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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벽속의 남자
작가 : 탁지원
작품등록일 : 2017.12.18

기술의 진보가 심화되면 그것은 마법과 같게 됩니다.
지금 인류는 인류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기술 혁명의 초입에 와 있습니다.
이제 AI는 여태까지 인류가 축적한 지식보다 몇십만년을 앞서 갈 것이고
생명공학과 나노공학은 인간의 생태적 특성을 근본적으로 바뀌어 놓을 것입니다.
이는 곧 기술을 선점한 인간들중에서 신이 출현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인류의 출현 앞에 현생 호모 사피엔스들은 어떠한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요.

이제 주인공은 신이 될지 인간으로 남을지에 관하여 자신이 운명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9. 나의 유일한 친구, 베프 맹기남
작성일 : 17-12-18 17:42     조회 : 51     추천 : 1     분량 : 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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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즈 댄스 연습은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는 그런대로 할 만했다. 좀 쉬면서 하면 얼마든지 따라 할 수 있었다. 나도 이렇게 잘 버텨주는 내 심장이 기특했다.

 가끔식 가슴이 뻐근할 정도면 병원에서 비상약으로 준 심근수축강화제를 남몰래 삼켰다. 그럴 때면 가빠진 호흡이 잠시 뒤 정상으로 돌아오며 남들처럼 똑같이 연습할 수 있었다.

 

 내 심장이 갑자기 튼튼해진걸까? 하지만 그건 아니였다. 주치의는 내가 조금만 더 건강해지면 인공판막을 넣어주는 심장판막치환 수술을 하자고 했다. 비록 가슴에 흉터는 남겠지만 난 어서 빨리 그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아이들도 내가 재즈 댄스 공연 연습에 참가한 것을 신기해 했다. 그도 그럴것이 열살이 다 되어 학교란 곳에 입학하고 난 뒤에 난 단 한번도 몸을 쓰는 활동에 참가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댄스 공연에 참가하게 된 것은 오로지 선영이 때문이였다. 그녀가 아니였다면 난 아프다는 진단서를 제출하고 집에서 책이나 읽고 있었을 것이다.

 

 외부에서 초빙되어 온 재즈댄스 강사는 우리에게 파드브레니 그루브니 하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춤 동작들을 가르쳤다. 난 마음처럼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자칭 룸바의 제왕이라던 맹기남은 나보다 상황이 더 심각했다. 기남이가 웨이브 할 때마다 뼈가 우두둑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하지만 기남이 덕분에 내가 덜 주목을 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좀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즈 댄스 지원을 한 우리는 스트레칭과 기본동작, 작품안무 해서 모두 하루에 세시간 이상씩 무더운 여름날의 체육관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속옷까지 다 젖도록 연습했다

 .

 선영이는 타고난 춤꾼 같았다. 아마도 전에 연예인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할 정도였다. 남들이 버벅거리는 웨이브나 턴도 마치 선행수업이라도 받고 온 것처럼 척척 해냈다. 그녀에 비하면 나머지는 모두 나무토막 이였다.

 

 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계속해서 연습했다. 밥먹을때도 동영상을 보았고 잘때도 머리속에서 동작 하나씩을 떠올렸다.

 

 외부강사로 온 선생은 우리들 하나하나를 꼼꼼히 지도해줬다. 통나무1호는 당연히 맹기남이였고 2호는 어떤 여자얘 였다. 난 통나무와 인간계 사이의 중간쯤 이였다.

 

 “아! 젠장 더러워서 못해먹겠다”

 

 통나무 1호의 영광을 차지한 맹기남이 쉬는 시간에 내 옆에 와서 털썩 주저 앉았다. 나는 쉬는 시간에도 선영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맹기남이 슬쩍 보더니 내 시선이 꽂히고 있는 쪽을 따라가 선영이를 찾아 냈다.

 

 “쟤냐?”

 

 “뭘?”

 

 슬쩍 넘겨짚는 맹기남에게 난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니가 좋아하는 얘가? 짜식…큭큭”

 

 맹기남은 뭐든지 지가 믿고 싶은 대로 믿어 버리는 습관이 있었다. 하지만 대개 그의 짐작이 맞았다.

 

 “아서라. 별로 평판이 안좋다더라”

 

 기남이가 툭 던진 한마디가 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응? 그게 무슨…”

 

 “엄청 깍쟁이에다가 얘들 가려서 사귄다러라. 별로 있는 집 얘처럼 보이지도 않는데…”

 

 난 별로 그의 말이 신뢰가 가지 않았다. 나의 <에스메랄다> 그녀가 그럴리가 없었다. 그보다는 그에게 먼저 묻고 싶은 말이 있었다.

 

 “너…혹시 에릭 방하고는 말 좀 해봤냐?”

 

 “응? 에릭?”

 

 “뒷자리에 앉은 파란 눈 에릭 말이야. 왜 그런 얘가 우리학교에 다니는 거지? 국적이 어디야?”

 

 “나도 에릭은 잘 몰라. 알아보려고 해도 잘 아는 사람이 없더라구. 내가 심지어 우리 아버지한테도 물어봤다니까.”

 

 “그래서 뭐라고 하셔?”

 

 “그런 거 알아볼라면 한참 걸린데. 나보고 공부나 열심히 하래.”

 

 “그래…아무리 니네 아버지가 신문사에 다니지만 쉽지 않겠지…”

 

 난 그냥 그에 대해서 알아보기를 쉽게 포기했다.

 

 “뭐…대충 집이 도곡동 팬트하우스에 혼자 산다는거랑 미국인이라는거 정도…”

 

 “혼자 산다구? 그 넓은 집에?”

 

 “응. 전에 교무실 갔다가 에릭이 선생한테 얘기하는 걸 얼핏 들었지. 부모님이 미국에 계셔서 혼자 지낸데.”

 

 “부모님은 뭐하시는 분인데?”

 

 “나도 몰라. 자식아. 그런 거 알려면 우리 아버지한테 직접 부탁해보든지…

 그나저나 너 요새는 민변구가 안 괴롭히냐?”

 

 맹기남은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응…그 날 이후로 잠잠해졌어.”

 

 “흠…너 지금 내가 하는 말 듣고 너무 열 받아 하지는 마라…”

 

 “무슨 말?”

 

 난 기남이 이렇게 말을 꺼내자 좀 불안했다. 대체 무슨 말일까? 맹기남은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

 

 “민변구 그 세키. 알다사피 그 세키 아버지가 유명한 조폭이잖아. 여기 학교도 이사장이 부탁한 일들을 뒤처리해주고 들어온 거라는데 그건 알고 있지?”

 

 “응”

 

 난 자세한 얘기까지는 몰랐지만 일단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키가 꼭 사배자 같은 만만한 얘들만 골라서 괴롭히고 다니거든. 근데 내가 전에 화장실칸에서 싸고 있었을 땐데 민변구가 차동팔하고 신영귀랑 같이 담배 피러 들어오더라구. 그러면서 18 18 하면서 지들끼리 막 욕을 하는거야.”

 

 “그런데?”

 

 “싸다가 말고 참으면서 가만히 들어봤지. 근데 민변구가 니 얘기를 하는거야.”

 

 “내 얘기를?”

 

 “응. 그 때가 6월 수능모의고사 전이였거든. 누가 널 좀 슬쩍 건드려 보라고 했다는 거야.”

 

 “누가? 왜 날 건드려봐?”

 

 난 맹기남의 말에 깜짝 놀랐다.

 

 “에릭 말이야. 에릭 방이 자기한테 널 건드려 보라구 시켰다구 민변구가 툴툴 거리더라구.”

 

 “에릭이 민변구한테 날 건드려 보라구 시켰다구?”

 

 “응. 그러면서 민변구가 차동팔하고 신영귀한테 그 따위 심장 세키 별로 갖고 놀아도 재미도 없고 건들기도 귀찮다고 하더라구”

 

 나는 머리가 띵해지면서 한참 동안 그 상황을 해석해야만 했다. 에릭이 민변구를 시켜 날 건들라고 했다고? 그럼 그 날 소각장에서 내가 당하는 것을 지켜보던게 우연히 그런게 아니고 일부러 다 처음부터 계획했다는 건가? 난 머리속이 혼란스러웠다.

 

 “근데 그걸 왜 지금에서야 얘기해?”

 

 “짜식아. 어차피 이미 다 벌어진 일이잖아. 안다고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너 에릭하고 민변구가 한다는데 니가 피할 재주가 있어?

 그리고 에릭이 직접 한 말도 아니고 민변구 그 세키는 원래 구라를 잘 치는 놈이기도 하고”

 

 에릭이 도대체 왜 나를? V4의 수장, 학교내 최강 포식자, 에릭의 눈에는 내가 하찮은 벌레 정도로 보일텐데. 내가 무슨 건드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난 또 다시 그가 소각장에서 날 보고 한 말이 떠올랐다.

 

 <너 나한테 그 심장 좀 줘라>

 

 그냥 장난으로 넘기기에도 섬뜩한 말이였다. 어느 누가 장난으로 남의 심장을 달라고 한단 말인가? 더구나 내 심장은 판막이 고장난 심장인데…

 

 난 기남의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에릭 같은 학교의 최강 포식자가 나 보잘 것 없는 따위에 흥미를 가질리가 없었다.

 에릭이 민변구한테 나를 건들어 보라고 시켰다구? 틀림없이 민변구 이 악마 같은 놈이 질투심에 에릭을 깎아 내리고 자기 잘못을 에릭한테 덮어 씌우려는 사기를 치는 거 겠지…암만 봐도 그 네명 중에 에릭이 제일 잘 나가니까 말이야…

 난 나름대로 민변구에 대한 정보 분석을 끝냈다.

 

 “하여튼 조심해. 민변구 그 놈 완전히 미친놈이니까. 근데 에릭도 가만히 보면 참 이상한 놈이야. 왜 혼자 한국에 와서 이 학교를 다니는지…”

 

 “기남아. 나 부탁이 있어”

 

 “응 뭔데? 웬만하면 하지마…”

 

 “에릭에 대해서 니네 아버지한테 좀 물어봐줘.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괜찮아.”

 

 “왜? 내가 한 말 때문에?”

 

 “아니야. 그것보다도 좀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 제발.

 부모님이 누군지. 왜 한국에 왔는지. 그전에는 뭐를 했는지..좌우간 알 수 있는 건 모두…내가 나중에 크게 한턱 쏠게”

 

 “몰라. 아버지한테 한번 물어는 봐줄게. 괜한 기대는 하지 마라.”

 

 “고맙다. 꼭 좀 물어봐줘”

 

 나 역시 에릭이 나에 대해 알고 있는 것 만큼이나 그에 대해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초식동물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포식자가 나타날 지를 알아야만 재빨리 숨을 수 있었기 때문에.

 

 “한가지만 더”

 

 “또 뭔데? 한번에 너무 털어먹을라는거 아니야?”

 

 “저기…이미 너도 눈치 깠으니 말인데 저기…선영이에 대해서도 좀 알려 줄 수 있어?”

 

 기왕 들통난 거 맹기남이 아는 것을 전부 알려 줬으면 하고 바랬다. 그녀를 알아야 그녀한테 접근할 수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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