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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Shine 샤인
작가 : 처음부터
작품등록일 : 2017.11.12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최시후'. 그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다?
그의 아들 '현재'는 19년동안 비밀을 간직한 채 그림자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나타난 기획사 신인개발팀의 팀장, '선영'
피는 못 속인다고 했던가. 우연한 기회로 현재의 재능을 알아본 선영.

"내가 찾던 별, 그게 바로 너야."

끊임없이 숨고 도망치는 남자와 그를 쫓는 여자.
그들의 꿈과 사랑 이야기.

 
16. 12월 31일
작성일 : 17-12-18 14:31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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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짜고짜 이유를 물었어야 했을까? 아니면, 먼저 화를 냈어야 했을까?

 

 눈앞에 펼쳐진 현실에 선영은 조심스럽게 입술을 떨었다. 자신을 본 지훈의 눈빛도 떨리고 있었다. 쉽사리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그가 어떤 위치에 올라와 있는지. 무엇을 얻게 되었는지. 왜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았는지.

 

 “일하는 중이었나 보네…… 전화 안받길래, 걱정했어.”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말이 제일먼저 튀어나와 버렸다. 이 말이라도 하지 않았다면 어떤 말로 대화를 시작해야 했을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나왔어야 했던 것일까. 자신의 자리에 앉아있는 그를 본 후에 곧 바로.

 

 결국, 오빠는 이 자리를 받아들였구나.

 

 이로써 명확해져 버렸다. 지훈은 일부러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렇게 되어버렸기에. 미안한 마음에서 피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 미안. 많이 바빴어.”

 

 망설이던 그가 대답했다. 나중에라도 어차피 알게 될 것이었다. 그녀가 마주해야만 했던 현실은 오늘로써 피할 수 없이 들이닥쳤다.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소문인줄로만 알았어.”

 

 설마 했던 내 생각이 맞을 줄은 몰랐어. 오빠가 내 자리에 이렇게 당당히 어울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말이야.

 

 입안으로 느껴지는 쓴맛이 고개를 숙였다. 어떻게 당신이 나한테 이럴 수 있냐는 말은 끝내 할 수 없었다. 그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와 함께 지내온 세월이 있었기에 그녀에게 한마디 상의라도, 아니 언질이라도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가 모든 것을 잃은 시간에 그는 그토록 자신이 바랐던 것을 얻었다.

 

 그래도 직접 눈으로 보기 전에 그가 말해주었다면.

 

 그랬다면 가슴이 조금은 덜 아팠을까?

 

 “미안해서…… 차마 먼저 말하지 못했어.”

 

 “미안…… 미안해서?”

 

 오빠도 옆에서 지켜봐 왔잖아. 나의 이야기를, 내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 알고 있었잖아. 그렇기에 지금 내 마음이 어떨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거잖아. 그런데, 고작 미안하다는 감정 때문에 여태껏 나를 피해왔던 거야?

 

 지훈에게는 아무런 잘못 없었다. 그걸 알면서도 북받쳐 올라오는 서러움을 참을 수 없었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내가 이렇게 냉정하게 내쳐졌는데…… 오빠는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이 자리를 받을 수 있어?”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누구에게 화가 나는지, 원망의 화살은 갈피를 못 잡고 헤매고만 있었다. 그가 그녀를 따라 숙였던 고개를 들어올렸다.

 

 “……강선영. 나도 이 선택이 쉽지 않았어.”

 

 흐릿했던 그의 눈빛이 점차 선명해졌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차가운 목소리로 그가 입을 열었다.

 

 “네가 얼마나 힘든 상황이었는지, 나는 다 이해해. 그래서 지금 현실을 감정적으로만 보는 것도…… 나는 널 잘 알고 있으니까, 다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나한테는 둘도 없는 기회였어. 그렇기에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던 거고.”

 

 “너를 배려하면서 수십 번도 더 생각해봤는데 답은 항상 변하지 않았어. 너는 한번도 잃어본 적 없었기에 나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난……”

 

 “너처럼 모든 것을 가져본 적 없어. 살면서 한번도 걱정 없이 살아본 적 없어. 너처럼 부유한 가정환경에, 부족함 없는 가족. 매일 매일 갑갑한 현실에 부딪혀가면서 자신을 다독이며 살아야 했던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이것뿐이야.”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는 항상 그녀와 자신의 처지를 비교했다. 없는 집안에 없는 환경에서 힘겹게 장학금을 받아가며 학업을 이어갔던 그는 그녀를 부러워했다. 자신의 가정을 탓하기도 했고, 그녀를 질투하기도 했다. 그 복잡한 마음 탓에 그녀를 향한 감정도 결코 한 단어로 압축할 수 없었다.

 

 “내가 널 진심으로 좋아하는 거, 너도 알고 있잖아.”

 

 이제서야 그가 고백했다. 이 상황에, 이렇게 그녀가 비참한 순간에.

 

 그에게 이 말을 듣기까지 그토록 기다려왔는데. 지금 이 순간, 그 말이 이토록 슬프게 들릴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달콤해야 할 고백은 한없이 쓴 커피처럼 지독히 씁쓸하게 입안으로 녹아 들었다.

 

 선영은 눈을 감았다. 다시는 안 뜰 것처럼 있는 힘을 다해 눈꺼풀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를 처음 만났던 날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기억이 바람처럼 스쳐 지나갔다. 하나 하나 그토록 좋았던 감정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결국, 피할 수 없었던 현실은 그녀를 한곳으로 몰아갔다.

 

 “아니, 오빠는 날 진심으로 좋아했던 적 없어.”

 

 어쩌면, 나는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 그 이상 가까워지지 못했던 우리 사이에 대해서 끊임없이 의심하면서도 부정하고 있었던 거야.

 

 “……오빠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좋아한 거지.”

 

 인정하기 싫었던 것을 인정했다. 일말의 여지라도 있기를 바랐는데. 자신과 함께 있었던 지훈을 끌어당기기 위해 자존심이고 뭐고 버렸던 자신이었는데.

 

 형태가 없었던 애매모호했던 사이가 이제서야 수면위로 드러났다. 그녀는 진심으로 그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결국 그건 혼자만의 사랑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을 오빠가 뺏는다 해도 난 억울하지 않아. 적어도 난 진심이었거든. 한번도 날 좋아한다는 말 한적 없어도, 난 오빠를 믿고 있었어. 우리 둘 사이, 그 정도 신뢰는 있는지 알았거든.”

 

 그 끈을 놓지 못해 여기까지 오게 된 건. 그건 누구를 탓할 수 있는 일도, 원망할 수도 없는 자신이 택한 일이었다.

 

 “내가 지금 화가 나는 건, 오빠가 내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이 아니야.”

 

 선영은 알아차릴 수 있었던 수십 번의 기회를 스스로 놓쳐버렸다. 아니, 외면해버렸다. 지훈의 감정이 자신을 향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미련하게 기대했다.

 

 지훈이 하는 고백은 진심이 아니다.

 

 그가 그녀를 잘 아는 만큼, 그녀도 그를 잘 알고 있기에. 애석하게도 함께 지내온 시간이 진실을 알려줬다. 그의 표정, 몸짓, 눈빛 하나에도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신을 원망했다.

 

 바보야. 이렇게나 잘 알고 있었으면서.

 

 그 동안 왜 그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부정했니.

 

 “내 진심에 대한 대가가 이것밖에 안 된다는 것에 화가 나. 내가 오빠한테 이것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그 현실이 너무 피부로 와 닿아서, 화가 나.”

 

 그녀는 끝까지 그를 믿었고, 그는 냉혹하게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선택했다. 늘 같이 있을 것이라 믿었던, 하나 남은 버팀목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다.

 

 “……선영아.”

 

 부드럽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가 더 이상 달콤하게 들리지 않았다. 그도 그녀의 표정을 읽었을 것이다.

 

 우리 사이는 풀릴 수 없는 실타래처럼 꼬여버렸어.

 

 지훈과는 예전처럼 지내지 못하게 될 것이었다. 이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갈게. 잘 있어.”

 

 그녀의 마지막 말과 함께 시간이 공중에 흩어져버렸다. 그와의 추억도, 감정도, 모두 다.

 

 

 ***

 

 

 12월 31일.

 

 하얀 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는 좀처럼 풀릴 생각이 없었다. 길거리에 지나치는 모든 사람들이 축복이라도 받은 양,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내일이면 새해가 시작된다. 별다를 것 없는 내일이 찾아올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기대감에 젖어있었다. 마치 기적이라도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현관문 앞에 잠시 멈춰선 현재는 머리에 쌓인 눈을 털었다. 집 근처 편의점에 들려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오던 길이었다.

 

 평소와 같이 특별한 계획이 없던 그는 오늘 하루를 집에서 보낼 생각이었다. 친구도, 만날 사람도 없었다. 각종 행사에 참가해야만 하는 ‘바쁘신 몸’인 최시후는 오늘도 집에 들어오지 않을 예정이었다. 며칠 전 우연히 그가 캐리어를 들고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일본으로 간다고 했나?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하긴, 그가 어딜 가든 자신과 무슨 상관인가.

 

 하얀 입김을 내뱉으며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려고 하던 때였다.

 

 “저기요!”

 

 크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현재는 뒤를 돌아보았다.

 

 “여기가 한정남씨 댁 맞습니까?”

 

 한 남자가 대문 앞에 서있었다. 그는 창살로 된 대문 사이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현재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정원을 가로질러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우체부는 아닌 것 같지만, 무언가를 배달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데. 무슨 일이시죠?”

 

 최시후의 집은 언론과 대중들에게 극비로 붙여진 사항이었다. 회사에서 사생활보호차원으로 힘써준 결과였다. 그렇기에 그에게 오는 모든 우편물은 매니저인 ‘한정남’의 이름을 쓰고 있었다. 이 집에 도착하는 모든 우편물은 사실 최시후에게 오는 것들이었다.

 

 “휴. 다행이다. 전화를 계속 했는데 안받으셔서 반송해야 되나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오늘까지는 무조건 전달해드려야 했었거든요. 이게 워낙 급한 서류라서.”

 

 이상한 사람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날을 세운 경계심에 망설이고 있는 사이, 그가 대문 사이의 창살로 서류를 넘겨주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자, 잠깐만요! 수취인 사인 해주셔야 해요!”

 

 남자의 목소리가 뒤돌아서는 현재를 붙잡았다. 단순히 전달만 하면 되는 서류는 아니었나 보다. 얼마나 중요한 서류길래 그런 걸까. 평소라면 절대 관심 없는 최시후의 물건에 처음으로 주의를 기울였다. 물론 대문밖에 있는 남자에 대한 경계심도 풀리지 않았기에.

 

 “어디서 온 서류인데요?”

 

 “네?”

 

 현재의 질문에 그가 당황했다. 그냥 서류의 겉봉투를 읽으면 되지 않나.

 

 “지금 이 서류요. 어디서, 누가 보낸 서류인지 말씀해주세요.”

 

 자기는 눈이 없나, 왜 나한테 그걸 물어보는 거야? 딱 이 표정으로 그가 대답했다.

 

 “강원도 춘천시 평화 납골당이요. 보내는 이는 거기 소장이고요.”

 

 “네? 납골당이요?”

 

 깜짝 놀랄만한 속도로 대문이 열렸다. 사뭇 위압적으로 뛰어나오는 현재의 행동에 배달부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뭐지? 왜 이러는 거지?

 

 “그, 그럼…… 여기 사인 좀……”

 

 배달부가 그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전자패드를 내밀었다. 웬 키 크고 잘생긴 남자가 거대한 저택에 갑자기 뛰쳐나왔다. 처음엔 영화배우라도 되는 줄 알고, 저도 모르게 이 사인이 아니라 다른 사인을 받을 뻔했다.

 

 자신의 엉뚱한 착각에 피식, 웃던 배달부는 또다시 당황스러움에 빠져버렸다. 방금 전 배달을 마친 서류를 자신에게 들이미는 그가 너무나 간절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혹시 이 서류, 읽어주실 수 있으세요?”

 

 제발 부탁 드려요. 소리 없는 그의 목소리가 귓가를 매섭게 울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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