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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오늘 밤, 보름달이 뜬다
작가 : 인사이
작품등록일 : 2017.12.3

시간을 거스르는 그녀의 좌충우돌 로맨스!
10년 전 풋풋한 연하남은 지금의 톱 스타 배우.
같은 사람인데 양다리 걸친 기분은 왜인가요?
뒤틀린 시간 속에서 피어난 첫사랑은 10년의 시차를 극복할 수 있을까?

 
16. 다시 돌아올 2월
작성일 : 17-12-18 17:49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6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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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다시 돌아올 2월

 

 “혁아 오늘도 그냥 가는 거야?”

 

 “아침 안 챙겨줘도 된다니까 왜 자꾸 일찍 일어나요?”

 

 신발 끈을 묶으며 혁이 타박했다.

 

 “학생이 아침을 먹어야 공부가 되지. 시간도 이른데 조금이라도 먹고 가. 따끈한 감자 수프 끓여 놨는데….”

 

 “일찍 가서 연습할 거예요.”

 

 “그래. 잘….”

 

 보름의 인사도 끝나기 전에 혁은 현관을 열고 나가버렸다.

 

 “잘 다녀와라. 까칠아….”

 

 닫힌 문에 대고 보름이 혼잣말 인사를 했다.

 

 요 며칠 혁이 좀 이상했다.

 

 차려주는 아침밥은 꼬박 챙겨 먹고 다니던 혁이 요즘은 끼니도 거른 채 등교를 했다.

 저녁 귀가 시간도 점점 늦어지고 저녁밥도 밖에서 먹고 들어오는 일이 잦았다.

 어쩌다 함께 하는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금방 일어섰다.

 같이 밥 먹는 시간도 거의 없어진 요즘, 보름의 인사말에도 퉁명스럽게 대꾸하거나 고갯짓을 할 뿐이다.

 얼굴 보기가 참 힘든 혁이었다.

 

 벌써 국민배우라고 티 내나, 얼굴 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고3 히스테리 시작인가?”

 

 형제 없이 외롭게 자랐던 보름은 부모 없이 생활하는 혁이 안쓰러웠다.

 보름은 혁을 갑자기 생긴 막냇동생처럼 여겼다.

 혁이 까칠하게 굴수록 너그러운 마음으로 더 잘 챙겨줘야겠다 생각했다.

 

 “짜식 맘껏 스트레스 풀어라. 이 누나가 다 받아 줄게~! 네 뒷바라지는 내가 책임지마!”

 

 그러니 명품배우 되거들랑 부디 내 노고를 잊지 말기를.

 혁은 허기진 배를 달래려 학교 앞 편의점에 들렸다.

 전에는 그렇게 맛있을 수 없는 삼각 김밥이었는데 누나 집밥에 익숙해져 그런지 오늘은 영 맛이 없다.

 

 아침밥도 못 먹어 배도 곯고, 푸석한 삼각 김밥을 먹으며 서러워진다.

 혁은 자꾸 둥둥 북을 치는 심장 때문에 보름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보름과 마주칠까 봐 며칠 동안 아침밥도 굶고 집을 나왔는데, 눈치 없는 보름이 자꾸 대문 밖까지 배웅했다.

 

 요즘 입시 준비도 엉망이었다.

 피아노 실기는 집중이 안 되고, 레슨받을 때는 계속 지적당했다.

 

 딱, 딱 라면만 먹여주는 거였는데.

 여신이라 불리는 유신아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이 서문혁이 짝사랑이라니.

 그것도 네 살 연상의 점쟁이 입주 도우미를!

 

 “괜히 같이 살자 했어….”

 

 1년도 안 남은 입시 준비생이 팔자 좋게 짝사랑이 뭐냐, 짝사랑이.

 시작을 말았어야 했다.

 내가 고등학생이 남자로 보이기나 할까….

 

 미간을 찌푸린 혁은 손바닥으로 거칠게 얼굴을 비비며 마른세수를 했다.

 

 ***

 

 보름은 식탁에 앉아 다이어리를 펼쳤다.

 4월이 되면 금방 보름날이 될 것이다.

 

 이왕 한 달 늦어졌으니 다음을 위한 준비나 하자.

 

 보름은 다음번 과거로 돌아올 때 챙겨 올 것들과 좀 더 알아내야 할 정보들을 정리해 다이어리에 적었다.

 

 우선 자신의 시간 여행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궁금했다.

 

 엄마가 가진 초승의 기억은 타임슬립 이후 생겨난 것일까?

 타임슬립 전부터 초승에 대한 기억이 있었다면, 어쩌면 보름의 타임슬립은 정해진 운명인지도 몰랐다.

 

 그럼 서문눌도 초승의 기억이 있겠지?

 범접하기 힘든 스타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십 년 동안 하나도 변하지 않은 초승을 믿어줄 리도 없겠지.

 

 현재 시간으로 돌아가기 전에 변명거리도 생각해놔야 했다.

 한 달 동안의 부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딸이 사라졌다고 난리 났을 부모님 뒷수습을 생각에 눈앞이 아득해진다.

 글이 안 써져 머리 식힐 겸 훌쩍 떠난 여행이었다 하면 엄마가 가만있지 않겠지.

 마땅한 핑계가 생각나지 않아 다이어리 달력만 들여다보던 보름은 4월의 음력 15일을 확인하다가 눈썹을 찌푸렸다.

 

 이달 15일은 왜 3월이 아니고 2월이지?

 

 3월의 음력이 2월이었으니 4월의 음력은 3월이어야 한다.

 그런데 다이어리 달력엔 3월도 4월도 음력 날짜는 2월로 표기되어 있었다.

 

 인쇄가 잘못됐나?

 

 식탁을 손가락 끝으로 두드리며 고민하던 보름은 상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애절한 남성 보컬의 발라드가 연결 음으로 흘러나왔다.

 덩치에 안 맞게 벨 소리는 감성 발라드다.

 통화 연결 음이 두 번 반복 되도록 상식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학교에 있을 시간이니 강의 중일지도 몰랐다.

 

 맞다. 상식이 정보도 좀 알아봐야 한다.

 우리 상식인 어떤 어른으로 컸을까?

 혹시 수정 구술 앞에 두고 사주 카페에 앉아 타로카드를 섞고 있는 건 아니겠지?

 

 다부진 체격의 상식이 짙은 화장을 하고 네일 아트 꼼꼼히 한 손가락으로 카드를 섞는 모습을 상상하던 보름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아…. 아냐. 아냐.

 

 몹쓸 상상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소름 돋은 팔을 문지르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상식이었다.

 

 [얼~~ 초승 누나?]

 

 “어, 상식아. 학교야?”

 

 [네~네. 열심히 체력 훈련 중입니다. 잠깐 쉬는 시간이에요. 어떤 일로 전화를 다 했어요?]

 

 “상식이 너 혹시라도 점술가 된다고 하면 혼난다! 그런 생각은 절~대 안돼. 위험해.”

 

 [....... 그 말 하려고 전화 한 거예요?]

 

 “아, 아니 그건 아니고, 혹시 4월 음력 보름이 왜 2월 15일인지 알고 있어?”

 

 [음력 날짜는 한 달씩 차이 나는 거 아니에요?]

 

 “응 그런데. 4월 음력도 2월로 인쇄돼 있더라고. 혹시 네가 알고 있나 해서.”

 

 [점술가 하지 말라면서 문제 내는 거예요?]

 

 “아냐! 그런 거 아냐. 아무튼, 빨리 말 해봐. 4월 음력이 왜 2월일까?”

 

 [......3월 음력이 1월 아니었어요?]

 

 “아니야. 저번에 같이 봤을 때 2월이었잖아. 역시 인쇄가….”

 

 [아 맞다! 윤달. 윤달이요.]

 

 “윤달?”

 

 [네. 음력이랑 양력 날짜 수 차이 때문에 음력엔 가끔 한 달 더 생기잖아요. 올해는 2월이 윤달인가 보네요. ]

 

 윤달!? 그렇구나. 다이어리 오타가 아니었어.

 윤달이라 2월이 두 번인 거구나!

 

 그렇다면…. 그렇다면!

 다시 2월 15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보름은 상식이 들을까 소리 없이 환호성을 질렀다.

 

 엄마한테 등짝 안 맞아도 되겠네?

 

 [..... 근데 저 맞춘 거예요?]

 

 “어, 어 그래 맞췄어~~~! 오~ 이런 것도 알고 있고.”

 

 [그럼 누나! 저 다시 제자 받아주는 거예요?]

 

 -뚝!

 

 상식이 다시는 헛소리하지 못하게 보름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나저나 우리 상식이 이름값 하네.

 “아우 정말 10년 감수했다.”

 

 2월 14일 타임슬립 했으니 돌아가면 2월 15일.

 

 하루 차이는 어쩔 수 없구나.

 그래도 한 달에 비하면 그 정도가 어디야?

 무단결석했다고 팀장님에게 들을 잔소리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진작 달력 확인부터 할 걸. 괜히 잠도 못 자고 걱정했잖아?

 

 맘고생 할 엄마, 아빠에 대한 걱정으로 며칠을 끙끙거렸는데.

 이제 좀 억울한 생각도 든다.

 

 그러나 억울한 마음도 잠시.

 

 “실컷 자면서 놀다 가야지~.”

 

 고민거리 하나가 해결되어 마음이 놓인 보름은 춤이라도 추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졌다.

 

 “자, 그럼 이제 우리 까칠한 수험생 간식이나 만들어 볼까나?”

 

 그동안 수험생 돌보기에 너무 소홀했다.

 

 혁이 요즘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피하는지는 꿈에도 상상 못 하는 보름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혁의 간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보름은 호두 파이를 굽기로 했다.

 

 저번에 견과류 멸치 볶음을 만들었을 때 젓가락 끝도 대지 않던 혁이 생각났다.

 슬라이드 아몬드와 호박씨, 호두를 넣어 만든 영양 만점 밑반찬인데 편식은 하지 않던 혁이 이상하게 멸치볶음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좋아! 멸치가 싫다면 호두만으로 맛있는 파이를 만들어 주지!”

 

 두뇌에 좋다는 호두로 파이를 만들기로 했다.

 보름은 곧 파이를 만들기 위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밀가루로 반죽을 만들고 너무 달지 않게 호두 필링을 만들고….

 고민거리도 싹 사라지고 요리할 맛이 난다.

 

 보름은 파이 반죽 위에 호두와 필링을 붓고 오븐에 넣었다.

 이제 40분이 지나면 영양 만점 보름표. 아니지 초승표 호두 파이가 완성된다.

 시계를 바라본 보름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막 구운 호두 파이의 냄새를 맡으면 까칠한 혁의 마음도 풀릴 거 같다.

 우유 한 잔과 호두 파이 한 조각이면 고단한 수험생의 피로도 좀 풀리겠지.

 

 호두 파이를 오븐에서 막 꺼내고 있을 때 혁이 집에 들어왔다.

 

 타이밍 좋고!

 

 그런데 오늘도 혁은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이 층 자기 방으로 올라가려 한다.

 보름이 급하게 혁을 불러 세웠다.

 

 “혁아~! 혁아, 잠깐만!”

 

 계단을 오르던 혁이 멈춰 서 몸을 살짝 돌렸다.

 

 “호두 파이 좀 구웠어. 출출할 텐데 조금 먹고 들어가.”

 

 “배 안 고파요.”

 

 혁이 돌아서려 하자 보름이 다급하게 다시 불러 세웠다.

 

 얼마나 열심히 만들었는데.

 기필코 먹이고 말 테다!

 

 “혁아~ 한 입만 먹어주라…. 네 생각하면서 얼마나 열심히 만들었다고.”

 

 보름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본 혁이 잠시 머뭇거렸다.

 저를 생각하며 만들었다니 마음이 또 동요한다.

 

 보름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혁에게 다가가 팔짱을 끼며 주방 쪽으로 끌었다.

 

 “한 입만~~~ 한 입만 먹어주라.”

 

 스스럼없이 낀 팔짱에 놀란 혁이 잡힌 팔을 빼며 말했다.

 

 “아!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이거 좀 놔요.”

 

 그래도 꼭 낀 팔짱을 풀지 않자 이번엔 혁이 절규하듯 외쳤다.

 

 “아 먹는다고요. 먹어요. 먹어~!”

 

 혁은 가슴을 부여잡고 울상이 되어 보름에게 끌려갔다.

 여전히 울상인 혁이 입술을 씰룩거리며 접시에 놓인 호두 파이를 노려봤다.

 

 하필 호두 파이다.

 

 억지로 이끌려 식탁 앞에 앉은 혁이 선뜻 파이를 먹지 못하자 보름이 재촉했다.

 

 “한 입 먹어봐. 막 구운 거라 따뜻하고 맛있을 거야.”

 

 혁이 계속 머뭇거리자 보름이 한입 크기로 떼어내 혁의 입 앞으로 가져갔다.

 

 “아~ 해봐. 아~”

 

 -휴

 

 한숨을 쉬던 혁은 눈을 딱 감고 보름이 건네는 호두 파이를 받아먹었다.

 쌉싸름하고 고소한 호두 특유의 향이 혁의 입안 가득해졌다.

 

 “어때? 먹을 만해??”

 

 주름이 잡혔던 미간을 피며 혁이 억지로 미소를 띠었다.

 

 “왜……? 맛없어?”

 

 잔뜩 칭찬을 기대하던 보름의 얼굴이 실망한 표정이 되자 혁이 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입에 파이가 가득한 혁이 말은 못 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이번엔 고개를 끄덕거렸다.

 

 “지인짜? 진짜 맛있어? 네 입에 달까 봐 걱정했는데……. 많이 먹어 혁아~”

 

 혁이 말없이 씩 웃어 보였다.

 

 그런데 왜 눈은 울고 있는 듯 보이는 거지?

 어쨌든 성공인가? 오물거리며 먹는 입술이 오늘따라 더 앵두 같네. 근데 얜 왜 이리 오래 씹고 있어?

 

 보름이 당최 자리를 뜨지 않고 빤히 쳐다보기만 하자 혁이 힘겹게 삼킨 뒤 또 한 조각 떼어 입에 넣었다.

 

 목이 막혀서 오래 씹는 건가?

 

 “우유 갖다 줄게. 같이 먹어.”

 

 많이 먹고, 열심히 공부해라~!

 누나한테 좀 부드러워지고.

 

 우유를 컵에 따라 돌아선 보름은 깜짝 놀라 하마터면 컵을 놓칠 뻔했다.

 

 어맛! 쟤 얼굴이 왜 저런데?

 

 “혀. 혁아! 너 입이!!

 

 혁의 입이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

 입 주변도 벌겋게 달아오른 혁이 손가락으로 긁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거야? 너 입술이 두 배가 됐어!?”

 

 원래 좀 도톰한 편인 혁의 입술이 정말 두 배는 되어있었다.

 얼굴을 자세히 보려 다가오는 보름을 혁이 팔을 들어 제지했다.

 

 “괜찮아요. 조금 있음 가라앉을 거예요.”

 

 “왜 그렇게 입이 부은 건데?”

 

 “......”

 

 “왜 그런 거냐니까?”

 

 “.... 알레르기에요.”

 

 “알레르기?”

 

 “네……. 호두 알레르기가 있어요….”

 

 맙소사.

 그런데 그걸 왜 먹냐, 이 바보 멍충아!

 

 혁은 호두 알레르기가 있었다.

 다른 견과류는 다 괜찮은데 유독 호두만 먹으면 입과 입 주위가 퉁퉁 부어오르며 간지러웠다.

 호두가 조금이라도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바로 입 주위가 반응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호두는 먹지 않았다.

 

 오랫동안 먹어보지 않았으니 혹시 알레르기가 없어졌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다는 말에 보름은 혁의 등짝을 한 대 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아이고. 이 미련 곰탱이. 여기 곰탱이가 하나 또 있네.

 

 “그렇다고 그냥 덥석 받아먹으면 어떻게 해? 아~ 점점 붓는 거 같아. 어떡해~”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모르던 보름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굴 것 같았다.

 

 그런 보름의 표정은 또 어찌나 귀여운지….

 

 혁은 알레르기 반응에 입이 화끈거리는데도 웃음이 나왔다.

 

 “어이구. 웃음이 나오냐? 웃음이? 우선 얼음찜질이라도 해보자.”

 

 보름은 냉동고에서 얼음을 꺼내 금방 얼음주머니를 만들어 왔다.

 입술에 얼음찜질을 해주려 무릎을 꿇자 혁이 움찔 놀라며 몸을 뒤로 뺐다.

 보름이 얼굴 가까이 바짝 다가오자 확 달아올라 볼이 빨개진 혁이 그런 모습을 들킬까 봐 고개를 황급히 돌렸다.

 

 심장이 또 요란한 북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고개 좀 이쪽으로 해봐. 찜질하면 좀 가라앉을지 모르잖아.”

 

 “아니, 괜찮아요. 놔두면 저절로 가라앉는다니까요.”

 

 “그래도 한 번 좀 해보자.”

 

 보름이 혁의 고개를 억지로 돌려 얼음찜질을 하기 시작했다.

 가만히 자신의 입을 살피는 보름의 얼굴이 너무 가까워 혁은 당황스러웠다.

 

 -둥. 둥. 둥.

 

 심장 소리는 더 크게 울리고, 시선은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고.

 얼음찜질하는 중인데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보름이 달아오른 혁의 얼굴에 손등을 갖다 대며 말했다.

 

 “근데 혁아, 너 열도 좀 나는 거 같아.”

 

 난감한 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얼음주머니를 낚아채듯 뺏으며 일어섰다.

 

 “내가! 내가 할게요.”

 

 “왜에? 이리 와. 내가 해줄게.”

 

 “아니에요. 올라가서 내가 할게요. 내 방에 약도 있을 거예요. 찾아 먹을게요.”

 

 도망치듯 올라가는 혁을 바라보며 보름은 울상이 되었다.

 

 안 먹겠다는 걸 굳이 먹여서는.

 아니, 먹기 전에 말을 해야 할 거 아냐. 말을.

 도우미 잘리는 건 아니겠지?

 

 보름은 애꿎은 호두 파이를 흘겨봤다.

 호두 파이는 여전히 고소한 풍미만 풍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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