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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경계 너머의 인간
작가 : 우아미
작품등록일 : 2017.12.18

종전 후, 7개 연합국은 순수 인간을 지키고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협정을 맺고 벽을 세웠다. 그리고 매년 순수 인간의 기상을 높이기 위해 16세 청소년 중에서 '오니'를 뽑아 7개 지역을 다니며 종전을 기념했다. 올해는 연합국 중 최빈국이라 할 수 있는 퍼플에서 최초로 오니가 탄생해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 때 연합국 내에서 원인 모를 두 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대상이 모두 오니였다는 점에서 연합국의 동맹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총 수상인 로렌은 까칠하지만 수사 실력만큼은 최고인 강선을 불러들여 조용히 수사해 달라고 의뢰한다. 강선은 로렌이 사건을 의뢰하기 전부터 자신이 따로 쫓고 있던 사건과 연쇄 살인이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의뢰를 받아들인다. 선은 수사를 위해서, 초이는 최초의 퍼플 출신 오니인 자신의 투어를 해내기 위해서 함께 하기 시작하는데...

 
5. 임시 수상의 품위
작성일 : 17-12-18 12:40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4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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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호는 초이가 부탁했던 아이가 낯설지 않았던 것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동시에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이런 아이를 여기에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되었다. 오니와 함께 있게 해서는 안 되었다. 그게 안된다면 그 아이를 옆에서 감시라도 해야 했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초이의 솜씨는 제법 괜찮았다. 말 없이 오랫동안 따뜻하게 포옹해 준 후 건네는 아이스크림은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했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아이가 진정되자, 조금 전 밖에서 이야기 하고 돌아 온 선과 태호가 조심스럽게 아이 옆에 앉아 묻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지?”

 “좋은 사람이에요.”

 “하. 좋은 사람이다?!”

 “음...... 동네 아저씨들이 아빠가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무슨 운동을 하러 다니는데, 그게 좋은 거라고 했어요.”

 “운동? 뭔 운동?”

 “다 잘 살게 하는 운동이라고 했어요. 그래선지 아빠는 힘도 셌어요.”

 “그래. 좋은 사람이라고 하자. 근데 아까 말했던 그 날, 아빠가 다른 곳에 있었다는 건 어떻게 알아?”

 “...... 그건 ...... 말 할 수 없어요. 형이 말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걸 말해줘야 도와줄 수 있는데.”

 “안되는데... 그건... 그건... 그럼... 형한테 물어봐야 하는데.”

 “말 안해주면 도와줄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하지...”

 

 초이는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아이의 아빠는 무슨 운동을 하는 사람인지, 그런 좋은 사람이 왜 살인죄로 잡혀가게 됐는지 그리고 왜 나에게 오게 됐는지.

 

 아이의 이야기를 들은 태호는 점점 속이 불편해졌다. 이 아이가 더 길게 이야기 하게 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오니님, 이건 우리 마젠타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 같네요. 이런 하찮은 것까지 오니에게 해결하게 하다니, 제 불찰이군요.”

 “아니에요. 아이를 도와주고 싶은걸요.”

 “아니에요. 임시이기는 하지만 제가 현재 마젠타의 수상 역할을 하고 있으니,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초이씨는 이제 그만 방으로 가서 쉬어요. 내일도 일정이 많지요?”

 

 초이가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자, 태호는 초이를 안심하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아이의 이야기는 민원과에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해결하게 하지요. 그게 아이에게도 실질적인 해결책이 생겨 좋을 거고, 초이씨도 첫 투어라 정신 없으실텐데 일정에만 집중할 수 있을 거구요.”

 

 초이가 여전히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자, 아까부터 태호를 관찰하고 있던 선이 나섰다.

 

 “아이의 이야기는 제가 듣고 해결하지요. 저에게 ‘전권’을 주신다면 말이지요.”

 “무엇에 대한 전권을 말씀 하시는 건가요? 그런건 조금 곤란한데 말이죠.”

 “뭔가 찔리는 게 있으신가요? 아까부터 지켜보니 이미 이 사건에 대해 알고 계신 것 같이 느껴지는데. 그건 제 느낌일 뿐인가요?”

 

 태호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고 식은땀이 날 것만 같았다. 선의 날카로움에 놀란 그였다. 이 이상 부딪혀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자, 얼른 타협을 시도했다.

 

 “아니, 그럴 리가 있나요. 저는 이 아이도 오늘 처음 보는걸요. 다만 이건 우리 마젠타의 일이고, 제가 임시 수상 직인 관계로, 곤란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이야기 드린 겁니다.”

 “아, 그거라면 걱정하지 마시죠. 제가 혼자서 조용하게 조사해보고 해결해드리지요. 수상님께서 직접 움직이신다면, 언론도 가만있지 않을 텐데요.”

 “그렇다면 그렇게 하시죠. 대신 오니님이 마젠타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짧으신 만큼, 혹시 일정 안에 다 해결하지 못하신다면 나머지는 저희에게 맡겨주시죠.”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렇게 확신하십니까?”

 “이미 조사하셨겠지만, 제가 현역에 있을 때 해결하지 못한 사건은 한 건도 없거든요.”

 

 태호의 패배였다. 선의 모든 걸 꿰뚫어보는 것 같은 말투에 자신도 모르게 선의 수사를 허락하고야 말았다. 그렇다면 이제 시간을 끄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건 분명 가능한 일이었다. 사정도 잘 모르는 일을 낯선 곳에서 혼자 해결하는 것은 난관의 연속일 것이었다.

 

 선과 태호의 대화를 들은 초이는 선이 다르게 보였다. 생각보다 좋은 사람일 거라는 로렌의 말이 맞는 것도 같았다. 최소한 책임감은 있는 사람 같았다. 초이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거봐, 울지 않아도 되지? 저 아저씨랑 내가 도와 줄 거야. 그리고 마젠타도.”

 “응. 이래서 사람들이 오니한테 가라고 했어. 분명 도와줄 거라고 했거든.”

 “내가 아니라 저분들이 도와주시는 거야.”

 “아니야, 누나가 도와주는 거야.”

 “그래. 모두 널 도와주지? 그러니 이제 걱정 말고 오늘은 여기서 나와 함께 쉬고, 내일은 집으로 돌아가서 기다려.”

 “집에 아무도 없어. 아빠도 형도 경찰한테 잡혀갔으니까.”

 

 아이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던 초이는 태호에게 또 부탁을 하기로 했다.

 

 “수상님, 괜찮으시면 오늘만이 아니고 이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아니 제가 마젠타에 머무를 때까지만이라도 이 아이를 여기에 있게 하면 안될까요?”

 “하아... 초이씨는 저를 너무 난감하게 만드시는군요. 저희 형과는 또 다른 의미로 색다른 오니님이시군요. 저도 오니님의 부탁을 들어드리고 싶은데, 이건 수상관저의 보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문제라, 저 혼자 결정하기 힘들군요.”

 “그럼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찾을 때까지만이라도...”

 “오늘만 아이를 여기에 있게 하지요.”

 

 이 때, 선이 또 끼어 들었다.

 

 “혹시 이 아이가 이 곳의 안전을 위협할만한 일을 한다거나, 이 아이가 아니더라도 평소와 달리 안전에 이상이 생긴다면, 제가 다 책임 지도록 하죠.”

 “어떻게 책임을 지시겠다는 건지...”

 “7 연합회의 전 수장이신 지피 박사님과 제가 또 보통 관계가 아니거든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다 책임 질 테니까. 물론 책임질 일은 없을 거에요.”

 “지피님... 과도 잘 아시는 사이신가요? 그건 몰랐군요. 그렇다면 그렇게 하시죠. 여러모로많이 기대하겠습니다.”

 

 아이와 초이는 하루를 보내며 그새 남매처럼 보일만큼 가까워졌다. 아이가 함께 할 수 없는 일정을 제외하고는 항상 아이와 함께였다. 일정 사이의 남는 시간에는 아이가 가이드가 되어 마젠타의 곳곳을 함께 다녔다.

 

 선은 초이와 일정을 함께 하면서도, 초이가 잠이 드는 밤이 되면 마젠타의 가장 어두운 골목 안으로 들어가 한참 있다 나오곤 했다.

 

 비교적 평화로운 마젠타에서의 이틀이 지나고, 아침부터 시끌벅적한 소리가 수상관저에가득했다. 하이디였다.

 

 “초이씨, 나야, 나. 너무 오랜만이다, 그치?”

 “반가워요. 여긴 어쩐 일이세요?”

 “오늘 자기랑 함께 하려고 왔지. 미스터 강한테 아무 이야기도 못 들었어?”

 “네...”

 “오늘 개인 일정이 있다고, 나한테 오라고 하던데.”

 “그래요? 몰랐어요.”

 “어머! 미스터 강은 오니의 허락도 없이 막 움직이는 거야? 메인 매니저 라면서?”

 “괜찮아요. 벌써 익숙해졌어요.”

 “그럼 안 돼. 매니저 바꾸겠다고 앙칼지게 화도 내고 그래야지. 너무 착해 빠졌어.”

 “우선 오늘 잘 부탁드릴게요.”

 “나도!”

 

 하이디는 정식 매니저가 못된 것이 아쉬웠다는 티를 이런 식으로라도 내고야 만다. 초이는 하이디가 반가우면서도 선이 없다고 생각하니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선이 남에게 잘 하지도 않는 부탁을 하면서까지 온 곳은 경찰서였다. 한 손에는 커피를, 한 손에는 작은 상자를 들고 있었다. 커피는 이틀 째 잠을 자지 못한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아이의 사건이 생각보다 복잡해서 어느 선까지 해결하고 가야 할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커피 한 잔을 거의 마실 때까지 기다려야 했던 선은 더 이상은 마실 커피가 없어서라도 기다릴 수가 없었다. 이 때 젊은 경찰이 한 명 다가왔다.

 

 “선배님,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경찰이란 조직은 참 변화가 없단 말이지. 여전해.”

 “아시다시피 면회가 안 되는 죄로 잡혀있는지라.”

 “시위대를 조직하려고 했다지?”

 “아, 역시! 선배는 이미 알고 계셨군요.”

 “그 정도야 뭐. 근데 무슨 연합국에 대항한 시위도 아니던데, 뭘. 무슨 보안법이 이렇게 허술해서야, 원. 그래서 내가 대학에서 그렇게 법을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건만, 아직까지 들어 주는 사람이 없네.”

 “선배도, 참. 면회 시간은 꼭 지켜주셔야 합니다. 아시죠?”

 “십분도 필요 없어. 잠깐 보여줄 게 있어서 온 거야.”

 “그럼 저쪽으로 가시죠, 선배.”

 

 선은 후배 경찰을 따라 경찰서 복도 안쪽으로 들어갔다. 아직 재판을 받지 않은 피의자들이 죄목에 따라 배정받은 방에 수감되어 있었다. 여러 개의 방을 지나 맨 안쪽에, 밖에서는 잘 보이는 않는 불투명 창문으로 된 작은 방이 있었다. 그 방으로 안내한 경찰은 선에게 시계를 가리키며 십분 뒤에 오겠다고 했다.

 

 선은 방 안으로 들어가, 책상 너머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손을 들어 반갑게 인사했다.

 

 “우리 이게 얼마만이지?”

 

 창백한 얼굴을 한 청년이 익숙한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어 선을 바라보았다.

 

 “아니, 교수님. 어떻게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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