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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Sailing
작가 : 세일러
작품등록일 : 2017.12.5

"사람은 항상 보물을 찾으려한다. 그래서 완벽하다는 지도를 그리지만, 이 작은지도에 그리기에는 바다는 너무 넓다."

 
Chapter 14
작성일 : 17-12-18 22:10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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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소용돌이를 무사히 지나쳤지만 다른 소용돌이가 이번에는 거센 파도로 바다를 크게 뒤흔들었다. 클라우드 호의 무게 때문인지 더 거칠게 흔들렸지만 밧줄 덕분에 모두 그대로 일을 해나갈 수 있었다. 바로 나는 속력을 줄였고 기관장은 상황을 파악했는지 기계를 알맞게 조정시켰다. 그 와중에 리암 선장의 지시 덕분에 갑판 위는 더 든든하게 우리를 도와주고 있었다.

 

 

 

 

 "항해사님! 앞쪽에 암초가 보입니다!”

 

 

 

 

 

  누군가 황급하게 소리쳤고 나는 어서 고정시키고 있던 깃을 내렸다. 삽시간에 앞에는 암초가 보이기 시작했고 선원들은 더 힘차게 노를 저었고 옆에 있던 키잡이가 대신 키를 다루어서 방향을 틀었고 나는 그 사이 구령을 붙여서 선원들의 행동을 단결시켰다. 암초를 다행히 지나치는 듯 했지만 뒤에 있던 다른 암초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약화되어 있는 선수에 저 암초에 닿으면 산산조각 날 수도 있는데!”

 

 

 

 

 

 

  하지만 산 넘어 산이었다. 모두가 당황해하면서 배는 점점 더 가까이 암초에 가까워지면서 나는 눈을 질끔 감았다. 그런데, 큰 마찰음이 귀을 울리고는 왠 갈고리가 앞에 있던 암초에 걸려있었다. 정말 지나쳐왔던 암초의 크기 보다 더 큰 암초가 자리하고 있었다. 진정으로 저기에 닿으면 산산조각이 날 것 같았다. 항해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무너지는 것인가, 하고 불안해졌다.

 

 

 

 

 

 

 “아직 늦지 않았다, 모두 계속 앞으로 전진해!"

 

 

 

 

 

 

 

  리암 선장이었다. 그 말에 모두가 더욱 힘을 내였고 나는 다시 끔 방향을 더 강하게 틀었다. 그러자 밑에서 물이 튀기면서 이 방향이면 충돌할 것만 같았던 클라우들 호는 앞에 있던 암초를 중심으로 반원을 그리면서 돌았다. 우리는 기적같이 암초를 피할 수 있었고 환호성을 질렀다. 갈고리가 빠지면서 선장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하늘을 채운 구름이 하나씩 개면서 빛이 한 점씩 들어오면서 배를 비췄다.

 

 

 

 

 

 

  거칠었던 파도가 거짓말 같이 잔잔해졌고 밝은 해가 떠올랐다. 리암 선장이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거봐라,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란다.”

 

 

 

 

 

 

 “선장님 말씀이 맞는 거 같네요. 우리가.. 이 소용돌이를 통과했어요!”

 

 

 

 

 

 

  나는 뒤돌아서 리암 선장의 눈을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도 항해하실 때 마치 이런 기분이었을까? 불어오는 바람에 클라우드 호의 깃발이 드높게 휘날리는 모습에 선원들은 서로를 부둥키고 그저 말할 수 없는, 그런 무언의 마음만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소용돌이 구간을 다행히 이겨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그날 밤, 소용돌이를 무사히 통과한 기쁨을 담아내듯 저녁이 준비되었다. 담백하고도 촉촉한 버섯 수프에 참치 통조림을 더했고 긴 바게트들이 오늘의 저녁이었다. 조금은 조촐할 식사일지는 몰라도 반나절을 힘겹게 소용돌이와 맞선 우리들은 맛있게 먹기 시작하였다. 나도 바게트를 브레드 나이프로 잘라서 수프에 곁들여서 한 입을 먹었다. 역시 우리 항구의 빵들은 내 입맛을 배신하지 않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바게트에 수프라 그런지 꽤나 풍미기 느껴졌다.

 

 

 

 

 

 “으윽! 도와주세요!”

 

 

 

 

 

 

 

  갑자기 선실 문이 열리자 사라졌던 네이를 한 선원이 부축하고 있었다. 다른 선원 몇 명이 그를 도와주었고 나는 깜짝 놀랐다. 네이의 몸은 재 투성이었고 손은 붉은 반점이 나 있었다. 한 선의가 달려와서는 응급처치를 해주었다.

 

 

 

 

 

 

 “상태를 보니 무언가 폭발과 관련이 있는 것 같네요. 약하기는 하지만 화상을 입었어요. 시커먼 잿 가루도 옷에 묻어있고.”

 

 

 

 

 

  선의의 말이 끝나자 나는 더욱 석연치 않았다. 대체 어디에 갔다 온 것인지 뭘 하다가 온 것인지 의문만 가득해지기만 하였다. 기절해있는 네이를 다른 선실로 옮겼고 선장이 입을 열었다.

 

 

 

 

 

 “노아야, 저 사람은 대체 어딜 다녀온 걸까? 소용돌이 때는 보이지도 않더니만.”

 

 

 

 

 

  리암 선장도 나와 같은 생각인 걸까. 알 수 없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잠깐 소란스러웠던 저녁 식사는 끝나게 되었고 다들 잠자리에 들었다. 나도 배낭에서 모래시계를 꺼내고 핀 선생님이 빌려주셨던 감정의 소용돌이를 몇 장 베껴온 종이를 꺼내보았다.

 

 

 

 

 

 

 ‘자신의 진행 중인 일을 늘 점검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신이 확신이 든다고 생각할 때, 그 순간 하고 있던 일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잡초 같은 불확실한 요소를 잘라두지 않으면 정원이 엉망이 되듯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은 두 문장 밖에 되지 않는다. 항상 네 문장은 되던 글귀가 왜 두 문장인 것일까. 살짝 궁금하기도 하고 쉬워서 읽기에는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히려 짧았지만 내 마음에는 더 와 닿았다. 항상 조금은 이해가 안 되었던 내용이 있었지만, 그 기관사 때문인 것일까? 나는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되새기고는 모래시계를 뒤집었다.

 

 

 

 

 

 

  다음 날, 모래시계를 보니 모래는 역시 다 떨어져 있었고 다 떨어져 있는 모래시계를 손으로 빙글 돌리고 나서 한 번 기지개를 켰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온통 깜깜하기만 하였다. 갑판으로 올라가 보니 낮인지 밤인지 구분도 되지 않았고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다.

 

 

 

 

 

 “항해사님, 마침 잘 오셨어요. 지금 비가 엄청 내려서 힘들어요.”

 

 

 

 

 

  네다섯 명의 선원들이 우비를 입고 양동이로 물을 퍼서 바다로 내보내고 있었다. 힘들어 보였지만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나는 다시 내려가서 우비로 갈아입고 와서 다시 위로 올라갔다.

 

 

 

 

 

 “비 오는 상황에서 다들 수고가 많아요. 이런 건 같이 해야 하는데.. 미안합니다.”

 

 

 

 

 

 “괜찮아요. 항해사님, 이 정도 각오는 하고 이 클라우드 호에 탄 거 아니겠어요?”

 

 

 

 

 

  한 여성 선원이 뿌듯하듯이 말했다. 그러자 다른 선원들도 동감이라면서 다들 미소를 지었다. 아, 갑자기 눈물이 고이려고 한다. 더 이상 울고 싶지 않다고 엠마에게 말했었던 내가 울면 안 되는데.

 

 

 

 

 

 “왜 우세요. 항해사님, 저희는 괜찮아요.”

 

 

 

 

 

  선원들이 입을 모아 내게 위로했다. 나는 눈물을 옷자락으로 한 번 쓱 닦고는 같이 미소 지었다. 검은 하늘의 밤, 아니 아침에 내렸던 폭우에서 다행히 클라우드 호는 물에 침수되지 않았다. 열한 시가 다 되어가자, 다른 선원들도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비가 왔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다들 나와 아침의 그 선원들을 칭찬해주었다.

 

 

 

 

 

  나는 다시 조타실로 들어가서 항해를 해 나가였다. 그나저나 아까의 폭우는 살면서 그런 규모는 못 봐온 지라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창문에 맺혀 있던 물방울이 순식간에 수증기를 내면서 식어버렸다. 나는 눈을 비비고 다시 한 번 보았으나 계속 반복되기만 하였다.

 

 

 

 

 

 

 “으윽, 아, 아악! 살, 살려줘!”

 

 

 

 

 

 

  비명소리가 배안을 뒤흔들었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 바로 문을 열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문을 열자마자 더운 김이 확 끼쳤다. 그저 발만 나섰을 뿐인데 피부가 바짝 마르기 시작하였다. 갑자기 소름이 팔뚝에 돋았고 나는 난처한 상황에 빠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 날씨가 원래대로 변하자 그때 겨우 나갈 수 있었지만 이미 때는 많이 늦어 있었다. 선원 두 명이 몸에 열이 가득한 채로 탈진하여 쓰러져 있었다. 선의가 그 두 명을 맡아서 치료하게 되었고, 나는 리암 선장을 찾아갔다.

 

 

 

 

 

 “선장님, 대체 제가 조타실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쓰러져 버린 선원 두 명은 또 뭐고요.”

 

 

 

 

 

 “나도 잘은 모르겠다만 날씨가 뒤죽박죽이 된 것 같아. 선실에서 다른 선원들이 내게 갑판 위로 가지 못하겠다고 하더군.”

 

 

 

 

 

  선장은 불안해하는 눈초리로 나에게 말을 하였다. 다시 선실로 가보자 선원들 모두가 많이 지쳐 있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모두들 힘들어하는 눈치였다. 나는 이러다가 행여 항해에 차질이 생길까봐, 선원들이 힘들어하면 안 된다는 우려를 품고 조타실로 나아갔다. 그런데, 밖에 공기가 차갑다. 나는 의문이 생겨 숨을 한 번 크게 내쉬었더니 이번에는 입김까지 서렸다.

 

 

 

 

 

  나는 급하게 지도를 다시 확인해보니까 지금 항해하는 곳이 날씨가 오락가락 크게 바뀌며 항해가 힘들다는 지대에 온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선원들을 선실 안으로 들여보내라고 말했고 곧 설상가상으로 눈까지 세차게 내렸다. 삽시간에 갑판 위에는 눈과 얼음으로 가득하였고 그 위에 사람이 서 있을 수도 없을 것 같은 모양새였다.

 

 

 

 

 

 

  그 와중에 아직 선실 안에 들어가지 못한 선원 몇 명이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는 문을 열려고 하였으나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안간힘을 써서 밀어붙여도 문과 문 사이가 아예 얼어버린 건지 열리려는 모습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히 다른 선원 몇 명이 내가 발견한 선원들을 선실 안으로 데려갔다.

 

 

 

 

 

  달이 구름 사이에서 수줍게 낯빛을 드러내자 우리는 선실 안으로 모이게 되었다. 나는 근심 반 걱정 반으로 생각하면서 가시방석처럼 힘들게 앉아있었다. 그때 한 선원이 문을 열었다.

 

 

 

 

 

 

 “지금.. 한 사람이..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 선원을 말이 끝나자마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선원들도 죽음을 애도하듯이 고개를 한 번 경건하게 숙였다. 그리고 리암 선장은 불가피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노아야 아니, 항해사님, 지금 이대로 항해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더 이상의 사상자가 생길 수도 있고. 무엇보다 선원들의 사기는 떨어져가고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만.”

 

 

 

 

 

 

 

  나는 놀라움과 동시에 마음 한 쪽에는 뜨거운 분노가 생겼다. 나는 이해할 수 없다면서 반박했지만 선장은 어쩔 수가 없다며 말할 뿐 정작 내 마음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결국 감정을 추스를 수 없게 된 나는 폭발했다.

 

 

 

 

 

 

 “지금 이 클라우드 호의 상황은 잘 압니다. 그리고 지금 진행하는 항로가 위험한 것도요. 하지만 오늘처럼 사람들이 부상을 입은 것은 우리의 신속한 대처가 미숙하였기 때문이지, 항로 자체에 모든 책임을 돌릴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이 항로가 어떤 항로이죠?”

 

 

 

 

 

 

 “나는.. 그저.. 좀 더 선원들을..”

 

 

 

 

 

 

 

 

 “선장님 말씀도 맞지만 저는 절대 이 항로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와서 항로를 바꾸기에는 큰 이변이 생길 수도 있고 무엇보다 전 아직 아버지에 대해서 얻은 정보는 전혀 없습니다. 지난번 항해 때도 항로를 시급하게 바꾸는 바람에 아버지가, 한 선원이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선장을 향해 울분을 토해내자 선장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표정이었다. 결국에는 항로는 계속 되기로 결정되었고 클라우드 호는 그대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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