 22:33     조회 : 268     추천 : 0     분량 : 9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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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길고도 긴 프로젝트를 드디어 끝났다. 이거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며칠 전, 그녀와의 우연한 만남이 있었지만 그녀에게 받은 번호로 연락을 할 수 없었다. 그간은 바빠서 못했지만 이제는 타이밍을 놓친것만 같아 용기가 나지 않는다. 퇴근을 하고 내가 간 곳은 대학시절 자주 갔던 술집이다. 오늘은 건축과 동창회가 있는 날이다. 퇴근을 늦게 한 탓에 지각을 했다. 술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거의 다와있었다. 동창회장인 원석이가 날 보고 말했다.

 

  “ 야! 송재민! 넌 올해도 지각이냐?”

 

 ‘아오...저 놈은 작년꺼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네.’

 

  “ 프로젝트가 늦게 끝나서...”

  “ 어이구? 잘나간다고 아주 광고를 한다?”

  “ 됐네요, 양회장님!”

 

 쟤는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지독하다. 정말! 최대한 저 자식이랑 먼 자리에 앉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안부를 묻고 답했다. 여느 동창회가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대학시절로 돌아가 친구들과 노는 것 같다. 분위기도 대학시절때처럼 나눠졌다. 주구장창 술만 마시는 그룹과 술 마시며 얘기하는 그룹. 어쩜 저렇게 변한게 없는지들...그사람처럼...갑자기 그녀 생각이 났다. 휴대폰을 꺼내 그녀번호를 찾았다. ‘연락을 해볼까...’하다가 그만뒀다. 한숨이 나왔다.

 

  “ 휴~”

  “ 웬 한숨이야? 무슨 일 있냐?”

 

 옆에 앉아있던 도현이가 내게 물었다.

 

  “ 하...만약에 도현이, 네가 지나가다 예전에 알던 엄청 친

  했던 사람을 만났어. 근데 그 사람이랑 끝에 안 좋은 일이

  있었거든? 그럼 그 사람이랑 다시 연락하고 지낼 수 있겠

  냐?”

  “ 너 어제 누구 만났냐?”

  “ 어제는 아니고 며칠전에....”

  “ 누구?”

  “ 나 대학와서 만났던 동아리 선배 있었잖아. 그 사람...”

  “ 아! 그...너 1학년때 사겼던 선배? 이름이 뭐였더라...김

  민영인가 이민영이였는데...”

  “ 이민영...”

  “ 맞다! 이민영! 근데 그사람이 왜?”

  “ 며칠전에 출근하다 들린 카페에서 만났었어. 근데 그 때

  그 사람이 바빠서 자기 번호를 나한테 주고 갔거든? 연락

  을 해야 되나?”

  “ 그건 네 마음이지. 근데 내 기억으로는 그 사람이 너한테

  썩 좋지 않을 걸로 기억되는 줄 알고있는데...그래도 연락하

  고프냐?”

 

 도현이 말이 맞다. 그녀가 내게 준 상처를 기억하면 연락을 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내 마음속 깊은 저 어딘가에서 그녀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떠올라 날 혼란스럽게 만든다.

 

  “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

  “ 아직 마음이 있구나, 그렇지?”

  “ ... ...”

 

 난 선뜻 대답할 수가 없었다.

  “ 있네. 있어. 아직도 미련을 못버린거냐.”

  “ 그르게...”

 

 이렇게 그녀에 대한 얘기를 하니 마치 10년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때도 도현이에게 자주 이런 고민을 얘기했었었다. 도현이와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밤 11시가 넘게 되었다. 친구들도 하나둘씩 가야된다며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몇몇 친구들은 여전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친구들을 집에 보내면서 원석이에게 간다고 얘기를 했다.

 

  “ 원석아, 나 먼저 간다. 수고해라~”

  “ 어? 벌써 가? 좀더 있다 안 가고?”

  “ 이틀 밤을 샜더니 피곤해서 도저히...못 있겠네 미안하다.”

  “ 그래? 그럼 들어가고 나중에 한번 보자.”

  “ 그래~수고해.”

 

 바로 집에 가긴 싫어서 대학가를 걸었다. 바뀐 부분도 있었지만 안 바뀐게 더 많은 것 같았다. 대학가를 걸으니 예전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녀에 대한 기억은 더 선명하게 떠올랐다. ‘정말 내가 그녀를 못 잊은걸까 아니면 그저 대학생활의 작고 소중한 추억들중 하나 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10년전

 

 어제 내게 일었났던 일(?)은 시간이 지나도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게 꿈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가끔 들었다. 그 생각이 들때면 ‘꿈이 아니었으면...’하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선배에게 문자를 보내 확인하고 싶었지만 선뜻 폰에 손이 가질 않았다. 그 상태로 계속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며 고민을 했다. 그 때! 폰에 진동이 울리더니 문자가 왔다. 선배였다.

  ‘굿모닝~^^ 재민아, 잘잤어?ㅎㅎ from 민영선배’

  ‘네ㅋㅋ 선배는요?’

  ‘야! 넌 여자친구한테도 존댓말 쓸 거야?! from 민영선배’

 

 ‘어? 여자친구? 그럼 어제 있었던 일이 꿈이 아니라는 거네?’ 어제 느꼈던 미칠듯한 기쁨을 다시 경험했다. ‘내가 진짜로 민영선배랑 사귀다니!!!’

 

  ‘아니지, 잠시 내가 잊었었어. 우리 사귀는거 *^^* 안 믿

  겨가지고ㅋㅋ’

  ‘안 믿기면 없었던 일로 할까? from 민영선배’

  ‘아 아니!! 절대!! 이젠 믿어 ㅠㅠ’

  ‘장난이야~바부야ㅋㅋ from 민영선배’

  ‘훙!!’

  ‘바보~재민아, 오늘 뭐해? from 민영선배’

  ‘오늘? 아마...방콕?’

  ‘방콕?! 나 안 만날 거야? from 민영선배’

  ‘아니, 만나고 싶지~당근ㅋㅋ 근데 누나 스케줄을 모르니

  까...오늘 시간 되?ㅋㅋ’

  ‘안되는데? 근데 너랑 만나는 거면 시간 되ㅋㅋ from 민영선배’

 

 ‘어후~왜 이렇게 내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지...’ 하면서 툴툴거리기도 했지만 속으로는 기뻤다. 매우 기뻤다.

 

  ‘그럼 오늘 점심때 만날래?’

  ‘그래!ㅋㅋ from 민영선배’

  ‘정오에 학교앞 지하철역 3번 출구에서 만나자, 어때?’

  ‘난 좋아! 너 나올 때 멋지게 입구 와~나도 예쁘게 입

  고 갈게~♡ㅋㅋ from 민영선배‘

 

 ‘오예!!!’ 소리없는 환호성을 지르고 몸부림을 쳤다. 내가 드디어 데이트 약속을 잡다니! 그것도 민영선배랑! 아니지 이제는 ‘자기~♡’인가? 아니다...이 호칭은 아직 무리인 것 같다. 여튼! 지금시간이 10시니까 두시간 밖에 안 남았다. 뭘 입어야 할지 어떻게 나가야 할지 도무지 갈피가 안 잡혔다. 그 때! 도현이가 떠올랐다. 도현이는 내 동네친구이자 과동기인데 애가 생긴거랑 다르게 주위에 여자가 끊이질 않았다. 당장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 어, 도현아!”

  “ 어, 재민이! 웬일이야, 네가 전화를 다 하고?”

  “ 그게...사실 나 어제 여자친구 생겼거든?...”

  “ 뭐?! 여자친구?!”

  “ 어...”

  “ 누군데?”

  “ 동아리 선배...”

  “ 게다가 선배,,,?! 우와~우리 재민이 다 컸네~”

  “ 참나, 난 그런것도 못하냐?”

  “ 그건 아니지~나는 기뻐가지고~”

  “ 참! 내가 이럴때가 아니지. 그래 가지고 내가 오늘 그

  선배랑 만나기로 했는데 뭐 입고 나가야할지 몰라서...“

  “ 그래서 나보고 가르쳐달라고?”

  “ 어...네가 이 쪽은 잘 알잖아~”

  “ 글치, 내가 이 쪽은 꽉 잡고 있쥐~”

  “ 도와줄 수 있지?”

  “ 당연하지, 임마. 나만 믿그라. 몇시에 약속인데?”

  “ 오늘 낮 12시.”

  “ 12시? 이제 2시간도 안 남았잖아? 좀 더 일찍 전화하지...

  음...너 지금 우리집 올 수 있냐?”

  “ 갈 수 있지! 갈까?”

  “ 어, 와라. 내가 코디해줄게.”

 

 전화를 끊고 간단한 소지품을 챙겨 추리닝을 입고 도현이네 집으로 갔다. 도현이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도현이를 따라 도현이 방에 들어갔다. 걔 방엔 미리 몇벌 맞춰놓은 옷이 놓여져 있었다. 그걸 하나 둘 내 몸에 갖다대보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하고 끄덕거리기도 했다. 십여분이 흘렀으나 도현이는 계속 나한테 맞는 옷을 찾아주고 있었다.

 

  “ 됐다!”

 

 마침내, 나한테 어울리는 옷을 찾았다며 내게 줬다. 그 옷으로 갈아입고 도현이 앞에 섰다.

 

  “ 오~내가 봐도 좀 멋있네.”

  “ 진짜?”

  “ 어, 진짜로. 진작 이렇게 입고 다녔으면 더 일찍 여친

  이 생겼을텐데~”

  “ 그 정도냐? 여튼 고맙다, 이 은혜는 잊을수가 없을꺼다.”

  “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이것뿐인게 아쉽다. 데이트 잘 해라!”

 

 도현이 두 손을 꼭 잡고 얘기하고 나왔다. 도현이의 말 때문인지 걸음걸이도 달라진 것 같고 내 모습에 자신감이 생겼다.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에 가는 도중에 왠지 모르게 주위 여성분들이 날 힐끔힐끔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약속 장소에는 이십여분 일찍 도착했다. 저번에 누나랑 여행 갔을 때처럼 늦긴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근처에서 누나가 오는 지를 지켜봤다. 시간이 흘러 낮 12시가 되었는데도 그녀가 오질 않았다. ‘혹시 오다가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이 돼서 전화를 했다.

 

  “ 누나, 어디야?”

  “ 늦었지? 미안, 나 다 왔어.”

  “ 아냐, 나도 방금 왔어.”

  “ 나 지하철 역 앞인데 너 안 보여.”

  “ 안 보인다구? 어디있...!”

 

 순간! 무언가가 내 눈을 가렸다.

 

  “ 누구게?”

 

 그녀였다. 목소리만 들었는데도 누군지 알 것 같았다.

 

  “ 이번엔 누나가 지각이네?”

  “ 겨우 2분이거든?”

  “ 2분은 늦은거 아닌가?”

  “ 치~”

 

 그제서야 내 눈을 가렸던 두 손을 뗐다. 뒤를 돌아 그녀를 본 순간, 난 내 눈 앞에 서 있는 생명체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아닌가하는 의심을 했다. 지금까지의 그녀의 모습 하나하나도 내 머릿속에 기억됐었지만 오늘 그녀의 모습은 단연코 최강의 비주얼이었다.

 

  “ 누나...오늘 진짜 많이 예쁘다.”

  “ 진짜?”

  “ 응.”

  “ 너도 오늘 되게 멋있다. 내가 아는 재민이 아닌거 같애.”

  “ 그 말은 평소때는 영~아니다?”

  “ 에이~평소때도 멋있지~”

  “ 진짜?”

  “ 그래, 바보야~”

  “ 누나, 점심 먹었어?”

  “ 당연히 안 먹었지 너랑 먹을려고,”

  “ 먹고 싶은 거 있어?”

  “ 왜 말하면 다 사주게?”

  “ 일단 말해봐~”

  “ 나~음~덮밥!”

 

 ‘덮밥?! 오! 이건 신이 날 도왔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 누나가 먹고싶어하는 음식을 잘하는데서 사주고 싶었는데 혹시나 내가 맛집을 모르는 음식을 말할까봐 순간 걱정했기 때문이다. 근데 덮밥을 듣자마자 지훈이 형님이랑 간 덮밥 집이 생각났다. 바로 형님께 문자를 보냈다.

 

  ‘ 형님, 저번에 저희가 갔던 덮밥집이 어디였죠? 민영이

  누나랑 갈려고요.’

 

 그리고는 누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 캬~내가 또 덮밥 잘하는데를 알지!”

  “ 오~”

 

 ‘징~’형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 이야~둘이서 먹는거냐? from 회장형님’

  ‘ 당연하죠ㅋㅋ’

 

 그 다음으로 온 형님문자에는 그 덮밥집에 대한 위치가 적혀있었고 난 자연스럽게 그 문자내용에 따라 누나를 데리고 갔다. 가게 안에 들어가니 점원이 물었다.

 

  “ 두 분이신가요?”

  “ 네.”

  “ 그럼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점원을 따라가니 저번에 형님과 왔을 때와는 다른 커플들을 위한 공간인 것 같은 곳으로 갔다.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누나에게 주며 말했다.

 

  “ 누난 뭐 먹을 거야?”

 

 한~참을 보고난뒤 내게 말했다.

 

  “ 모르겠어. 다 맛있어보이네~여기 뭐가 제일 맛있어?”

  “ 여긴 스폐셜 덮밥이 제일 맛있어. 난 그거 먹을려고.”

  “ 그래? 그럼 그거 나 먹을래.”

  “ 오~케이.”

 

 곧바로 점원을 불러 스폐셜 2개를 시켰다. ‘주문한 음식이 나올때까지 무슨 말을 해야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누나가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내게,

 

  “ 참! 우리 사귀는거 선화한테 얘기했다. 괜찮지?”

 

 라고 말했다. 물을 마시고 있던 나는 간신히 물을 뿜을 뻔한걸 참았다. 선화누나한테는 당연히 얘기해도 된다. 내 서포터이기 때문에, 그런데 그걸 알면서 선화누나는 나한테 아무 말도 하지않는 걸까...? 내 연락을 기다리나...? 섭섭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언제 말했는지에 대해 물어봐야 했다.

 

  “ 괜찮지! 근데 언제 말했어?”

  “ 그거? 오늘 오다가 선화한테서 쇼핑가자고 연락왔었는데

  너랑 약속있다고 못 간다고 했거든? 그러니까 걔가 ‘둘이

  사귀어? 단 둘이서 약속도 하고~’하길래 어제부터 사귄다

  고 했어.”

 

 ‘컥...선화누나는 장난식으로 물어본거일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말했다.

 

  “ 선화누나가 딴말은 안 했어?”

  “ 쇼크받은 것 같았는데 괜찮을거야~”

 

 그 때,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 여기 스폐셜 덮밥 2개 나왔습니다.”

 

 일단 먹고 생각해야 될 것 같아서 선화누나에 대한건 잠시 접어두고 덮밥 비쥬얼에 놀란 누나에게 얘기했다.

 

  “ 이 덮밥이 다른 덮밥이랑 다르게 밥 위에 올려진 소스가

  많아서 전부 비벼먹는 것 보다 조금씩 비벼먹는게 더 맛있

  어. 이게 팁이야.”

  “ 그래? 너 준비 좀 했다?”

  “ 기본이지~여친을 위해서라면~”

 

 그리고는 각자 덮밥을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 덮밥을 먹었을때의 놀라운 맛과 달리 오늘은 음식 본연의 맛보다는 내 앞에서 같이 덮밥을 먹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내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있는 그 행복감이 내 몸 전체를 장악하고 있었다. 어쩜 덮밥을 먹는 모습마저 저리 이쁜지...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는 표현을 이 때 쓰는게 아닌가 싶다. 점점 행복감이 더 커져서 나중엔 입으로 뭔가 넘어가는 것도 모를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한 그릇을 뚝딱했다. 민영이 누나도 배가 많이 고팠는지 얼마안되 한 그릇을 다 비웠다. 가게에서 나와 누나가 내게 말했다.

 

  “ 아~ 잘 먹었다~고마브.”

  “ 누나가 잘 먹었다니 내가 기분이 다 좋다.”

  “ 그래?”

  “ 응.”

  “ 점심은 우리 남친님이 사줬으니까 디저트는 내가 살게,

  따라와~“

 

 그렇게 누나를 따라 간 카페는 평소에 내가 알던 카페 구조가 아니었다. 거긴 각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쳐져있었고 통로와는 커튼이 있어서 독립적인 공간의 사용이 가능해 보였다. 데스크에서 가라고 한 곳에 가니 점원이 메뉴판을 줬다. 누나가 메뉴판을 보더니 내게,

 

  “ 재민아, 넌 뭐 마실 거야?”

  “ 난 음...”

  “ 네가 좋아하는 카라멜 마끼야또?”

  “ 어,어. 난 그거.”

  “ 그럼 마끼야또 라지 사이즈랑 치즈케잌 시키자, 여기

  케잌 맛있어. 너 치즈케잌 좋아해?”

 

 ‘아닌데...난 초코케잌이 더 좋은데...’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누나가 머쓱해할까봐,

 

  “ 좋아하지~”

 

 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 잘됐다!”

 

 라면서 버튼을 눌러 점원을 호출해 디저트를 시켰다. 디저트를 기다리며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누나 폰이 울렸다.

 

  “ 여보세요? 네 언니!...지금요?...아뇨, 괜찮아요...”

 

 잠깐 통화를 엿들었는데 누나 전공수업 과제 발표에 대한 얘기였다. 난 누나가 통화할 때 선화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최대한 금방 사귀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했다.

 

  ‘ 누나! 나 민영이 누나랑 사귀게 됐어! 다 누나 덕분이야ㅠ.ㅠ

  고마워 ^^ ㅎㅎ’

 

 잠시 후, 누나에게 답장이 왔다.

 

  ‘ 야! 이 배신자! 이제야 내가 생각이 났냐! 어제부터 사

  겼으면서! 그리고 내가 그걸 민영이한테 들었어야 되냐?

  네 서포터인 내가? 훙! 흥! from 선화누나’

 

 ‘아...내 문자를 기다린거 였구나...’ 괜히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다시 문자를 보냈다.

 

  ‘ 미안ㅠ.ㅠ 어제 정신이 없었다...그래도 누나가 내가 민영

  이 누나랑 사귀는거 제일 먼저 말했어ㅋㅋ‘

  ‘ 그렇다고 내가 봐줄 줄 아냐?! from 선화누나’

  ‘ 에~이ㅋㅋAngel 선화님께서 왜 이러실까~ㅎㅎ’

  ‘ 치~아직 민영이랑 있어?ㅋㅋ from 선화누나’

  ‘ 응ㅋㅋ 카페야ㅋㅋ’

  ‘ 그럼 계속 데이트 잘 해라~ㅋㅋ from 선화누나’

 

 문자에 계속 집중하다보니 앞에 디저트가 왔다는 것과 누나가 통화를 끝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누나랑 눈이 마주치자 누나가 말했다.

 

  “ 다 했어?”

  “ 어.,.어 다 했어.”

 

 그러더니 치크 케잌을 한 포크 떠서 내게 주며 말했다.

 

  “ 자, 아~”

 

 난 받아먹었다.

 

  “ 맛있어?”

  “ 응.”

  “ 다행이네~”

 

 그 말과 함께 살짝 웃는 누나의 모습에 난 또 반했다. 누나와 디저트를 먹고 있는데 누나가 내게 말했다.

 

  “ 재민아, 너 폰 줘볼래?”

  “ 어, 여기.”

  “ 나 뭐라고 저장되있어?”

 

 ‘아차! 안 바꿨다...’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 누나가 번호부에서 누나 번호가 ‘민영 선배’라는 걸 찾은 것 같았다.

 

  “ 뭐?! 민영선배?!”

  “ 아...아니...그게...”

  “ 설마 이게 애칭이란 변명은 안 하겠지?”

  “ 어...못 바꿨어 아직...”

  “ 뭐로 바꿀건데?”

  “ 민영...누나?”

  “ 뭐라고?! 장난해?”

  “ 여...친...님?”

  “ 오! 그거 좋다. 여친님! 내가 바꿔놓는다.”

 

 문득 누나 폰에 난 어떻게 저장되있는지 궁금했다.

 

  “ 그럼 난 뭐라고 되있어?”

  “ 너? 어...”

 

 뭔가 망설이는 것 같이 느껴졌다.

 

  “ 설마 그냥 재!민!이! 아니지?”

  “ 그건 아닌데...네가 확인해...”

 

 라고 말하면서 내게 폰을 줬다. 폰을 켜 내 번호를 누르니까 화면에 ‘보디가드♡’라고 되어있었다. ‘보...디...가...드...? 왜지?’ 하는 생각이 들어 왠지 물어보려고 누나를 봤는데 누나의볼이 상기되어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 내가 왜 보디가드야?”

  “ 너가 나 지켜준다며...”

 

 그 말을 들은 나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누나가 내 폰을 돌려줬다.

 

  “ 다 됐다!”

  “ 뭐로 해놨어?”

  “ 직접 확인해봐~”

 

 폰을 켜 확인해보니 누나가 이렇게 바꿔놨다, ‘달링♡’...귀엽다.

 

  “ 달링?”

  “ 응...”

  “ 이제부터 저렇게 불러도 돼?”

  “ 너 마음대로 해.”

  “ 달...아니다. 아직 좀 어색하네.”

  “ 치~넌 뭐라고 부를까?”

 

 ‘뭐라고 불러달라고 하지? 난 그런거 없는데...’ 라며 약간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내게,

 

  “ 고민돼?”

  “ 응”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고민할게 뭐 있어~너처럼 달링? 아님 자기?”

 

 달링?...자기? 아~행복한 고민이였다. 뭐로 불려도 기분은 날아갈 듯 했다.

 

  “ 난 누나가 편한걸로 불러줘, 뭐든 좋으니까~”

  “ 그래? 그럼 네가 달링이라고 하니까 난 자기~라고 부

  를게, 알겠지~자기야?”

 

 ‘으~아~악!’ 온몸에 전기가 찌릿하는 전율을 느꼈다. 말 한마디가 이렇게 사랑스럽게 들리고 날 행복하게 할 줄이야...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 부끄러워? 너 얼굴 완전 빨개졌어!”

 

 내 얼굴이 화끈거리는 걸 보고 누나가 날 놀렸다. 난 누나 눈을 못 쳐다보겠었다.

 

  “ 놀리지마~난 그런 호칭 처음이란 말이야.”

  “ 어이구~우리 자기 처음이야? 귀엽네~”

 

 라며 누나가 내 볼을 꼬집었다. 디저트를 다 먹고 우린 카페에서 나왔다. 난 도현이가 코치해준대로 영화를 보러 가려고 했다. 카페에서 나와 길을 걷고 있는데 누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어느정도 들어보니 아까 전화 온 그 언니인 것 같았다. 그런데 통화를 하면 할수록 누나의 표정이 안 좋아지는 걸 느꼈다. 왠지 불안했다. 통화가 끝나고 누나가 머뭇머뭇 거리며 내게 말했다.

 

  “ 재민아...있잖아...”

 

 ‘어? 왜 이름을 부르지...?’

 

  “ 어, 왜?”

  “ 나 가봐야 될 것 같애...”

 

 ‘머...라고...?!’

 

  “ 어딜?”

  “ 조별 과제 발표가 있는데 조장 언니가 오늘하자네...원래

  내일이었는데...”

 

 ‘아...왜 불길한 예감을 틀리질 않는걸까...’ 서운했다. 하지만 누나가 내게 너무 미안해하는게 보여 도무지 내색을 할 수 없었다. 오히려 내가 괜찮은 듯이 말하고 싶었다.

 

  “ 그럼 가야지, 나 신경쓰지 마, 괜찮아~”

  “ 미안...해...”

  “ 에이~그러지 마. 사귀는 사람끼리 ‘미안해’ 라는 말이

  어딨어.”

  “ 그래도...첫 데이트인데...”

  “ 담에 더 재밌게 하면 되지 머.”

 

 누나는 계속 미안해했다. 난 그런 누나를 데리고 학교 근처로 향했다. 학교 앞에 다다르니 다시 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통화내용을 들어보니 그 선배였다. 학교 정문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누나와 정문에 가서 기다리니 몇분 안되 그 선배가 왔다. 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 안녕하세요?”

 

 그 선배는 내가 같이 있는 걸 모르셨는지 당황해하시며 인사를 받아주셨다.

 

  “ 아...네...안녕하세요...민영이 남자친구?”

  “ 네.”

  “ 죄송해서 어떻해요...괜히 저 때문에...”

  “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괜히 내가 계속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먼저 빠지기로 했다.

 

  “ 그럼 전 이만 갈게요. 과제 열심히 하세요. 누난 끝나

  고 연락 줘.”

  “ 응,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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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녀와의 재회(2) 2016 / 9 / 27 294 0 6414   
10 그녀의 거짓말 2016 / 9 / 26 300 0 4513   
9 혼자만의 착각 2016 / 9 / 17 248 0 6069   
8 First Kiss 2016 / 9 / 15 298 0 5852   
7 사랑...ing? 2016 / 9 / 7 358 0 5433   
6 첫 데이트 (^&^) 2016 / 9 / 6 269 0 9775   
5 오늘부터 1일 2016 / 9 / 2 374 0 6183   
4 나만 몰랐던 이야기~ 2016 / 9 / 1 280 0 8008   
3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2016 / 8 / 31 280 1 7994   
2 답사를 가다... 2016 / 8 / 30 288 1 5762   
1 그 사람과의 재회....그리고... 2016 / 8 / 29 700 2 9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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