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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완벽한악역
작가 : 퐁당퐁당
작품등록일 : 2017.12.18

 
8화 – 일상과 변화의사이(2)
작성일 : 17-12-18 16:55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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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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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 길 내내 인상을 찌푸리고있는 정현에 반해 가연은 콧노래 까지 흥얼거려 가며 아직 못 다 본 서류를 뒤적이고 있다.

 푼수-. 저런 헛 똑똑이가 없어 아주.

 대놓고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광고 하고있는 정현 이었지만 가연은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서류에서 눈을 떼지않은 채 업무이야기를 꺼낸다.

 

 “윤변, 해인 면세점 계약건 윤변이 이관 받는 것 알고있지? 회장님 지시야. 내가 혜정이 고년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라, 형평성 문제야. JS쪽 수익률이 너무 낮아. 이럴 거면 구지 해인 안고 갈 필요 없지. 여기보다 좋은 조건 들이미는 기업 차고 넘치는데.. 이럴 거면 차라리 지분을 달라곻 ㅐ.!! 악! 야!! 너 이샛기 운전 똑바로 안해?!!”

 

 “어이쿠. 무슨 신호가 이리 빨리 바뀌어어--.”

 

 쏘리-. 혀를 날름 내밀며 새침하게 말하는 폼이.. 저거 일부러 그랬어.

 정현의 급 정거로 인해 서류에 파묻혀 고개를 숙이고 있던 가연의 머리가 조수석 서랍에 꽁 하고 부딧혔다. 다행히도 안전 벨트 덕에 말그대로 꽁! 하고 부딧혔기에 크게 아프지는 않았지만 가연은 어째 예기치 않게 꿀밤을 맞은 기분이라 더 약이 올랐다.

 약이 바짝 오른 눈으로 가연이 정현을 계속 노려보고 있는 사이, 정현이 또 한번 급 출발을 감행 했고. 가연의 머리는 또다시 무방비 상태로 조수석 해드와 입맞춤을 했다. 악!! 소리와 함께 온 갖 욕을 퍼 붓는 가연을 보며 기분이 좀 풀렸는지 이번에는 정현이 콧노래를 흥얼 거린다.

 

 “아 왜!! 왜 그러는데! 뭐뭐뭐! 왜 또 지랄이야!!”

 

 “이거를 차연우가 봐야 되는데. 쯧쯧.”

 

 “이 씨! .. 어차피 이런 거 안 봐도! 예쁜구석 볼 생각도 안 하는 사람인데 뭐.”

 

  씩씩 거리며 정현을 잡아 먹을 듯이 달려 들던 가연이 돌연 풀 죽은 목소리를 하며 휙 돌아선다. 생각치 못했던 반응에 살짝 당황한 듯 가연의 눈치를 슬쩍 살피던 정현이 이내 답답하다는 말투로 언성을 높인다.

 

 “그러니까. 이제 좀. 어? 하아. 넌 대체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10년을 따라 다니냐? 것도 임자 있는 사람을! 너님한테 눈길 한 번 안주는 남자를!! 어휴! 답답아!”

 

 “아 조용히 해! 월요일 아침부터 왜 이래 진짜?!”

 

 “너야 말로 왜 이러니 도대체! 뭐! 첫사랑?! 야 오리새끼도 아니고 처음 본 남자가 그냥 첫 사랑 이냐? 얼어 죽을 첫 사랑은 무슨!”

 

 “차 세워!”

 

 “뭐래! 도로 한 복판에서! 아주 승질 만 드러워 가지고 ! 누가 데려갈지 아주!! 어??!!”

 

 “차연우가 데려 갈거니까 넌 신경끄라고!!!!”

 

 “차연우가 널 데려갈 생각을 안하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 쓰냐고!!”

 

 “아악! 차연우가 안 데려 가도 너 보고 데려가란 소리 안 하니까 제발 좀 관심 좀 꺼!! 세기의 오지라퍼야 !! 어우 ! 지겨워 !!”

 

 “야 너 말한번 잘했다! 지겨워 지겨워!! 지겨워 죽겠어 아주. 엉?? 금이야 옥이야 바람 불면 날아갈까, 비가 오면 쓸려 갈까 아주 고이고이 키워놨더니 !! 어떤 놈팽이한테 정신이 팔려 가지고는 나를!! 엉?? 이 나를 이렇게 괄시하고 말이야!!”

 

 “아 그럼 이제 나가라고!! 얹혀 사는 주제에 무슨 말 만하면 보호자 코스프레야!! 니가 내 엄마야 아빠야??!!”

 

 “아이고 서러워라 !! 이래서, 이래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라고 !! 야 내가 니 가방들고 수발한 게 몇 년인데!! 너는 나 한테 이러면 안되지!! 그리고 말 나온 김에 !! 너 이러는 거 너희 엄마가 하늘에서 보고 퍽이나 좋아 하시겠다!! 어?? 아이고 내 딸아 !! 내 잘난 딸아 너 대체 왜 그러고 다니니 !! 너가 뭐가 모자라서 !!”

 

 “…”

 

  차가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싸우던 두 사람이 돌연 조용 해 졌다. 가연이 입을 딱 다물었기 때문이다. 한참이나 잔소리를 퍼부어 대던 정현이 문득 제 잘못을 깨닫고는 얼굴이 파리하게 식는다.

 

 “야. 취소. 마지막은 취소. 걸러들어. …미안해. 실언했다.”

 

 “ ... 실언 아니야. 맞는 말 했어. 아주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맞는 말.”

 

 “ … ”

 

  태연한 척 다시 서류로 눈을 돌렸지만, 가연의 눈에 글자가 들어올리 만무 했고. 결국 손에있던 서류를 앞으로 던져놓고는 창틀에 팔을 걸친 채 그 위에 머리를 기대고 차 밖으로 시선을 둔다. 온 몸으로 복잡한 신정을 내 비치는 가연의 옆에서 입이 열개, 아니 백개라도 할 말이 없어진 정현이 새 파랗게 식은 얼굴을 한 채 좌불안석 이었다.

 용가리처럼 불을 뿜어 대던 두 사람의 불시에 입이 닫히자, 북극곰이 박수치며 좋아 할 도로 알맞게 싸늘해진 공기를 품은 정현의 차가 어느새 지정공간에 주차를 마친 후 멈춰섰고. 가연이 차가 멈추기 무섭게 제 짐을 챙겨 쌩-하니 내리는 동안, 정현은 그 어떤 모션도 취할 수 없었다. 그저 대역죄인 모드로 뻣뻣하게 굳어 있을 뿐.

  텅-. 가연이 문을 닫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것은 기분 탓일까.. 끼릭끼릭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린 정현이 황망한 얼굴을 하고 멀어져가는 제 친구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서서히 얼굴을 일그러 뜨리며 여태까지 양손으로 꼬옥 쥐고있던 자동차 핸들에 이마를 쿵쿵 찧어대기 시작한다.

 

 “등신! 븅신! 머저리! 아악! 미친놈! … 죽을까?”

 

 쿵쿵-. 제 이마를 찧을 때 마다 박자를 맞춰가며 자책하던 정현이 고개를 들고, 운전석 시트에 녹은 케러멜 처럼 흐물거리며 눌러 붙었다. 어찌나 세게 이마를 찧어 댔는 지. 들어 올려진 이마에는 도장이 찍힌 것 처럼 빨간 동그라미가 생겨있었다.

 

 “차라리 울지. 같이 울게.. 하아.. 너 가 이래서 안 되는거야 윤정현..”

 

 심도 깊은 자책을 하고 있던 정현의 허망한 시선에 익숙한 실루엣이 비쳤다.

 차에서 내리는 자세 마저도 자로 잰 듯 올 곧은 한 남자가 늘씬한 자태를 뽐내며 앞으로 나왔고. 삐빅! 소리를 내며 잠긴 차를 시크한 눈으로 확인 한 후 건물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고개를 좌 우로 한번씩 제껴가며 느리게 걸음을 걷던 남자가 왼손을 올려 넥타이의 위치를 바로 잡고는 긴 다리를 제대로 활용 하여 속도를 높인다.

 완벽한 수트 핏. 받치다는 표현이 더욱 정확했다. 남자가 수트를 입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는 남자의 몸이 수트를 받치고 있는 모양새 였다. 고급스러운 애쉬톤의 수트와 혼연 일체를 이루는 남자는 매끈한 상어를 연상케 했다. 뒷모습마저 완벽하게 잘생긴 차연우 였다.

 ‘타이밍 한번.. 뭣 같네..’ 연우가 사라진 후에도 복잡한 눈으로 그 자리를 응시하던 정현은 100킬로그램의 모래주머니를 메단 듯 무거운 어깨를 추욱 늘어 뜨리고 차 밖으로 기어나간다.

 

 “하아.. 들어가기 싫다..”

 

 

 

 ***

 

 “박 사무장님, 이번이 의뢰 들어온 이혼 소송 건 자료 정리 됐습니까?”

 

 “아.. 아직.. 금일 오후까지 정리해서 보.. 보고 하겠습니다.”

 

 “늦어요. 점심시간 전까지. 이 변호사님 전담이시니 함께 확인 부탁 드립니다.”

 

 “저.. 대표님. 이혼 소송 건은 금요일 오후에 신규 의뢰 받은 건이라,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합의 이혼 건이라 상대편과 조건 조정만 하면 되고요. 그 것 보다는 오늘 한 지아 변호사님이 진행하실 한솔식품 부지매입 건 계약서 먼저 검토 하시는 게..”

 

 “이 승준 변호사님.”

 

 “예.. 예엣!!”

 

  월요일 아침. 강남 소재의 '법무법인 연' 의 회의실 에는 데프콘이 발령되어 있었다.

 뜨이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떠가며, 모든 직장인들의 고질병인 월요병을 달고 출근한 연의 직원들은 커피한잔 마시기도 전에 소집 되어 총칼 대신 펜과 테블릿 따위를 들고 눈을 굴리며 침을 골깍꼴깍 삼키고 있었다.

 

 -오늘 유독 날 서 있는 것 같지?

 -저번주에.. 우리 가 뒷담화 하는거 들었 ..

 -아니야, 생일 파티에서 차변호사님이 한 건 했데.

 -근데 윤변호사님 표정은 왜 저래?

 -야. 닥치고 앞이나 봐. 불똥튈라.

 

  저 마다 눈짓으로 의사를 주고 받으며 낮은 포폭을 하던 직원들은 신 대표의 입밖으로 나온 서릿발 같은 목소리가 ‘이승준 변호사’ 라는 특정인을 언급하자, 바짝 긴장한 채 빠르게 자세를 고쳐 잡으며 지목 된 이름의 주인공에게 측은한 눈빛을 보낸다.

 호명 된 이승준 변호사는 괜한 발언으로 신 대표의 이목을 산 자신의 입을 원망하며 흔들리는 눈동자로 신 대표를 바라봤다.

 

 “의뢰인에게도 그렇게 말씀 하실 겁니까?”

 

 “예에?”

 

 “의뢰인 에게도. 당신 일은 별로 큰 사건도 아니고, 내가 의뢰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 오래전에 의뢰 된 고액 계약건 먼저 해결 하고 봐 드리겠다. 그러실 거냐고요.”

 

 “아.. 아닙니다! 의뢰인 에게는 ! ..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

 

 “대체 몇 번을 말씀드립니까? 우리가 하는 일은 법률 서비스 입니다. 우리가 쓰는 서류 한 장에. 아니 그 서류안에 있는 단 한 줄의 문장에. 이 승준 변호사님 입에서 나오는 그 말 한 마디에-. 수십억의 돈이 오가고. 한 회사의 존폐가 결정되고. 한 사람의 인생이 새 삶을 얻기도,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의뢰되는 사건 중에. 우리가 경 중을 따질 만한 사건은 없으며, 우리에게는 사건의 우선 순위를 메길 권한도 없습니다. 의뢰 된 모든 사건은 최선을 다해서 진행 해야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증거를 모아야 하며, 작성되는 서류에는 한치의 거짓도 없어야 합니다. 법무법인 ‘연’을 통해서 접수되는 모든 의뢰건은, 해당 의뢰인에게 있어서 현재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이 변호사님 같으면. 말로만 최선을 다하는 이 승준 변호사님 같은 사람에게 의뢰를 하겠습니까? 비록 한 장의 보고서. 한 마디의 말일 지라도 사건의 진행과정을 보여주는 타 로펌의 변호사에게 의뢰를 하겠습니까?”

 

 “죄송합니다. 시정 하겠습니다.”

 

  일말의 여지도 없었다. 가연 보다 열 두살이나 많았고, 경험도. 실력도 풍부 했던 이 승준 변호사는 반박 한번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신대표가 단지 기분 탓에 화 풀이를 한다 생각 했던 직원들 역시, 마치 제가 혼 나기라도 한 듯 숙여진 고개를 들 줄 몰랐다.

 그런 직원들의 모습을 얼음장 같은 눈으로 훑어 내린 신 대표의 입에서 사형선고 와도 같은 지시가 떨어졌고.

 

 “이 승준 변호사님 및, 모든 파트너 변호사님들 포함해서 전 직원. 현재 진행 하고 있는 모든 사건 정리해서 올리세요. 금일오전 재판 있는 분 없으신 것으로 알고 있으니, 정확히 한시간 뒤에 회의 재소집 합니다. 이의 있으신 분 계십니까?”

 

  그렇게 연 소속 모든 변호사 이하 전 직원들은 한시간을 하루같이 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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