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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Sailing
작가 : 세일러
작품등록일 : 2017.12.5

"사람은 항상 보물을 찾으려한다. 그래서 완벽하다는 지도를 그리지만, 이 작은지도에 그리기에는 바다는 너무 넓다."

 
Chapter 12
작성일 : 17-12-18 21:57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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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살짝 열린 문으로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이 들어왔다. 덕분에 나는 오랜만에 푹 자던 중 여느 때와 같이 일찍 깨버렸다. 나는 자느라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올리며 갑판 위로 나왔다. 시계를 보니 아직 새벽 5시였다. 4년 동안 계속 이 시간에 나가니 습관이 됐나보다. 올라오는 해가 어렴풋이 보였다. 조금 있으면 해가 완전히 올라올 것 같았다. 이쯤 되면 선원들도 항해에 신경을 써야 하는 첫 날이라 나는 종을 울렸다.

 

 

 

 

 

 

 ‘뎅 뎅’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듣고 선원들은 하나둘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미리 일어나서 구두 굽을 소독하고 있었던 리암 선장도 하품을 하면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다른 선원들도 모두 밖으로 나왔다. 선원들은 하나같이 모두 피곤한 표정이었지만 그들은 모두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오늘은 우리의 항해에서 첫 발걸음을 떼는 날이다. 모두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말에 선원들은 군기가 바짝 오른 말투로 대답했다. 나는 그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선원들도 서로 의기투합을 하는 등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았다. 그러고는 자신의 호주머니에 가족들에게 쓸 편지를 넣어놓았다.

 

 

 

  중간에 가다가 편지를 전해주는 배를 만나면 바로 전해줄 수 있게 미리 넣어 놓고 다니는 거였다. 나도 엠마에게 보낼 편지 하나, 그레이스 아주머니께 보낼 편지 하나, 그리고 팀 아저씨와 핀 선생님께 드릴 편지 하나씩 챙겼다. 무엇보다 이 편지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저기, 혹시 우리 배에서 남는 일이 없는가.”

 

 

 

  나는 갑판에서 일하던 한 선원에게 다가가 불쑥 물었다. 내 말에 그 선원은 잠시 당황한 듯 우물쭈물 거리더니 이내 생각났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대답해주었다.

 

 

 

 “아, 제가 알기론 기관사 자리가 비어있습니다. 선장님 말로는 한 번 자격이 있는 사람을 알아보기로 하셨다던데..”

 

 

 

 “고맙네. 자네 이름이 뭔가?”

 

 

 

 “에스입니다. 늘 수고하십니다, 항해사님.”

 

 

 

  에스라는 선원은 나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고는 계속 일을 이어나갔다. 항해사라는 높은 위치에 앉아 갑판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선원들을 보니 리암 선장이 존경스러워질 따름이었다. 물론 한 번의 실수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게 되었지만, 항해에 필요한 인재를 뽑는 안목은 누구보다 뛰어났다.

 

 

 

 “뭘 그렇게 보니, 노아야.”

 

 

 

 “그냥, 워셔 시 생각이요. 아직 항해를 시작한지 그렇게 오래된 편도 아닌데 벌써 보고 싶네요.”

 

 

 

  내 말에 리암 선장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시더니 자신의 까끌까끌한 수염을 문질러 보이며 말을 이었다.‘

 

 

 

 “널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 않느냐.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수록 네가 돌아가고자 하는 의지도 커지니까 넌 분명 돌아갈 수 있어.”

 

 

 

  리암 선장은 나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다. 그러고는 은근슬쩍 나에게 누가 가장 보고 싶으냐고 짓궂게 캐물었다. 나는 리암 선장에게 장난치지 말라는 듯이 살짝 그의 등을 쳤다. 리암 선장은 계속 물어왔고 그럴수록 나의 얼굴은 더더욱 새빨개졌다. 리암 선장은 내가 끝내 말하지 않자 너털웃음을 지어냈다. 나는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한 선원이 망원경으로 무언가를 계속 바라보더니 큰 소리로 소리쳤다.

 

 

 

 

 “편지 전달하는 배다! 어서들 준비하세요.”

 

 

 

 

  기다리던 편지를 전달하는 배가 드디어 우리의 옆을 지나갔다. 나는 편지 전달하는 배의 항해사에게 눈짓을 주고 서로가 부딪히지 않을 만큼만 가깝게 배를 붙였다. 그쪽에서 편지를 받는 사람들은 커다란 포대를 들고 와 지역별로 편지를 거둬갔다. 나의 편지를 마지막으로 실었다. 나의 진심이 담긴, 엠마의 우표로 마지막을 더한 네 개의 편지가 드디어 배송됐다. 그리고 편지 전달하는 배의 선장과 항해사가 잠시 쉴 겸 우리 배 쪽으로 넘어왔다.

 

 

 

 “반갑습니다. 항해사 노아 클라우드라고 합니다.”

 

 

 

  내 말에 편지 전달하는 배의 항해사와 선장은 깜짝 놀라며 자신들의 주머니에서 존의를 표하는 배지를 달고 모자를 벗었다. 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편지전달배의 선장, 키입니다. 클라우드의 항해사 분을 만나게 되다니, 아서 씨 이후로 오랜만입니다.”

 

 

 

 “저는 항해사인 안데르센입니다. 책에서만 보던 클라우드 호를 보는 건 처음이네요. 저는 작년에 들어온 항해사라.”

 

 

 

  선장이라는 사람은 누가 봐도 내공이 있는 전문가의 느낌이 났고, 항해사는 아직 선장과 함께 다니면서 실력을 키우는 단계인 듯 했다. 항해사라고 칭하지만, 부 항해사인 것이 틀림없다. 저렇게 어린 나이에 항해사를 할 수가 없었다. 분명 그의 아버지나 어머니가 저 아이를 보냈을 터. 나는 최대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갑판 위에서 잠깐 동안 티타임을 보냈다.

 

 

 

 “제가 직접 만들어 본 커피입니다. 저만 즐겨먹는 거라 입에 맞을지는 모르겠네요.”

 

 

 

 “허허, 클라우드 집안은 항해뿐만 아니라 커피 맛도 기가 막히는군요. 커피에 집안 내공이라도 타신 겁니까? 하하.”

 

 

 

  편지배달배의 선장의 유쾌한 농담에 나는 오랜만에 정말 소리 내어 웃었다. 커피를 홀짝 거리며 마시던 중 선장은 나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아서 씨는 어디계시고 노아 씨만...”

 

 

 

 “4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항해 중에요.”

 

 

 

  내 대답에 선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선장은 자신이 경솔했다며 실례를 범한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나는 괜찮다면서 자리에 앉게 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것 선장이었지만 옆에 앉아 있는 어린 항해사가 눈에 들어왔다. 4년 전의 내 나이와 비슷해 보였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항해사 분은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요.”

 

 

 

 “저, 저는 올해 12살입니다. 아직 어려요.”

 

 

 

  내가 갑자기 묻자 그 아이는 당황하고 쑥스러운 듯 볼이 빨개졌다. 12살이면 4년 전 내 나이보다 훨씬 어렸다. 우리 집안이 항해를 하는 집안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나이가 이 아이는 4년 전이었을 터였다. 아버지가 필요할 때 아버지를 잘 보지 못하고 감정을 숨기게 되는 게 항해를 하는 집안의 특징인데, 이 아이는 밝고 긍정적이게 잘 자란 것 같았다.

 

 

 

 “내가 누군지 알고 있니?”

 

 

 

 “그럼요. 역사 속의 항해 일지라는 유명한 책을 쓰신 분도 클라우드 가문이고, 아버지를 통해 항해사 아서 씨에 대해 듣기도 했는데요. 그리고 그의 아들 노아도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다고 들었어요. 영광입니다.”

 

 

 

  벌써 노을이 올라오는 시간이라 나는 항해사 아이와 선장을 배웅해주고는 다시 갑판으로 돌아왔다. 항해사 아이를 보니 계속 나의 어릴 적이 떠올라 아련함이 몰려왔다. 리암 선장은 편지를 배달하는 중요한 일에 정부가 정말 좋은 사람들을 뽑은 것 같다며 다시 가던 길을 가는 편지 배달 배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리암 선장에게 한 번 웃어보이고는 조타실로 들어섰다.

 

 

 

  금방이라도 누우면 바로 잘 것 같았지만 나는 항해사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 잘 수도 없었다. 나는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 앉은 채 벽에 기댔다. 밖에서는 선원들이 일을 다 마쳤는지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고 있는 모양이었다. 선원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들은 복도까지 나와서 춤을 추다가 내가 나오는 것을 보고 복도에 일렬로 정렬했다.

 

 

 

 “정말 신나셨나보네요 다들. 보기 좋습니다.”

 

 

 

 “쉬고 계셨을 텐데, 죄송합니다.. 조용히 하겠습니다.”

 

 

 

 “아닙니다. 그냥 복도에서만 자제해주십시오. 그리고 다음에 파티 여시면 저도 꼭 껴 주십시오.”

 

 

 

  내 말에 선원들은 다시 얼굴이 밝아지더니 꼭 그러겠다고 했다. 나는 다시 그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방으로 들어가게 했다. 그들은 다시 노래를 재생시키며 흥겹게 노래를 불렀다. 수많은 선원들 중 한 명일뿐인데, 저 사람들은 너무 행복해 보였다. 언제 배가 침몰해서 죽을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황인데도 선원들은 항상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늘 밝은 표정이었다. 마치 엠마처럼. 늘 밝은 클라우드 호의 선원들을 보면 그저 엠마가 떠올라서 더 가슴이 아팠다. 상처를 받고 괴로워도 꾹 참는 엠마가 떠올라서.

 

 

 

  벌써 배는 워셔 시에서 몇 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 와 있었고, 달이 뜬 밤에도 여전히 배는 쏜살같이 나아가고 있었다. 창문 바깥으로 보니 잠시 조정을 안 한 사이 다시 또 방향이 틀어진 것 같아서 갑판으로 나가 키를 조정했다.

 

 

 

  갑판에 나와 있던 몇몇 선원들은 사과를 챙기다가 나에게 인사했다. 나는 가볍게 목만 한 번 까딱해 보였다. 선원들은 춥다며 손을 호호 불어대며 다시 선실로 들어섰다. 항해를 시작한 후로 낮과 밤이란 개념이 사라진 것 같았다. 어렸을 땐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낮, 그리고 활동을 할 수 없는 시간 밤이라고 내 자신만의 낮밤 구별 방법을 정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선택할 것도 없이 낮에도 일, 밤에도 일을 해야 한다.

 

 

 

  정말 빠르게 간다면 오늘 새벽, 조금 느리게 간다면 내일 아침쯤에 소용돌이가 나타날 것만 같았다. 정말 강력한 소용돌이인지 소용돌이의 영향이 1프로라도 미치는 구역에 이제야 들어섰는데 조류가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날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언제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항해였기에 나는 오늘 밤도 갑판에서 지내야 할 것만 같았다.

 

 

 

 “노아야, 오늘은 들어가려무나. 어제랑 그제도 네가 갑판을 지킨 것 같던데, 오늘은 내가 지키겠다. 나도 이 배의 선장이다. 허허.”

 

 

 

 “선장님, 그럼 오늘만 부탁합시다. 추운데 조심하세요.”

 

 

 

 

  내가 갑판에 자리를 잡고 앉으려는데 리암 선장이 나와 오늘은 자기가 자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보통 때 같았으면 그냥 내가 지키겠다고 했을 텐데 정말 눈을 붙이면 바로 잠에 들 정도로 피곤함이 몰려왔기 때문에 나는 그럼 오늘만 좀 부탁한다고 한 후에 다시 조타실로 들어왔다.

 

 

 

  꽤 늦은 시각인지라 아까 밤새도록 노래를 부를 것만 같았던 선원들도 다 잠에 든 모양이었다. 나는 자고 있는 그들을 스쳐보면서 나도 잠에 들기 위해 채비를 했다.

 

 

 

  아주머니가 나 몰래 챙겨주셨던 솜이불이 눈에 띄었다. 손수 아주머니께서 오리털로 직접 짜 주셨던 베개들도. 나는 아주머니의 집에서 나는 특유의 향초 향이 나는 것 같아 베개와 이불을 그레이스 아주머니가 주신 물건들로 바꾸었다.

 

 

 

  아깐 분명 그렇게 졸렸었는데, 이렇게 막상 제대로 자려고 누우니 또 잠이 쉽게 오지 않았다. 생각이 많아서일까, 나는 눈을 감고 머릿속을 비웠다. 내일 소용돌이도 괜찮을 거라고. 조금 있으면 워셔 시로 돌아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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