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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경계 너머의 인간
작가 : 우아미
작품등록일 : 2017.12.18

종전 후, 7개 연합국은 순수 인간을 지키고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협정을 맺고 벽을 세웠다. 그리고 매년 순수 인간의 기상을 높이기 위해 16세 청소년 중에서 '오니'를 뽑아 7개 지역을 다니며 종전을 기념했다. 올해는 연합국 중 최빈국이라 할 수 있는 퍼플에서 최초로 오니가 탄생해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 때 연합국 내에서 원인 모를 두 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대상이 모두 오니였다는 점에서 연합국의 동맹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총 수상인 로렌은 까칠하지만 수사 실력만큼은 최고인 강선을 불러들여 조용히 수사해 달라고 의뢰한다. 강선은 로렌이 사건을 의뢰하기 전부터 자신이 따로 쫓고 있던 사건과 연쇄 살인이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의뢰를 받아들인다. 선은 수사를 위해서, 초이는 최초의 퍼플 출신 오니인 자신의 투어를 해내기 위해서 함께 하기 시작하는데...

 
1. 원의 선택
작성일 : 17-12-18 12:32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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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이제 종전 기념일의 하이라이트죠. 앞으로 1년간 7 연합국의 상징이 될 ‘오니(Our Next Young Human)'를 발표하겠습니다.”

 

 사회자의 대사가 끝나자 화려한 폭죽이 터지고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흘렀다.

 

 “지금 7 연합국 기술의 결정체이자 최고 지성인 ‘원’이 오니를 선택하겠습니다.”

 

 무대 뒤 커튼이 열리며 커다란 전광판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전광판에 올해 16세를 맞은 연합국의 모든 아이들 이름이 빠르게 흘러갔다. 이 중 올해의 오니가 나올 것이다.

 

 갑자기 전광판이 멈췄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슈퍼컴퓨터지만 그 이상인 원은 지금껏 그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았고, 실수한 적도 없었다. 물론 멈춘 적도 없었다.

 

 모두가 원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닐까 하고 의심하려는 찰나 전광판은 다시 천천히 아이들 이름을 뱉어냈다. 프로그램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라 큰 결정을 앞두고 심사숙고를 하는 것 같았다. 일종의 쇼맨십인 것 같기도 했다. 사회자의 당황한 모습과는 달리, 관중들과 텔레비전 앞에 앉은 많은 연합국의 시청자들은 더 긴장하게 됐다.

 

 천천히 아이들의 이름이 흘러가더니 이내 또 전광판이 멈췄다. 그리고는 한 이름을 전광판에 가득차게 보여주었다.

 

 ‘퍼플(Purple), 초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이제껏 퍼플국에서는 단 한명의 오니도 나온 적이 없었다. 원이 고심한 듯이 보였던 것은 어쩌면 이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최초’의 퍼플국 출신 오니, 초이.

 

 초이라는 이름보다 출신지역인 퍼플국이 연합국 전부를 혼란과 흥분 속에 가뒀다. 초이는 매년 나오는 오니가 아닌, 연합국 국경선에 있는 최빈국 퍼플국의 최초의 오니로 아주 오래 기억될 것이었다.

 

 연합국 역사에 최초로 남을 사건이 발생한 이 시각, 초이는 자기 방에서 조용히 책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방문을 열고 들어와 그녀를 세게 앉으며 ‘오!’ 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엄마가 없었다면, 초이는 평소처럼 책을 읽다 잠들 것이었다.

 

 “엄마, 무슨 좋은 일 있어요?”

 “좋은 일? 좋은 일 뿐이겠어?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졌는걸!”

 “아빠 승진하셨어요?”

 “승진? 승진 따위가 무슨 어마어마한 일이겠어? 그건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되는건데.”

 “그럼 무슨 일이에요?”

 “길게 설명할 시간 없으니, 옷을 갈아입으면서 이야기하자꾸나.”

 

 초이의 엄마는 초이의 옷장을 열어 옷을 쭉 훑어보더니 마뜩치 않은 표정으로 “큰일났네. 이를 어째.” 라는 독백과 함께 한숨을 쉬었다.

 

 “내가 뭐라고 했니! 종전 기념일 전에 드레스를 사야 한다고 했잖아! 화상통화가 연결되기 전에 얼른 옷 갈아입고 머리도 손질하자!”

 “왜 제가 옷을 갈아 입어요? 머리는 또 왜요?”

 “아니, 넌 기념일 행사도 안보고 있었니?”

 “안보죠. 매년 너무 뻔하니까.”

 “뻔하긴 뭐가 뻔해? 네가 오니가 됐는데도 뻔해?”

 “네? 누가 뭐가 됐다구요?”

 “네가 오니가 됐다니까!”

 

 초이의 엄마는 자기 말에도 감격을 받는 사람이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초이를 껴안고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초이는 이 모든 것이 낯설었다. 아니, 무엇이 일어난 것인지, 이제부터 무엇이 일어나려고 하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멍한 표정으로 드레스를 입고 화장대 앞에 앉은 초이에게 초이의 엄마는 빗질을 해주었다.

 

 초이의 아빠는 오니위원회로부터 전화를 받고는, 2층 초이 방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여보, 3분 뒤 화상통화야. 빨리 거실로 내려와.”

 

 초이 아빠의 긴장된 목소리를 들은 초이의 엄마는 준비할 여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포기했는지, 빗을 내려놓고 초이의 손을 잡고는 방을 나왔다.

 

 초이가 거실로 내려오자마자 바로 생방송 인터뷰가 이어졌고, 숨을 가다듬을 여유도 없이 퍼플국의 수상이 집에 찾아와 꽃을 주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수상이 간 후 초이의 집은 축하해주는 동네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이 날 있었던 일들은 선후 관계도 명확하지 않을만큼 파편화되어 기억되었다. 인터뷰가 먼저였는지, 수상이 먼저였는지, 책을 읽은 것은 먼저였는지 알 수 없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난 탓이었다.

 

 초이를 제외한 모두에게 이 날은 여러가지 의미로 ‘역사적’인 날이었다. 초이의 엄마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초이 아빠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걱정되는 날이었다. 퍼플국 수상에게는 다른 연합국 수상들에게 자신도 동등한 수상임을 알릴 수 있는 날이었다. 연합국 총 수상인 로렌에게는 여기저기서 빗발치는 항의를 해결하기 위한 밤샘 회의와 함께 원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날이었다.

 

 늦은 시간까지 초이를 위한 축제는 계속되었다. 초이는 자신이 없어도 되겠다 싶은 순간 사람들 눈을 피해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알 수 없지만, 어디선가 요란한 소리가 들려 초이는 잠에서 깼다. 방 안에 낯선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초이씨, 이 옷 한 번 입어 봐요.”

 “누구...세요?”

 “아참, 소개를 깜빡했네. 호호. 저는 당분간 초이씨의 모든 일정을 관리하고 함께 할 매니저, 하이디에요.”

 “매니저...요?”

 “오늘 어디 가는 줄 알죠?”

 “오늘 어디 가요?”

 “‘킹덤’으로 가야죠.”

 “킹덤으로 지금 바로 가는 거에요?”

 “그게 초이씨의 첫 일정이에요. 이제부터 정신없을 거에요. 그래도 다행히 초이씨 옆에 내가 있으니까, 걱정말아요.”

 “엄마, 아빠도 아세요? 인사도 못했고, 짐도 못 쌌는데...”

 “제가 옷이랑 가방, 생활 용품은 정리 했어요. 그거 말고 꼭 가져가야 하는 거 있음 지금 둘러보고 개인 가방에 넣어둬요.”

 “네...”

 

 초이는 이게 다 무언가 싶었다. 집을 떠나는 것도, 낯선 사람과 함께 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아참, 축하해요. 이 말을 제일 먼저 했어야 했는데, 이제 하네요. 호호”

 

 초이는 물건을 챙기기보다는 방안을 천천히 그리고 애정을 담아 둘러보았다.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할 집이었다.

 

 하이디는 방안을 둘러보고 있는 초이에게 이 옷, 저 옷을 대보며 빠르게 옷을 고르느라 초이의 웬지모를 서운한 마음까지는 다 헤아리지 못했다. 하지만 하이디의 코디 감각은 탁월했고, 초이에게 어울리는 옷을 골라냈다.

 

 연한 보랏빛의 드레스를 입은 초이는 어리지만 성숙해보였다. 하이디는 자신이 선택한 초이의 옷이 너무 맘에 들었고, 초이의 엄마는 어느 순간 성장해버린 딸을 보게 됐다.

 

 초이보다 먼저 집 밖을 나간건 그녀의 짐가방들이었다. 가방이 차에 다 실린 것을 확인한 하이디는 초이 엄마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고 알려주는 것이었다.

 

 이별의 순간은 웬지모를 어색함이 있다. 매일 아침마다 학교가는 초이에게 잘 가라는 인사를 하던 초이의 부모였지만, 오늘은 달랐다. 오늘 저녁이 되어도 초이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한 동안은 함께 식사 하기도 힘들 것이다. 그래서인지 서로 긴 말은 하지 않았다.

 

 “자주 연락하고. 집에 오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와버려.”

 “네. 자주 연락할게요.”

 “고맙고, 사랑한다.”

 “저두요.”

 

 대화보다는 긴 포옹이, 그리고 엄마가 건네준 예쁘게 포장된 약식이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초이는 하이디와 함께 킹덤으로 향했다. 오랜 비행시간 탓인지 입맛이 없어 기내식은 한 입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나마 엄마가 싸준 약식이 있어 다행이었다. 초이의 엄마는 이런 순간을 미리 알고 있었나보다.

 

 아침에 출발한 비행기는 해가 넘어가고 나서야 착륙할 준비를 했다. 비행기는 킹덤의 수상관저 비행장에 착륙했다. 비행장에는 몇 명의 남자들이 미리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이디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무리 중 한명에게 다가가 한참을 이야기했다. 그녀의 간드러진 웃음소리와 애교 섞인 표정이 상대방이 높은 지위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조금 뒤, 하이디는 초이를 데리고 가 그에게 인사 시켰다. 깨끗하게 넘겨 빗은 머리가 인상적이었고, 정장이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그가 먼저 초이에게 악수를 건넸다.

 

 “반가워요. 초이씨. 저는 비서실장 타키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초이에요.”

 “수상님께서 초이씨를 아주 궁금해 하세요. 너무 기다리시지 않게, 가면서 이야기해도 될까요?”

 

 초이와 타키가 앞에서 걷고, 하이디와 수행 비서들이 그 뒤를 따라왔다. 수상 관저는 겉에서 본 것과 안에서 본 것이 많이 달랐다. 외양은 연합국 총 수상의 관저 답지 않게 소박하고 작다고 생각했는데, 들어와 보니 셀 수 없이 많은 방과 계단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복도가 꼭 미로 같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어 적막했다.

 

 “퍼플국에서 오래 살았나요?”

 “거기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그래요? 초이씨는 오니니까 당연히 백퍼센트일거고, 부모님은 어떠세요?”

 “제가 알기론 두 분도 모두 백퍼센트세요.”

 “참 이상하군요. 그렇다면 화이트국로도 갈 수 있었을 텐데요.”

 “아버지가 구조대원이시라서, 자원해서 퍼플로 왔다고 하셨어요.”

 “오, 그래요? 대단한 열정이시군요. 퍼플국에서 안전하게 살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

 

 갑자기 공항 검색대같은 검색대가 나왔다. 뒤에 따라오던 하이디가 초이에게 와서 작은 목소리로 설명해주었다.

 

 “앞에 검색대가 있어요. 이 가방은 나한테 주고 HC(Human Certificate)만 꺼내요. 공항처럼 HC를 찍고 들어가면 돼요.”

 

 공공장소에서의 HC확인이 일상적인 일이다보니 그냥 문을 통과하듯 아무런 불편 없이 모두가 지나갔다. 하이디는 초이의 가방을 가지고 뒤에 서있었다. 초이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이상하게 긴장이 됐다. 한번도 퍼플국을 떠난 적 없는지라 HC가 있음에도 사용해본 적은 없었다. 이런 검색대 또한 처음이었다.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자연스럽게 HC를 기계에 갖다 대고 검색대를 지나갔다.

 

 갑자기 ‘삐, 삐, 삐.’ 하는 짧고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렸다. 검색대의 문도 열리지 않았다. 초이는 기계에 HC를 다시 올려놓았다. 여전히 경고음이 울렸다. 모두가 초이를 바라보았다. 두 번이나 경고음이 울린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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