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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완벽한악역
작가 : 퐁당퐁당
작품등록일 : 2017.12.18

 
5화 – 할로윈데이(5)
작성일 : 17-12-18 16:52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5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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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쿠- 제가 인사가 늦었습니다. 강남서 강력1팀장 윤의현 경감입니다. 검찰청에서 얼핏 뵌 것도 같은데, 기억 못하시나 봅니다. 하기야, 영감님들 께서 일개 형사 얼굴을 기억 하실리가 있겠습니까-.”

 

 빙글 거리는 얼굴로 자신을 형사라 소개하는 의현의 말에 남자들의 얼굴이 더욱 울그락 붉으락 해진다.

 자신들은 검사였다. 의현의 말대로 일개 형사 주제에 자신들에게 이렇게 막 대할 수는 없는 거였다. 감히! 감히 제가 누구를 엿 먹이려는 건지. 게다가 이곳은 제 편이 천지였다. 법조계 인사들이 지천에 깔렸으며 그 중 반은 검사였다. 대한민국에서 형사 나부랭이가 검사에게 이렇게 불손하게 대하는 것을 어떤 법조인이 반가워 하겠는가. 자신들의 검찰 내 입지나 능력과는 상관 없이 여기있는 검찰 관계자들은 모두 같은 마음 일 것이라 생각했다.

 불시에 끼얹어 진 물벼락에 망신을 당한 이들의 분노 게이지가 급격히 상승했고, 의현이 형사라 밝히는 순간 이성이 끊어진 이들은 눈에 독을 뿜고 달려 들었다. 뼛속 깊은 권위주의와 특권의식에 빠진 채 의현을 제대로 밟아 주리라 결심하며 걸걸한 욕지거리를 해대기 시작했다.

 

 “이 새끼가 간덩이가 부었나! 야 임마 내가 누군줄 알어?? 너 임마! 우리 5촌 당숙님이 부장검사야! 이게 어따대고!!”

 

 "여기가 어디라고 형사 나부랭이가 검사 얼굴에 물을뿌려!! 옷 벗고싶어??!!"

 

  찌질하기 그지 없는 공격이었다. 검사라는 양반들이 사건의 경위도 파악하지 않고 다짜고짜 내 지르는 말이 저따위라니. 검찰 관계자들은 저 입을 꼬매 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구경꾼들의 동요에 자신들이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 했는 지 남자들의 기세가 등등 했다. 그러나 그런 남자들의 기세에도 의현의 얼굴은 천하 태평이었고, 아이고 제가 실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라는 식의 성의 없는 사과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일말의 미안한 기색도 없는 무덤덤한 얼굴이었다. 귀찮다는 표정으로 제 손에있는 대형 바스켓을 툭툭 건들며 설설설렁 대꾸하는 의현의 태도에 남자들은 기가 차기 시작했다.

 

  뭘 믿고 저래-. 미친놈인가?

 의현의 당당한 태도에 구경꾼들의 눈에도 의아함이 서리기 시작했고, 이내 의현의 정체에 대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열이 받을 대로 받은 남자들의 귀에 어떤 말도 들릴 리가 만무했고, 얼굴을 기억 하겠다는 둥,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면 봐주겠다는 둥 하는 식상한 대사들이 튀어나온다.

 이정도 쯤이야 받아 주겠다는 듯한 태도로 건성건성 남자들의 말은 듣고 있던 의현의 시큰둥한 얼굴이, 남자들의 말이 길어지자 슬슬 짜증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의현의 얼굴에 짜증이 가득 들어찼을 때. 의현은 들고있던 바스켓을 힘껏 던져 버리고는 남자들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힘이 어찌나 좋은지, 어마어마한 속도로 날아간 대형 바스켓은 완벽한 포물선을 그리며, 저 멀리 있는 풀장의 중심으로 풍덩-. 소리를 내며 빨려 들어갔다.

 

 -움찔.

 

  큰 키의 의현이 성큼 다가 서자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친 남자들은, 민망한지 헛 기침을 내 뱉으면서도 입들을 제 멋대로 놀린다.

 형사가 아니라 깡패야? 오면 어쩔껀데. 제 멋대로 입을 놀리면서도 슬금슬금 의현을 피하던 이들이 의현의 의외의 행동에 눈을 크게뜬다. 자신들을 한 대 치기라도 할 기세로 성큼 다가온 의현이 자신들을 향해 허리를 숙인 것이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한 남자가 제 같잖은 빽도 나름 쓸모가 있다 생각하며 우쭐한 표정을 지었고, 나머지 일행들의 표정에도 만족감이 서린다.

 그러나 의현을 알아보기 시작한 구경꾼들은 혀를 쯧쯧 차가며 애도의 눈빛을 보냈다. 그 애도의 물결이 자신들을 향한 것 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 한 채, 남자들은 만족감은 드러낸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고. 무어라 말을 꺼내려던 그 때 의현의 입이 먼저 열렸다.

 

 “제가 대단한 분 들을 몰라뵙고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제 지인들의 이름이 들리기에, 실례인 것을 알면서도 검.사.님.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듣고 있자니 제가 좀 흥분을 했나봅니다. 아무래도 친 동생 같은 녀석을 향한 성적인 언사와 음담패설이 오가고, 제 죽마고우와 하나뿐인 동생에게는 사실을 왜곡하는 모욕적인 조롱이 들리기에 제가 참지 못하고 검.사.님.들 께 물을 뿌렸습니다. 정식으로 사과드립니다.”

 

  진중한 얼굴로 의현이 말을 마치자 파티장 안은 긴장감이 감돌았고. 어느새 구름처럼 몰려든 군중속에는 '10년짜리 치정 극' 속 주인공들의 얼굴도 섞여 있었다. 갑작스런 소란에 파티의 호스트인 가연이 달려왔고, 뒤를 이어 그 일행들이 따라왔기 때문이다.

 이 모든 소란의 주인공인 네 남녀의 등장을 눈치 챈 게스트들은 이들의 눈치를 보면서도 이 흥미로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이 상황을 저 찌질한 검사 나으리들이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신가연 외 3인 은 이 사태에 어떻게 대처 할 것인지. 구경꾼들은 내기라도 하고싶을 만큼 재미있어 하고있었다.

 

  그리하여, 지금 이 순간. 즐겁지 않은 이들은 오로지 소란을 피운 당사자들 뿐 이었다.

 의현의 말은 듣던 중 남자들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했고, 의현의 말이 끝난 지금. 그들의 얼굴에는 당혹감과 낭패가 어렸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듯 초점없는 눈을 한 얼굴도 있었다.

 파티에 모인 법조인들은 변호사인 가연의 인맥도 있겠지만 '서울 중앙 지검장의 아들'인 윤정현과 일면식이라도 갖기 위해 온 이들도 상당 수였다. 자신 들도 그러한 목적으로 방문 한 인사들 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제가 언급한 그 ’5촌 당숙님’ 께서 능력이 부족하면 인맥이라도 쌓으라며 당신께 온 초대장을 양도 해 준 자리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이란 말인가. 윤정현의 형이라니. 그렇다면 저 남자 역시 윤성식 지검장의 아들이라는 소리다. 지검장의 아들에게 줄을 대려고 온 자리에서 또 다른 지검장의 아들에게 밉 보였다. 게다가 저들이 하는 말을 다 들었단다. 빠르게 머리를 굴려 해결 방안을 모색 해 봤지만 방법이 없었다.

 

 “5촌 당숙님 이라고 하셨습니까? 부장검사님 이시라구요. 제가 집안 사람에게 큰 무례를 저질렀는데, 사죄의 의미로 저희 아버님께 여쭙고 화.환 이라도 하나 보내겠습니다. 실례지만 관할지청과 존함을 알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아. 물론 검.사.님.들 께는 제가 약소하게 나마 선물이라도 준비 해 보겠습니다.”

 

  유난히 검사님 이라는 단어를 똑똑 끊어 강조하는 의현이었다.

 

  남자들의 얼굴은 창백해 졌고, 관객들은 웃음을 참으려 얼굴을 일그러 뜨렸다.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이 촌극은 신가연의 생일파티가 인기있는 수 많은 이유 중 하나였다. 10년이 넘는 그들의 치정이 여전히 뜨거운 감자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매년은 아니지만 때때로 이런 이벤트와 같은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진다.

 5년 전 에는 군인이었던 윤정현이 그 주인공이었고 2년 전에는 차연우가 주인공 이었다.

 

  3년 전 신가연이 판사 자리를 박차고 나와 로펌을 차렸을때, 주변에서는 미쳤다고 수군거렸다. 주변의 만류와 경악스러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가연은 기어코 법복을 벗었고, 제 친구인 윤정현을 포섭해 개처럼 굴린 결과. 높은 성과를 얻으며 법조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그리고 2년 전 이 자리. 즉 가연의 생일 파티에서 신가연은 차연우를 스카우트 했다.

 차연우는 당시 승승장구 하던 검사였고, 사람들은 당연히 거절 할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신회장을 등에 업은 신가연은 힘 하나 안들이고 차연우를 굴복 시켰고, 그 해 12월. 차연우는 법복을 벗고 신가연의 회사인 ‘연’ 소속 변호사 이자 신회장의 회사인 JS호텔&카지노의 법무 대리인이 되었다.

 그 당시의 여파는 실로 엄청났다. 그리고 오늘 그 때 만큼은 아니지만 엄청난 여파를 몰고올 이벤트가 두 건이나 눈앞에서 벌어졌다.

 

  창백한 낯빛으로 입도 뻥끗 못하고 서있던 남자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 한 듯 주변을 돌아봤다. 혹시라도 그들을 구원해줄 이가 있을까 싶어서 였다. 그러나 있을리 만무했다.

 그 들이 돌아 본 군중들은 다들 입가에 비웃음을 메단 채, 저 치들이 어떻게 당하는지를 지켜보며 눈을 반짝이고 있었고. 설상 가상으로 자신들이 개 껌처럼 씹어 대던 당사자들은 어느새 그들의 눈앞에 있었다. 까만 밤하늘이 하얗게 보일 지경이었다. 남자들은 바들바들 몸을 떨며 어떻게든 수습 해 보고자 입을 열었다.

 

 “저.. 아.. 아니 제가.. 미..미안..”

 

  이 상황을 지켜보던 가연이 조용히 한숨을 내 쉬고는 걸음을 옮겨, 의현의 앞을 가로 막고 서서 남자들의 눈을 맞춰 가며 입을 열었다. 한껏 짜증이 나는 상황이었지만 가연은 오늘 이 파티의 호스트였고, 초대한 손님들을 챙기는 것은 제 몫이었다.

 앞 뒤 상황을 맞춰 보자니 물론 저치들이 먼저 잘못한 것임이 분명 했지만, 의현의 행동도 그리 적절 하지만은 않았다. 어쩜 저리 닮은 구석이 없을까 싶은 형제 였지만 이럴 때 보면 어쩜 이리 꼭 닮았을까 싶었다.

 

 “제 지인이 선배님들께 무례한 행동을 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옷은 제가 새로 준비 해 드리릴테니 갈아 입으시고, 젖은 옷은 제가 챙겨서 자택으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아이고 괜찮습니다. 아 아니 괞찮다. 아, 아니.. 아닙니다.!!”

 

 “저.. 저희가 실례를.. ! 신경쓰지 마십.. 말게..!”

 

  가연의 개입에 사색이 된 남자들은 반말 인지 존댓말 인지 모를 이상한 말투로 횡성수설 하며 슬쩍슬쩍 뒤로 물러난다. 저런 말 더듬이들이 어떻게 검사가 됐는지. 한심스러워라. 마지막까지도 반말 과 존댓말을 결정 하지 못했는지, '그.. 그럼 즐거운 생일 보내십시게!' 라는 어법에 맞지 않는 인사를 던지고 남자들이 사라지자 구경하고 있던 게스트들 사이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번져 나갔다.

 

 넓지만 좁은 법 바닥에서 저들의 신상을 알아내는 것 정도야, 어려울 일이 아닐 것 이다. 당장 들고 온 초대장 만 뒤져도 될 것이며, 멀리가지 않아도 이미 게스트들 사이에서는 그 들의 이름이 오르 내리고 있었다. 흥미로운 얼굴로 구경하던 미연도 아는 얼굴들 인지 연우에게 착 붙어 그들의 신상 및 이력들을 읊어주고 있었으며, 연우는 그들이 나간 자리를 바라보며 미연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있었다.

 유쾌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퇴장으로 루프탑의 분위기가 어쩐지 환기된 듯 했다. 가연은 분위기를 환기 시키고 제 게서 이목을 떨어뜨려 준 저들이 어쩐지 고맙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냥 넘어 가 주는 걸로 퉁치는 겁니다-' 하는 제법 너그러운 생각을 하며 한숨을 내쉰 가연이 입구에서 눈을 떼고 의현 쪽으로 돌아섰을 때 의현은 이미 정현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크흐으게- 한 건 하셨습니다-.”

 

 “내 하나뿐인 아우야. 형님이 널 구원한거다.”

 

 “퍽 이나. “

 

 형제 사이에서 무심한 듯 친근한 대화가 오가는 것을 지켜보던 가연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뒤를 돌았고, 이를 본 의현이 소리 높여 가연을 불렀다.

 

 “신가연!”

 

  가연이 뒤를 돌아봄과 동시에 자정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며 음악이 바뀌었고. 가연의 시선 끝에서는 윤 가네 형제가 나란히 서서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열두시 지났으니까.”

 

 “신가연의 서른한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개구지게 웃으며 말을 건네는 형제의 해맑은 얼굴에 가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폭죽과 함께 이곳저곳 에서 가연을 향한 인사말이 날아 들었고, 가연의 귀에는 그 말들이 귀가를 알리는 구원의 종소리 같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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