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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네크로맨서의 최고존엄
작가 : 이유
작품등록일 : 2016.8.22

모든 것을 봉인 시킬 수 있는 블랙홀 스톤,
그것을 얻어 황제가 된 박건하는 우주에 기생하는 모든 몬스터를 봉인시켜버리는데..

"짐이 곧 군단이니라."

 
몸 좀 풀어볼까 (3)
작성일 : 16-09-06 16:16     조회 : 344     추천 : 0     분량 : 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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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캬~ 이 맛이야. 바로 이 맛이라고!”

 

 건하는 라면 한 그릇에 감탄하며 먹었다.

 사발 통째로 들어 마시니 국물 한 방울도 남지 않았다.

 

 벌써 두 개째 비운 컵라면이었으나 미련이 남았는지 나무 젓가락을 입에 물었다.

 얼마 만에 맛보는 짜고 매콤한 맛인가.

 메티혼에 있으면서 지구에서는 구할 수 없는 다양한 음식들을 먹었으나 반대로 지구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먹지 못해 내심 지구가 그리웠던 적이 있었다.

 오늘 드디어 그 갈증이 해소 된 것이었다.

 

 컵라면 다음으로 손이 간 음식은 식혜와 훈제란이었다.

 한 판을 사놓고 절반 이상을 먹어 치웠다.

 

 ‘그어억~’

 

 트림 소리는 꼭 여진이 온 소리였다.

 산처럼 부푼 배를 쓸면서 상태창 시계로 이것저것 검색하기 시작했다.

 태어나 처음 온 찜질방이었으나 제 집처럼 편하기가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2성 씬시티 정보.”

 

 시계 액정에서 2성에 해당하는 씬시티 구역이 가까운 순으로 차례대로 나열됐다.

 

 “가장 가까운 곳이... 파주?”

 

 차가 없는 건하라 파주까지 갈 길이 막막했다.

 씬시티는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차편이 쉽지가 않았다.

 버스를 몇 번이고 갈아타야할 터였다.

 

 “제길. 메티혼이었다면 구름을 타고 한달음만에 도착하는 거린데.”

 

 그가 익힌 스킬 중에 ‘썬더클라우드’ 는 하체 주위로 구름을 끓어 모아 번개처럼 이동하는 스킬이다.

 올리혼 행성의 지배자 와이번을 잡아 얻은 스킬이므로 지구에선 절대로 구할 수 없는 스킬이었다.

 허나 레벨만 올리면 썬더클라우드 스킬 역시 깨어날 터,

 와이번을 사냥하고 레벨 80이 되었으니 지금부터 부지런히 70레벨만 올리면 썬더클라우드가 각성될 것이다.

 

 “레벨 10에서 80까지라.. 차라리 페라리를 사는 게 더 빠르겠군.”

 

 그때였다.

 

 “이봐요 형씨. 형씨도 히어로요?”

 

 돌아누운 건하를 부른 건 30대 중반의 사내였다.

 건장한 체격의 사내는 온 몸에 흉터 투성이었고 완강한 사각턱을 가졌다.

 몸 전체에서 살아온 내력을 드러냈다.

 손목에 상태창 시계를 차고 있지 않았다면 깡패로 오인 받을 인상이다.

 건하는 그를 유심히 쳐다보다 고개를 끄덕거렸다.

 

 “보아하니 이제 갓 입문한 초보자 같은데 동료는 어디다 두고? 설마 혼자?”

 

 -끄덕끄덕

 

 “끙... 얼굴에 ‘초’짜를 붙이고 다니는구만. 낼 망월산에 갈거요?‘

 

 건하는 고개를 횡으로 저었다.

 

 “그럼 어딜?”

 “파주.”

 “파주라 그거 잘 됐구만 그렇지 않아도 우리도 내일 파주로 가는데 허허허..”

 

 사내는 속으로 일이 쉽게 풀려가는구나 싶어 동료들을 향해 눈을 찡긋 하더니 다시 건하에게 얼굴을 돌렸다.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악수나 합시다. 나 최익수요. C랭크고 렙은 38, 익힌 스킬은 무려 일곱 개나 되지.”

 

 ‘새끼.. 참 말 많네.’

 

 건하의 못마땅한 눈빛이 최익수의 손끝에 닿자 그는 찌르르한 충격이 느껴졌다.

 내민 손이 달팽이 뿔처럼 오그라들었다.

 

 “형씨. 같은 히어로끼리 뭐 그리 까칠하게 나오쇼. 우리도 내일 파주로 향할 예정인데 같이 갑시다. F랭크 홀로 2성 도전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요.”

 “....”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데 어째서 싫다고 하쇼? 왜 나눠서 먹으면 몫이 줄어들까봐? 그런 거라면 걱정하덜들 마쇼. 우린 고렙 몬스터만 사냥할거요.”

 “차는?”

 “응? 차? 자동차 말이요? 파티 사냥에 차량 준비를 안했을까봐 큭.. 12인승 승합차를 준비했지. 형씨까지 합치면 합이 여섯 명이니 아이템을 실고가도 충분히 넉넉하지.”

 

 ‘파티사냥이라..’

 

 메티혼에 있었을 때도 파티사냥은 손가락에 꼽을 만큼 경험이 적었다.

 패거리 사냥은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

 몬스터가 주는 위험보다 사람이 주는 위험이 몇 배가 더 심한 것이 패거리 사냥의 특징이다.

 악질 파티원들은 초보자들을 구슬려 자신의 패거리에 합류 시킨 후, 위험한 몬스터가 등장하면 인간을 미끼로 쓰는 경우가 허다했다.

 악질 중의 악질 패거리들은 무기와 갑옷을 뺏고 심지어 목숨까지 뺏는 경우도 있다.

 한 마디로 인간을 상대로 토사구팽하는 셈이다.

 그러나 그들의 차를 이용할 필요는 있었다.

 건하는 잠시 생각하더니 결정내렸다.

 

 “오케이. 낼 출발할 때 깨워.”

 “네~네~ 그리합죠.”

 

 고개 돌린 최익수는 야릇한 눈웃음을 흘렸다.

 

 

 *

 

 

 “형씨! 형씨! 일어나봐요.”

 

 다음 날 이른 시각부터 최익수는 건하를 깨웠다.

 몇 번이고 불러도 건하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최익수는 뺨을 두드리려고 했다.

 

 “어?”

 

 그의 손바닥이 건하의 뺨 솜털에 닿기 직전, 최익수는 찜질방 한 쪽 벽면에 내동댕이질 당했다.

 

 “뭐야.”

 

 잠에서 깬 건하는 신음을 흘리며 일어나는 최익수를 물끄러미 보며 말했다.

 

 “으... 형씨 잠버릇 한 번 고약하네.”

 

 너무 급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당하고 나서야 최익수는 알게 됐다.

 자신의 손이 건하의 뺨에 닿기 직전, 손목이 부여 잡히고 멱살을 잡힌 채 내던져졌다는 것을.

 

 “윽.. 지금 출발할테니 어서 일어나쇼.”

 

 최익수는 어깨를 주무르며 찜질방 입구로 향했다.

 

 여섯 명이서 12인승 차를 탔으나 몸에 지니고 있는 아이템 때문에 그닥 넓지는 않았다.

 가장 큰 공간을 차지 한 사람은 뒷줄에 드러누운 박건하였다.

 찜질방에서 푹 잤으나 차에 타니 졸음이 아슴아슴히 몰려 온 것이다.

 그런 그를 깨운 것은 차동수였다.

 F랭크의 토마호크가 주무기인 그는 히어로가 된지 아직 3개월에 접어들었고 이제야 2성 던전에 입장한다고 했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이 세계에 들어왔습니다. 가족들은 지잡대라도 가라고 성화였지만 SKY나와도 대기업에 취직하기 힘든 세상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택한 것이 히어로 였습니다. 잘 만하면 하루에 대기업 연봉 수준만큼 벌수도 있는 게 히어로의 삶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스무 살이란 말에 모두가 놀랬다.

 

 “잠깐 그, 그럼 동수씨 혹, 혹시 스무 살?”

 

 차동수 옆에 있던 쌍절곤을 든 사내가 물었다.

 

 “네 그럼 미성년잔 줄 아셨나요. 헤헤헤..”

 

 미성년자란 말에 놀란 건하가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넓적한 얼굴에다 푸짐한 뱃살은 추가,

 건하는 자신이 파티원 중에서 막내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얼굴을 빤히 보니 마저 남은 잠이 달아났다.

 

 “다 왔습니다. 게이트가 코앞이니 여기서부터 걸어갑시다.”

 

 차에서 내리자 최익수가 선두에 서고 나머지가 그를 따랐다.

 차동수는 끄트머리에 동 떨어진 건하에게 다가가 말을 건냈다.

 

 “저, 성함이 박건하 님이라고 하셨죠? 이거 만나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제가 네크로맨서는 처음 봐서요. 헤헤..”

 “....”

 “입고 계신 복장을 보니 대단한 실력자 임을 알 수 있겠습니다. 세상에.. 씬시티에 입장하시면서 패션 의류라니.. 그것도 나시에 쪼리”

 “!”

 

 그러고 보니 며칠 째 같은 옷이었다.

 이제는 익숙해서 신체 일부 같은 기분이다.

 

 “대체 소환하실 수 있는 오크가 몇 마리나 되나요? 와... 저도 언제쯤 건하님처럼 여유를 부리며 사냥할 수 있을지..”

 

 대게의 네크로맨서들이 소환하는 몬스터의 종류는 오크와 해골 류가 따위였다.

 그래서 네크로맨서의 능력은 한 번에 몇 마리를 소환하느냐로 평가한다.

 

 ‘오크? 해골? 생각하는 수준하고는 쯧..’

 

 건하가 골렘이라고 말하려고 입 밖으로 “골..” 을 꺼내는데 그의 입을 군인이 막았다.

 

 “히어로님 명부 작성하십시오.”

 

 옆에서 정신없이 떠들다보니 어느새 씬시티 입구에 오게 되었다.

 명부에 신상정보를 적다가 랭크 란에 F라고 적은 것을 차동수가 보았다.

 

 “뭐, 뭐야! 에, 에에에프으?”

 

 ‘그래서 뭘!’ 하는 눈으로 건하가 쳐다보았으나 차동수는 부릅 뜬 눈으로 ‘보면 어쩔거냐’ 로 되받았다.

 

 “쳇! 춘향이 절개지키 듯 도도하게 굴길래 난 또 뭐라도 되는 줄 알았네.”

 “.....”

 “아직 등록증에 잉크도 안 말랐겠네. 거기다 아이템도 구리고. 나보다 높은 거라곤 나이 말곤 없는 양반이잖아. 나이 스물아홉에 히어로라 큭.. 뻔하네. 취업 못해서 빈둥거리다 이 바닥에 들어온 케이스군.”

 

 -빠직.

 

 건하의 손에 쥔 볼펜이 두 동강 났다.

 

 

 *

 

 

 입장료 30만 원을 내고 씬시티로 입장했다.

 몬스터가 출몰하기 전엔 공장단지였던 곳이라 전체적인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웠다.

 간간히 부는 바람 소리가 분위기를 한 몫 더 했다.

 

 “시야가 탁 트였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반대로 몬스터의 눈에 잘 띄니까.”

 “저기요.”

 

 차동수는 앞서가는 최익수의 어깨를 붙잡았다.

 

 “뭡니까?”

 “전 이 파티에서 탈퇴하겠습니다.”

 “왜요?”

 “몰라서 물어요? 네크로맨서가 F랭크 라구요 에프! 더군다나 히어로에 등록한지 일주일도 채 안 된 신삥과 파티 사냥이라니 지금 제 정신이세요?”

 

 차동수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격분했다.

 

 “뭐야? 네크로맨서 F랭크이라고!”

 “이봐요 최익수씨 지금 제 정신입니까?”

 “네크로맨서라면 적어도 C랭크는 되어야 소환물이 F히어로에 필적할텐데...”

 “저런 허접 패션 스타일을 입었을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최익수를 제외한 모두가 건하에게 경멸에 찬 시선을 보냈다.

 

 태어나 이런 수모는 처음이었으나 건하는 피식 웃고 말없다.

 꼭 병장놀이 하는 기분이다.

 

 ‘짜식들 골렘 소환하면 놀라 죽겠네.’

 

 “자. 자. 그러지들 맙시다. 여기 올챙이 시절 안 겪은 사람 어딨소.”

 

 최익수는 파티원들을 겨우 달래고 다시 길잡이로 나섰다.

 

 파티원들은 씩씩 거리며 거친 숨을 토했으나 어쩔 도리가 없었다.

 입장료까지 지불한 이상 되돌아갈 수도 없고 혼자서 사냥할 재주도 없다.

 2성 던전이라 그런지 솔로 플레이어는 드물었다.

 네다섯 사람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몬스터에게 덤벼들거나 진형을 짜서 공격을 퍼부었다.

 

 성한 건물들은 한 채도 없었다.

 건물들은 앙상한 뼈대처럼 골조가 훤히 드러났다.

 

 “우린 이 근방에서 사냥합시다.”

 

 최익수의 파티원들이 멈춰선 곳은 공장 내에 식당 건물 주변이었다.

 

 “여긴 주로 뭐가 나옵니까?”

 “공장에서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아시오?”

 

 차동수의 물음에 최익수 역시 물음으로 답했다.

 

 “글쎄요?”

 

 차동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바로 저거요.”

 

 최익수의 손끝이 하늘을 향했다.

 

 -휘이이이이잉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소나기라도 오려나?”

 

 차동수의 말대로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저, 저건..”

 

 

 *

 

 

 건하가 메티혼 행성에 끌려온 지 일 년째 되던 날이었다.

 인간들을 이계로 끌고 온 그 날을 기념하기 위해 메티혼에서 축제가 열렸다.

 

 “그 자인가. 올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 자가.”

 “네 황제 폐하. 그러하옵니다.”

 

 박건하는 인간들 중에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둬 메티혼의 황제 앞에 설 수 있었다.

 메티혼의 황제, 포폰느아 바르티안 글랑스 2세는 힘 없는 손짓을 했다.

 

 “이리오게.”

 

 황제의 명에 건하는 훈련대장 마르코의 눈치를 살폈다.

 마르코는 두 눈을 지그시 감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건하는 발걸음 소리조차 죽여가며 조심스레 한 걸음, 한 걸음 황제 앞에 다가갔다.

 

 3미터정도 크기의 계단 위에 금으로 깎아 만든 의자에 황제는 앉아있으니 저절로 우러러 볼 수 밖에 없었다.

 의자의 양쪽 팔걸이에는 주먹 크기만한 안타라스와, 케르베로스 모형이 있었다.

 마치 그것이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시킨 표현 같았다. 날고 긴다는 몬스터라 할지라도 자신에게는 한 주먹거리 정도라는....

 

 

 

 제 8화. ‘몸 좀 풀어볼까 (2)’ 편 끝

 @ [jop놈] #a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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