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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강렬한 순정
작가 : 박이다
작품등록일 : 2017.11.23

"난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귀신을 보는 여자, 구영채. 평범하게 살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만큼 괴로운 어느 날.
그녀의 눈 앞에 동시에 나타난 청년 윤도하와 귀신 오순정!

6.25전쟁을 겪었다는 구세대 귀신 순정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고 한다. 그 소원만 이룬다면 그 동안 영채를 괴롭히던 모든 귀신들을 데리고 떠나줄테니.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평범하게 살고 싶은 영채의 소원도 이룰 수 있다.

임무 수행을 위해 만나게 된 청년 윤도하.
남자는 '애' 아니면 '개'로 구분하며 남자라면 치를 떨던 그녀였는데......

알면 알수록 이 남자, 너무 멋있다......

 
마지막 인사
작성일 : 17-12-18 19:10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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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어떻게 지냈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영화 마지막 장면을 보며 순정의 눈시울이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여자 주인공의 묘비에 적힌 이름, 오순정이란 글자를 보고 순정은 감정이 벅차올라 흐느껴 울었다. 그 모습을 보며 영채도 덩달아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영채와 순정은 오랜만에 화장실에서 접선했다.

 

 “어디서 어떻게 지낸 거야?”

 “그때 말했던 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녔어. 가끔 귀남이한테도 가고.”

 “거긴 내가 갈 때마다 없더니만.”

 “응. 한 곳에 오래 머물지는 않았어.”

 “보고 싶었어.”

 “정말이니?”

 “응.”

 “어쩌나. 그게 정말이라해도 이젠 진짜 못 볼 텐데.”

 “그러게 왜 그렇게 멀리 가있었어? 어차피 떠날 거 좀 더 같이 있다가 가면 되지.”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

 “방해라니?”

 “평범하게 사는 네 모습, 흩트리고 싶지 않아서. 너 많이 힘들었잖아. 귀신들 때문에. 그리고 나 때문에.”

 “할매 때문은 아니지. 오히려 할매한테 도움을 더 많이 받았는데 뭐.”“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

 “떠나고 나면 약속한 대로 유품 정리할게. 그리고 그 전에 오빠한테 손수건도 전해주고.”

 “응. 고마워.”

 “할매가 직접 전해줘.”

 “내가?”

 “그러고 싶어 했잖아.”

 

 시상식이 끝나고 영채는 순정과 영도다리에서 만나기로 했다. 순정이 생전에 과거에서 2015년을 여행해 왔을 때 도하와의 추억을 쌓고 도하와 마지막을 보냈던, 영채와 처음 만나고 도하를 다시 볼 수 있었던 그곳에서.

 

 상을 받은 도하는 연신 싱글벙글했다. 그 모습을 보니 영채도 기분이 좋았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영채는 도하와 헤어진 뒤 집에서 숨겨두었던 순정의 유품 보따리를 꺼냈다. 그리고 도하의 갈색 손수건을 꺼내 매일 들고 다니는 가방 안에 넣었다. 영채는 가슴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다음 날 저녁, 영채와 도하는 남포동 카페에서 만났다.

 

 “영채야. 혹시 뭐 잊은 거 없어?”

 “뭐?”

 “나랑 약속한 거.”

 “뭐지?”

 “뽀뽀해주기로 했잖아.”

 “아.”

 

 영채가 웃음을 터트렸다. 도하가 영채에게로 가까이 볼을 내밀었고 영채가 ‘쪽’하고 도하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아, 행복하다.”

 

 도하가 해맑게 웃었다. 그런 도하를 보고 영채도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행복했다. 어쩌면 이 행복도 순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 날 도하와 순정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으리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다. 힘들고 지옥 같았던 그 순간들을 지금은 과거라고 이름 붙일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

 

 순정이 떠나면 영채는 비로소 다시 평범한 삶을 찾을 수 있지만 그녀가 막상 영원히 떠나버린다 생각하니 코끝이 시큰해졌다.

 

 

 “오빠.”

 “응?”

 “비둘기 싫어한다 그랬었잖아.”

 “응.”

 “예전에 비둘기 똥 맞은 적 있지?”

 “어떻게 알았어?”

 “아는 거 또 있어. 예전에 힘들 때 마다 영화감독이 되면 그 고통스런 순간도 소재로 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했었지?”

 “맞아. 내가 그런 말도 한 적이 있나?”

 “아니. 오빠는 나한테 그런 말 한 적 없어.”

 “응? 그럼 어떻게 아는 거야?”

 “오빠 말고 다른 누군가한테 들은 적이 있거든.”

 “그게 누군데?”

 “오빠 영화 속 주인공. 오순정.”

 “농담도 잘하네.”

 “농담 아닌데.”

 “그게… 무슨 말이야?”

 “나랑 같이 어디 좀 갈래? 그럼 기억이 좀 날지도 몰라.”

 “어디?”

 “영도다리.”

 

 

 영채와 도하는 영도다리를 나란히 걸었다. 영채와 도하가 처음 만났던, 도하와 순정이 처음 만났던, 그리고 영채와 도하, 순정 세 사람이 만났던 그곳. 도하는 아직 영채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조용히 영채를 따라 그곳을 거닐었다. 그러다 영채가 바닷물로 뛰어내리려고 했었던 자리까지 걸어갔다. 그 자리에 순정이 있었다.

 

 “할매…….”

 

 나란히 선 두 사람을 보고 순정은 어렴풋이 미소를 지었다.

 

 “잘 어울리네. 보기 좋다.”

 

 순정을 보고 영채가 환하게 웃었다. 도하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런 영채의 시선을 따라 순정이 선 자리를 쳐다보았다. 순정도 도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애틋하면서도 표정은 덤덤했고 편안해보였다.

 

 “사실 오빠를 여기서 처음 만났던 날 동시에 만나게 된 귀신님이 있어.”

 “기억나. 너 허공 보면서 말했었던 거.”

 “응. 그때 그분이랑 약속한 게 있었어. 완전히 떠나기 전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는데 그걸 들어주는 조건으로 그 전까지 나를 괴롭히던 다른 귀신들을 안 볼 수 있었던 거야.”

 “아… 그랬구나.”

 

 여전히 아리송한 표정으로 도하가 대답했다.

 

 “그리고 그 소원을 이루고 나면 그 귀신님도 미련 없이 이승을 떠날 수 있고 나한테는 예전처럼 평범한 삶을 살게 해주기로 했었어.”

 “그럼 그분은 이제 떠난 거야?”

 “아니. 지금 여기 계셔.”

 “여기?”

 

 도하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응. 여기.”

 “그분의 소원이 뭐였는데?”

 “오빠가 만든 영화 시사회에 참석하는 거.”

 “내가 만든 영화…….”

 “그래서 오늘 왔었어. 내 옆자리에.”

 “…….”

 “오빠랑 약속했다고 하더라고. 오빠가 만든 첫 영화의 시사회에 참석하기로.”

 “나랑…약속을 했다고?”

 “응. 그분의 이름이 오순정이야.”

 “…….”

 

 도하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영채는 가방에서 도하의 갈색 손수건을 꺼냈다.

 

 “이거…….”

 

 도하가 조심히 그 손수건을 받아들었다.

 

 “이건…….”

 “기억나지?”

 “어. 이거 내 이니셜이야. 어릴 적에 엄마가 수놓아 주신 거.”

 

 도하가 손수건에 새겨진 이니셜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손수건을 손에 쥐는 순간 도하는 꿈이라고 생각하고 희미해졌던 그 기억이 점점 또렷해졌다. 그리고 앞에 선 순정의 모습이 보였다.

 

 “순정씨…….”

 “제가… 보여요?”

 “네.”

 

 도하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대답했고 순정이 환하게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 영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게 진짜 꿈이 아니었구나.”

 

 도하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했다.

 

 “기억해줘서 고마워요.”

 “이제야 기억이 나요. 그때 그 하루.”

 “그땐 하루가 너무 짧아서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했어요. 내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나 봐요.”

 “제 생명의 은인이시잖아요. 고맙다는 인사는 제가 드려야죠. 정말 고맙습니다. 시사회에 와주셔서.”

 “저도 고마워요. 내 이름 잊지 않아줘서.”

 “덕분에 제 삶도 다시 찾고 이렇게 영화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어요. 앞으로도 잊지 않을게요.”

 “다행이에요. 떠나기 전에 약속 지킬 수 있어서요.”

 “근데 그 날 어떻게 된 거예요?”

 “그때 제가 살던 시기는 남북 전쟁 중이었어요. 도하씨를 만났던 날은 부산에 막 도착했던 순간이었는데 도착하자마자 정신을 잃고 쓰러졌었어요. 그 순간 돌아가신 할머니를 만났었고 할머니가 저한테 새로운 하루를 선물해 주시겠다고 했어요. 하루만이라도 그 끔찍한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같은 장소였지만 시대가 바뀌어있었어요. 거기서 도하씨를 만났던 거예요.”

 “아… 그랬었구나.”

 “네. 주어진 시간이 단 하루였기 때문에 도하씨와 아무런 약속도 할 수가 없었어요.”

 “아…….”

 “근데 신기하네요. 도하씨 영화. 내가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면 도하씨 영화 속 주인공처럼 백발 할머니가 되어 있었을 텐데.”

 “그날 갑자기 사라지셔서 혹시나 순정씨가 과거에서 잠깐 시간 여행을 온 건 아닐까 상상했었거든요.”

 “그러셨구나. 대단하네요. 영화 정말 재밌었어요. 오늘 상 받은 거 진심으로 축하해요.”

 “고마워요.”

 “도하씨 영화에서처럼 살아서 만났더라면 좋았겠지만 난 지금으로도 만족해요. 이젠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어요. 도하씨 덕분에, 그리고 영채 덕분에.”

 

 순정이 시선을 돌려 영채를 바라보았다. 영채의 큰 눈망울에 눈물이 가득 차있었다. 순정은 영채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네 덕분이야. 영채야.”

 “결국 이렇게 헤어질 건데 더 잘해줄 걸. 미안해.”

 

 영채가 울먹이며 말했다.

 

 “너 충분히 잘해줬어. 여기서 떠도는 시간 동안 너랑 함께할 수 있어서 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행복했으니까. 마지막까지도 그렇게 기억할 거야. 그러니까 미안해하지도 자책하지도 마.”

 

 순정의 말에 영채는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 정말 잘 어울려. 행복하게 잘 살아.”

 

 순정의 모습이 점점 멀어져갔다. 순정은 영채와 도하, 그리고 영도다리 근처의 풍경을 기억 속에 담으려는 듯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러다 점집 골목에서 그 시선이 멈추었다. 영채가 순정의 시선을 따라가 고개를 돌려보니 슬레이트 집 앞에서 귀남이 순정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순정은 아련한 미소를 지으며 귀남에게 손을 흔들었다.

 

 “잘 있어. 안녕.”

 

 순정의 모습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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