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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벽속의 남자
작가 : 탁지원
작품등록일 : 2017.12.18

기술의 진보가 심화되면 그것은 마법과 같게 됩니다.
지금 인류는 인류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기술 혁명의 초입에 와 있습니다.
이제 AI는 여태까지 인류가 축적한 지식보다 몇십만년을 앞서 갈 것이고
생명공학과 나노공학은 인간의 생태적 특성을 근본적으로 바뀌어 놓을 것입니다.
이는 곧 기술을 선점한 인간들중에서 신이 출현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인류의 출현 앞에 현생 호모 사피엔스들은 어떠한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요.

이제 주인공은 신이 될지 인간으로 남을지에 관하여 자신이 운명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22. 내 능력을 보여주마
작성일 : 17-12-18 19:24     조회 : 275     추천 : 1     분량 : 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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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러진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 나는 환상을 보았다.

 선영이…그녀가 나타나 나를 향해 그녀의 손을 뻗어 주고는 이렇게 속삭였다.

 

 ‘일어나. 현아. 어서 와서 나를 만나야지. 나하고 재즈 댄스 안출거야?

 난 지금 너를 만나러 학교에 가려고 꽃단장 중인데….’

 

 선영이는 꿈속에서 그 도도한 표정에 약간 사팔뜨기 눈에다 화사한 미소를 띄우며 나를 위해 속삭여 주고 있었다.

 

 ‘설마 그럴리가…’

 

 그럴리가 없었지만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 것이 지금 내가 살아야 할 유일한 이유가 될 것만 같아서 이다.

 꿈속에 선영이가 나타나자 나의 멈춰버린 심장에 조금씩 다시 피가 도는 것 같았다. 나는 힘들게 비틀거리며 무릎을 짚고 일어섰다.

 저 멀리 희미한 불빛이 비치는 시내까지는 아직도 한참이 남아 보였다. 난 쩔뚝이면서 통증이 느껴지는 왼쪽 가슴을 부여잡고 불빛을 향해서 간신히 앞으로 한걸음씩 나아갔다.

 

 뒤를 돌아다 보니 에릭은 벌써 도로를 건너 오고 있었다.

 

 ‘안돼…잡히면 저 놈은 틀림없이 나를 죽일 거야’

 

 아직도 내 머리속에는 에릭이 동네 아줌마의 머리채를 쥐고 끌고가 전봇대에 박아버린 그 모습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그 광경은 내가 이층에 숨어서 민변구의 머리통에 화분을 던지는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 모습은 마치 귀찮은 파리 한마리를 파리채로 탁 잡아 버리는 그런 것과 흡사했다.

 에릭…저 놈 눈에는 나나 동네 아줌마가 벌레만도 못하게 보여질 것이다. 하지만 벌레도 살기 위해서 꿈틀거린다.

 

 난 시내까지 도망가는 것을 포기한 채 근처에 있는 불꺼진 주유소로 들어갔다. 그 주유소는 오래전 문을 닫은 듯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난 무조건 전화부터 먼저 찾았다. 아까 집앞에 급히 나오는 바람에 전화며 지갑이며 아무것도 갖고 있는 게 없었고 신발은 슬리퍼까지 잃어 버려 맨발이었다.

 오직 아까 화물차 기사가 준 돈뭉치 두개가 가진 것의 전부였다.

 

 전화…전화…난 필사적으로 전화를 찾았다. 하지만 폐업한 주유소에 온전한 전화가 있을리 없었다.

 주위를 둘러봤다. 아무도 없었다. 그저 텅빈 공터에 불꺼진 주유소 건물만 덜렁 있을 뿐.

 

 다시 도망가기 위해 밖으로 나오자 저만치 가까이서 에릭과 검은 잠바 한놈이 뛰어 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에릭은 아까 차가 구르면서 어디다 머리를 부딪쳤는지 이마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난 이 상황에서 저 멀리 시내까지 도망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다시 주유소 안으로 들어가 잠긴 문을 걷어 차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컴컴한 사무실 안은 빈 케비넷과 종이상자,부서진 책상과 의자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난 바닥에서 부러진 의자 다리를 주어서 손에 꼭 쥐었다. 그리고 케비넷 옆에 벽에 기대서 숨어 있었다.

 

 에릭은 사냥개처럼 내가 숨어 있는 곳을 정확히 잘 찾아냈다. 거침 없이 주유소 건물 안으로 들어오더니 안팎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지부장님. 여기는 없습니다.”

 밖에 창고를 뒤지던 검은 잠바가 에릭에게 보고 했다.

 

 “잘 찾아봐. 이 세키야. 니 친구따라 황천길 가기 싫으면”

 

 “알…알겠습니다. 지부장님!”

 

 겁먹은 검은 잠바 한 놈을 데리고 에릭은 주유소 여기저기 나를 찾으러 뒤지고 다녔다. 이윽고 부서져 있는 사무실 문을 발견하고는 둘은 같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난 케비넷 옆에 숨어서 부러진 의자 다리를 움켜 쥐었다. 또 다시 미친 듯이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이러다 피가 역류해서 죽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하게 요동쳤다.

 

 “조심해…아주 이상한 재주를 가진 놈이니까…”

 

 “네. 알겠습니다.”

 

 둘은 천천히 내가 숨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난 또 다시 커다란 공포에 온 몸이 잠겨 버리는 듯 했다.

 정신을 잃을 듯이 머리속이 텅 비어져 갔다. 머리속에는 오직 살아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리고는 한발을 뒤로 내밀었다.

 또 다시 마법처럼 내 오른발이 벽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오른쪽 상반신과 왼발이 이윽고 몸 전체가 아까 교실에서처럼 또 다시 벽속으로 그대로 사라져 들어가 버렸다. 심지어 손에 쥐고 있던 부러진 의자 다리까지도.

 

 ‘허헙’

 크게 심호흡을 하고 숨을 멈췄다. 막상 벽안에 들어가니 평온했다. 처음처럼 당황스럽기 보다는 뭔가 큰 상자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 들었다. 퀘퀘한 냄새만 아니면 버틸만 했다.

 

 에릭이 살금살금 다가와서 휙 몸을 돌려 케비넷 옆을 살펴 봤다. 당연히 빈 벽뿐이었다. 나는 그 빈 벽안에 들어가 있었고.

 

 “흐음…”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내며 에릭이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틀림 없이 여기 있어…냄새가 난단 말이지…그 자식이 저녁에 먹은 김치냄새가…”

 

 “지부장님. 여기 좀 보십시요. 발자국 입니다.”

 

 먼지 투성이 바닥에 내 맨 발바닥 자국이 선명히 찍혀 있는 것을 검은 잠바놈이 발견했다.

 

 “그래? 아주 잘했다. 그 발자국이 어디로 향해 있나?”

 

 “음….저기…저쪽입니다. 케비넷 뒤에…

 어라? 발자국이 없어졌네…”

 

 정확히 내가 숨어 있는 벽 부근을 가리키며 그 놈은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에릭은 아니었다.

 

 “너 가서 곡괭이나 오함마나 아무 거나 좀 구해와라”

 

 “네?”

 

 “가서 벽을 깨부실만한 거 아무거나 가져오라구! 이 세키야!”

 

 이마에서 씨벌건 피를 뚝뚝 흘리면서 에릭이 고함쳤다. 검은 잠바놈은 서둘러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안현…나랑 숨바꼭질 하자 이거지…후후후…숨바꼼질…나도 참 좋아하는데요…

 그런데 어쩌나…술래가 좀 성격이 지랄 같아서…

 잡히면 그냥 콱 하고 죽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순순히 기어나온다면 내가 생명은 좀 연장시켜주도록 하지..”

 

 에릭은 벽을 보고 웃으면서 다가 왔다. 그가 손을 뻗어 내가 숨어 있는 곳 부근을 더듬을 때 그 부근이 바로 내 심장이 있는 곳이였다.

 그는 귀를 종끗 대고는 무슨 소리를 들으려는지 벽에다 귀를 갖다 댔다.

 

 “오호라…뭔가 쿵쾅 거리면서 따근한 온기가 느껴지는 것이 거기 숨어 있었구나…큭.

 꼭 나를 달밤에 운동시키고 싶었나. 안현?”

 

 “헉헉. 여기 구해왔습니다요.”

 재수없게도 때마침 검은 잠바놈이 삽 한자루를 구해다가 에릭에게 바쳤다.

 

 에릭은 그 삽자루를 양손에 단단히 주더니 내가 숨어 있는 벽에다 대고 외쳤다.

 

 “마지막 기회다. 안현! 안나오면 삽으로 이마를 찍어버린다!”

 

 그는 삽을 머리 위로 높이 쳐올렸다.

 

 나는 그대로 있다가는 꼼짝없이 그가 휘두른 삽에 머리가 찍힐 것만 같았다. 그래서 온 몸을 비틀어 무언가라도 해보려 했다.

 내가 꿈틀거리자 벽속에서 내가 스르륵 왼쪽으로 조금 움직였다. 다시 한 발을 왼쪽으로 뻗으니 그대로 몸이 왼쪽으로 움직였다. 그렇게 한발 두발 왼쪽으로 움직였다.

 가다보니 안에 매설된 전기 배선이 몸에 걸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위로 한번 점프해 보았다. 그대로 위로 몸이 붕 떠올랐다. 그렇게 마치 벽속의 유동체처럼 벽을 타고 위로 이동해버렸다.

 밑을 내려다 보니 에릭이 미친놈처럼 벽을 향해 삽으로 내리찍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거기 없었다.

 나는 벽을 타고 에릭의 머리 위로 이동하고 있었다.

 

 “에이 우아아악!”

 

 에릭은 벽을 다 부셔 버릴 기세로 삽을 휘둘러 벽을 찍기 시작했다. 하지만 벽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도리어 삽을 강하게 튕겨내서 에릭은 벽을 찍던 자신의 손을 다치고 말았다.

 

 “아…이런 시팔…”

 손을 다친 에릭은 자신의 오른팔을 부여 잡으며 아파하면서 계속 욕을 내뱉었다.

 

 “지부장님. 어떻게 할까요?”

 

 “뭘 어떻게 해 이 세키야. 당장 다들 오라고 해!”

 에릭은 눈을 허옇게 치겨뜨며 물어본 검은 잠바를 잡아 먹을 듯이 소리쳤다.

 

 “네...아…알겠습니다.”

 

 뭐야...저런 놈들이 더 있다구? 그리고 더 데려오겠다구?

 여기 이렇게 있다간 에릭의 말처럼 저 놈들이 더 몰려올 것이 분명했다.

 저 놈들이 모두 다 곡괭이를 들고 와서 건물을 허물어 버린다면 난 숨어 있을 곳이 없을 것이다.

 

 좋다. 기왕 이렇게 된거. 내친 김에 난 내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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