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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벽속의 남자
작가 : 탁지원
작품등록일 : 2017.12.18

기술의 진보가 심화되면 그것은 마법과 같게 됩니다.
지금 인류는 인류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기술 혁명의 초입에 와 있습니다.
이제 AI는 여태까지 인류가 축적한 지식보다 몇십만년을 앞서 갈 것이고
생명공학과 나노공학은 인간의 생태적 특성을 근본적으로 바뀌어 놓을 것입니다.
이는 곧 기술을 선점한 인간들중에서 신이 출현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인류의 출현 앞에 현생 호모 사피엔스들은 어떠한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요.

이제 주인공은 신이 될지 인간으로 남을지에 관하여 자신이 운명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11. 내가 누명을 벗겨줄게
작성일 : 17-12-18 17:47     조회 : 258     추천 : 1     분량 : 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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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켜보니 기남이한테 선영이에 대하여 알아봐달라고 부탁한게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괜한 짓을 한 것만 같았다. 이제 상황은 도리어 내가 선영이에 대해 잘 몰랐을 때보다도 더 나빠졌다.

 

 나는 며칠간을 무기력하게 보내야만 했다. 댄스 연습을 갔다 와서 나머지 시간은 내 방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았다. 마침 과외 선생도 시골에 갔다 온다고 며칠 동안 휴가를 냈다.

 

 “현아. 요새 무슨 일 있니? 하루 종일 방안에만 있고…”

 

 “아니에요. 그냥 책 좀 보느라고…”

 

 어머니께서 무슨 일이 있냐고 걱정하셨지만 나는 아무 말씀도 드리지 않았다. 어차피 이해 못하실게 분명하기 때문에.

 

 나는 <선영이를 멀리하라>는 기남이의 말을 무시하기로 했다. 그녀에 대한 소문은 내 안에서 철저히 부정되었다. 대신에 나는 선영이를 둘러싼 소문이 모두 과장되거나 지어내 졌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녀를 위해 하나씩 그녀에게 씌워진 누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우선 학생회 부회장을 만나 그녀에 대한 소문을 확인하고 싶었다.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주말을 보낸 후 월요일 다시 연습을 하러 학교 체육관으로 나갔다. 이제 금요일 축제 발표일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

 

 “하이~맨”

 

 기남이가 날보고 평소처럼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기남이가 전해준 소문을 부정함과 동시에 난 어쩐지 기남이가 껄끄러워졌다.

 

 “응…”

 

 “왜 이리 힘이 없어? 어디 아프냐?”

 

 아프냐고? 나는 다섯 살 이후로 항상 아팠다. 지금은 니가 전해준 소문 때문에 마음이 더 아프다…속으로야 이렇게 생각했지만 유일한 내 말동무인 기남이한테 함부로 할 수는 없었다.

 

 연습이 끝나자 마자 재빨리 2학년 교실로 향했다. 2학년들은 방학이었지만 모두 나와 보충수업 중이었다. 난 쉬는 시간이 되자 부회장이 있는 독일어반으로 앞으로 갔다.

 

 “저 잠시만요…”

 

 전교 조회시간에 자주 얼굴을 본 적이 있어서 교실 밖으로 나온 그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누구…?”

 

 “안녕하세요. 저는 일학년 영어반 안현이라고 합니다. 잠시만 뭐 좀 여쭐게 있어서요”

 

 “그래? 나한테 무슨 볼일 이지?”

 

 부회장은 매우 젠틀했다. 가까이서 보니 부티가 줄줄 흐르는 귀공자 타입이였다. 어떤 여자아이들이라도 좋아할 만 했다. 우리는 복잡한 복도를 지나 조용한 빈 교실로 들어갔다.

 

 “제가 개인적으로 학교 홍보 블로그를 만들고 있는데요 학교에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들을 모으고 있어요…우리 학교 멋쟁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부회장 형께서 여학생들과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 하나 얘기해주시면 해서요”

 

 “응? 우리학교 멋쟁이? 흐흐흐. 너무 낯 간지러운데…쿨가이가 더 낫지 않나…흐흐흐”

 

 부회장은 쉽게 기분이 좋아지는 타입이였다.

 

 “뭐 여자아이들이야 항상 그렇지 뭐…발렌타이데이 때 받은 초콜릿 때문에 용달차를 불렀다든지…뭐 그런 에피소드 말하는건가?”

 

 “혹시 직접 대쉬 받으신 적은 없나요? 일학년 후배들한테나…”

 

 “대부분 날 직접 보면 얼어 붙으니까 몰래 문자를 보내거나 숨어서 하지…흠…근데 가끔은 직접 말을 건네오는 아이도 있기는 해”

 

 “네…하하하…참 용감한 학생이네요. 근데 그 용감한 여학생이 누구?”

 

 “올해만 해도 두어명 있었지…누구드라…신입생 같던데…”

 

 “아…네…혹시 어떤 타입 좋아하세요? 긴 생머리 아니면 안경낀 도도한 스타일…”

 

 좀처럼 직접 물어보기가 애매한 상황이였다.

 

 “당근 긴 생머리에 청순한 스타일이지…이 형은 도도한 스타일은 무조건 까버린다. 흐흐흐”

 

 “그럼 전에 그런 얘가 있었으면 바로 까였겠네요. 하하. 특히나 안경까지 끼고 도도한 스타일이라면”

 

 “그렇지. 흐흐. 근데 그런 얘가 있었나? 없었던거 같은데…”

 

 알고 싶은 대답이 나왔다. 그한테 꼬리친 얘 중에 안경 낀 여자애는 없었다고 했다. 고로 선영이가 그에게 꼬리 쳤다는 것은 헛소문임이 확인 되었다. 나는 첫번째 미션을 클리어 했다.

 

 “안경 끼고 도도한 스타일은 자진해서 기었나 보죠. 형이 싫어하는 거 알고…”

 

 “흐흐. 난 머 원래가 그런 스타일은 눈길도 안주니까. 그거 말고 여자애들하고 파티한 얘기 어때? 그래. 그게 좋겠네. 내가 지난 겨울에 스키장을 갔는데 말이야…”

 

 학생회 부회장은 참 말이 많았다. 그가 떠드는 얘기를 들어주느라 쉬는 시간이 금방 지나 가버렸다.

 

 “그럼 있다가 카톡해. 내가 더 재미있는 얘기를 해줄 테니까. 아니 그럴게 아니라 있다가 끝나고 만나자. 저기 학교 앞에…”

 

 먹이를 문 악어처럼 그 형은 좀처럼 날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난 휴대폰이 없어 카톡을 못한다. 미션을 마친 나는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다음 날 난 여태까지 인생 중에 어머니께 가장 큰 반항을 해보기로 했다. 그동안 모아둔 용돈으로 휴대폰을 사기로 한 것이다. 댄스 연습이 끝나자 마자 강변역 테크노 마트에 가서 눈 여겨 둔 모델을 샀다. 나도 이제야 말로 제대로 된 학생이 된 거 같아 가슴이 뿌듯했다.

 

 그 날 저녁에 어머니와 같이 식탁에 앉아 저녁을 먹었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는구나…축제 연습은 잘 되가니?”

 

 “네. 생각보다 제 심장이 튼튼한 거 같아요.”

 

 나의 대답에 어머니께서 갑자기 숟가락을 떨어뜨리시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셨다. 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인데 그동안 어머니는 가슴에 한이 맺히셨던 거 같았다.

 

 “미…미안하다…내가 너를 온전하게 못 낳아줘서…”

 

 괜찮았다. 주치의 말로는 성인이 돼서 수술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보니까 아까 몰래 휴대폰을 산 게 좀 미안해졌다.

 

 *****

 

 수요일이 되었다. 이제 축제가 바로 코 앞이다. 방학 시작하고 무려 2주간을 연습에 쏟아 부었다. 내 평생에 이렇게 무언가를 열심히 해보기는 처음이었다.

 

 재즈 댄스의 원톱은 단연 선영이었다. 그녀는 마치 진흙 속에 숨겨져 있던 보석 같았다. 웨이브를 탈 때마다 드러나는 그녀의 몸매는 마치 잘 나가는 대학생 누나 같았다.

 

 그녀의 진가를 알아본 것일까? 몇몇 놈들이 슬슬 그녀에게 추파를 던지는 꼴이 보였다. 하지만 도도한 그녀는 그들의 접근을 잘 방어하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멀리서 다른 걸 찍는 척 하면서 카메라에 선영이를 슬쩍 담았다. 내 카메라의 첫번째 사진은 꼭 그녀로 하고 싶었다.

 

 “뭐냐? 이 자식 또 쟤만 보고 있네. 정신차려 이 짜식아. 형이 그렇게 얘기해줘도!”

 

 기남이가 어느새 내 옆에 다가와 핀잔을 준다.

 

 “기남아…너도 이제 한 물 간 거 같다”

 

 “뭔 소리야? 자라나는 새싹한테”

 

 “아니다. 춤이나 열심히 연습해라. 통나무 1호”

 

 “어라. 이 자식. 핸드폰 샀네? 왜 보고 안했어. 이리 줘봐. 번호 뭐야?”

 

 내 주머니에 꽂혀져 있는 휴대폰을 보고 기남이가 낚아챘다. 나는 기남이와 휴대폰을 한참 들여다 보며 쑥덕거렸다.

 

 난 아주 잠시나마 이 순간을 즐겼다. 선영이가 내 눈앞에 있고 휴대폰을 가졌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는 이 순간을.

 

 마치 이 순간만큼은 나를 중심으로 우주가 도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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