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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21세기 무인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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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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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열 배 강해진다면, 나는 백 배 강해질 것이다!"
임한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약자를 유린하고 서민을 괴롭히던
조직폭력배와 비리 정치인, 악덕 기업주들은
한 영웅의 출현 앞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이제 악의 세력은 단 한 명의 적,
임한을 상대로 싸움을 벌여야 한다.

 
9 화
작성일 : 16-07-07 09:41     조회 : 483     추천 : 0     분량 : 7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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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장 만남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던 한은 인계동에서 버스를 내렸다. 사우나 간판을 보았던 것이다. 집에 가서 씻어도 될 일이지만 오늘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었다.

 그는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한 후 유황사우나라는 글이 쓰여 있는 남탕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50평이 넘어 보이는 내부 공간은 바닥과 라커룸이 원목 마루로 되어 있어 고급스러웠다.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는 듯 집기들이 모두 새 것이었다.

 라커룸으로 들어선 그는 옷을 벗어 라커 안에 걸고 휴게실로 나왔다. 안을 둘러본 그는 이른 시간이기는 했지만 시설에 비해 손님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게실 한쪽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50대 초반의 사내 한 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반바지에 흰색 러닝셔츠 차림의 사내는 어깨를 늘어뜨리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사내의 눈에는 초점이 잡혀 있지 않았다. 손님은 아닌 듯했고, 아마 이곳의 종업원이나 주인인 듯했다.

 사내가 한을 돌아보았다.

 한의 몸매를 본 그의 눈에 잠깐 놀란 빛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목욕탕부터 지금의 사우나까지 십여 년을 이 계통에서 일하며 수만 명 이상의 육체를 본 그였지만 지금 온 손님처럼 온몸이 근육으로 뭉친 남자는 처음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다른 남자의 몸매를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잠시 후면 저 멋진 몸매의 젊은이도 여기서 나갈 것이다. 그의 입에서 긴 한숨이 흘러 나왔다.

 한은 잠시 그런 사내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욕탕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에는 스물 두세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다섯 명의 남자들이 온탕과 냉탕에 흩어져 몸을 담그고 있었다. 그들의 눈이 일제히 한에게 집중되었다.

 한은 안에 있는 사내들을 보고 왜 이 정도의 시설을 가진 사우나에 손님이 한 명도 없는지 이해했다.

 그도 다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다섯 명의 남자들 모두 온몸이 문신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심한 자는 목 바로 밑에서부터 발끝까지 수십 마리의 용인지 뱀인지 알 수 없는 길쭉한 파충류가 온몸을 뒤덮고 있었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보는 것만으로도 토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 남자가 다섯이나 되었으니 이런 분위기에서 목욕을 할 기분이 날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문신에다 스포츠형으로 짧게 깎은 머리에서 깍두기(조직폭력배의 은어) 냄새가 물씬 나는 것이다.

 한이 무심한 표정으로 샤워기 쪽을 향해 걸음을 옮기자 그들의 눈이 반짝였다. 온탕에 들어앉아 있던 남자 중 가슴과 등에 여러 마리의 용이 휘어 감고 있는 문신을 하고 있는 자가 한을 불렀다.

 “야!”

 “어쭈, 저 새끼가 대답을 안 하네. 야, 이 새끼야!”

 한은 대답을 하지 않고 샤워기를 최고로 틀어놓은 채 물을 뒤집어썼다.

 근육으로 뭉친 것 같은 몸매를 가졌다고 뽐내는 건가! 자신이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자 열이 받은 박정남이 일어섰다.

 물기에 번들거리는 그의 몸도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었다. 이리저리 흩어져 물장난을 하고 있던 자들이 박정남을 따라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섯 명이 샤워를 하고 있는 한을 포위하듯 에워쌌다.

 한이 샤워기의 꼭지를 잠그고 돌아섰다. 자신을 에워싸고 쳐다보고 있는 자들을 둘러본 그는, 조용히 목욕이나 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던 자신의 계획이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들이 조폭이라 해도 목욕탕에서 목욕하는 것을 뭐라 할 생각은 없었다.

 그들 때문에 사우나 장사에 방해된다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황이라고 가정한다 해도, 목욕하는 자들을 끌어내기도 곤란한 일이다. 물론 경범죄처벌법상의 불안감 조성으로 범칙금 통지, 흔히 딱지라고 하는 것을 끊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정도에 꿈쩍할 자들이 아니다.

 이런 자들을 딱지 끊는 정도로 조치하면 뒷일이 더 힘들어진다. 어설프게 손대는 것은 안 대는 것만 못했다. 다가온 박정남이 한의 눈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 좆만한 새끼야, 사람 말이 말 같지 않냐! 왜 대답을 안 해!”

 “네 좆이 나만한가? 요만한데!”

 한이 박정남의 두 다리 사이에서 덜렁거리는 음경을 보며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박정남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시뻘겋게 변했다. 그의 입에서 뜨거운 김이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목욕탕 안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냉각되었다. 한은 밖에 있던 남자가 멍하니 한숨만 쉬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진퇴양난의 기분이었을 것이다.

 어차피 그들을 이대로 두고 귀가할 생각은 사라진 상태이긴 했지만 장소가 별로 좋지 않았다.

 상대들도 그렇지만 그도 벌거벗고 있었다. 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몸을 움직이기엔 아무래도 거북하긴 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자들은 거북해 하지 않는 듯했다. 그들의 입가에 비웃음이 그려지는가 싶더니 그의 정면과 좌우측에 있던 자들 중 세 명이 한꺼번에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자신에게 달려드는 자들을 보는 한의 눈이 깊이 가라앉았다.

 그 순간 정면에 있던 자의 주먹이 그의 얼굴을 연달아 쳤다. 우측에 있던 자는 그의 무릎을 걷어차고, 좌측에 있던 자의 훅이 그의 옆구리를 쳤다. 지켜보던 박정남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의 눈에 비친 공간은 너무 좁아서 상대가 피할 곳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한의 고개를 비틀며 정면에 있던 자의 두 팔 사이로 물 흐르듯 두 걸음 전진했다. 정면에 있던 자의 눈이 부릅떠졌다. 상대가 고개를 좌우로 두 번 비트는 것을 본 듯했는데, 순식간에 상대의 얼굴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퍽!”

 “우어억!”

 정면에 있던 자가 사타구니를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다 한의 무릎에 얼굴을 강타 당했다. 그의 몸이 뒤로 공중제비를 돌며 나가떨어졌다. 양옆에서 한을 공격하던 주상진의 눈이 한없이 커졌다. 조태일의 입에서 비명이 터지는 것을 들었을 때 어느 틈에 상대의 왼쪽 어깨가 그의 가슴에 닿고 있었던 것이다.

 “쿵!”

 “퍽!”

 “우악!”

 한의 몸통 공격을 가슴으로 받은 주상진의 몸이 일 미터쯤 뒤로 날아가 샤워기가 달린 벽에 거세게 부딪쳤다. 벽에 기대어 스르르 주저앉는 주상진의 눈에는 초점이 풀렸다.

 훅을 날렸던 유성목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거꾸러지고 있었다. 주상진을 어깨로 날려버린 한이 그 미세한 반동을 이용해 뒤로 몸을 이동하며 오른쪽 팔꿈치로 유성목의 목젖을 찍었던 것이다.

 “털썩!”

 “….”

 “퐁, 퐁….”

 목욕탕 안이 온탕으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

 눈앞에 벌어진 일을 박정남과 함께 한 걸음 뒤에서 보고 있던 모유철의 얼굴은 흙빛이 되어 있었다.

 박정남의 얼굴에서도 방금 전 떠올랐던 미소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상대의 움직임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 그의 얼굴은 돌처럼 굳어 있었다. 일그러져 있던 박정남의 입이 벌어졌다.

 “괜찮은 솜씨긴 한데, 오늘 상대를 잘못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될 거다.”

 “말이 많은 놈이로군. 문신이 아깝다.”

 박정남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본격적으로 주먹을 쓰기 시작했던 중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에게 이런 식으로 대하는 자를 본 적이 없는 그였다.

 “이런 개새끼!”

 고함을 지르는 것과 동시에 박정남이 몸을 웅크리고 한의 가슴으로 뛰어들었다.

 턱 앞에 가드를 올린 두 주먹은 그가 무엇을 배웠는지를 말해 주었다. 박정남의 허리가 좌우로 유연하게 움직이며 번개처럼 재빠르게 두 주먹이 한의 얼굴을 쳤다.

 모유철도 박정남의 주먹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한의 옆구리를 앞돌려차기로 맹렬하게 걷어찼다. 그들의 주먹과 발이 움직이며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목욕탕 안에 울려 퍼졌다.

 한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한은 바람을 가르며 좌측으로 한 걸음을 옮겼다. 그의 옆구리를 강타하려던 모유철의 다리가 묵직한 소리를 냈다. 한의 왼 팔뚝에 막혀 정지한 것이다. 헛손질을 한 박정남이 주먹을 거둬들이며 한을 향해 빠르게 몸을 틀었다. 모유철이 막힌 발을 거둬들이며 흔들린 자세를 바로 잡았다. 그리고 박정남이 다시 주먹을 뻗으려고 했을 때였다.

 “퍽! 퍽!”

 “흐윽!”

 “억!” 짧고 강한 타격음이 두 번 울리며 억눌린 비명 소리가 목욕탕 안을 흔들었다. 한의 발길에 복부를 강타당한 모유철은 배를 부여잡고 뒤로 서너 바퀴를 굴렀다. 거품을 물고 큰 대자로 바닥에 뻗었다.

 박정남의 상태는 더 비참했다.

 모유철을 걷어차며 박정남 쪽으로 몸을 돌린 한의 왼손바닥이 박정남의 오른쪽 팔꿈치를 반대쪽으로 강하게 밀어젖혔다. 그 충격에 휘청거리며 발이 꼬인 박정남의 목을 수도로 도끼질하듯 내려찍어 버린 것이다.

 반쯤 목이 꺾인 채 목욕탕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쓰러지는 박정남의 모습은 목뼈가 부러진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다른 시선을 느낀 한이 목욕탕 출입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밖에서 보았던 50대 사내가 멍한 눈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한은 돌아서서 다시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시원한 물줄기가 그의 전신에 쏟아졌다. 물줄기를 잠근 그가 유황사우나 사장 이병철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저 사람들은?”

 “정신을 잃었을 뿐 다친 곳은 없으니 곧 깨어날 겁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한은 출입문 옆에 마련된 수건을 들어 몸을 닦으며 문을 나서다가 힐끗 뒤돌아보았다.

 다섯 명의 사내가 다양한 모습으로 목욕탕 타일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들의 몸을 휘어 감고 있는 용들도 기운을 잃고 늘어져 있었다. 그는 라커룸을 열고 지갑에서 명함을 한 장 꺼내어 주인에게 내밀었다. 주인이 그의 명함을 보고 퍼뜩 머리를 들었다.

 “경찰이십니까?”

 “저들이 깨어나면 나를 찾아오라고 하십시오. 그리고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 정도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말도 덧붙여 주십시오.”

 옷을 갈아입은 한이 사우나를 나섰다.

 뒤에 남은 이병철의 눈에 경외감이 떠돌고 있었다. 박정남이 소리를 치던 순간부터 몰래 목욕탕 안을 엿본 그였다.

 지금 그에게 등을 보이며 사우나를 나서는 사람은 그가 평생 보았던 어떤 사람보다도 강했다. 문신을 한 다섯 남자가 쓰러지는 데는 1분도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파출소 뒤의 공원을 통과하던 박인규가 한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그의 시선은 파출소 마당에 주차되어 있는 봉고차를 향하고 있었다. 순찰차와 같은 색으로 겉면이 칠해져 있는 봉고차의 한쪽 면에는 형사기동대라는 명칭이 적혀 있었다.

 “임 순경, 저 친구들이 왜 여기 와 있지? 관내에서 특별한 사건이 발생한 것도 없는데?”

 “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형사기동대 차가 뜰 만한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파출소에 형사기동대 차가 와 있는 이유를 한도 알지 못했다.

 박인규와 한은 오후의 도보순찰 근무를 끝내고 파출소로 근무 교대를 위해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들이 파출소 안으로 들어서자 손님용 원형탁자에 둘러앉은 두 사내가 대화를 멈추며 시선을 그들에게 돌렸다.

 한 사람은 평범한 체구에 30대 후반 정도로 보였고, 다른 남자는 185센티에 100킬로가 넘어 보이는 거구였다.

 그중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내의 시선이 한을 향했다. 작은 눈이 날카롭게 번뜩이고 있어서 어딘지 까다롭게 느껴지는 사내였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한에게 말했다.

 “자네가 임한 순경인가?”

 “예.”

 한은 자신에게 말을 건넨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경찰서 강력반의 형사였다. 개인적으로 만날 일이 없어서 이름을 알고 있지는 못했지만 경찰서에 서류를 전달하러 갈 때 몇 번 본 기억이 있었다.

 서로가 처음 말을 하게 된 것인데, 한은 이름을 모르는 형사의 반말을 들으면서도 묘하게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 상대가 별로 호감이 가는 얼굴은 아닌데도 친근하게 느껴진 것이다.

 “자네를 보러 왔네.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그러시죠.”

 한에게 말을 건넨 형사는 파출소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그 뒤를 한이 따랐고, 덩치가 곰 같은 형사가 그 뒤를 이었다. 직원들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파출소 마당으로 걸어가던 나이 많은 형사가 몸을 세우더니 걸음을 멈춘 한에게 말했다.

 “며칠 전에 유황사우나에서 동수원 애들하고 한판 붙었다면서?”

 “일이 있긴 했는데 상대가 누군지는 모릅니다.”

 “동수원파라고 알아?”

 “약간이요.”

 “그놈들 동수원파 애들이었어. 아주 작살을 내놨다고 소문이 자자하드만!”

 형사의 눈에 웃음이 가득했다. 그가 웃음을 참을 수 없다는 듯 한의 어깨를 두드렸다. 자신보다 10센티 이상 키가 큰 한의 어깨를 두드리는 그의 눈에서 처음 보았던 날카로움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강력4반의 이정민 형사야. 이쪽은 김철웅이고.”

 이정민이 옆에 있던 곰 같은 덩치의 사내를 한에게 소개했다.

 김철웅은 덩치만큼이나 이목구비도 컸다. 그가 큰 입을 벌리며 한과 악수를 했다. 김철웅에게서 맺힌 것이 없는 느낌의 사내라는 느낌을 받은 한이 그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 모습을 보던 이정민이 웃으며 다시 말문을 열었다.

 “며칠 동안 시내에 소문이 무성해서 유황사우나에 가서 주인을 만나 봤다. 이병철 씨가 자네 얘기를 할 때 입에 침이 마를 새가 없더구만. 무슨 영화 찍는 거 같았다는 거야.”

 “과장입니다.”

 “그럴 리가 없지. 자네, 그날 자네에게 작살난 박정남이 누군지 아나?”

 “모릅니다.”

 한은 정말 몰랐으므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파출소 직원의 정보력은 한계가 있다. 형사계 형사들도 경찰이고 파출소 직원도 경찰은 마찬가지이지만 일반인들은 흔히 전혀 다른 조직으로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어떤 정보가 있을 때 형사들에게는 이야기해도 파출소 직원에게는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파출소 직원은 정해진 지역 내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파출소 관할 지역 내의 일은 훤해도, 도시 전체의 정보에서는 형사계 직원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한 수준이었다.

 “걔는 중고등학교 때 아마추어 복싱선수였어. 경기도 대표로 전국체전에서 2등도 했던 소문난 인파이터야. 다이다이(일대일의 은어)로는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는 놈이고, 시내 생활하는 놈 중에서도 석준파의 보스 김석준한테만 상좌를 양보한다는 최고 수준의 주먹이라고.”

 옆에서 이정민의 말을 듣던 김철웅이 한을 보며 거들었다.

 “자네는 잘 모르겠지만 박정남은 그가 소속된 조직이 규모가 크지 않아서 빨리 소문이 나지 않은 놈이야. 그 자식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수년 내에 전국구 반열에 오를 거라고 소문이 짜한 녀석이었어.”

 “몰랐습니다.”

 “이병철 사장이 걔들한테 명함을 보여줬다고 하던데, 걔들 자네 안 찾아왔지?”

 “예, 안 그래도 궁금하던 참입니다.”

 “전부 지방으로 떴어. 1대 5로 싸워서 진 것도 개망신인데 상대가 경찰이었으니 뒤가 두려웠던 모양이야.”

 “그렇습니까?”

 “이병철 사장이 자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하더군. 자네가 아니었으면 별 수 없이 그놈들에게 상납을 하게 될 상황이었다면서 말이야. 그놈들이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상황이 계속되었으면, 몇 푼 쥐어주고 내보내는 일이 반복되었을 거라고 하더군.”

 “대충 짐작은 했었습니다.”

 한의 대답을 듣던 이정민이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지자 처음 봤을 때의 날카로운 느낌이 되살아났다.

 “지금까지는 서론이었어. 본론을 말하지. 며칠 있다가 가을철 정기 인사이동이 있는 거 알지?”

 “예.”

 “그때 자네를 형사계에 추천하려고 하네. 형사계에 들어올 생각 있나?”

 한을 바라보는 이정민의 눈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한이 이정민의 눈을 마주보며 대답했다.

 “불러주신다면 가겠습니다.”

 “좋아!”

 한의 대답을 들은 이정민이 환영의 뜻으로 한의 어깨를 쳤다. 그의 얼굴에 다시 웃음꽃이 피었다.

 “나도 자네와 한 팀으로 일할 날이 기대되는군!”

 “저도 그렇습니다. 형님.”

 옆에 있던 김철웅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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